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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動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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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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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다함께 차차차.(일부 수정)

DUMMY

도현의 하루 일과는 단조로웠다.

아침 6시 기상.

저녁 8시 퇴근.

딸 아이와 놀아 주고, 간단한 집안일을 한 뒤 12시 취침.


잠이 부족하다는 건 진작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일을 멈출 수는 없었다. 쏟는 노력에 비례해 정직하게 늘어나는 수익이 보이는데, 쉽게 멈출 수 있을리가 없었다.

'이제는 조금 일을 줄여야겠어.'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몸에서 이상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 했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브레인 포그(Brain fog)현상.

무언가에 집중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고,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집중 스킬을 사용하면 그나마 낫긴 했지만.

[집중]

- LV : 2

- 6시간 동안 모든 일의 능률이 100% 증가합니다(체력 소비 역시 비례해서 증가 합니다.)

결국 임시방편과도 같은 스킬이었다. 집중모드가 풀리는 6시간 뒤에는 피로도가 몇 배나 증폭되어 찾아 오는 것이다.


[품질 확인 (LV2)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시퀀스 (LV.2)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엔지니어의 눈 (LV.2)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그때.

도현은 귓가에 울려 오는 알림을 들으며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시스템 알림 덕분이었다. 지칠만하면 주어지는 보상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 주었다.


오늘까지만 하자.

다음 달 부터는 진짜 쉬어 가면서 해야지.

돈보다 건강이 더 중요해.


도현이 위와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도, 지금까지 계속 일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였다.


[엔지니어의 눈(LV.2)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엔지니어의 눈(LV.2)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LV.3▶LV.3]

그 순간.

어느 날처럼 릴레이 보드 작업에 집중하던 도현은, 문득 떠오른 시스템 메세지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드디어!"

레벨 업.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엔지니어의 눈(LV.3)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3레벨 이하 장비의 에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LV.4)의 효과가 30% 증가합니다.]

[시퀀스(LV.2)의 효과가 30% 증가합니다.]

[품질 확인(LV.2)의 효과가 30% 증가합니다.]


도현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모든 스킬의 효과 30% 증가.

다르게 말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대박이다.'

시스템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뭐야?"

"이 과장, 괜찮아?"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그때.

난데 없는 고함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도현은 그제야 자신의 실책을 인지하고 뒤통수를 긁적였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공태인 차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안색이 거의 거지 꼴인데."

"......"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 요즘 이 과장, 너무 일을 많이 한 거 같아."

시퀀스팀 직원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릴레이 보드 작업.

NC 프로그램 사이클 타임 개선.

거기에 기본 업무인 고장 수리까지.

도현은 한 사람이 하기에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춘식이 입을 뗐다.

"도현아. 먼저 퇴근 해."

"네? 아, 아니 괜찮습니다. 저는 더 일하고 싶습니다."

도현이 손사래를 쳤다. 빈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더 일하고 싶었다.

'조금만 더 하면 다른 스킬들도 레벨업을 할 것 같은데..'

지금 퇴근 하는 건 레벨업 직전에 컴퓨터 전원을 끄는 것과 같았다.

황금 고블린들이 가득한 사냥터를 빼앗기는 듯한 상실감!


도현이 완강하게 고개를 젓는 것을 본 춘식이 살짝 감동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우리만 고생하는 꼴은 못 보겠다 이거냐?"

"네?"

"넌 예전부터 그랬어. 남들하고 똑같이 일해도 되는데, 항상 그 이상을 하려고 했었지."

실제로 그랬다.

A파트의 작업이 밀리면 A파트에 붙고, B 파트 작업이 밀리면 B파트에 붙고. 도현은 세 명에서 할 분량의 일을 혼자 도맡아 하고 있었다.

도현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 한 행동이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엔 다르게 비춰졌다.

"이 과장은 너무... 착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맞아. 마음만 먹으면 진작에 자기 분량 끝내고 집에 갈 수 있었을텐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직원들이 한 마디 감사의 말을 뱉었고, 춘식이 쐐기를 박았다.

"도현아.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아도 돼. 요즘 세상에 너 같은 성격으로는..."

뭔가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았는데.

"......"

도현은 뭐라고 대답하려 했지만, 이내 입을 다물고 말았다.


[시스템이 사용자의 변화를 감지합니다.]

[사용자에 대한 동료들의 신뢰가 한계치를 넘었습니다.]

[새로운 직업 스킬이 개방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시스템 알림이 그의 시선을 사로 잡았던 것이다.


'직업 스킬?'

새로운 스킬의 등장이었다.




T엔진 부장 실.

부장 명광호는 여느 날처럼 업무 회의를 받고 있었다.


"T 크랑크, 금일 458대 생산 완료 했습니다."

"T 블록, 금일 378대 생산 완료 했습니다."

"T 완성 조립, 금일 112대 생산 완료 했습니다."


"생산량이... 조금 늘었네?"


그가 의아한 듯 물었고, 가공 과장 주원태는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대답 했다.


"온도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 거 같습니다."

"..... 그래?"

"그리고.. 고장 조치 시간이 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고장 시간이 줄었다라.."

고장 감소는 곧 로스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뜻.

총무 과장이 보고를 이어갔다.

"주간 비용 지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래? 갑자기 떨어질 만한 이유가 있나?"

"고성능 유압 솔 밸브가 고장이 안 나는 게 큰 거 같습니다. 대신 릴레이가 많이 나가 긴 한데.. 솔 밸브 값의 1/20도 안되는 수준이라서요."


순간 명광호의 두 눈에 이채가 어렸다.

'릴레이 보드 성능이 그렇게 좋나..'

생산량도, 비용 지출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 유의미한 성능 개선이 있었다는 건 확실 했는데.

인정하긴 싫지만, 모두 릴레이 보드 작업을 한 뒤로 생긴 변화들이었다.


- 전속 계약 해. 너한테 무조건 이득이야 .


기술지원본부 김창식 부장의 한 마디가 아른거리는 건 왜일까.

명광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보전 과장."

"넵!"

"지금 릴레이 보드 작업 필요한 공정이 몇 개야?"

보전 과장 이인수는 화들짝 놀라며 파일 철 하나를 뒤적거렸다. 얼마 전 변칙 작업 때문에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있었기에, 토씨 하나라도 틀렸다간 경을 칠 게 분명 했다.

"총 320대의 장비 중 유압 솔 밸브를 사용 하는 장비는 272대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장비에 유압 솔 밸브가 들어 간다는 뜻이었다.

"20세기랑 계약한 분량이.."

"초품 100대에, 추가로 50대 계약 했습니다."

"그럼 122대만 더 계약하면 전 장비 작업 완료라는 거네?"

"그, 그렇습니다."

"20 세기에 연락 해. 추가 계약 진행 하자고."

"..... 알겠습니다."

명광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야.'

윗 선에서 부하 직원들 평가할 때는 다른 걸 보지 않는다. 실적. 오로지 실적 하나 만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김 부장 말을 듣길 잘했어.'

실적에 도움이 되면 좋은 놈. 방해가 되면 나쁜 놈이다.

20세기 테크에 남아 있던 악감정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실적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었다.

'이제 사업부 회의에서 면이 좀 서겠네.'

엔진변속기 사업부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전처럼 무겁지 않았다. 전에는 욕을 먹을 일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다른 부장들의 콧대를 눌러 놓을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명광호였다.


사업부 회의가 끝나고.

Y엔진 김지형 부장은 축 늘어진 어깨를 한 채로 공장에 복귀 했다.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


그는 사업부 회의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 다들 실적이 왜 그따위야!

여느 날처럼 노성을 질러대던 사업부 실장.

이제는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였기에 그러려니 할 수 있었는데.

- T엔진 처럼만 하란 말이야.

문제는 T엔진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냈다는 점이었다.

다 같이 못나면 잔소리를 들어도 상관 없다. 하지만 비교 대상이 생기는 순간 위기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는 느릿느릿 걷고 있는데, 경쟁자가 빠르게 치고 나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생산량 증가와 부서 비용 감소. 상부에서 제일 원하는 두 가지를 충족해 버렸다. 그래서 더 위기감이 드는 걸지도 몰랐다.


"여름에 장비가 퍼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사실, T엔진에서 UPH를 올렸다거나, 사이클 타임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건 아니었다.

고장 감소.

여름철 높은 온도 때문에 장비가 퍼지고, 그 때문에 발생하는 생산 로스를 줄인 것이다.

"장비 연식도 우리가 더 쌔삥인데.."

T엔진은 올해로 생산 8년 차.

Y엔진은 올해로 4년 차다.

상식적으로는 고장이 나도 T엔진에 더 많이 나야 정상이라는 건데.

"알아 봐야겠어."

김지형은 곧바로 T엔진 쪽에 재직 중인 인맥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창고 장, 생산 관리 과장, 가공 스탭 등등.

다들 알려 주기를 꺼려 하는 기색이었지만, 얼마 안 가서 그 비법을 캐낼 수 있었는데.

"릴레이 보드?"

릴레이 보드 추가.

말만 들어선 쉽게 감히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전기 기능장 자격증을 지닌 보전 반장에게 자문을 구했다.


"쉽게 말하면 보험입니다."

"보험?"

"교체 비용도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솔 밸브 대신 릴레이가 먼저 타게 만드는 원리에요."


김지형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렇게 좋은 게 있으면 왜 지금까지 안 하고 있었던 거야?"

"돈이 안되니까 그런 거죠. 시퀀스 회로 제작이 쉬운 것도 아니고, 또 단가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또 어지간한 실력자가 만든 게 아니고서는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자칫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으니까 안 하고 있었던 거죠."


만족할만한 대답은 아니었다.

안전 평가니 UPH니 거창한 단어들을 갖다 붙이지만, 결국 실적을 냈다는 건 같은 시간에 돈을 더 많이 벌었다는 뜻. 릴레이 보드의 제작/설치 비용이 솔 밸브 교체 비용보다 비쌌다면 실적이 났을리가 없었다.


김지형은 결국 다시 Y엔진 가공 스탭에게 전화를 걸었다. 릴레이 보드의 존재를 알려 준 대학교 후배였다.


"김 부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릴레이 보드, 시공사가 어디야?"


인사치레도 건너 뛰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만큼 궁금했고, 또 급했다.


@


20세기 미래 테크.

기술영업부장 박재남은 미친 듯이 울려 오는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평소 같았으면 반색 하며 받았을 테지만, 오늘은 기나긴 한숨과 함께 통화 버튼을 누르는 그였는데.

"20세기 기술영업 부장 박재남.."

"나 V엔진 부장 소진섭이에요."


무려 미래 차 부장급에게 걸려온 전화.

전 같았으면 화들짝 놀라서 굽신거렸겠지만, 지금은 담담하게 되물을 뿐이다.


"릴레이 보드 건으로 연락 주신 건가요?"

"..... 그걸 어떻게. 설마 다른 쪽 공장에서도 연락이 온 겁니까?"


네, 오늘 만 열 통 쨉니다-

마음 같아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다. 고객의 신원 보장 의무도 있었고, 타 공장 부장들의 신신당부가 었었기 때문이다.


- 다른 쪽 공장에 절대 먼저 얘기 하면 안돼!


얘기한 적은 없다. 알아서 먼저 연락이 올 뿐.

박재남은 오늘만 열 번은 반복 했던 말을 또 내뱉었다.


"릴레이 제작 및 설비 단가는 300 만원입니다."

"T엔진은 200에 했다던데..?"

"그건 초품 계약이고, 이후 계약 건은 300으로 진행 했습니다."

하도 계약 문의가 많이 들어 왔다. 그래서 가격을 50% 인상 했지만, 여전히 계약 문의는 끊이지 않았다.

"일단 100대만 계약 가능합니까?"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20세기 테크의 부장 이상 급 간부들은 긴급 회의를 가졌다.


"계약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네. 오늘 하루에만 열 군데서 연락이 왔습니다."

"열 군데나? 엔진 변속기 쪽은 부서는 9개 아니야?"

"소재 쪽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벌써 소문이 거기까지 퍼진 건가.."


김원식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릴레이 보드의 성능이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분명 입이 귀에 걸려야 정상이었지만, 김원식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지금 인원으로는 한 달에 100대가 한계야."


몰려오는 계약을 쳐낼 만큼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100대도 무리하게 잡은 수치였다.

시퀀스 팀 직원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4시간씩 잔업을 했을 때 기준이었던 것이다.


"인원을 추가로 채용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때.

총괄 실장 진명환이 제안했다.

인원 채용.

말 그대로 사람을 더 뽑으면 되지 않겠냐는 뜻이었다.


"인원을 더 뽑으면... 가능은 하겠지. 하지만 수익률은 떨어질거야."


생산량 증가 → 순이익 증가 → 인원 추가 모집 → 사세 확장.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일반적인 순서였지만, 지금 상황에는 통용 되지 않는 말이었다.

지금의 단가와 생산량은 이도현이라는 인간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떨어지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이번엔 전현우가 대답했다.

"9명에서 100대를, 그것도 안정적인 퀄리티로 생산 할 수 있는 건 모두 이 과장 덕분이라는 겁니다. 추가 인원 10명을 더 채용 한다고 해도, 생산량이 2배로 증가하지는 않을 겁니다."

"당연히 2배 까지는 힘들겠죠. 하지만 180대 정도는.."

"140대. 그 이상은 절대 불가능 합니다."


진명환의 두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이 과장이 그 정도 능력자입니까? 다른 전문가를 고용해도 상관은 없을 거 같은데요."


불신에 가득찬 눈빛.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도현이긴 하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겠냐는 의도의 질문이었는데.

전현우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상관 있습니다."

"..... 네?"

"지금까지 납품한 릴레이 보드 100대는 단 한 건의 품질 이상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도현 과장이 Q.C(품질 확인) 업무를 도맡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전현우는 일전에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집안 사정 때문에 도현이 이틀 동안 월차를 낸 날이었다. 자연스럽게 시퀀스 작업은 8명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평소 생산량의 절반 밖에 못 뽑았다고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절반이었다.

사람 하나 빠졌을 뿐인데, 생산량이 뚝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각 공정에서 최소 하나 이상의 품질 이상이 발견 되었습니다."

도현 다음가는 전문가인 공태인이 최종 검수를 맡았지만, 품질 이상은 어김 없이 발생했다.

김원식과 전현우가 수익률이 감소할 거라고 단언한 이유도 바로 그래서였는데.


"아니, 그런 일이 가능 할리가.."

"총괄 실장. 거기까지 해. 내가 직접 확인한 사항이니까."

"죄, 죄송합니다."

진명환의 입을 다물게 한 김원식이 이마를 짚었다.

"그래서, 한 달에 몇 대 뽑아야 돼?"

"최소 200대 입니다. 솔직히 많이 뽑으면 뽑을 수록 더 좋습니다."

"인원 열 명 더 충당하고 한 달에 200대, 가능해?"


전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기 말씀드렸다시피 140대가 한계입니다."

"이도현이한테 조금만 더 고생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8명 케어 하나, 19명 케어 하나 거기서 거기 아니야?"

"이도현 과장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

"인센티브 비율을 35%로 늘려 줘도?"

"돈으로 해결할 계제가 아닙니다. 이 과장은 기계가 아니에요. 최소한 하루에 6시간은 자야할 것 아닙니까?"


도현은 지금도 충분히 무리하고 있었다.

그건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본 누구나 인정하는 바.

하지만 김원식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물어 보기만 하면 안 되겠나? 본인이 된다고 할 수도 있잖아."

이번 수주를 놓치면, 그 물량이 어디로 새게 될 건지는 뻔했다.

'학 테크, 아니면 YM으로 가겠지.'

퀄리티, 마감, 성능.

이도현이 모든 면에서 앞서나간다는 보장은 없었다.

김 차장 하나로 근근히 버티던 20세기 테크와 달리, 두 업체는 튼튼한 인력 풀이 보장된 업체였으니까.

폭주하는 계약에도 김원식이 조바심을 느끼고 있는 이유였다. 20세기가 잘나가는 것 이상으로 YM이 잘 나가면 의미가 없다. 차라리 100대 씩 소규모로 독점 납품하는 게 유리하다.


"이 과장 성격에 물어보면 무조건 하겠다고 할 겁니다."


한편, 전현우는 도현이 일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도현은 과했다.

일에 미친 걸 넘어서 즐기는 인간.

10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일하면서 히죽히죽 웃음 짓는 모습을 볼 때는 한 번씩 모골이 송연해 지는 기분이었는데.


"이번 건은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지금도 이 과장은 충분히 무리하고 있어요."


이미 다크 서클이 광대뼈까지 내려온 도현이었다.

근무 시간을 더 늘린다면 정말 위험할 지도 몰랐다.

만에 하나 도현의 건강에 문제라도 생기게 된다면.

'납품 계획 전체에 차질이 생길 확률이 높아.'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었다.




도현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또 예상치도 못한 스킬을 얻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스킬 획득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다함께 차차차(LV.1)을 획득합니다.]


[다함께 차차차.]

- LV : 1

- 일정 이상의 신뢰도를 가진 동료를 [기계 군단]에 편입 시킬 수 있습니다.

- 기계 군단 편입 효과.

º 군단원의 업무 속도가 20% 증가합니다.

º 군단원의 업무 능력이 20% 증가합니다.

º 군단원의 업무 중 체력 소모가 20% 감소합니다.

- 현재 기계 군단 : 0/20.

- 편입 가능 인원.

1. 김춘식(88)

2. 전현우(75)

3. 윤창호(72)

4. 공태인(70)

.

.

.

12. 하원식(52)


* 군단 효과는 사용자와 함께 있을 때만 적용 됩니다.

* 신뢰도가 50이상인 사람만 기계 군단에 편입이 가능합니다.

* 한 공간에 군단원 10명 이상 존재 시 능력치 +5%

* 한 공간에 군단원 20명 이상 존재 시 능력치 +10%


도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 거렸다.

'다른 사람의 능력을 올릴 수 있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능력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다함께 차차차 스킬의 설명 부분을 일부 수정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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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누군가의 빌런(2) +22 24.08.26 26,818 529 18쪽
17 17. 누군가의 빌런(1) +14 24.08.25 27,033 493 18쪽
16 16. 주사위. +19 24.08.24 27,775 494 20쪽
15 15. 이자까지 쳐서. +40 24.08.23 28,164 512 17쪽
14 14. 이 대리 얼굴을 어떻게 보라는 겁니까. +22 24.08.22 28,125 542 14쪽
13 13. 성공의 비결. +29 24.08.22 28,865 520 18쪽
12 12. 개판이네요, 솔직히. +22 24.08.21 29,920 53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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