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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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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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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수 :
156,981

작성
24.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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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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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영입 2순위

DUMMY

2티어 좀비들을 옷가지로 꽁꽁 묶으면서 민우주는 흐뭇하게 웃었다.


“여기서 2티어를 줍다니.”

“우주 형, 뭐 하세요?”


트럭 위에서 경호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왠지 바닥에 떨어진 오만 원권 지폐를 주운 것처럼 기뻐 보이는 민우주의 표정에 경호는 어리둥절.


“아니야, 올라갈게.”


잘 묶은 2티어 좀비들을 승용차의 트렁크에 차곡차곡 실은 다음, 폴짝 뛰어 트럭 위로 올라갔다.

현재 민우주의 최고 속력은 680cm/s.

속력은 수평 이동이 아니라 수직 이동에도 적용돼서 최대 6.8m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아까 자동차 사이를 거침없이 뛰어가며 좀비 무리를 지나친 것도 이 덕분이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우주가 트럭으로 올라오자 고길동이 고개를 숙였다.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네! 좀 까진 곳이 있지만 좀비가 안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다행이네요.”


시간이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가실 곳은 있나요?”

“아뇨.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은 모두···”


혼자 쫓기고 있던 걸 보면 친구들은 좀비로 변했겠지.


“저희랑 동행하시겠어요? 저희는 일단 동생의 가족을 찾으러 금천구로 갔다가, 울산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서울에 들어가시게요? 좀비가 많아서 위험··· 어? 방금 울산으로 돌아간다고?”

“네. 1시간 전에 울산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죠.”

“울산에서 여기까지요?!”


밖을 돌아다니는 좀비 때문에 기숙사 앞에 있는 편의점에 갈 때도 긴장해야 하는 지금,

무슨 집 앞도 아니고 40km나 떨어진 도시에서 여기까지 왔단다.

방금 보여준 몸놀림을 보면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울산에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말이 되나?


근데 증인이 나섰다.


[‘도둑’이 사실이라고, 앞에 있는 그 친구가 시나리오에서 두 번이나 1위를 차지한 현재 가장 뜨거운 ‘후배’라고 말합니다.


“시나리오 1위? 아, 당신이 민우주 씨군요!”


순위권은 전 세계 사람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덕분에 순위권에 오르면 인지도가 쭉쭉 상승.

그리고 현재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시나리오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한 ‘민우주’라는 이름이다.


“맞아요! 우주 형은 1위를 두 번이나 했어요! 울산에 있는 미성이 형도 한 번 했고요!”


민우주는 자기가 1등한 것처럼 자랑하는 경호를 가리켰다.


“얘는 송경호입니다.”

“아! 그 이름도 순위권에서 봤습니다! 집단하고 팀 순위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죠!”


자기까지 알아보자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는 경호.

고길동의 밝은 표정을 본 민우주는 다시 제안했다.


“갈 곳이 없다면 저희랑 같이 울산으로 가는 게 어떻습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고길동은 튕기지도 않고 곧장 고개를 숙였다.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면서 시나리오에서 최상위권에 든 사람.

심지어 그에게 분신술을 후원해 준 선배조차 따라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혼자가 된 고길동에게는 그저 감사한 제안.


고길동이 수락하자 민우주의 표정도 밝아졌다.


‘소드 마스터 고길동이 이런 식으로 합류할 줄이야.’


몽둥이, 부지깽이, 빗자루, 대걸레 등.

손에 쥘 수 있는 거라면 모두 검처럼 휘두르는 근접 무기의 대가 고길동.

접근전 하나만큼은 1티어에 버금가는 뛰어난 검사다.


다만 원거리 대응 능력 없음, 이동속도 평범, 방어는 약함.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명확해 활용하기가 까다롭다.


‘하지만 그걸 보충할 팀원이 있다면?’


트럭 옆에 있는 승용차 안.

트렁크 안에서 바동거리는 2티어 좀비 넷.

고길동처럼 한 분야에 특화된 주민들로 각각 방어, 회복, 원거리, 마법.

여기에 단일 근접 공격의 고길동까지 들어가면 이상적인 조합이다.


‘처음부터 이걸 감안하고 모은 거겠지만.’


2티어들을 모아서 꿀 빨려고 했던 좀비 플레이어에게는 미안하지만,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인재들을 영입했다.


“고길동 씨, 배운 기술 있습니까?”


있을 거다. 고길동은 늘 한 선배에게 기술을 후원받으니까.


“한 개 있습니다. 분신술이라고 제 선배가 후원해 주셨죠.”

“정신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면 분신 하나만 만들어 주시겠어요?”

“하나 정도는 충분합니다. 분신술!”


기술을 사용하자 고길동의 몸에서 고길동이 걸어 나왔다.


“우와!”


기술을 처음 본 송경호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민우주는 분신과 악수한 후 경호에게도 악수하라고 시켰다.


“이제 됐습니다.”

“어, 네.”


고길동이 기술을 취소하자 분신이 사라졌다.


“근데 분신은 왜?”

“시나리오에서 9위 안에 들면 기술이나 물건 하나를 복사할 수 있거든요.”

“복사요?!”


시나리오 99위에도 든 적이 없는 고길동은 처음 안 사실이다.


“기회가 될 때 배워두려고요. 아, 저희가 기술을 배워도 고길동 씨의 기술 레벨이 하락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술을 배우는 방식은 보통 3가지다.

선배에게 기술을 후원받거나,

자판기에서 동전을 주고 구매하거나,

9위 안에 들어 추가 보상으로 복사하거나.


기술을 후원받는 건 선배의 호감과 업적이 받쳐줘야 하고,

자판기에서 살 수 있는 기술들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만큼 흔하다.

추가 보상으로 기술을 복사하려면 수천만 명의 경쟁자를 뚫고 9위 안에 들어야 하고.


[‘농사, 모험’이 시나리오를 달성하지도 않았는데 9위 안에 들 거라는 그 자신감이 아-주 대단하다고 비꼽니다.]


“자청비 선배,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요?”


자청비 말대로 추가 보상을 받으려면 이사 시나리오에서 9위 안에 들어야 한다.

솔직히 그건 걱정도 안 됐다.


이사 시나리오는 진행한 플레이어도 많지 않지만, 그마저도 대부분은 가까운 도시를 이동한다.

인간 좀비가 우글거리는 도시 안과 다르게, 도시 바깥은 개, 고양이, 노루, 멧돼지 같은 동물 좀비들이 공격해 온다.

인간 좀비에 비해 더 빠르고 공격적인 동물형 좀비들은 상대하기 벅차다.


그나마 좀비 사태가 터진 지 2일밖에 안 돼 비둘기, 까치 같은 조류.

모기, 파리, 벌 같은 곤충형 좀비들이 안 덤빈 게 다행이라면 다행.

울산에서 여기까지. 42km를 멧돼지 좀비들에게 쫓기다, 고속도로에 엎어져 토악질한 송경호한테는 전혀 다행히 아니었지만.


[‘농사, 모험’이 막내(송경호)는 토악질할 정도로 열심히 시나리오 하는데, 내 후배(서미성)는 불여시(유이슬)랑 데이트하느라 바쁘다며 고자질합니다.]


자청비의 고자질에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았다.

자청비는 서미성의 메달권 업적을 공유받고 있어, 미성이가 하라는 시나리오는 안 하고 유이슬이랑 노는 모습에 애가 타겠지.


“아무리 그래도 불여시는 심하네요. 유이슬 씨는 경호랑 놀아주는 것뿐인데.”


[‘농사, 모험’이 지금 둘이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휴식처로 삼아 꽁냥꽁냥 자기들만 맛있는 거 먹고 있다며 분노합니다.]


“꽁냥꽁냥이란 말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그러니까 닭살 커플을 지켜보는 솔로의 심정이라는 거죠?”


[‘농사, 모험’이 바로 그거라고! 당장 돌아와서 얘네들을 찢어놓으라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그래도 시나리오는 열심히 하고 있네요.”


자청비의 눈에는 가증스러운 커플들의 데이트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두 사람이 진행 중인 휴식처 시나리오는 세 휴식처 간의 거리. 휴식처를 떨어트릴수록 점수가 높다.


“그러니까 시나리오 자체는 성실하게 진행하고 있잖아요? 조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세요.”


[‘농사, 모험’이 커플 지옥! 솔로 만세!를 외칩니다.]


글렀구만 이거.


자청비의 댓글을 지켜본 고길동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들도 꽤 유쾌하시네요? 정체를 알았을 때는 엄숙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개인 방송 보면서 댓글 달 정도로 젊게 사시는 분들이잖아요.”


젊다 못해 철이 없어진 선배들이 많아서 문제지.


“그럼 커플들 잡아야 하니까 빨리 끝내고 돌아가죠.”


트럭에서 내려온 민우주와 송경호는 걸어서, 고길동은 2티어 좀비들을 실은 승용차의 운전석에 앉았다.

차 키가 꽂혀 있었기에 바로 시동을 걸었다.


“경호야, 잠시만 기다려 봐.”


승용차가 따라오는 동안 민우주는 먼저 톨게이트에 들어섰다.


[도시 ‘서울’에 입장했습니다.]


[이사 달성]

출발 도시와 도착 도시의 직선거리 : 40,000m ▷ 4,000

이동한 거리 : 42,156m ▷ 4,215

이사 점수 : 8,215

보상(최저임금+점수) : 동전 20,215개


[시나리오 순위권에 점수가 등록되었습니다.]


[이사 시나리오]

1위 민우주 8,215

2위 브랜드 4,579

3위 클라라 4,560

     :


[업적 시나리오(4)]

조건 : 시나리오를 달성했다.

업적 가치 : 8


[업적 명장면(4)]

조건 : 직선거리 또는 이동 거리가 10km 이상

업적 가치 : 12


[업적 순위권(4)]

조건 : 순위권에 기록했다.

업적 가치 : 16


[업적 메달권(4)]

조건 : 9위 안에 기록했다.

업적 가치 : 20


[업적 강자 사냥(2)]

조건 : 이번 시나리오에서 20레벨 높은 대상을 처치했다.

업적 가치 : 2


[업적 생존력(2)]

조건 : 체력이 5% 아래로 내려갔지만 살아남았다.

업적 가치 : 4


[업적 무모함(3)]

조건 : 이번 시나리오에서 능력을 올리지 않았다.

업적 가치 : 6


[업적 동전(2)]

조건 : 보유 동전 10만 개

업적 가치 : 4


[업적 대박(2)]

조건 : 이번 시나리오에서 동전을 2만 개 벌었다.

업적 가치 : 4


[순위권 혜택이 주어집니다.]

점수가 순위권 안에 드는 동안 자판기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순위권 네 곳에 이름이 기록되었습니다.)

중첩 보상으로 자판기 가격이 4% 할인됩니다.

(9위권 추가 보상)

이번 시나리오에서 접촉한 기술, 물품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후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행운, 불운 : 17,500(메달권 갱신)

달, 사랑 : 40,000(메달권)

산, 관리 : 40,000(메달권)

    :


시나리오가 달성되자 민우주는 뒤로 돌았다.

그리고 톨게이트 밖에서 기다리던 경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재능 교환. 인상과 내구.”


송경호 눈앞에 글자가 나열됐다.


[접촉한 대상이 재능을 교환합니다.]

내구 : 착용한 장비의 내구도 2배

    ⇅

인상 : 최저임금 2배

59 : 59초


이사 시나리오의 최저임금은 6천 원.

민우주가 먼저 달성하고 인상 재능의 효과로 만 2천 원을 받은 뒤, 경호에게 패스하면 경호 또한 만 2천 원을 받을 수 있다.


“우와! 우주 형! 2만 원 벌었어요! 거기다 저 2등이래요! 형 바로 아래예요!”


[이사 시나리오]

1위 민우주 8,215

2위 송경호 8,215


점수가 같을 때는 먼저 달성한 쪽이 순위가 높다.


[‘농사, 모험’이 역시 솔로가 시나리오를 잘한다고 칭찬···]


아, 선배 좀 닥쳐요!




쿵쿵!

“이모! 누나!”

“이 목소리?”


현관문이 벌컥 열리며 자매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맨발로 뛰어나왔다.


“경호야!”


뒤에 서 있던 민우주는 경호를 껴안는 언니처럼 보이는 여성을 쳐다봤다.


‘저 사람이 황보귤이구나.’


송경호의 이모인 황보귤을 만난 건 처음이다.

25회차에서 민우주와 송경호가 서울로 출발했을 때, 이모와 누나 또한 경호를 만나러 빌라를 나섰다.


들개 좀비한테 쫓기기는 했지만 무사히 도착한 두 사람과 다르게,

황보귤은 서울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좀비에게 물렸고, 송소미는 택배차에 숨어 겨우 살아남았다.

그렇게 이틀을 꼬박 갇혀있다 두 사람을 찾으러 온 동생에게 구조됐고.


나중에 이모를 찾으려 했지만 서울이 넓어 못 찾은 건지, 아니면 이미 사냥당한 건지 끝내 만나지 못했다.

다행히 이번 37회차에서는 일찍 출발한 덕분에 엇갈리지 않았다.


“세상에! 정말 여기까지 오다니! 어디 다친 곳은 없고?”

“네! 마라톤 뛰다가 토하기는 했는데··· 그것 빼고는 괜찮아요!”

“마라톤???”


어리둥절해하는 이모, 누나에게 형들을 소개했다.


“우주 형이에요! 형이랑 같이 울산에서 왔어요! 옆에 있는 형은 톨게이트에서 만난 길동이 형이구요.”

“안녕하세-”

“고마워요!”


인사를 하기도 전에 이모가 민우주의 손을 덥석 잡았다.


“경호에게 다 들었어요! 우리 조카를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모의 눈빛이 너무 부담스러워 화제를 바꿨다.


“날이 지기 전에 울산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필요한 것만 챙겨서 나오세요.”

“아, 네! 소미야! 빨리 짐 싸자!”

“나도 도울게요!”


세 사람이 짐을 챙기는 동안 민우주는 캐릭터를 정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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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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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8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0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5 2 14쪽
17 엄마 24.08.28 16 2 12쪽
» 영입 2순위 24.08.27 16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2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7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6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2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6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30 5 12쪽
5 37회차(3) 24.08.07 35 5 13쪽
4 37회차(2) 24.08.06 41 5 14쪽
3 37회차 24.08.01 58 5 12쪽
2 서미성 24.07.31 89 5 12쪽
1 25회차 24.07.30 142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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