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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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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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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나리오 : 집단

DUMMY

굳게 닫힌 초등학교 정문 앞에 정차하는 시내버스.

학교 울타리 주변과 골목을 걸어 다니던 좀비들이 엔진 소리를 듣고 몰리고 있다.

승객들은 둘러싸이기 전에 부지런히 하차해 정문을 넘어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좀비인 송경호의 아버지는 민우주가 옮겼다.


안전모를 쓴 아저씨들이 운동장을 걸어가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운동장도 싹 정리했네?”

“출발하기 전에요.”


초등학교를 나오기 전, 경적을 울려 운동장에 있는 좀비들을 학교 밖으로 빼낸 후 정문을 닫았다.

사실 쓸데없는 일이다. 내일부터는 20레벨의 좀비도 등장하니까.

진화 좀비에게 명령받으면 일반 좀비들도 허리 높이의 울타리 정도는 넘을 수 있다.


“그래도 오늘은 안전하죠. 거기다 운동장이 텅 비어 있으면 눈에 띌 테고, 교실에 아이들이 가득한 걸 보면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생존자가 모일 테니까요.”

“아, 두 번째 시나리오?”


[집단]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집단에 합류하자.

30명이 모인 집단에 합류하면 달성할 수 있다.

주민만 인원으로 친다.

집단이 안전한 상황, 머무는 공간에 좀비가 없어야 합류할 수 있다.

최저임금 : 동전 2,000개


탈출을 달성하자마자 시작된 집단 시나리오.

30명이 모인 장소로 가서 여기에 머물러도 되냐고 물었을 때 ‘오케이’라는 허락만 받으면 끝이다.


허락받는 것도 어렵지 않다.

살인자가 아니라면, 좀비가 아닌 대상을 살해한 상태가 아니라면 대부분 허락한다.

다만 플레이어는 인원으로 치지 않기 때문에 주민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여기는 안전하고 사람도 많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운동장을 싹 정리했고.


안전모 아저씨들이 바로 소방본부로 가지 않고 민우주를 따라 초등학교에 들어온 것도 같은 이유다.

학교에 주민이 많이 있을 것 같아 이 기회에 집단 시나리오를 달성하고 떠나려고.


“리코더 형이다!”

“야, 저기 교복 입은 애 경호 아니야?”


교실 창문에서 운동장을 쳐다보던 학생들이 일행은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1층에서 유일하게 열려 있는 양호실의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복도가 보였다.

출발할 때보다 2배는 많아진 인원에 유이슬은 의아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던 교장 선생님을 쳐다봤다.


“어디서 이렇게 온 거죠?”

“옆에 있는 중학교 학생들입니다.”


초등학교 바로 왼편에 울타리 하나만 두고 붙어있는 중학교.

송경호가 다니는 중학교다.


수업 중 시작된 멸망.

당연히 교실이 뒤집어졌고 학생들은 좀비를 피해 교실 밖, 건물을 나왔다.

체육 시간에 축구하던 학생들이 감염되어 운동장에도 좀비들이 돌아다니던 상황.


패닉에 빠져 우왕좌왕하던 학생들을, 마침 민우주 일행이 떠나고 중학교 상태를 보기 위해 나왔던 교장이 발견했다.

교장은 당연히 학생들은 초등학교로 불러들였고.


“그래서 이렇게···”


일행에게는 좋은 상황이다. 덕분에 집단 시나리오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으니까.

유이슬은 민우주를 쳐다보며 눈으로 물었다.


‘할까요?’

‘네.’


유이슬이 일행을 대표해 현재 이 초등학교 집단의 대표자인 교장 선생님에게 물었다.


“저희 일행 60명도 초등학교에 며칠 머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유이슬 씨와 서미성 씨가 아니었으면 저희 아이들도 좀비가 됐을 테니까요!”


교장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에서 감염되지 않고 넘어온 학생은 197명. 교직원을 합쳐도 겨우 210명이다.

전체 학생 수가 600명이 넘는 중학교가 30분 남짓한 시간에 2/3가 좀비가 됐다.


반면 3, 4층 교실에서 떠들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309명. 교직원까지 합치면 330명이다.

초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350명인 걸 생각하면, 사실상 초기 감염자를 제외하면 추가 감염자가 40명도 안 나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학생 2/3가 좀비가 된 중학교와 비교하면 정말 기적적인 피해!


이 기적이 두 사람. 유이슬과 서미성 덕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다른 일행 또한 체육관에 갇힌 초등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심지어 운동장에 있는 좀비를 학교 밖으로 내보냈다.

감사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다.


교장의 허락이 떨어지자 민우주의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집단에 합류했습니다.]


[집단 달성]

집단의 규모 : 567명 ▷ 2,835

구한 주민 : 3명 ▷ 30

내쫓은 좀비 : 77명 ▷ 770

집단 점수 : 3,635

보상(최저임금+점수) : 동전 5,635개


[시나리오 순위권에 점수가 등록되었습니다.]


[집단 시나리오]

1위 서미성 4,435

2위 유이슬 4,425

    :

8위 민우주 3,635

9위 송경호 3,605


등수를 확인한 민우주는 미소가 지어졌다.


“운이 좋네.”


원래는 초등학생들만으로 순위권. 99위 안에 드는 걸 목표로 잡았는데, 중학생들이 합류한 덕분에 아예 메달권. 9위 안에 들어갔다.


“지금 500명이 한 장소에 모여있기 쉽지 않으니까.”


멸망이 시작되고 2시간 정도 지난 상황.

좀비를 피해 사방으로 흩어진 사람들이 다시 뭉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

3위부터 7위까지는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아마 서미성과 유이슬처럼 시작과 동시에 한 집단을 구한 플레이어일 것이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얻은 업적을 확인했다.


[업적 시나리오(2)]

조건 : 시나리오를 달성했다.

업적 가치 : 4


[업적 명장면(2)]

시나리오를 특별하게 달성했다.

조건 : 도시에서 가장 큰 집단에 합류 또는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환영

업적 가치 : 6


[업적 순위권(2)]

조건 : 순위권에 기록했다.

업적 가치 : 8


[업적 메달권(2)]

조건 : 9위 안에 기록했다.

업적 가치 : 10


[업적 안전제일]

조건 : 시나리오를 하면서 체력이 9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업적 가치 : 2


[업적 비폭력(2)]

조건 : 처치한 대상 없이 시나리오를 달성했다.

업적 가치 : 6


[업적 무모함]

조건 : 이번 시나리오에서 능력을 올리지 않았다.

업적 가치 : 2


[업적 저축(2)]

조건 : 이번 시나리오에서 동전을 쓰지 않았다.

업적 가치 : 4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업적을 얻는다.

업적은 성좌 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자격으로, 업적의 쓰임새는 한 군데뿐이다.

바로 신성을 만드는 것.


성좌 온라인 회귀의 최종 목표는 신화의 주신이 되는 것.

신화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위대할 필요가 있고, 위대함의 직관적인 지표가 ‘신성’이다.


보유한 업적들을 선택해 가치 100을 넘기면 신성으로 빚을 수 있다.

어떤 업적을 조합하냐에 따라 신성이 달라진다.

이렇게 업적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문제는 얻는 게 쉽지 않다는 점.


여기서 핵심이 ‘업적은 공유가 된다.’


[후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무당, 저승 : 1만(메달권)

계절, 날씨 : 1만(메달권)

행운, 불운 : 1만(메달권)

농사, 모험 : 1만(메달권)

    :

안내 : 6,400(순위권)

도깨비 : 6,400(순위권)


탈출 시나리오를 달성했을 때도 쏟아졌던 후원 요청이, 지금 집단 시나리오를 달성하자 또다시 쏟아졌다.

앞에 있는 무당, 계절, 행운, 농사가 바로 신성이다.

후원을 요청한 자들은 민우주보다 먼저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 속 인물들.

신화, 전설, 민담, 전래동화에 나오는 신과 영웅.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다.


성좌 온라인의 세계관에서는 인류보다 먼저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있는 ‘선배’들로 불린다.

그리고 지금 막 시나리오를 걷게 된 인류가 ‘후배’ 역할이고.


신성을 보유하면 후배를 시청할 수 있다.

선배는 시나리오를 생방송으로 시청하다 마음에 드는 후배가 있으면, 정확히는 자기한테 필요한 업적을 가진 후배가 있으면 후원을 넣는다.


후배가 저 후원 요청을 받아들이면 선배는 해당 업적을 공유받게 된다.

자신에게 없는, 초반에 얻지 못해 이제는 얻을 수 없는 업적을 공유받으려는 목적.

이게 선배가 후배를 시청하고 후원하는 이유다.


목적이야 어쨌든 후원을 받으면 후배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니 선후배 모두 윈-윈.


“보유 업적.”


46 업적 / 공유 대상

4 시나리오(2) /

6 명장면(2) /

8 순위권(2) /

10 메달권(2) /

2 생존력 /

2 안전제일 /

6 비폭력(2) /

2 만남(2) /

2 무모함 /

4 저축(2) /


민우주는 업적과 후원 요청을 번갈아 보며 어느 쪽 후원을 받을지 고민했다.


‘무당, 저승은 바리데기. 계절, 날씨라면 오늘이. 행운, 불운이라면 감은장아기지.’


바리데기는 한국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가여운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상냥한 여신이다.

영혼을 안내한다는 점 때문에 무당의 조상으로 불린다.

계절과 날씨는···


“형! 후원 요청이라는 게 왔는데 이게 뭐야?”

“저도 왔어요!”


마침 같은 걸 보고 있었는지 서미성과 송경호도 손을 들며 질문했다.

간단하게 설명해 주자 서미성이 다시 물었다.


“근데 신성만 보고 누군지 어떻게 알아?”

“직접 추리해야지.”


37회차인 지금이야 신성만 보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던 1회차에서는 새로운 신성이 등장할 때마다 난리가 났다.


-저승이라면 염라대왕이지!

-무당은 뭐야? 염라대왕이 무당 설화도 있어?

-이거 바리데기다! 안락국 이야기 읽어봤는데 100% 일치해!

-안락국은 또 뭐야???


이렇게 시끌벅적했다.


“후원 공개해 봐.”


서미성이 자기가 받은 요청을 공개했다.


[후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무당, 저승 : 2,500(메달권)

계절, 날씨 : 2,500(메달권)

행운, 불운 : 2,500(메달권)

농사, 모험 : 2,500(메달권)

    :

안내 : 6,400(순위권)

도깨비 : 6,400(순위권)


“······”


민우주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살며시 쳐다봤다.

어쩜, 자기에게 후원 요청한 선배들이 서미성한테도 똑같이 요청을 보냈네.


[‘무당, 저승’이 거절할 때를 대비한 것뿐이라며 서운해하지 말라고 달랩니다.]

[‘농사, 모험’이 한 놈만 보고 가는 건 복권 당첨에 기대는 짓이라며 당당하게 고개를 듭니다!]


실시간으로 민우주를 시청하던 선배들이 뜨끔했는지 바로 댓글을 썼다.

신성을 보유하면 후배를 시청할 수 있고, 인터넷 방송처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댓글은 유료 서비스라 동전이 들지만 신성까지 보유한 선배들에게는 푼돈이고.


“잠시만요. 동생들한테 설명 좀 해주고요.”


사실 민우주도 25회차에서 문어발식 후원 요청을 보낸 전적이 있기에, 선배들에게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다.


“계절과 날씨는 오늘이. 행운과 불운은 감은장아기. 농사와 모험은 자청비.”


한국 신화에서 사계절을 관리한다는 여신, 오늘이.

이름이 ‘오늘이’다.

감은장아기 역시 한국 신화에서 인간의 운명을 정해준다는 여신이고.

농사와 모험. 저 안 어울리는 신성의 주인은 제주도 신화에 등장하는 농경의 여신 자청비다.


[‘행운, 불운’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며 놀라워합니다.]


“여러분 모두 동화책으로 나왔을 정도로 유명하니까요.”


거기다 초반에 후원하는 선배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활동했던, 자기 국가의 신화, 전설, 전래동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이고.


듣고 있던 서미성이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나라 신한테만 후원받는 거구나!”

“아니, 다른 나라의 선배한테도 후원받을 수 있어.”


얻기 힘든 업적을 가지고 있으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선배들까지 요청을 보낸다.


“아직 초반이라 굳이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는 거지.”


[‘농사, 모험’이 대체 언제 정할 거냐며 투덜거립니다.]


“이제 정할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민우주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감은장 선배. 동전 대신 백분율(%) 조작 기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후원의 기본은 동전이지만 서로가 동의한다면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있다.

보통은 장비나 기술. 가끔 중요한 정보 혹은 재능을 후원하는 선배들도 있다.


[‘행운, 불운’이 그건 어려울 것 같다며 곤란해합니다.]


“저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본 거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동전과 달리 기술 후원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기술을 공유해 준 후배가 사망하면 공유한 기술의 레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역시 백분율(%) 조작을 얻으려면 50을 모으는 게 먼저겠어.’


25회차에서 이 기술을 얻었던 주민이 있었다.

감은장아기한테서 공유받은 건 아니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행운의 여신에게 공유받았다.

행운 신성을 가진, 행운과 관련된 전설과 동화는 국가마다 존재하니까.


그 주민은 50점짜리 업적을 공유하는 대가로 백분율(%) 조작을 습득했고, 후반에 꽤 멍멍이 같은 난이도의 시나리오를 수월하게 달성했다.


‘백분율(%) 조작은 행운 신성을 가진 선배한테서만 배울 수 있으니까, 자리가 많지 않으니 미리 준비해야 해.’


민우주는 업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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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7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0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4 2 14쪽
17 엄마 24.08.28 15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5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1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7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6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1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5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29 5 12쪽
5 37회차(3) 24.08.07 35 5 13쪽
4 37회차(2) 24.08.06 40 5 14쪽
3 37회차 24.08.01 57 5 12쪽
2 서미성 24.07.31 88 5 12쪽
1 25회차 24.07.30 14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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