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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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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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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수 :
156,981

작성
24.08.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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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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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37회차(3)

DUMMY

이름은 유이슬.

나이는 20살로 서미성보다 한 살 연상이다.


“누나! 연상연하 커플 어떻게 생각해요?”

“화장실에 좀비가 있나 확인하세요.”


그녀 역시 플레이어로, 서미성이 1학년 반을 구한 걸 보고 초등학교를 같이 정리하기로 했다.


“화장실에 좀비 둘! 금방 끝낼게요!”


5학년 좀비를 창밖으로 떨어트렸다.

캐릭터가 개방된 순간부터 체력 수치가 적용되기에, 4층에서 추락한 좀비들은 체력만 줄어들 뿐 부러진 곳은 없다.


“이제 좀비 없어요! 누나는 평소에 어떤 영화를 봐요?”

“선생님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으니 한동안 안전하겠네요.”


도서관, 급식실, 행정실, 양호실.

교실을 돌며 학교 안에 있는 좀비를 밖으로 방출했고, 출입문과 1층 창문은 책상과 의자로 막는 중이다.


“음식은 뭐 좋아해요? 누나는 탕수육 부먹이에요? 찍먹이에요? 난 찍먹이지만 누나가 부먹이라면 오늘부터 부먹으로 살게요!”

“풉.”


쉴 새 없이 떠드는 서미성의 모습에 유이슬은 웃음이 터졌다.

쓸데없는 작업 멘트를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드는 모습이 귀여웠다.

문득 궁금해졌다.


“미성 씨도 송경호를 영입하기 위해 초등학교로 온 거 아닌가요?”


많은 사람이 송경호를 영입하기 위해 그가 재학 중인 중학교로 갔지만, 유이슬이 볼 때 그건 의미 없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는 호감을 얻기 어려우니까.”


25회차에서 송경호가 처음 방송을 탄 이후, 26회차부터 지난달에 시작한 36회차까지 플레이어들은 매번 영입 경쟁을 벌였다.


11번의 영입 경쟁에서 성공한 횟수는 5번.

열 번 중에 겨우 한두 번 성공하는 다른 1티어 주민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한 수치지만,

영입에 성공해도 플레이어가 비도덕적인 짓을 하거나, 불의를 외면하면 송경호는 실망해서 떠난다.

덕분에 석 달 이상 송경호랑 함께한 플레이어는 아직도 투신뿐이다.


영입에 실패한 6번의 사유를 살펴보면,

가족을 모두 잃고 자살한 횟수가 1회.

첫날에 좀비에게 물려 망한 횟수가 5회다.

그리고 첫날 좀비에 물린 장소 중 4곳이 초등학교다.

본인이 다니는 중학교가 아니라 중학교 바로 옆에 있는 초등학교.


25회차에서도 초등학교에서 동생들을 지키다 투신에게 발견되었다.

24회차까지 알려지지 않을 걸 보면 초등학생들을 지키다 좀비가 되었겠지.


“이번에도 여기로 올 거야.”


그래서 초등학생과 선생님들을 구하고, 그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학교를 봉쇄했다.

송경호가 초등학교에 와서 자신의 얘기를 듣게 되면 호감을 느낄 테고, 그때 영입을 권유하면 받아들이지 않을까?

이런 계산으로 유이슬은 초등학교에서 시작했다.


“아···”


유이슬의 미모에 빠져 까맣게 잊고 있던 서미성은, 드디어 여기로 온 이유를 떠올렸다.


“으아! 경호야!”


민우주가 서미성을 초등학교로 보낸 건 송경호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송경호는 1티어 중에서 유독 초반 사망률이 높은, 플레이어가 끼어들지 않으면 100% 사망하는 안쓰러운 운명이다.

그런 경호에게 멸망 첫째 날 가장 위험한 장소는 초등학교.


그래서 민우주는 자기가 갈 때까지 물리지 말라고 서미성을 대신 보냈다.

그 미성 씨는 미인에게 빠져 경호를 잊어버렸고.


“경호 왔을 텐데 큰일이다! 벌써 좀비가 된 건 아니겠지?”


서미성은 서둘러 창가로 달려가 운동장을 살폈다.

이 초등학교는 ┏ ━┓ 배치로, 오른편에는 급식실과 도서관을 비롯한 교실이, 왼편에는 체육관이 있다.


체육관은 교실 건물과 10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체육관 출입구에 좀비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좀비가 몰린다는 건 체육관 안에 싱싱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고, 지금 상황에서 싱싱한 사람이란 뻔했다.


“경호야! 형이 간다!”

“여기 4층이에요!”


창밖으로 뛰어내린 서미성의 행동에 유이슬은 경악한 표정으로 급하게 아래를 내려다봤다.


탁, 탁, 타다닥!

3층 난간과 2층 난간을 잡아서 추락 속도를 줄여 착지한 후, 체육관으로 달려가는 서미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세상에?! 무슨 몸놀림이!”


     *     *


송경호는 옛날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오늘 점심까지는 그랬다.


“이거 뭐지?”

“너도 보여?”

“쿨, 쿨. 엉?”


밤샌 아침보다 더 졸립다는 점심시간이 지난 5교시 수업.

교과서를 붙잡고 졸고 있던 송경호는 갑작스러운 웅성거림에 고개를 들었다.


[종족 인류가 신화의 주신을 뽑는 시나리오에 참가합니다.]


“······?”


눈앞에 둥둥 뜬 글자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앞자리의 동급생이 기침을 터트렸다.


“괜찮아? 등 두들겨 줘?”


됐다는 듯 고개를 돌린 동급생의 표정에, 송경호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뒤로 뺐다.


“칵!”


동급생의 이빨이 코를 스쳤다.


“왜, 왜 그래?”


당황해하던 송경호는 뒤늦게 깨달았다.

맨 뒷자리라서 교실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친구들을 물고 있는 동급생들이.


“악!”

“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 머리가 멍해지는데, 갑자기 뒷문이 벌컥 열리며 사복을 입은 형들이 교실로 들어왔다.


“다, 당신들은 누굽니까?”

“경호 저깄다!”


선생님을 무시한 형들은 송경호에게 다가가 강제로 일으켰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길래 학생을 억지로!”

“앞이나 봐요.”

“으악!”


앞자리에 있던 동급생이 선생님을 덮치는 걸 보면서, 송경호는 형들에게 팔을 잡힌 채 복도로 나왔다.


“누, 누구세요?”

“너 구해줄 사람.”

“구해줘요?”

“상황 파악 안 되냐? 옆 반 봐봐.”


고개를 돌려 2학년 2반을 본 송경호는 눈이 동그래졌다.


“왜, 왜 이래!”

“얘네 꼭 좀비 같아! 막 물고 있어!”

“서, 선생님 물지 마세요!”


자기 반만 그런 게 아니라 2반도, 1반도 같은 모습이다.


“우리 학교가 왜···?”

“학교만 이런 게 아니라 나라 전체가 이래. 그러니까 우리 잘 따라와. 안 그러면 너도 좀비된다.”

“우리 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곳도요? 설마 초등학교도?!”

“당연하지.”


송경호와 가장 먼저 접촉한 플레이어들은 경호가 자신들을 의지하게 만들려고 상황을 설명했지만, 그건 역효과였다.


“얘들을 구해야 해!”


송경호는 잡고 있던 팔을 뿌리치고 단숨에 복도를 내달렸다.

울타리 하나만 두고 바로 옆에 있는 초등학교에는 이웃집 동생도 다닌다.

중학생인 자신도 이렇게 무서운데 아직 어린 동생들은 얼마나 울고 있을까?


“뭐야? 쟤 갑자기 왜 저래?!”

“뭘 보고만 있어! 빨리 잡아!”


단숨에 계단을 내려가 건물을 나왔다.

굳이 교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가슴 높이의 울타리만 넘으면 바로 초등학교니까.


“어? 경호 저기 있다!”


송경호를 발견한 플레이어들도 울타리를 넘었다.


“오지 마!”


울타리를 넘으면 바로 초등학교 체육관이 나오는데, 그 안에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출입구로 들어가자, 아담한 좀비 다섯에게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열댓 명의 아이가 보였다.

얼핏 보면 술래잡기하는 거 같아 귀여워 보였지만, 쫓기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물리면 안 된다는 건 아는 모양이다.


송경호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여기야! 날 물어!”


큰 소리가 들리자 좀비들이 방향을 바꿨다.

이대로 체육관을 나가려 했는데 한 무리와 부딪쳤다.


“어? 경호야, 왜 다시 나와?”

“헉! 야, 좀비 몰려든다. 빨리 들어가!”


한 무리가 체육관으로 밀고 들어왔다.

경호를 쫓아 몰려온 플레이어들의 소란을 듣고, 초등학교를 떠돌던 초등 좀비들이 체육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안에도 좀비가 있···!”


체육관에도 좀비가 있다고 말하려던 경호는 입을 살며시 다물었다.

체육관의 출입문은 유리라서 밖이 훤히 보였는데, 얼핏 본 좀비의 숫자가 50을 가뿐히 넘었다.


“야, 야! 빨리!”


사람들은 서둘러 체육관으로 들어간 후 출입문을 닫고 몸으로 막았다.

몇 초 후, 아담한 좀비들이 유리문에 빼곡히 달라붙었다.


“공포 영화네!”

“이거 못 잠가?”

“열쇠 있어야지! 야, 꼬마들아! 강당 열쇠 누가 갖고 있어?”

“서, 선생님이 열었어요.”

“선생님은?”

“화장실이요!”

“젠장!”


다행이라면 좀비들이 어리다 보니 미는 힘이 약하다.

건장한 청년들이 몸으로 막자 다행히 밀리지 않고 있다.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출입문을 두고 힘싸움을 벌이는 동안, 먼저 들어온 사람들은 체육관에 있는 좀비를 처리하려 했다.


퍽!

“때리지 마세요! 다치면 어떡해요?”


어디서 구한 건지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좀비를 때리는 남자를 송경호가 말렸다.


“좀비인데? 물리면 우리도 저 꼴 나는데?”

“그, 그래도 어리잖아요!”


남자는 순순히 방망이를 내렸다.

경호를 따라 여기까지 온, 체육관에 갇힌 56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1티어의 영입.

송경호의 호감을 얻지는 못할망정 미움을 받는다면, 다음번에 다시 만났을 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1티어들은 플레이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니까.


“밧줄 있는 분?”

“저 줄넘기 있어요.”


체육관 안에 있던 좀비들은 꽁꽁 묶여 구석으로 던져졌다.


“뒷문은 없어?”

“있는데 안 열려.”

“창문 깨고 나가자.”

“우리끼리 나갈 거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탈출 계획을 세우던 사람들은 울고 있는 초등학생을 다독이는 송경호를 쳐다봤다.

지금까지 행동을 보면 송경호와 동행하려면 아이들까지 데려가야겠지.


“짐이 너무 많은데.”

“그래도 이것만 넘기면 경호가 꽤 신뢰할걸?”

“그 전에 우리가 물리면?”

“망하는 거지!”

삘릴리 삘릴리리-.


계획을 세우는 중 어디서 악기 소리가 들렸다.


“이거 무슨 소리야?”

“리코더 소리 아냐?”

“누가 부르는 거지?”

“운동장에 사람이다!”


체육관 창문을 통해 밖을 보자, 운동장에 서 있는 훤칠한 키의 미남이 보였다.

특이하게 리코더를 불고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체육관 출입구에 우글거리던 좀비들이 운동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순식간에 초등 좀비를 데려가는 청년.


“기회다! 모두 조용히 나와요!”


유리문에 붙어있던 좀비들이 모두 떨어지자, 사람들은 살금살금 체육관을 나왔다.


“교실로 들어가세요! 1층 양호실 창문에만 바리케이드를 안 쳤으니, 거기로 가면 돼요!”


피리 부는 사나이가 좀비들을 몰고 가는 와중에도 친절하게 갈 곳을 알려줬다.


덕분에 송경호와 아이들은 무사히 실내로 진입.

플레이어들까지 모두 양호실로 들어갔으니 남은 건 리코더를 부는 사나이뿐이다.


문제는 그가 운동장 구석으로 몰렸다는 거고, 그 주위에 초등학교의 모든 좀비가 우글거린다는 점.

리코더를 부는 사나이는 어쩔 수 없이 울타리를 넘어 학교 밖으로 나갔다.


빵빵.

그때 노란 시내버스 한 대가 그의 앞에 멈췄다.


“이번 정류장은 □□초등학교입니다. This stop is □□초”




민우주 일행이 양호실로 들어왔다.


“엄마!”


민우주 손에 이끌려 온 좀비를 알아본 송경호가 놀란 얼굴로 달려왔다.

좀비로 변한 엄마를 껴안으려는 경호를 민우주가 막았다.


“입을 막고 있는 옷이 풀릴 수도 있으니까, 안기는 건 어머니가 정신을 차린 후에 해.”

“정신을 차려요?! 엄마가 인간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요?”

“인간으로 돌아오는 건 지금은 힘들어. 대신 정신만 들게 하는 건 가능해.”

“저, 정말요?”


송경호가 민우주를 올려다봤다.

기대감, 희망으로 가득 찬 저 얼굴.

25회차에서는 저 표정을 지켜주지 못했다.

기대를 배신할 때마다 경호의 얼굴에는 그늘이 졌고.


‘이번에는 지키겠어.’


민우주는 송경호의 머리카락을 흩트리며 웃었다.


“응, 정말.”




민우주와 송경호가 재회하는 동안, 복도에 서서 양호실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망했네!’


“저 목소리 투신이지?”

“중학교에 왜 안 왔나 했더니만, 경호 엄마 챙기고 있었구나?”

“아, 우리도 엄마 쪽으로 갈 걸!”

“경호 표정 봐봐, 벌써 홀렸는데?”

“에잇! 내가 이래서 그냥 아이템이나 챙기자고 했잖아!”


송경호를 영입하려고 중학교에서 체육관까지 쫓아왔는데, 투신과 만나자마자 저 표정 봐라.


“형이 엄마를 구해준 거죠? 정말 감사합니다!”


투신이 여자였다면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외쳤을 얼굴이다.


복도 쪽의 소란스러움에 민우주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석유화학 단지로 갈 생각인데 같이 계실 분 계십니까?”

“화학 공장이요?!”


질문은 플레이어들한테 했는데 반응은 송경호가 했다.

경호가 손을 번쩍 들며 물었다.

중학생이라 그런지 손을 참 잘 드네.

아니, 그전에 손은 왜 드는 거야?


“저도 가도 돼요? 아빠가 거기 공장에서 일하시는데 아까부터 전화를 안 받아요!”


당연히 수락했다. 애초에 아버지를 데려오려고 가는 거니까.


“그럼 어머니를 행정실에 모셔놓고 바로 출발하자. 같이 가실 분들은 버스에 탑승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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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시나리오 : 전투 24.09.13 7 1 13쪽
26 시나리오 : 정찰, 결집 24.09.12 6 1 13쪽
25 선배 : 저승 할망(2) 24.09.11 9 1 13쪽
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8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1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5 2 14쪽
17 엄마 24.08.28 16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6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2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7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7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2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6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30 5 12쪽
» 37회차(3) 24.08.07 36 5 13쪽
4 37회차(2) 24.08.06 41 5 14쪽
3 37회차 24.08.01 58 5 12쪽
2 서미성 24.07.31 89 5 12쪽
1 25회차 24.07.30 142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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