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도바뱀 자식아, 넌 내가 돌아감 그날로 뒈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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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orn
그림/삽화
dayborn
작품등록일 :
2024.07.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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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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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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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17화. 입문(入門)

DUMMY

17. 입문(入門)




“하압, 핫 하핫~~”


우렁찬 기합 소리가 아침을 맞은 보육원 뒷 마당 전체에 가득 울려 퍼졌다.


난 태양 형의 아침 운동이 시작되었구나 생각하며 뒷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 아침부터 검술을 연마하는 형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와! 정말 멋있다.”


형의 검무를 바라보는 내 입에서 절로 감탄이 쏟아졌다.


형의 움직임은 때론 한 사람의 무용수가 춤을 추는 것 처럼 아름다웠다가 또 때로는 강인한 무사가 수만의 적들을 베어 넘기는 것처럼 처절해 보이기도 했다.


“!”


난 형의 검무가 끝날 때까지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후웁~~~~~!”


검무가 끝나고 형이 긴 숨을 내쉬었다.


짝짝짝짝짝!


나는 내 롤 모델인 형을 향해 힘찬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형이 흘끔 나를 한번 쳐다본 후 호흡을 마저 고르더니 검을 상자에 넣은 후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다, 방금의 행동은 형이 돌아가신 부모님께 매일 드리는 문안 인사였다.


“욱이 왔어, 좋은 아침!”


인사를 마친 형이 나를 반겼다.


“응, 형 좋은 아침!”


형과 아침 인사를 나눈 난 두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형을 바라보자 형이 내게 물었다.


“왜 나한테 뭐 할 말이라도 있어?”


“형, 나도 그거 배우고 싶어.”


“뭐? 검술! 진짜?”


“응! 진짜 배우고 싶어, 근데 형의 검술은 뭐더라 일인 뭐 어쩌구 했었는데 애들이···.”


‘일인전승(一人傳承)!’


“맞다, 일인전승! 그래서 말을 못 꺼냈어.”


“오호! 나의 제자가 되고 싶은거냐? 음, 내가 네 사부가 되면 내 배분이 올라가 더 이상 호형호제(呼兄呼弟) 하지 못할텐데, 괜찮겠어? 참고로 사부의 배분은 부모와 같다.”


“뭐래? 아침부터 썰렁하게··· 에이, 형 말하는 거 들으니깐 마음이 싹 바꼈어, 나 안배울래.”


나는 형의 능글 맞은 태도에 바로 일침을 가했다.


“짜식, 배우고 싶다면서? 그렇게 쉽게 마음이 바뀌냐!”


금새 바뀐 내 말에 형이 서운한지 투덜거리자 난 형에게 잔소리를 시작했다.


“치이, 누가 애늙은이 아니랄까봐! 아주 할아버지보다 더 해요.”


“야, 거기서 내 별명은 왜 나오냐?”


“형은 못 느끼는거야,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로 그러는 거야? 그럼 애들이 싫어한다고 내가 몇번을 말해, 또 여친도 절대 안생긴다고 말해잖아!”


“에이, 설··· 설마?”


내 잔소리에 뜨끔한 형이 내 말을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얼마아~~! 형, 우리 보육원 제일미(第一美)인 세영이가 형만 보면 슬금슬금 피하는 거 형은 몰랐지? 또 형이 짝사랑하는 박소영 선배도 형만 보면 슬슬 피하잖아.”


내가 확실한 예를 들자 형이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야, 세영이는 요즘 질 나쁜 애들하고 어울리기에 나쁜길로 빠질까봐 내가 몇번 싫은 소리를 해서 그런거야! 소영이는··· 음··· 소영이는 그래서였구나.”


소영 선배 대목에서 말문이 막힌 형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인정했다, 마지못해 인정은 했어도 형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고, 이 답답한 형! 뭘 아직도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 내 말이 맞다니깐.”


“정말, 그런거야?”


“응, 그런거야!”


“아! 그럼 어쩌지? 차일 때 차이더라도 고백이라도 한번은 해 보고 차여야 덜 억울할텐데. ”


단호한 내 말에 형은 금새 풀이 죽은 표정을 지으며 난감해했다.


난 그런 형에게 넌지시 거래를 제안하며 미끼를 던졌다.


“앞으로 연애 사부는 내가 해줄테니깐, 형은 내 검술 사부 좀 해줘라! 콜?”


형도 내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 거부할 수 없는 거래였다.


“콜!”


형은 내가 던진 미끼를 바로 덥석 물었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였다.


“동생 아니 제자야! 이 사부의 가르침은 무척 고되고 앞으로 펼쳐질 수련의 길은 매우 험난할게다.”


누가 무협지 매니아 아니랄까봐 형의 말은 무협지에 등장하는 무림의 고수가 자신의 제자에게 가르침을 내릴 때 날리는 대사를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말했다, 또 목소리 톤은 매우 근엄하기 짝이 없었다.


‘옘병!’


“아이고, 사부님! 이 제자 사부의 가르침에 정진하고 또 정진하겠습니다.”


나는 속마음을 숨긴 채 사부인 형에게 포권을 취했다.


“음하하하하하, 네 뜻이 정녕 갸륵하구나!”


형은 맞장구를 쳐주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즐거워 했다.


“재밌어? 무협 오타쿠 양반아!”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하하하하, 쏘리!”


내 지적이 무안했던지 형이 어색하게 웃었다.


형의 이런 점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며 금방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재미있는 것두 한두번이지 형은 장난은 시도 때도 없었다.


자신의 장점을 본인 스스로가 깍아 먹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그걸 모르는게 문제였다.


“형, 이젠 장난 좀 줄여.”


“치이, 알았어!”


내 지적에 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음, 사랑스런 제자야!”


찌릿!


“흠흠···, 암튼 내일 아침 6시까지 여기로 나와.”


“응, 알았어!”


“대신 검법 배울 동안은 진지하고 또 열심히 해야된다, 알았지?”


“네, 이 제자 사부의 말씀을 성심성의껏 따르겠사옵니다.”


나는 형에게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사부님”


난 그렇게 형의 제자가 되어 구인문(求人門)의 정식 일원이 되었다.


******


형에게 검법을 전수 받게 된지도 두달이 흘렀다.


나도 이제 형이 하던 동작들을 제법 따라할 수 있었다, 형은 그런 날 보며 엄청난 재능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헌데, 나날이 늘어가는 내 검술 실력과 반비례로 형은 결국 소영선배에게 시원하게 퇴짜를 맞았다.


“하하하, 그래도 고백은 했다!”


형은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젠 다시 사랑 않해~~


하지만, 형은 마음이 제법 쓰렸는지 요즘 듣는 노래의 가사가 내 마음에 와닿았다.


‘짠한 우리형!’


난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는 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형은 그런 내 노력 덕분인지 두자리수로 떨어졌던 전교 석차가 다시 한자리 수로 회복됐다.


******


검법 수련과 학업으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며 바쁜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마친 난 수학과 영어학원을 향해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근데, 이 형은 알면 알수록 참으로 대단해! 나 같으면 절대 그 돈을 남을 위해 못 쓸텐데.’


태양 형이 보육원에 들어오기 전 원생들은 넉넉치 못한 보육원의 형편 때문에 학원은 꿈도 못 꿔봤단다, 하지만 태양 형이 보육원에 들어 오고 모든 게 바뀌었다.


형은 부모님의 유산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수십억의 기금이 모인 재단을 설립할 수 있었고, 그렇게 세우진 재단의 기금은 오직 해동 보육원생들의 자립과 독립을 위해서만 쓰이고 있었다.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학원의 수강료도 모두 재단의 기금 덕분이었다.


태양 형의 나이는 비록 나와 한살 차이였지만, 형이 우리를 대하는 마음과 씀씀이는 어른들도 감히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형은 큰 사람이었고 나는 그런 형을 무척 존경하며 사랑하고 형의 뜻에 동참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비록 애늙이 같이 일견 고리타분한 면이 없지 않지만 정도가 심할 때는 내가 가끔 일침을 가해 형을 자제시켰기 때문에 형이 도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 또 형의 그런 면이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많이 닮아서인지 난 그저 좋았다.


‘형, 고마워! 형한테 절대 꿀리지 않는 멋진 동생이 될게.’


“승욱아!”


“···”


“야, 이승욱!”


“어··· 나 불렀어?”


“야,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냐.”


“아! 오늘도 나를 학원에 보내 주시는 분들께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있었지, 크크크”


“맞다, 너희 원생들이 학원에 다닐 수 있는 게 다 태양 선배 때문이라 그랬지.”


“응, 맞아!”


“아! 그 형은 절대 인간계의 존재가 아니야, 적어도 성좌급 이상의 인물이야.”


태양 형이 무협 덕후라면 내 친구 우식인 판타지 덕후였다, 그런 녀석이 형을 극찬했다.


“자, 오늘은 어떤 퀘스트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이봐 친구 기대가 되지 않나!”


“아! 좌무덕우판덕이라더니 아이고 내 팔자야.”


“크크크크”


“헤헤헤헤”


우리는 서로 말장난을 주고 받으며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신나게 웃고 떠들었다.


“어이, 고아새끼~~”


“!”


절대 잊고 싶었던 낯익은 목소리였다.


“이거 얼마만이냐, 간만에 보니 시발 졸라 반갑다! 새끼야, 크크크크”


창렬이 내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고, 놈의 양옆에 자리한 놈들도 내게 한마디씩 건냈다.


“어이, 좆 만아! 나도 뒈지게 반가워, 케케케케”


창식은 여전히 재수없게 웃었고


“대장, 저 새끼 졸라 패도 돼?”


“응, 졸라게 당연하지! 대웅아, 근데 조금 기다려야겠다.”


“왜? 대장”


눈치가 없는 건지 멍청한 건지 할 줄 아는 거라곤 사람 패는 것 밖에 모르는 대웅도 여전했다.


“새끼야! 보면 몰라, 여긴 보는 눈이 좀 많잖아.”


“아! 그렇구나, 그럼 기다릴게.”


둔한 놈이 머리를 긁적였다.


놈들의 행동에 겁을 집어 먹은 우식이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스··· 승욱아, 저 혀···영들 누구야? 나··· 나쁜 새끼들이지.”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제··· 젠장!”


탄식하는 우식이 몸이 떨리고 있었다.


“치··· 친구, 걱정마! 요··· 용사는 친구를 버리지 않아.”


“미친, 너 지금 졸라 떨고 있거든! 크크크”


겉으론 웃고 있지만 사실은 나도 무척 떨렸다, 지난 몇달간 놈들에게 당한 폭력은 쉽게 잊혀질래야 잊혀질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떨고 있는 친구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자존감 하나로 겨우 버티는 중이었다.


“우식아, 나 부탁하나만 할게.”


“으···응, 뭐··· 뭔데?”


“내가 한시간이 넘어도 학원에 오지 않으면 우리 형한테 내 위치 좀 알려줘.”


나는 우식이에게만 들리도록 나즈막히 속삭였다.


“으··· 응, 아··· 알았어.”


“그럼, 어서가.”


난 우식이를 보내려고 했지만 놈들이 길을 막아섰다.


“워워워! 어딜 가려고? 시발아 그냥 가면 안돼지.”


창렬이 우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학원에 가는거야, 제발 보내줘! 얘 보내주지 않으면 나도 가만히 않있어, 니들은 나한테 볼 일 있는 거 아니었어?”


내 발악에 창렬이 감탄하듯 말했다.


“시발 새끼! 깡은 여전하구나.”


창렬이 우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넌 학원으로 꺼져라! 혹시 누구한테 일러바칠 생각은 접어라, 네 얼굴 다 기억했다, 신고하면 그날로 시발 넌 뒈진다! 큭큭큭큭큭”


“알···알았어요, 저는 그럼···”


창렬의 협박에 우식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놈들이 자리를 비켜주자 우식은 나를 스쳐 지나치며 눈빛을 보냈고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 함께 볼 일 좀 볼까?”


우식을 보낸 창렬이 내게 바짝 다가왔다.


“조용히 따라와라, 저번처럼 똘아이 짓하면 우식인가 뭔가 하는 네 친구 새끼랑 너희 보육원 고아 새끼들 몽땅 가만두지 않을거야! 너도 알지 우리 아부지가 어떤 사람인지.”


창렬은 경찰청 고위 간부인 자신의 아버지를 들먹이며 나를 협박했다.


“이런, 개새끼!”


“큭큭큭큭큭, 그 깡이 얼마나 갈지 두고보자! 따라와.”


창렬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며 앞장서 가자 그 뒤를 내가 따랐고 대웅과 창식이 내가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 뒤를 바짝 쫓았다.


창렬이 향한 곳은 우리 학교 뒤쪽에 위치한 산 중턱에 자리한 공원이었다, 여긴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서인지 아침에 산공기를 마시러 오는 노인분들을 제외하면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인적이 뜸한 곳이었다.


놈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일부러 이곳을 선택한 것 같았다.


공원 안에 들어선 놈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본 뒤 나를 향해 뒤돌아서며 말했다.


“애들아, 저 새끼 반쯤 죽여서 내 앞으로 데려와라.”


“케케케케, 오케바리!”


“알았어, 대장!”


창식과 대웅, 두놈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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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 26화. 사부(師傅)가 아니라 사부(師父) 24.09.12 10 0 12쪽
25 제 25화. 악(惡)의 연결고리 24.09.11 8 1 15쪽
24 제 24화. 추궁과혈(推宮過穴) 24.09.05 15 1 13쪽
23 제 23화. 내공(內功) 24.09.04 17 1 12쪽
22 제 22화. 실마리 24.09.02 15 1 14쪽
21 제 21화. 단 한수에 갈린 승부! 24.08.29 19 1 11쪽
20 제 20화. '교류의 날' 24.08.27 21 1 12쪽
19 제 19화. 참교육(수정) 24.08.22 25 1 12쪽
18 제 18화. 조까, 새끼야! 24.08.21 25 1 12쪽
» 제 17화. 입문(入門) 24.08.17 29 2 12쪽
16 제 16화. 컴 백 홈(come back home) 24.08.16 26 2 14쪽
15 제 15화. 나쁜 녀석들 24.08.15 25 2 15쪽
14 제 14화. 가출과 도둑질 그리고... 24.08.13 30 2 13쪽
13 제 13화. 형과의 첫만남 24.08.12 33 2 11쪽
12 제 12화. 글랜의 정체? 24.08.11 32 2 12쪽
11 제 11화. 이유! 24.08.08 36 2 17쪽
10 제 10화. 여긴 어디?! 24.08.07 37 3 11쪽
9 제 9화. 사라진 택시 24.08.07 37 3 12쪽
8 제 8화. 결국, 난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다! 24.08.04 40 3 12쪽
7 제 7화. 아빠의 유지(遺旨) +3 24.08.01 42 3 11쪽
6 제 6화. 슬픔은 가슴에 묻고... 24.07.31 42 3 11쪽
5 제 5화. 가장 행복한 날이자 가장 불행한 날! 24.07.30 43 3 15쪽
4 제 4화. 기억의 편린 +3 24.07.27 50 3 14쪽
3 제 3화. 사라진 택시 +2 24.07.25 55 3 13쪽
2 제 2화. 나의 애마(愛馬) 글랜 24.07.23 67 3 12쪽
1 제 1화. 의문의 택시드라이버 +3 24.07.23 126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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