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 온라인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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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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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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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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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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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서미성

DUMMY

“목소리는 나쁘지 않거든? 근데 음정이 불안하네.”

“끼는 있는 것 같은데··· 아, 뭔가 아쉽네.”

“미안하지만 난 패스.”


심사위원 3명이 결국 패스를 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예선 탈락한 서미성은 터덜터덜 건물을 나와 스마트폰을 꺼냈다.

내비게이션 앱을 켜고 오후에 있는 영화 단역 배우 오디션 현장을 검색.

그리고 형이 챙겨준 두유와 연기연습 대본을 꺼내 보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     *


딸랑.

“어서 오세요. 아, 미성아.”


가상방 알바를 하던 민우주는 룸메이트를 발견하고, 냉장고에서 불고기 도시락을 2개 꺼냈다.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 괜찮지?”

“응, 개인 방송까지 30분 남았어.”


서미성은 연예인 지망생이다.

오후에는 연기학원과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저녁에는 1인 미디어인 개인 방송을 하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개인 방송이 끝나면 바로 야간 알바를 시작해 생활비를 벌고.




“형, 성좌 온라인에서 랭커가 되려면 뭘 해야 해?”


도시락을 먹던 서미성이 갑작스럽게 물었다.


“나 모래부터 19살이잖아? 내 개인 방송 시청자분들이 이제 성인이니까 신화 꼭 해보라고 해서.”


성좌 온라인 회귀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가상 현실.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관심을 보이기에, 여기서 유명해지면 현실에서도 알아본다.


유명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랭커가 되는 거.

25회차 랭커였던 민우주는 간단하게 말했다.


“시나리오 순위에만 몇 번 들면 돼.”

“순위에는 어떻게 드는데?”

“시나리오마다 다른데···”


잠깐 설명하던 민우주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제안했다.


“나랑 같이 할래?”

“나야 고맙지만, 나 이런 게임은 한 번도 안 해봐서 도움 안 될 거야.”


리듬 게임이나 레이싱은 개인 방송을 하면서 자주 해봤지만, 생존 장르와 성좌물 장르는 한 번도 안 해봤다.


“괜찮아. 싸울 자신이 없으면 뒤에서 치료나 지원 역할. 소환수를 지휘해도 되고, 아예 전투가 무섭다면 타일 안에서 장비 제작이나 식량만 생산해도 도움이 되니까.”

“식량 생산도 해? 재밌기는 하겠는데··· 그런 거 말고 좀 더 눈에 띄는 건 없어?”

“그럼 농사하면서 노래라도 부르던지. 너 트로트 잘 부르잖아.”

“농사하면서 트로트를 부르라고? ···멋진데?!”


농담으로 한 말인데 진짜 할 것 같다.


“솔직히 내가 부탁하고 싶어. 경호를 구하려면 사람이 필요하거든.”


송경호한테 배신당해 캐릭터가 사망했지만 민우주는 동생을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지키지 못해서니까.”


송경호는 영입 1순위인 천재 주민이지만, 그 재능이 싹트기도 전에 부모님과 누나. 친구를 잃는 걸 지켜봐야 했다.


“내가 제대로 선택했다면 구할 수 있었는데.”


그걸 지켜보던 송경호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찌른 건지 민우주는 모른다.

그저 이번에는 지켜낼 생각이다.


“근데 혼자서는 힘들어.”


누나는 괜찮지만 송경호와 두 부모님은 첫날을 넘기지도 못한다.

세 사람을 구하려면 새로운 서버가 열리자마자 찾아가야 했다.

문제는 민우주의 몸은 하나고, 지켜야 할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것.


“도와줄 수 있어?”

“콜! 대신 실수해도 화내기 없기다?”

“···왜 시작하기도 전에 실수한다는 전제를 까는 거야?”

“예능에서는 실수해야 관심을 받거든! 분량을 위한 노력이지!”


···얘를 믿어도 될까?


아직 늦지 않았다.




[환생 점수]

신성 : 2개 ▷ 2,000

레벨 : 1,654 ▷ 1,654

기술 : 14개 ▷ 1,440

동전 : 987,000개 ▷ 987

보물 : 1개 ▷ 1,000

생존 : 1,235시간 ▷ 1,235


합계 : 8,316


스마트폰을 보던 민우주는 고개를 저었다.


“1,235시간? 많이도 했네.”


생존은 누적 접속 시간을 의미한다.

민우주가 11개월 동안 성좌 온라인에 천 시간 넘게 접속했다는 말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서미성이 불쑥 머리를 들이댔다.


“8,300원? 이거 많은 거야?”

“그럴걸? 30번 대 회차에서는 가장 높을 거고, 20번 대 회차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비슷할 거야.”


두 사람은 지금 스마트폰의 성좌 앱.

성좌 온라인이 연동된 앱을 통해서 민우주의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성좌 온라인에서 죽으면 모든 게 초기화되지만, 이번 삶에서 이뤄놓은 것들이 점수로 평가받는다.

이 점수를 사용해 다음 회차에서 시작할 캐릭터의 육체에 재능을 부여할 수 있다.


“미성아, 너도 앱 켜봐.”

“지금 가입했는데도 정보가 떠?”


함께 시작하기로 정해졌으니 민우주는 서미성에게 성좌 온라인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다.


“어, 나도 뭔가 있어!”


[환생 점수]

성좌 온라인에 처음 접속한 플레이어는 최초 접속 보상으로, 현재 플레이어들의 평균값이 주어집니다.


평균 점수 : 4,027


“4천 원이래!”

“많이 올랐네? 내가 25회차 시작할 때는 3천이었는데.”


1년 동안 플레이어들의 수준이 꾸준히 높아졌다는 증거겠지.


“잘됐다. 4천이면 재능을 한 개 더 선택할 수 있겠어.”


민우주가 앱에 있는 점수를 누르자 새로운 창이 떴다.


[재능 목록]

질림 : 재능이 하루마다 무작위로 바뀐다.

제약 : 한쪽 눈을 포기하는 대신 레벨이 오를 때 미사용 +1

칵테일 : 자신의 각 능력을 교환할 수 있다.

    :

장의사 : 주변에서 사망한 대상의 레벨만큼 경험치를 얻는다.

약탈 : 처치한 대상이 보유한 동전 1%를 빼앗는다.

도둑질 : 처치한 대상이 보유한 물건 1개를 가져온다.

    :


캐릭터에게 부여할 수 있는 재능들이다.

재능 한 개를 선택하는데 천이 든다.

몇 가지를 선택해 서미성에게 보여줬다.


“내가 추천하는 재능은 이거.”


잠꾸러기 : 하루에 4시간만 활동할 수 있는 대신 필요 경험치 절반

팀 운 : 팀 평균 레벨에 따라 획득 경험치 증가

위험수당 :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대상을 처치하면 경험치 2배

인상 : 최저임금 2배


초반보다는 후반을 바라보는 성장형 재능들을 추천했다.

스마트폰을 보던 서미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루에 4시간만 활동? 뭔 말이야?”

“게임할 수 있는 시간이 8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어드는 대신, 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경험치도 절반이 돼.”


게임 중독 방지법에 따라 모든 가상 현실은 하루. 24시간 동안 접속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 8시간으로 제한된다.

8시간을 채운 순간, 캐릭터가 강제로 기절하며 게임에서 로그아웃.

전투 중에 강제 로그아웃이 일어나면, 캐릭터가 사망했다고 보는 게 맞다.


“저거 선택하면 4시간밖에 못 해? 나쁜 거 아냐?”

“어차피 우리는 알바 때문에 4시간을 채우기도 힘들어.”


활동 시간은 줄어들지만 필요 경험치도 절반이 되기에, 오히려 성장 속도는 더 빠른 편이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재능으로 많은 사람이 선택한다.

민우주도 25회차에서 이 재능을 선택했었고.


“음··· 꼭 이거로 해야 해?”

“아니야,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직접 선택해 봐.”


재능마다 장단점과 시너지가 있고, 본인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다.

성장형 재능들은 가장 무난한 재능이라 초보자에게 많이 추천한다.


“그러면!”


서미성이 재능을 살펴보는 동안 민우주는 37회차 캐릭터에게 줄 재능을 골랐다.


[장바구니] 8,000/8,316

교환 : 재능을 타인과 교환한다.

제약 : 한쪽 눈을 포기하는 대신 레벨이 오를 때 미사용 +1

잠꾸러기 : 하루에 4시간만 활동할 수 있는 대신 필요 경험치 절반

인상 : 최저임금 2배

맨손 : 무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공격력 2배

맨몸 : 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모든 능력 2배

도망 : 잃은 체력 비율만큼 이동속도가 빨라진다.

화들짝 : 피해를 입으면 5초 동안 입은 피해만큼 속력이 빨라진다.


제약, 잠꾸러기, 인상은 성장형 재능들이고,

맨손과 맨몸은 초반에 가장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재능이다.

도망과 화들짝은 첫 번째 시나리오를 위해 선택했고.

교환은 활용도가 높아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편하다.


“형! 다 골랐어! 결제해 줘!”


마침 서미성도 인터넷 쇼핑(?)을 끝냈다.


[장바구니] 4,000/4,027

질림 : 재능이 하루마다 무작위로 바뀐다.

제약 : 한쪽 눈을 포기하는 대신 레벨이 오를 때 미사용 +1

잠꾸러기 : 하루에 4시간만 활동할 수 있는 대신 필요 경험치 절반

인상 : 최저임금 2배


“질림이랑 제약?”


장바구니를 본 민우주는 난감했다.

매일 새로운 재능으로 바뀌는 질림은 개성 넘치는 복불복 재능이다.

100개에 달하는 재능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재밌겠지만 효율로 본다면 글쎄···


민우주의 표정을 본 서미성은 당당하게 말했다.


“재밌어 보이잖아! 시청자분들도 좋아할 거야!”

“아, 그래서 고른 거야?”


민우주의 목적은 주신과 송경호지만, 서미성은 인지도.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성좌 온라인을 하는 거니까.


“그럼 인정.”


하지만 제약 재능은 가리키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빼자.”

“왜?! 나 후크 선장이 될 거라고!”


얘가 이상한 곳에서 발끈하네.

뭐, 25회차에서 후삼국 시대의 인물인 궁예를 따라 한 플레이어를 만나 봤기에 이해는 된다.

그런 독특한 컨셉은 확실히 눈에 띄니까.


“근데 위험해.”


제약 재능은 플레이어가 지정한 한쪽 눈이 안 보이는 대신, 레벨이 오를 때마다 주어지는 능력이 1 증가한다.

능력 +1은 모든 재능을 통틀어서 가장 좋은 보상이다.


“그만큼 눈이 안 보이는 게 위험하단 소리야.”


한쪽 눈이 안 보이면 시야가 절반이 되는 건 물론, 거리감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제약 재능을 선택한 플레이어의 99%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니까.


“형도 샀잖아?”

“나야 1년 동안 쓰면서 익숙해졌지.”


레벨이 오를 때마다 주어지는 능력이 1 증가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혜택.

25회차를 시작할 때 민우주는 호기롭게 오른쪽 눈을 봉인했고, 덕분에 외눈이 익숙지 않았던 시나리오 초반에는 실수 연발이었다.

하지만 그 고생을 넘기고 나자 산뜻한 능력치가 반겼고, 그걸 발판 삼아 랭커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나도 잘할 수 있어!”

“좋아,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경험하는 게 낫겠지. 잠깐 나와봐.”


두 사람은 가상방을 나와 건물 뒤쪽에 있는 골목 앞에 섰다.

골목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말했다.


“여기서부터 저기 전봇대까지 달려봐. 한쪽 눈을 감고.”


가상방에서 전봇대까지 대충 50m.


“넘어질 거 같으면 바로 눈 떠라?”


서미성은 대답 대신 바로 출발했고, 뒤에서 지켜보던 민우주도 천천히 따라갔다. 혹시 쓰러지면 잡아주려고.


한쪽 눈을 감으면 거리감이 애매해진다.

가만히 서 있다면 모를까 달리기 같은 격렬한 행동을 하면 방향이 한쪽으로 쏠린다.


“···그게 정상인데?”


민우주는 눈을 껌뻑껌뻑 떴다.

일자로 달려간 서미성이 전봇대에 도착했다.


“눈 뜨고 있나?”


혹시 싶어 이번에는 전봇대에서 여기로 뛰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앞에서 제대로 눈을 감았는지 살펴봤다.


“감았는데 분명?”


실눈을 뜬 것도 아니고 제대로 왼쪽을 눈을 감고 있다.

그런데도 일직선으로 잘 달리네.


“골인! 한 번 더 뛸까?”

“어지럽거나 방향 감각이 비틀리지 않았어?”

“괜찮은데?”


아예 눈 감은 상태로 방방 뛰고, 제자리에서 코끼리 코까지 도는 서미성.

민우주는 혹시 싶어 오른쪽 눈을 감고 전봇대까지 달려봤다.

성좌 온라인에서 1년 가까이 외눈으로 지냈기에 달리는 게 어렵지는 않지만, 역시나.

거리감이 잘 안 잡히는 건 어쩔 수 없다.


“아, 형! 손님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눈을 감은 상태로 가상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서미성을 보자,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저게 진짜 재능인가?”


영입 1순위가 의외로 가까이 있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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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온라인 회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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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선배 : 저승 할망(2) 24.09.11 9 1 13쪽
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7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0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4 2 14쪽
17 엄마 24.08.28 15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5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1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7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6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2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5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30 5 12쪽
5 37회차(3) 24.08.07 35 5 13쪽
4 37회차(2) 24.08.06 41 5 14쪽
3 37회차 24.08.01 58 5 12쪽
» 서미성 24.07.31 89 5 12쪽
1 25회차 24.07.30 14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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