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우스가 멸망하는 로마를 집어삼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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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맨형님
작품등록일 :
2024.07.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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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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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짝퉁 원숭이 손이라 다행이야.

DUMMY

원래 사람은 가장 부족한 것을 바란다.


배가 고플 때는 음식을 바라고, 목이 마를 때는 물을 바라듯.


‘왜 이런 말이 떠오르는 것일까?’


자신도 모르게 입술이 비틀어지는 한 남자.


그 남자의 복부엔 피가 흘러 나왔다.


총알이 복부를 헤집었기에 그렇다.


남자는 죽어가고 있었다. 강인했던 생명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젠장. 능력도 작작 쓸 걸.’


안 그래도 홍삼 캔디가 다 떨어진 마당에 더 이상 쓰면 위험하다는 건 그 남자가 무엇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어디 사람이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여 주나?


오히려 사람이 세상에 맞춰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능력을 쓸 수밖에 없었다.


‘참 좆같은 인생이네. 남들 다 있는 부모조차 없고, 돈도 인맥도 쥐뿔 하나도 없는 삶. 남들과 다른 초능력을 가졌어도 뭐해? 결국 이런 삶인 것을···.’


원래 삶은 불공평한 법이다. 태어날 때, 모든 걸 다 가진 인간도 있지만 자신처럼 쥐뿔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다.


초능력은 뭐냐고? 그냥 넘어가.


‘나도 부유한 부모 밑에서 모자란 것 없이 살고 싶었는데···. 부디 내 다음 삶에는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남자에겐 그런 게 없었기에 갈망했다.


그때, 가슴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뭐지?’


힘이 빠지는 와중에도 남자는 남은 힘을 끌어 모아 조금씩 가슴팍에 있는 무언가를 꺼냈다.


그 무언가는 희미하게 빛났다. 무언가의 손을 본 딴 나무 조각상.


이 조각상을 준 이가 말하기를 마을을 지켜주는 원숭이 신의 신령한 손을 본 따 만들었다고 했다.


‘설마···?’


남자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새어 나왔다.


‘에이. 아니겠지? 응?’


그저 부적 삼아서 가져온 게 소원을 들어준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


판타지 소설의 도입부에서도 산신령이니 트럭이니 레토나니 교수님이니 하는 존재들이 ‘렛츠 고! 이 세계’ 를 하는 경우가 오죽 많은가?


하지만 원숭이 신의 손 조각상이라?


어마어마한 불길한 징조가 아닌가?


‘아닐 거야. 이 소원 취소. 취소라고!’


남자가 속으로 그렇게 외쳤음에도 그 조각상에서 발하는 빛은 점점 더 거세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의 숨은 끊어지고 말았다.


“조커. 구하러 왔다. 조커···? 어이. 조커!”


동료들이 뒤늦게 ‘조커’라 불리던 남자에게 다가왔지만 남자의 숨은 이미 끊어진 지 오래였다.


*****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초원.


목가적인 분위기에서 고대 로마에서 볼 법한 튜니카를 입은 한 소년은 그 풍경을 바라보며 말한다.


“하아···. 어째 싸하다 싶었는데.”


인터넷에서 봤던 그 일화가 정확히 들어맞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소년은 전생에서 그토록 갈망했던 멀쩡한 부모가 있고, 부족한 것 없는 삶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것까지는 확실히 들어줬다. 하지만···.’


원숭이 손에게 왜 소원을 빌지 말아야 하는지는 이미 인터넷에서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것처럼 그 소원에 대한 반동은 너무나도 확실했다.


‘왜 하필···. 이런 시대야···.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맞짱 뜨던 시대, 아니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가 맞짱 뜨던 시대였으면 차라리 나았을 걸. 왜 하필 이런 시대냐고···.’


소년의 얼굴은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처럼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젠장. 로마가 망해가고 있는 시기라니! 왜 전 황제가 호노리우스냐고! 집안 재산이 많으면 뭘 해?! 이런 시기에 부유함은 결국 뜯어먹을 것이 많다는 소리잖아!’


그렇다. 소년이 마주하는 시대는 명백히 서로마가 멸망하던 시대.


이런 시대에서 집안의 부유함은 오히려 죽음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 이름은 왜···.’


소년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오더니 결국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루키우스 폼페이우스 스트라보···.”


카이사르에게 패배 당해 결국 시대에서 지워졌던 그 성씨가 소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차라리 그 조상님과 같은 재능이 나에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발···.”


소년의 입에선 거듭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거라도 없었다면 진짜 자살했을 거다.”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눈에 신경을 줬다.


그 순간 소년의 눈에서 보이던 모든 세상은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다.


전생에서 가졌던 그 초능력.


이번 삶에도 계승되었다. 이것 하나 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하아···. 젠장.”


눈이 타들어 가는 고통이 소년의 뇌를 찌른다.


이 능력은 결코 함부로 남발할 수 없었다.


작가의말

대체역사에 돌아왔습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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