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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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rn
그림/삽화
dayborn
작품등록일 :
2024.07.23 16:58
최근연재일 :
2024.09.12 09:00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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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글자수 :
151,572

작성
24.07.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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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2화. 나의 애마(愛馬) 글랜

DUMMY

2. 나의 애마(愛馬) 글랜


아직 해가 뜨기 전 낡고 오래된 건물 한채,

건물의 맨 꼭대기 외벽에는 낡고 오래된 간판이 희미하게 깜빡거리고 있었다.


•햇빛고시원•


드드드드~~

드드드드~~


[지금 잠이 오냐, 그럼 소는 누가 키워 소는~~~]

[어쭈, 아직도 처자지? 그럼 소는 누가 키워 소는~~~]


한동안 격렬하게 진동하는 스마트 폰

이윽고 TV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 코너에 출현하는 유명 개그맨의 알람 멘트가 좁디 좁은 고시원 방안에 울려 퍼졌다.


‘음···, 벌써 새벽인가?!’


태양은 낡아서 삐끄덕거리는 1인용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어라, 아직도 않일어 났지? 그럼 소는 누가···]


아직도 졸린듯한 눈을 개슴치래 치켜 뜬 그는 알람이 울려대는 핸드폰을 집어든 후 액정을 터치해 급하게 알람을 껐다.


“아~~~함~~~~~”


태양은 하품과 함께 기지개를 늘어지게 켠 후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침대 끝쪽에 닿을듯 말듯 한 곳에 위치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드러난 곳은 좁아터진 방 보다 더 코딱지만한 화장실이었다.


사람 한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공간에 어떻게 변기와 세면대까지 집어 넣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세면대 거울에 비친 얼굴이 미소짓고 있었다.


‘아! 드디어 오늘이구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 일까?

거울속에 비친 얼굴은 여전히 싱글벙글 중이었다.


쏴아~~~


태양이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틀자 수도꼭지와 연결된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뿜어졌다.


쏟아진 물줄기는 화장실 벽에 부딪혀 산산히 부서졌고, 아주 작은 물방울 입자들이 좁아터진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윽고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태양이 차가운 물줄기에 몸을 맡겼다.


“아~~시원해! 룰루라라, 으흥 음음음~~~!”


역시 태양, 그에게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 일까?

샤워를 하는 내내 그의 입에서는 연신 기분 좋은 콧노래가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끼이익~


화장실 문이 낡은 신음과 함께 열리자 탄탄하고 단단해 보이는 근육들이 가득한 그의 몸에선 허연 김이 무럭무럭 솓아났다.


아직은 봄이 오는게 싫었는지 추위란 녀석은 아침, 저녁으로 심술을 부렸다.


찬물 샤워로 잠을 쫓아낸 태양이 수건으로 젖은 몸과 머리를 물기를 대충 털어낸 후 방안에 들어섰다.


위이이이잉~~~툭!


오래된 헤어 드라이기가 덜덜덜거리면서도 재역활을 착실히 수행했다.

머리를 말린 태양이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말했다.


“자, 이제 새옷으로 갈아 입고 나의 애마(愛馬)를 보러 가볼까나!”


태양은 벽에 걸린 깔끔한 화이트 드래스 셔츠와 검정색 슬랙스 바지를 차려 입었다.

이내 그의 시선이 벽면에 걸린 낡은 액자에 고정되었다.

액자에는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녀의 사진 한장이 들어 있었고 그 사진 하단부에는 태양이 한 남성과 같이 어깨동무를 한 채로 활짝 웃고 작은 사진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엄마, 아빠, 욱아! 지금 다들 보고계시죠, 제가 바랬던 작은 목표 하나를 드디어 이뤘어요!’


사진을 바라보던 태양의 눈망울이 어느새 촉촉히 젖어있었고, 그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짜식아! 이 좋은 날 청승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힘내자!”


새롭게 각오를 다진 태양은 작은 책상 위 선반에 올려진 물체를 조심스래 들더니 자신의 침대 위에 내려 놓았다.


물체의 정체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기다란 상자였고, 겉감이 실제 호랑이 가죽으로-보이는-덧대어진 길이 1.3m에 폭 30cm 크기의 나무상자였다.


딸깍!


잠금 고리를 젖혀지는 소리와 함께 상자가 천천히 열렸다.

이윽고, 열린 상자안의 내용물이 태양의 검은색 눈동자 안에 또렷하게 맺혔다.


아주 오래 되어 보이는 검 한 자루가 낡은 상자안에 놓여 있었다.


물소의 뿔로 만들어진 검은색의 검집은 은은한 광택을 뿜어내고 있었고, 검자루는 물소 가죽을 아주 얇게 잘라 만든 줄로 칭칭 감겨 있었다.

그리고, 검집에는 금색 수실로 만든 노리개 하나가 함께 얽매어져 있었는데, 노리개에는 옥(玉) 가락지 한쌍이 매어져 있었다.

살짝 떨리는 태양의 손이 노리개와 옥가락지를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엄마!’


그것은 어머니의 유품이었다.


유품을 만지자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며 행복하게 웃으시던 얼굴이 떠올랐다.


태양의 손길이 이번에는 검집을 향했다.


‘아빠!’


오래된 검은 아버지의 유품이자 가문의 가보였다.


“하하하, 아들! 이 아빠가 하는 걸 잘 봐둬라.”


아침, 저녁으로 깨끗한 천으로 검을 소중하게 닦으시며 언제가는 이 검이 너에게 돌아갈거니 검을 관리하는 법을 익혀두라며 자상하게 말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슬픔이 묻어나는 손길은 어느새 전염이 되었지는 태양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딸깍!


한동안 검만을 지긋히 바라보던 태양은 상자를 다시 닫았다.


“흐음~~~!”


태양은 한숨과 같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가슴 속에 오래 간직하고 있었던 슬픔을 다시 자신의 마음 속으로 돌려 보냈다.


‘괜찮아, 김태양’


검을 가르치실 때는 무척이나 엄하셨지만 항상 자상한 미소와 친구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대해주시던 아버지, 그리고 집안의 알파였지만 실은 태양에게만은 항상 져주셨고 언제나 사랑을 아낌없이 주셨던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아침이었다.


······


밖은 이제 겨울의 찬바람이 물러나고 계절의 여왕인 봄이 성큼 다가온 3월의 끝자락이었다.


태양은 아직은 차갑지만 왠지 모를 봄의 따사로움이 묻어 날 것 같은 싱그러운 아침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걸었다.


“하하하하, 녀석!”


낡고 오래된 고시원의 뒷골목에 자리한 주차장, 그곳에서 태양이 기분 좋은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고시원 만큼이나 낡고 오래된 주차장 한켠에 2012년식 ‘뉴그랜트’가 눈부신 자태를 뽐내며 서있었고, 차량 앞에 선 태양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2012년식 ‘뉴그랜트’는 기존 ‘그랜트’의 각진 외형을 탈피하고 유려한 곡선을 많이 사용하여 날렵한 외형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기존 모델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내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베스트 셀러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잡았다.


멋진 차량이야말로 남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아이콘이었다.

눈 앞에 서 있는 검정색 뉴그랜트가 그랬다.

녀석을 보고있자니 바람을 가르고 신나게 도로를 질주하는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는지 태양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차를 바라보던 태양이 웃으며 소리쳤다.


“야, 글랜 기다려! 금방 나갈거야.”


주차된 녀석은 주차장이 답답하다며 어서 자신을 거칠게 몰아달라며 마치 아우성을 지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널 네 기대처럼 거칠게 다루진 않을거야. 우리에겐 남는게 시간이니깐, 서로 천천히 알아가는 거다.”


흥분한 녀석을 태양이 달랬다.


삑! 삐빅!


태양이 키를 누르자 녀석이 두눈을 부릅뜨며 가지개를 폈다.


부아앙! 부르르릉!


태양이 다시 한번 키를 누르자 조용하던 녀석이 마침내 깨어나며 으르렁댔다.

하지만, 왠지 깨어난 녀석은 의기소침해 보였다.


“녀석, 삐졌냐?”


글랜에게 한소리한 그가 태양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이라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크크크, 나참 누가 보면 미친놈이라고 하겠네!’


차와 대화를 나누는 자신이 왠지 낯이 간지러웠는지 태양은 주위를 쓰윽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역시 주위엔 아무 인적도 없었다.

아직은 이른 봄바람이 그를 스치며 지나갈 뿐이었다.


부르릉!


힘차던 엔진음이 다소 얌전해졌다.


“짜식, 이제야 얌전해졌네! 네가 택시란 것을 이제 자각했구나.”


예열이 끝나자 엔진음이 조용해진 것을 보고 얌전해졌다고 표현하는 태양이 다시 말했다.


“그렇지, 네가 생각해도 내 말이 맞지? 그래도 이형이 퇴근 할 때는 아주 쬐끔은 거칠게 다뤄주마! 이 형이 약속할게~!”


태양이 얌전해진 글랜에게 선물을 주기로 약속했다.


부아아앙!


갑자기 녀석의 엔진음이 거칠어졌다.

글랜이 마치 태양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반응하자 그게 신기한지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지어졌다.


비록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중고차였지만, 글랜은 자신의 힘으로 마련한 첫차였고 온전한 자신만의 것이었다.

고아인 태양에게는 애착이 남다를 수 밖에는 없었다.


“조그만한 집이라도 마련할 때까진 우리 아프지 말고 항상 조심하자!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할게. 글랜!”


태양이 글랜의 유려한 바디를 쓰담으며 말했다.

그건 글랜에게 하는 당부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했다.


삑! 덜컹


태양은 차키를 조작해 트렁크가 열었다.

트렁크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손에는 방안에서 보았던 검이 담긴 상자가 들려있었다.

태양은 손에 든 상자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열린 트렁크 내부가 한눈에 들어왔다, 먼저 택시의 연료인 LPG 가스를 보관하는 가스통 용기가 보였다.

그 아래 바닥에는 검은색 덮개가 깔려 있었다.


태양이 덮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자 은색 금속으로 막혀 있는 트렁크 바닥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느 택시 아니 차량과는 사뭇 다른 구조였다.


보통 차량의 트렁크 바닥 덮개 아래에는 예비용 스페어 타이어와 타이어를 교환할 때 필요한 공구와 사고나 고장시 다른 차량들에게 상황을 알릴 때 필요한 삼각대가 들어 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태양이 트렁크 바닥 우측 끝 한쪽 바닥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작은 홈이 한쪽으로 밀리며 빨갛게 빛나고 있는 작은 스위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의 생김새는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기 콘센트에 달려있는 온, 오프 스위치와 모양이 같았다.


태양이 스위치를 ‘딸깍’하고 눌렀다.


삐빅, 지잉!


스위치에 초록색 불이 들어오며, 트렁크 바닥 중앙이 양쪽으로 열리며 빈 공간이 드러났다.

드러난 공간 한 쪽에는 삼각대가 들어있는 길쭉한 빨간색 케이스가 검은색 폼 스펀지 틈에 끼워져있었다.

그리고, 그 위쪽에 다른 물건이 들어갈 용도인지 폼 스펀지의 공간이 비워져 있었다.


태양이 바닥에 놓여 있던 검 상자를 들어 올린 후 폼 스펀지의 빈 공간에 끼워 넣자 마치 그곳이 제자리인양 딱 맞게 들어갔다.


‘엄마, 아빠 이제부턴 매일 저와 함께해요.’


태양은 자신의 일터이며 재산 목록 제 1호인 글랜에 부모님의 상징과도 같은 유품을 모시고 싶었다.

하여 그는 글랜을 구입하자마자 큰 돈을 들여 트렁크를 개조했다.

방금 본 것이 그 최종 결과물이었다.


크렁크 속 개조된 금고는 어떤 폭발과 화재에서도 안의 내용물을 보호하도록 특수한 합금으로 제작했다.

금고 제작은 태양 그가 얼마나 부모님을 끔찍히 아끼고 그리워하고 또 함께하고 싶어하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안전하게 유품을 보관한 태양이 글랜의 운전석을 열고 차에 탑승했다.


은은하면서도 새 것과 같은 가죽향기가 먼저 태양을 반겼다. 폭신하면서도 단단한 감촉이 느껴지는 시트가 그 다음이었다.


“역시, 넌 멋진 녀석이구나. 글랜!”


부아아아앙~~~


태양이 악셀을 지긋이 밟았다.

글랜의 2,000cc 터보 6기통짜리 심장이 힘차게 펌프질을 시작했고, 언제라도 뛰쳐나갈 모양새였다.


“렛츠 고우, 글랜~~~!”


기어를 넣고 악셀을 부드럽게 밟자, 글랜은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천천히 이동하며 고시원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이어 뒷골목을 벗어나 글랜이 대로에 진입했다.




To be continued...



작가의말

이 작품은 이계에 다녀온 주인공이 후에 외계인과 싸우는 내용의 현판물의 전작입니다.

차후 세계관 연결의 복선을 두기 위해 전작의 결말이 지난 후의 일을 전작과 후작의 도입부로 설정하는 모험수를 두었습니다.

그래서 글의 진행을 1화의 여운이 가시도록 주인공 과거의 일들로 우선 꾸며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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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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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 26화. 사부(師傅)가 아니라 사부(師父) 24.09.12 10 0 12쪽
25 제 25화. 악(惡)의 연결고리 24.09.11 8 1 15쪽
24 제 24화. 추궁과혈(推宮過穴) 24.09.05 15 1 13쪽
23 제 23화. 내공(內功) 24.09.04 17 1 12쪽
22 제 22화. 실마리 24.09.02 15 1 14쪽
21 제 21화. 단 한수에 갈린 승부! 24.08.29 20 1 11쪽
20 제 20화. '교류의 날' 24.08.27 21 1 12쪽
19 제 19화. 참교육(수정) 24.08.22 25 1 12쪽
18 제 18화. 조까, 새끼야! 24.08.21 25 1 12쪽
17 제 17화. 입문(入門) 24.08.17 29 2 12쪽
16 제 16화. 컴 백 홈(come back home) 24.08.16 26 2 14쪽
15 제 15화. 나쁜 녀석들 24.08.15 25 2 15쪽
14 제 14화. 가출과 도둑질 그리고... 24.08.13 30 2 13쪽
13 제 13화. 형과의 첫만남 24.08.12 33 2 11쪽
12 제 12화. 글랜의 정체? 24.08.11 32 2 12쪽
11 제 11화. 이유! 24.08.08 36 2 17쪽
10 제 10화. 여긴 어디?! 24.08.07 37 3 11쪽
9 제 9화. 사라진 택시 24.08.07 37 3 12쪽
8 제 8화.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24.08.04 40 3 12쪽
7 제 7화. 아빠의 유지(遺旨) +3 24.08.01 42 3 11쪽
6 제 6화. 슬픔은 가슴에 묻고... 24.07.31 42 3 11쪽
5 제 5화. 가장 행복한 날이자 가장 불행한 날! 24.07.30 43 3 15쪽
4 제 4화. 기억의 편린 +3 24.07.27 50 3 14쪽
3 제 3화. 사라진 택시 +2 24.07.25 55 3 13쪽
» 제 2화. 나의 애마(愛馬) 글랜 24.07.23 68 3 12쪽
1 제 1화. 의문의 택시드라이버 +3 24.07.23 127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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