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 온라인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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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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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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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나리오 : 이사

DUMMY

-투신이랑 형동생하는 서미성이란 얘, 초보자 맞지?

-말하는 거 보면 초보자 같던데, 걔 움직임이···

-역시 말이 안 되지? 초보자가 학교 4층에서 뛰어내리고, 좀비 사이를 돌아다닌다고? 몸놀림만 보면 랭커야!


민우주야 25회차의 랭커였으니 좀비들을 가지고 노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초보자라는 서미성이 비슷한 짓을 하고 있으니 참 어처구니없는 상황.


-미성이 초보자 맞음. 걔 올해로 19살이야.

-응응. 이전까지는 12세 이용가 게임들로 개인 방송하다, 우리가 성인 됐으니 해보라고 추천함.

-몸놀림은 원래 좋아. 리듬 게임이랑 러닝 액션에서 1위 찍은 적도 있어. 설마 여기서도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지만.


커뮤니티 이용자 중에 서미성의 개인 방송 팬이 있었는지 댓글이 곧장 달렸다.


-그보다 투신이랑 경호 만나는 거 보고 나만 먹먹함?

-나도 살짝 울컥함.

-악어 대륙에서 경호가 배신하는 거 보고 ‘저 녀석 37회차에서 내가 만나면 뚝배기를 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투신 앞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니까 좀··· 그냥 이상하더라.


25회차에서 형이라고 부르던 투신의 심장에 검을 꽂아놓은 송경호.

그때 검을 찌른 그의 표정과 37회차의 순진한 얼굴을 보면,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매년 똑같은 배경으로 멸망이 시작되는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인물 간의 감정은 매번 달라진다.

시즌 37의 첫 방송에 한국(울산) 채널로 전 세계 시청자가 몰린 이유도 이것 때문이고.


25회차에서 희망 분기라는 최고의 업적을 달성한 순간 배신당했던 투신이, 과연 자신을 찌른 송경호와 어떻게 재회할 것인가?


이 궁금증 때문에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시청했고, 두 사람이 재회한 순간.

25회차에서 잃어버렸던 송경호의 웃는 얼굴을 보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하긴, 경호가 나쁜 게 아니라 멸망이 평범한 소년을 저렇게 만든 거지.

-투신은 처음부터 경호를 원망한 적이 없었구나?

-똑같은 실수를 안 하려고 아이템도, 스킬도 포기하고 어머니와 아버지부터 구했잖아!

-진짜 인간적으로 매력적이야!

-아, 2화 빨리 나와라!


     *     *


아침 일찍 출근한 민우주는 어제 방영한 드라마 ‘성좌 온라인 회귀’ 시즌 37의 한국(울산) 채널 1화를 보면서 불고기 도시락을 먹고 있다.


[10레벨? 그 레벨이라는 어떻게 올리는데?]

“사람을 물면 된다는 데요?”

[······]

“아, 아니에요! 우주 형은 히어로라 나쁜 짓은 안 해요!”


“컥! 쿨럭! 쿨럭!”


예상치 못한 소리에 먹고 있던 밥알이 콧구멍에 들어갔네.

코를 풀며 작게 웃었다.


“히어로라니.”


민우주도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도둑질도 하고 배신도 해봤다.

얼굴이 꽤 낯간지러웠지만 그 정도로 경호가 신뢰한다고 생각하니 나쁜 기분은 아니다.

25회차에서는 저 정도의 믿음을 얻지 못했으니까.


누나와의 통화를 끝내고 교무실에서 라디오를 듣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원자력 발전소의 요새화가 끝나는 대로 다른 발전소 또한···]


원자력 발전소 같은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군대를 우선 배치하겠다는 정부.

민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프랑스처럼 될 수 있으니까.”


25회차의 프랑스에서는 한 진화 좀비가 원자력 발전소를 날려버렸다.

그 대가로 발전소와 인접한 도시 7곳은 진입하기만 해도 피해를 보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고.

덕분에 해당 도시에서 활동하던 플레이어들은 뭘 해보기도 전에 가장 불리한 생존 분기가 뜨면서 온갖 욕을 다했었지.


한국에도, 지금 민우주가 있는 도시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만큼 방심할 수는 없다.

1회차부터 36회차까지 발전소가 폭파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플레이어들의 행동으로 인해 주민과 좀비의 행동이 달라지는 만큼, 37회차에서 갑자기 발전소가 터져도 이상하지는 않다.


“이 도시는 발전소보다 공장이 문제지만.”


발전소가 터진 적은 없지만 석유화학 단지가 불바다가 된 적은 있다.

화학 단지를 집어삼킨, 민우주가 어제 만났던 진화 좀비가 토벌되기 전에 자폭한 게 6번.

반대로 플레이어들이 저 녀석을 잡으려고 불장난을 친 게 2번.


일반 건물에 불이 나도 난리인데 석유화학 공장들이 몰려 있는 산업단지에 불이 났다?

불길이나 폭발은 거리가 있는 시내까지 오지 않았지만, 공장에서 쏟아진 시꺼먼 연기는 시내를 넘어 도시 전체를 집어삼켰다.

그 연기를 마시면 인간이고 좀비고 지속 피해를 입어 하루도 못 버틴다.

덕분에 불이 난 며칠 동안은 드라마의 장르가 좀비에서 산업재해로 바뀌었지.




     *     *


[집단 시나리오의 순위가 변동되었습니다.]

8위 민우주 3,635

   ↓

18위 민우주 3,635


접속하자마자 반기는 변동 소식.

어제저녁부터 오늘 점심까지 집단 시나리오에서 고득점을 달성한 사람이 많나 보다.

다행히 다른 알림은 안 뜨는 걸 보니 탈출과 팀 시나리오의 순위는 변동이 없는 모양.


“내일까지는 순위가 제법 하락하겠지? 얼마나 떨어지려나.”


집단 시나리오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인원당 얻을 수 있는 점수가 감소한다.


집단의 규모 : 567명 ▷ 2,835

567×5=2,835


첫째 날에 달성한 민우주는 1명당 곱하기 5지만,

둘째 날은 ×4, 셋째 ×3, 넷째 이후부터는 ×2로 고정된다.

그러니까 같은 567명이 있는 집단에 합류하더라도 넷째 날부터는 567×2=1,134.

천 점밖에 얻지 못한다.

좀비 사태가 터진 첫날은 사람이 모이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들이 무리를 이루니까.


다행이라면 9위 안쪽인 메달권에서 순위권(10-99)으로 내려와도 기존에 받았던 보상과 혜택은 유지된다.

다만 99위인 순위권을 벗어나면 그때는 혜택이 사라진다.


“우주 형!”


행정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던 송경호가 깨어난 민우주를 반겼다.


“자는 동안 지켜줘서 고마워. 별일 없었지?”

“네! 아! 형 일어나면 교장 선생님이 알려달랬어요!”

“왜 부르는지 알 것 같으니까 점심부터 먹자.”


현실에서 점심을 먹고 접속했지만 가상의 캐릭터는 공복 상태.

배부터 채워주기로 했다.


“이슬이 누나!”


마침 서미성과 유이슬도 접속하자, 민우주는 행정실의 빈자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순위권 혜택, 도시락 자판기 소환.”


작은 진동과 함께 바닥에서 자판기 한 대가 솟아났다.


[순위권 혜택이 주어집니다.]

점수가 순위권 안에 드는 동안 자판기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순위권 세 곳에 이름이 기록되었습니다.)

중첩 보상으로 자판기 가격이 3% 할인됩니다.


시나리오 점수로 99위 안에 들면 이용할 수 있는 혜택, 자판기 소환.

보는 것처럼 어디서든 원하는 자판기를 소환할 수 있다.


-뭐야? 힘들게 순위권에 든 혜택이 고작 자판기라고?


초창기에는 이게 혜택이냐며 어이없어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그런 반응은 금세 사라졌다.

자판기는 타인도 이용할 수 있기에 팀 전체가 필요한 물자를 바로바로 충당할 수 있다.

초반에는 큰 혜택이 아니지만 난이도가 오르는 후반부터는 팀에 자판기를 소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냐 없냐에 따라 생존율과 진행 속도가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점심을 먹고 운동장으로 나오자, 단상 앞에 모인 낯선 무리가 보였다.


“아! 민우주 씨!”


무리와 대화를 나누던 교장이 민우주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저기 보이는 분들은 어제 합류한 생존자들입니다.”


어제저녁과 오늘 오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합류한 생존자들.

200을 조금 넘는 인원으로 대부분 자기 아이를 찾으러 온 학부모다.


“저··· 민우주 씨.”


교장이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여기 있는 분들은 첫 번째 시나리오를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괜찮다면 이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헬기에 태워서 탈출 시나리오를 달성하게 해줄 수 있냐는 부탁.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민우주는 곧장 대답하는 대신 운동장에 주차된 헬기로 다가갔다.


“형택 아저씨.”


혼자 접속했는지 안전모 4인방 중 이형택만 운전석에서 헬기를 점검 중이다.


“어, 왔냐?”

“언제 떠나실 거예요?”

“어? 아냐, 안 가.”

“네? 여수에서 합류하기로 했다면서요? 일찍 출발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여기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도시, 여수에도 석유화학 단지가 있어 거기로 갈 거라고 어제 들었다.


“어제 브랜드 씨랑 통화했는데 동아시아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너한테 붙으란다.”

“브랜드 아저씨요?”


이형택이 속한 드라이버 신화를 만든 사람이자, 25회차에서 민우주에게 원자력 잠수함 강탈 거래를 제안한 장본인이다.

민우주는 바로 눈치챘다.


“이번에는 또 뭘 훔치려고 처음부터 빚을 지워요?”


드라이버 신화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탈 것.

25회차에서 잠수함 운전하겠다며 도둑질을 제안한 것처럼, 37회차에서도 뭔가를 타기 위해 투신의 힘을 빌리려는 것 같다.


“크흐흐! 걱정마, 너도 한 번 타보면 푹 빠질 테니까!”


뭘 탈 건지 말하지 않고 숨기는 걸 보니 불안함이 가중됐지만, 드라이버 신화가 돕는다면 시나리오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럼 저기 있는 분들 탈출 좀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추가 보상 선택.”


[팀 보상 목록]

선택할 수 있는 목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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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재생의 석유


어제 팀 시나리오에서 9위 안에 든 보상을 사용했다.

선택한 물품은 물론 재생의 석유.


“오오오!”


한동안 같이 활동하게 됐으니, 헬기의 기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연료를 챙겨줬다.


“4병이나! 이래서 브랜드 씨가 너한테 붙으라고 한 거구나!”


팀 9위 안에 든 서미성, 송경호, 유이슬까지 석유를 선택해 넘겨주자, 이형택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거라면 헬기를 두 대 운용해도 되겠어!”

“그것도 괜찮네요. 근데 다른 아저씨들은 아직 접속을 안 한 거예요?”

“아니, 어제 헬기 타다 본 이삿짐센터 털러 갔어.”

“이삿짐? 아, 사다리차?”


사다리가 연결된 사다리차는 고층 건물이 많은 도시에서 활용도가 높다.

1, 2층에 빽빽이 좀비가 몰려 있는 마트, 아파트에 접근해, 사다리를 타고 5, 6층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으니까.

심지어 사다리차는 헬기처럼 아이템 연료를 필요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운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헬기는 한 대인데 사람은 넷이잖냐. 그래서 차 한 대 뽑으러 갔지.”


좀비가 우글거리는 이 마당에 차를 마련하러 떠난 아저씨들의 집념도 참···

어쨌든 교장 선생님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새로 합류한 사람들이 헬기로 다가왔다.


“조심해서 한 명씩 타세요, 한 명씩.”


잠깐 지켜보던 민우주는 동생들이랑 같이 축구 골대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대박, 진짜 투신이다!”

“경호도 옆에 있어!”


골대 옆에 플레이어들이 몰려 있었는데, 그 숫자가 조금 많았다.

어제만 해도 60 남짓했는데 지금 모인 수는 대충 봐도 200이 넘는다.

오늘 37회차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과 어제 울산 곳곳에서 활동하다 학교로 합류한 사람들이다.

드라마 시즌 37의 1화를 보고, 투신을 따라다니면 고득점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드라마에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몰려왔다.


“투신 형님! 휴식처 하실 거죠?”


[시나리오 ‘휴식처’ 혹은 ‘이사’가 대기 중입니다.]


[휴식처]

도시 곳곳에 숨을 돌릴 수 있는 휴식처 3곳을 마련해라.

폐쇄된 공간에 5분 이상 머물면 휴식처로 인정된다.

휴식처 간에 1k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자기(팀) 휴식처에 안에서는 모든 회복이 10배로 적용된다.

최저임금 : 동전 4,000개 ×2


[이사]

이 도시를 벗어나 다른 도시로 입장해라.

다른 도시에 입장하면 달성된다.

탑승 제약 : 탑승한 상태에서 이동한 거리만큼 점수가 감점된다.

최저임금 : 동전 6,000개 ×2


휴식처와 이사는 머물 것인지, 떠날 것인지를 물어보는 도시 선택 시나리오다.

둘 중 한 가지를 달성하면 다음에 등장하는 시나리오는 ‘도시 해방’.


도시 해방을 진행하게 되면 분기를 맞이할 때까지 해당 도시와 함께하게 된다.

그게 싫은 사람들. 혹은 시작은 이 도시에서 했지만 친구를 만나러 다른 도시로 가고 싶은 사람들이 이사 시나리오를 선택한다.


민우주는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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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시나리오 : 전투 24.09.13 7 1 13쪽
26 시나리오 : 정찰, 결집 24.09.12 6 1 13쪽
25 선배 : 저승 할망(2) 24.09.11 9 1 13쪽
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8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1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5 2 14쪽
17 엄마 24.08.28 16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6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2 5 14쪽
»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8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7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2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6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30 5 12쪽
5 37회차(3) 24.08.07 36 5 13쪽
4 37회차(2) 24.08.06 41 5 14쪽
3 37회차 24.08.01 58 5 12쪽
2 서미성 24.07.31 89 5 12쪽
1 25회차 24.07.30 142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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