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 후 괴물 엔지니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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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動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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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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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꼭 필요한 사람.

DUMMY

변웅석이 V엔진에 다녀가고 난 뒤.

[현장의 함성.]

미래 자동차 노동 조합에서 운용하는 대자보에 새 전단이 걸렸다.

[실장 급 사무직원의 현장 탄압, 이대로 괜찮은가?]

- 지난 밤 15시.

엔진 사업부 실장 변○○ 상무가 사전 예고도 없이 현장에 방문 했다. 그리곤 Q.C 검수를 위해 이동중이던 조합원 7명을 근무 태만 및 근무지 이탈을 명목으로 징계위에 회부 시켰다.

자랑스러운 조합원 여러분.

임.단협이 코 앞까지 다가온 시기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본 조합은 이 사태를 명백한 현장 탄압으로 규정하였으며,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촤락-!

현장의 함성 대자보가 거칠게 찢어졌다. 허공에 흩날리는 조각들.

그 사이로 보이는 생산경영본부장 이수만 전무의 표정은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가뜩이나 머리 아파 죽겠는데... 왜 일을 키우고 지랄이야!"

그에 맞은편에 앉아 있던 이기영이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대의원 하나가 비생특을 따내려고 업체 일거리를 빼앗으려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 새끼들 그 지랄 하는 거 하루 이틀이야? 내가 묻고 싶은 건, 왜 하필 지금 징계위를 열었냐는 거야!"

엔진변속기 사업부장.

생산경영 본부장.

두 사람은 똑같은 전무 직급이었지만, 드러난 상하관계는 명백했다.

한 쪽은 공장 전체를 관리하는 직속 라인 이었고, 이기영은 완성차 공장 하나보다 입김이 작은 사업부의 수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다.'

이기영은 작금의 상황을 예상한 듯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지만.

스윽-

전무라는 타이틀을 마작으로 딴 게 아니란 걸 증명하듯, 그에 대한 대비책 역시 세워 놓은 상태였다.

"이게 뭐야?"

이기영이 내민 건 하나의 usb였는데.

"해당 조합원들이 시업 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했다는증거입니다."

그 말에 본부장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해당 시간 동안 약 12대의 생산 로스가 발생 하였다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 생산 관리 시스템) 데이터가 담겨 있습니다."

".... 이 전무. 지금 이걸 나한테 넘기는 이유가 뭐야?"

"말씀대로 임.단협이 한창이지 않습니까.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뜨겁습니다. 언론쪽 찌라시 작업 하기에 이만한 적기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본부장의 안색이 살짝 풀어졌다.

".... 언론 쪽 찌라시로, 노조 입을 틀어 막아 버려라?"

슥-

이기영은 차분하게 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미래 차 평균 임금은 이미 상위 3% 수준입니다. 노조에서 줄기차게 요구하는 기본급 인상도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힘든 상황이에요."

"... 계속해 봐."

"제가 시킨 겁니다. 대의원 징계위 회부 시킨 거."

본부장의 눈이 살짝 커졌다.

"..... 그러니까, 변 실장이 홧김에 저지른 실수가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된 작업이었다는 거네?"

"전부는 아니고, 일부만 입니다. 나머지는 운이 좋아서 아귀가 맞아 떨어진거고요."

"증거는 확실 한거지?"

"생관(생산관리)실장하고도 말을 맞춰놨습니다. 올해는 동결 해야죠. 무파업 동결."

탁-

이기영이 찻잔을 소리나게 내려 놓았다.

"마음 놓고 드셔도 되는 자료입니다."


본부장실을 빠져나온 이기영은 곧장 엔진 변속기 사업부로 향했다.

그곳엔 변웅석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대기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노조에서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저도..."

이기영이 손을 내저었다.

"됐어. 나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고, 결론적으로 잘 해결 됐으니까."

예상치 못한 일.

노조에서 해당 징계위를 현장탄압으로 규정하고, 직접적으로 언급할 줄은 이기영조차 몰랐다.

"중국 시장 판매실적이 바닥을 찍고 있으니.. 현 집행부도 똥줄이 타나보지."

사드 배치 관련으로 중국 정부는 대놓고 반한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미중 무역갈등.

미래차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들이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가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고.

노조 집행부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일 터였다.

줄어든 실적 만큼 작년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성과급을 받게 될 터였기에,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사측의 흠을 찾아 내고 싶었겠지."

"혹시 몰라서 현장 증거들을 모아놓지 않았더라면.."

"뒤통수 맞을 뻔 했지."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노조 측과 시시비가 붙었을 땐,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 담배나 한 대 피러 가자."

두 사람은 익숙한 듯 계단을 올라, 건물 옥상으로 향했다.

기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찾는 그들만의 회의실.

"......"

변웅석이 살짝 떨리는 손놀림으로 이기영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칙-

타닥타닥-

담배가 타들어 가는 소리가 두어번 쯤 들렸을 때.

이기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웅석아.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 회사 분위기라면.."

"주태인 사장 죽고 나서, 사내 라인이 대대적으로 흔들리고 있어."

그 말에 변웅석의 두 눈이 살짝 커졌지만.

이내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기조실(기획조정실)3 실장, 이번에 전략 기획실로 유배 당할 수도 있단다."

".......네?"

"확실한 건 아닌데, 윗 선에선 이미 말을 맞춰 놓은 거 같아."

그 순간, 변웅석의 두 눈이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 했다.

기획조정실은 명실상부한 미래 차의 핵심 요직이다.

3실장이라고는 하지만, 명색이 부사장인데 한 순간에 전략 기획실로 보내 버리다니?

전략 기획실 역시 요직 중 하나지만, 기조실에 비할 바는 못된다.

유배.

그 한 단어로 정의가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갑자기 왜.."

"그건 모르지. 주공태 회장... 아니, 주선모 큰 회장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주공태 회장.

어지간한 인사 이동은 현 미래 그룹의 총수인 그의 선에서 결정이 난다.


하지만 기조실 실장은 전 세대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인물.

그가 유배를 당할 정도라면, 주선모 큰 회장이 나섰다고 보는 게 아귀가 맞았다.


칙-

이기영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 불을 껐다.

그리곤 쇠로 된 담배 갑을 꺼내, 새 담배 두 까치를 꺼냈다.

"너도 한 대 펴."

".....전, 괜찮습니다."

"괜찮으니까, 펴."

"...."

말 없이 불을 붙인 두 사람.

타닥타닥-

적막한 침묵을 깬 건, 변웅석이었다.

"누굽니까? 새로 취임할 인물이?"

그 말에 이기영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우리 웅석이, 많이 컸네. 판세도 읽을 줄 알고."

"전에 주공혁 부사장 밀어 줄 때도 딱 이런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잘 나가던 인간의 모가지를 날린다는 건, 새로운 다크호스의 등장을 위해 판을 깔아 준다는 거나 다름 없죠."

"흐흐. 맞다, 맞아. 근데...."

이기영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이번엔 상황이 많이 달라."

"... 그 말은?"

"도통 모르겠어. 새로 등장할 다크호스라는 인간이 누군지."

이기영의 시선이 저물어가는 석양에 닿았다.

여전히 불을 뿜고 있는 미래 자동차의 공장들.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다다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었지만, 그가 맡고 있는 부지는 그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무니, 상무니 하는 직책으로 불리지만 그 역시 본사 입장에선 일개 관리직에 불과한 것이다.

"웅석이 너, 임원 승진할 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나냐?"

".... 임원 목숨은 파리 목숨보다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저 광활한 공장의 진정한 지배자는 따로 있다.

로열 패밀리.

회사 업무보다 중요한 게 바로 그들의 의중을 읽는 것이다.

그들의 입김 한 번에 목숨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오히려 노조 조합원이던 대리 급 일때보다 더욱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야 하는 게 계약직 임원이었다.

"잘 기억 하고 있다니 다행이네."

"....."

"그래, 대의원 대가리를 날린 건 후회 없고?"

대화는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 왔다.

변웅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습니다."

조합원들을 징계위에 회부시킨 것도.

대의원을 건드린 것도.

모두 한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도현 부장이 그 정도야?"

이도현.

본사 안전 감사 팀장을 찍어 누른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젠 막무가내인 대의원까지 박살내 버렸다.

이제 고작 31살 짜리 엔지니어가, 인맥도, 백도 없이.

"지금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3년 안에는 무조건 수면 위로 떠오를 겁니다."

오로지 '실력' 하나로 말이다.

변웅석의 목소리에 확신이 가득 차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매니지먼트 UI를 활성화 하시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이자, 처음 보는 UI가 떠올랐다.


[신뢰도가 100 이상인 군단원을 '정예 군단원'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정예 군단원의 능력치를 볼 수 있습니다.]

[정예 군단원은 +10%의 능력치 추가를 받습니다.]

[정예 군단원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군단원 '김춘식(101)'을 정예 군단원으로 승격 하시겠습니까?]

'승격한다.'

[정예 군단원의 능력치를 표시 합니다.]

[김춘식]

- 신뢰도 : 101.

- 체력 : 10

- 지능 : 11

- 습득력 : 12

- 기술력 : 15

※ 100을 초과한 신뢰도 만큼 능력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 현재 배분 가능한 스텟 : 1


곧 눈에 들어온 건 4개의 능력치 창이었다.


체력.

지능.

습득력.

기술력.


'게임으로 치면... 기본 스텟 같은 건가?'


도현 본인에게는 없는 UI였다.

도현이 볼 수 있는 보유 스킬과 레벨 뿐이었으니까.

처음 보는 UI는 모든 게 새로웠지만, 유독 눈길을 끄는 문장은 따로 있었다.


※ 100을 초과한 신뢰도 만큼 능력치를 올릴 수 있습니다.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타인의 능력치를 올리는 건 군단 효과를 통해 이미 경험해 봤지만, 개인의 능력치를 따로 올릴 수 있다는 건 처음이었는데.


'스텟을 한 번 올려 볼까.'

도현은 망설임 없이 스킬 분배 버튼을 눌렀다.

분배 가능한 스텟은 1.

기왕이면 제일 낮은 스텟을 올리기로 했다.

그 편이 효과를 느끼기가 쉬울 터였으니까.

[체력이 1만큼 증가합니다.]

[10→11]

10%의 체력 증가.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으음?"

긴장이 풀린 탓에 연신 하품을 하던 춘식이, 기지개를 쭉 펴더니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아까 먹은 에너지 드링크 덕분인가. 갑자기 몸에 활력이 돋는 기분이네."

"......"

체력 스텟 증가의 성능은, 릴레이 보드 작업에서 확연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아, 피곤하다."

"오늘도 다들 고생 했어."

저녁 7시.

모두가 고된 잔업에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할 때.

".... 뽀꿀람! 형이랑 같이 소주 한 잔 하러 가야지!"

"우웩. 남자랑 둘이 술 안 먹씀다."

춘식 홀로 체력이 남아 돌았던 것이다.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도현의 눈빛에 이채가 어렸다.

새로 생긴 스킬, 군단 매니지먼트.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그 효과가 꽤나 쏠쏠 했던 것이다.

'김 과장 님을 송기오 과장 만큼 키울 수도 있으려나?'

신뢰도가 계속 증가한다면, 언젠간 가능하지 않을까.

대리였던 그가 부장이 된 것처럼.

시스템 창이 존재하는 한, 시간은 항상 도현의 편이었다. 도현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20세기 테크 사무실.

김원식이 연신 전화기를 부여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네. 알겠습니다."

"물론이죠."

"아버지, 저도 이제 사장 짬밥만 10년이 넘었습니다."

"또 연락 드릴게요, 아버지."

곧 통화가 끝이 나고.

"예쓰!"

김원식은 사무실이 떠나갈 듯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입니까?"

"Z엔진 리툴링 프로젝트, 허가 떨어 졌단다!"

비용 증가로 인해 포기했던 리툴링 프로젝트가, 다시금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김 상무 님이 연락 주신 겁니까?"

전현우가 물었다.

김 상무.

20년 전 미래 차 엔진 공장의 상무 직을 역임했던 남자였다.

그는 회사에서 명예 퇴직하는 조건으로, 미래 차 내부에 하청을 파견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는데.

그렇게 세운 회사가 바로 20세기 인력이었다.

현 20세기 미래 테크의 전신이 된 회사.

20세기 테크를 연매출 400억대로 키우고 물러난 김 상무는.

"응. 아직 사업부 차원에서만 타결이 난 사항이라, 나만 알고 있으라고 하시더라."

김원식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전현우가 두 눈을 샐쭉하게 뜬 채로 말했다.

"이러니까 대한민국 사회가 발전이 없죠."

"... 뭐라고?"

"원래 리툴링 업체 선정 같은 건 온전히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버지 잘 만나서 정보를 독점하고 시작하는 걸 보니, 참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피식-

그 말에 김원식은 웃음을 터트렸다.

"불공평은 무슨. 그럼 미래 차 로열 패밀리는, 팔 다리 한짝 씩 없이 태어나야 공평한거냐?"

"....."

"세상은 원래 존X 불공평한거야. 그리고... 정보를 미리 얻고도 그걸 활용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부지기수고. 너도 솔직히 우리 아버지 보고 20세기로 이직한 거 아니야?"

전현우 역시 옅은 웃음을 머금었다.

김원식, 아버지를 똑 닮은 그가 아직도 장사치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심기를 긁는 말을 했던 것이다.

"누가 뭐랍니까? 그냥 제 생각을 말씀 드린겁니다."

차를 한 잔 홀짝거린 전현우가 물었다.

"근데, 갑자기 프로젝트가 왜 허가가 난 겁니까? 원래 군용 엔진 계약 끝날 때까지 조합원들이 돌리기로 한 거 아니었습니까?"

"뭐, 뻔한 거지. 리툴링 비용이 낮아졌단다."

"네?"

"닛싼 공장에 DCT 부품을 납품하는 인도 업체에서, 코마츠 사(社)랑 구블 사(社)의 스페어 장비들을 대량으로 발견 했대. 원래는 공장을 확장하려고 부품들을 쌓아 놨는데, 경기가 안 좋으니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었단다."

코마츠 사(社).

구블 사(社).

두 업체는 독일의 공작기계 설치, 시공 업체였다.

Z엔진 생산 라인 역시 두 업체에서 설치, 시공을 전담했는데.

문제는 20년 전에 설치한 라인이라서, 스페어 부품들이 대부분 단종 되고 없다는 점이었다.

"정말입니까?"

"응. 룬버그(Lunbug) 통신 모듈부터, 아시(asi) 모듈까지. 단종된 부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더라."

"와... 돈 주고도 못 구하는 것들인데.."

전현우가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Z엔진 리툴링을 대비해 부품들을 사 모으느라 얼마나 고생했던가?

나중에는 단종 되서 돈을 주고도 못 구할 거라는 생각에 웃돈을 주고 부품들을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리툴링이 무산되면서 모아 놓은 부품들의 값어치는 바닥까지 떨어 졌다.

코마츠 사와 구블 사의, 그것도 20년 전에 사용하던 부품을 돈 주고 살 바보는 세상에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 많이 바쁠거다."

"그렇겠네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Z엔진 리툴링.

프로젝트가 재개 된다면, 다시금 부품을 찾는 업체들이 늘어날 거다.

수십 억을 손해볼 뻔한 입장에서, 남들보다 몇 발자국 앞서나가는 입장으로.

그야말로 전세 역전인 것이다.


준비해야 할 게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 역시 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인도 쪽 공장 쪽에 연락을 해 봐야겠어. 혹시 스패어 부품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본격적으로 인력 충원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CNC는 윤창호가 맡고, 시퀀스는 송기오가 맡고.."

"PLC는?"

"이도현 부장이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 가능하겠나? 그래도 자네가 메인으로 있는 게 낫지 않겠어?"

전현우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제가 메인을 본다고요?"

"... 이 부장이 괴물인 건 맞지만, PLC 하나만 놓고 보면 자네가 아직 낫지 않아?"

전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FB를 뜯어서 확인할 정도면..'

그는 김춘식에게 전해들은 도현의 활약상을 상기 했다.

FB120 번.

메이커에서 만든 FB블록을, CAN 오프너로 락을 해제한 다음, 내부의 전류치 상.하한값을 수정 했단다.

그것도 STL로 된 회로를, 15분 만에.

어지간한 PLC 전문가도, 심지어는 전현우 본인 조차도 그걸 30분 안에 해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이 부장, 저 따위는 뛰어 넘은 지 오래 입니다."

"... 고작 1년 만에?"

"모르죠. 사실 그 전부터 실력이 있었는데 숨기고 있었는지는."

시스템 창의 존재를 모르는 두 사람 입장에선, 그렇게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고작 1년.

사고 뭉치 대리에서,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김원식은 갑작스러운 도현이 성장한 이유는 몰랐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게 깨닫고 있었다.

"이도현 부장, 지금 어딨나?"

도현을 붙잡아 둬야 할 이유가 하나 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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