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 온라인 회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747
추천수 :
92
글자수 :
156,981

작성
24.08.16 19:00
조회
19
추천
5
글자
12쪽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DUMMY

“???”


손끝을 따라 고개를 들었던 선생님들은 천장을 보고 눈만 껌뻑껌뻑.

선생님들은 감을 못 잡았지만 옆에 있던 동료들은 눈치챘다.


“하늘로!”

“정답.”

“네???”


정답이 공개됐는데도 여전히 어리둥절한 선생님들.

민우주는 피식 웃으며 해답을 풀이했다.


“탈출 시나리오의 1km는 수평거리만이 아니라 수직거리도 포함됩니다.”


이걸 처음 증명한 대상은 1회차의 주신이다.

좀비로 우글거리는 비행기에서 탈출 시나리오를 받은 그는, 낙하산 하나만 메고 번지점프.

그리고 중력에 잡혀 1km를 맹렬하게 추락해 27초 만에 시나리오를 달성했다.


그걸 보고 따라 하는 사람도 참 많았다.

그러다 재수 없게 사람 하나 없는 시골 산에 착지하거나, 낙하산이 건물 간판에 걸려 바동거리다 좀비에게 물어뜯기거나, 전봇대에 걸려 감전당해 죽으면서 점차 사라졌지만.


교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게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 학생들이 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학생들은 못 난다. 태울 수는 있지만.


“형택 아저씨.”


민우주는 빈 도시락통을 쓰레기통에 넣는 안전모 아저씨들을 불렀다.


“왜?”

“소방본부로 가실 거죠?”

“배도 채웠으니 가야지!”

“구해줘서 고맙다! 나중에 밥 한 번 사 마!”

“밥은 됐고, 헬기 좀 태워주세요.”


드라이버의 신화원인 아저씨들은 소방본부로 가서 헬기를 훔친다고 했다.

헬기의 장점은 수직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


“여기서 질문. 이 헬기에 아이들을 태워 1km 상공으로 올라가면, 그건 시나리오 달성일까? 아닐까?”

“허억?!”


생각지도 못한 발상에 선생님들은 경악성을 뱉었고, 아저씨들은 손사래를 쳤다.


“아니,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지금은 힘들지. 우리가 갖고 있는 연료로는 고작 1분이니까.”

“1분으로는 불안해서 못 뜬다.”

“그래, 맞아. 석유가 한 5병 있다면 모를까 지금 있는 걸로는 여기까지도 못 와.”

“그럼 제가 4병을 구해다 드릴게요. 그럼 어때요?”

“뭐?! 그럼 내가 서울까지도 태워주지!”


거기까지는 필요 없어요.

아저씨들이 약속하자 민우주는 지금까지 쌓아놓은 보상을 골랐다.


“추가 보상 선택.”


[탈출 보상 목록]

운동화, 재생의 석유

[집단 보상 목록]

선택할 수 있는 목록이 없습니다.

이전 시나리오 목록을 가져옵니다.


순위권에서 10등부터 99위까지는 자판기 혜택만 이용할 수 있지만, 9위 안에 들면 추가 보상이 있다.

바로 이번 시나리오에서 접촉한 기술, 물품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민우주는 그 보상으로 석유를 선택했다.


[재생의 석유]

동력원으로 쓸 수 있다.

부피 : 1L = 1분

재생 : 1분에 0.1L씩 채워진다.


“오오!!!”


민우주의 손에 걸쭉한 생수병이 하나도 아니고 2병이 나타나자, 안전모 아저씨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저거 한 병 구하려고 석유 공장을 샅샅이 살피다 좀비에게 물릴 뻔했는데, 그게 2병이나 저 손에 들려있다니!


거기다 2병이 끝이 아니다.

민우주가 분명 4병을 구해준다고 했으니까.


“미성아, 경호야.”


언제 뽑아왔는지 앞 식탁에서 불고기 도시락을 먹고 있는 송경호와 떡볶이 도시락을 때리고 있는 서미성이 고개를 들었다.


“왜?”

“둘 다 추가 보상 안 썼지?”

“그게 뭐야?”

“추가 보상 선택한 후에 공개해 봐.”


[집단 보상 목록](서미성)

대걸레, 재생의 석유


[집단 보상 목록](송경호)

운동화, 재생의 석유


두 사람도 집단 시나리오에서 9위 안에 들어 추가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아까 버스에서 재생의 석유를 만졌기에 목록에도 떴고.


민우주가 동생들 보상까지 사용해 총 4병의 석유를 건네자, 안전모 아저씨들이 누가 뺏어갈세라 서둘러 가방에 넣었다.


“근데 그 보상, 석유에 써도 되냐? 그것만 있으면 기술이랑 아이템 하나 더 얻을 수 있잖아?”

“그걸 다 챙긴 다음에 물어보세요?”

“크흠!”


헛기침하는 아저씨들을 보며 민우주는 피식 웃었다.

이 좋은 보상으로 석유를 고른 건 석유 말고 정말 고를 게 없기 때문이다.


9위권 추가 보상은 굉장한 보상이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접촉한 기술, 물품)만 목록에 뜬다는 것.


이번 시나리오라는 건 이전 시나리오가 끝나고 이번 시나리오를 달성할 때까지의 기간.

첫 번째 시나리오인 탈출의 경우에는 멸망이 시작되고 탈출을 달성했을 때까지.

두 번째 시나리오인 집단은 탈출을 달성한 후 집단을 달성했을 때까지다.

이 기간 한 번 사용했거나, 맞아봤거나, 만져 본 기술과 물품만 목록에 뜬다.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이동하면서 민우주가 접촉한 기술은 0.

아이템은 경호가 신고 있는 운동화 한 켤레와 아저씨들이 자랑한 석유밖에 없다.

애초에 멸망 첫날에 대단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차라리 이걸로 헬기를 빌리는 게 남는 장사다.


“우주 씨.”


샐러드 도시락을 먹던 유이슬이 생수병을 건넸다.

그녀가 추가 보상으로 선택한 재생 석유다.


민우주는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괜찮아요?”


서미성과 송경호야 어차피 내 동생들이라 가볍게 뺏었지만, 오늘 처음 만난 유이슬한테까지 부탁할 생각은 없었는데.


유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저도 선택할 게 없어요. 거기다 일단은 저도 ‘팀’이잖아요?”


저렇게까지 말해주니 고마운 마음으로 병을 받았···


휙!

“크하하! 이걸로 6병째다!”


이놈의 아저씨들이 부리나케 끼어들어 석유병을 강탈했다.


“이거면 충분하죠?”

“충분하지! 우리만 믿어! 금방 헬기 갖고 온다!”

“부탁인데 바보처럼 물리지 마시고 조심히···”

“김씨! 당장 가자고!”


이놈의 아저씨들이 다 듣지도 않고 급식실을 떠났다.


“불안하다···”

“그렇게 불안하면 같이 가지 그래요?”


유이슬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저희는 따로 해야 할 게 있습니다.”

고개를 돌려 급식실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 : 4시 23분


잠꾸러기 재능 때문에 하루에 4시간만 활동할 수 있다.

오후 1시 50분에 접속했기에 이제 남은 시간은 1시간 27분.


일단 도시락 자판기에서 전투식량을 구매해 빠르게 털어놓았다.

공복 상태가 되면 회복이 동결되고 체력과 정신 소모가 증가해 움직이기 불편하니까.


송경호랑 같이 검 자판기를 구경하던 서미성이 물었다.


“형! 나 검 살려고 하는데 어떤 브랜드가 좋아?”


아니, 자판기에 무슨 브랜드가 있어···


“검은 나중에 사.”

“왜?”

“아직 팀 시나리오를 달성하지 않았잖아.”


세 번째 시나리오인 팀은 팀원들이 보유한 동전과 레벨에 따라 점수가 평가된다.

쇼핑할 거라면 팀 시나리오를 끝내고 사는 게 좋다.


“당장 달성하자!”

“1시간만. 그전에 일 좀 하고.”


쓰레기통에 전투식량을 버린 후 손뼉을 쳤다.

짝.

급식실에서 떠들던 사람들의 시선이 민우주에게 모였다.


“중학교를 정리하려 합니다. 같이 하실 분 계시나요?”

“중학교를?”

“중학교요?”


다들 의아한 표정이다.

송경호가 손을 번쩍 들며 질문을···

아니, 그러니까 손은 왜 드는 건데?


“그래, 경호 학생.”

“중학교를 왜 정리해요?”

“초등학교가 좁으니까.”


초등학교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이 건물 안에 전체 학생 수의 2배가 넘는 인원이 들어와 있다.

1층은 혹시 좀비가 침입할까 선생님들이 내려오지 말라고 해서 한산하지만,

2층부터 4층까지는 교실이 비좁아 학생들이 복도로 나와 있을 정도.


“앞으로 찾아올 생존자들까지 받으려면 미리 중학교를 정리해서 공간을 확보해 놓는 게 좋아.”


거기다 중학교에서 진화 좀비라도 나오면 바로 붙어있는 초등학교가 위험하기도 하고.


“이후 시나리오를 위해서라도 첫째 날인 오늘 정리해 놓는 게 편할 겁니다.”

“그런 거라면 알겠습니다!”

“뭘 하면 돼요? 중학교에 있는 좀비를 모두 잡을까요?”


플레이어들의 열정적인 대답에 송경호의 어깨가 움찔했다.

아무리 좀비라지만 같은 학교에 다녔던 선후배를 잡아야 한다는 말에 놀란 것 같다.


민우주는 담담하게 말했다.


“좀비에게 포위된 상황이라면 모를까, 가능한 쫓아내는 방향으로 가죠.”


좀비는 적이지만 동료가 될 수도 있다. 10레벨이 되면 정신을 되찾을 수 있으니까.

그 안에 송경호처럼 알려지지 않은 영입 1순위가 있을지도 모르고.


거기다 여기 울산은 괜찮지만, 다른 도시에는 건드리면 안 되는 좀비 목록이 있다.

바로 1, 2티어 주민의 가족들.


몇몇 주민들은 가족을 죽인 대상을 멸망 끝까지 쫓아가 복수한다.

서울의 학살자라고 불리는 한 주민은, 부모님을 죽인 플레이어를 잡으려고 그가 점령한 63빌딩을 생존자 700명과 함께 불태운 적도 있다.


그렇기에 성좌 온라인에서 생존율을 높이려면 시나리오를 달성해 동전을 버는 것도 좋지만, 적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출발하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가르는 울타리에 도착했다.


“출입문 근처에 있는 좀비들은 제가 유인하겠습니다. 그사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세요.”


울타리를 넘어 민우주가 건물 출입구로 향하자, 그 주변에 있던 좀비들이 감염되지 않은 인간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민우주가 주차장이 있는 건물 뒤쪽으로 좀비들을 데려가자, 하나둘 울타리를 넘어 건물 안으로 조용히 진입.


“그럼 흩어지죠.”


좀비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출입문을 막은 후 1, 2, 3, 4층으로 흩어졌다.

초등학교에서 챙겨온 그물과 줄넘기로 좀비를 제압하고 창밖으로 휙.

1층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좀비를 밖으로 버린 후 창문을 바리케이드로 막는 일도 맡았다.


“야, 역시 투신이네!”


창문을 닫다가 창밖을 본 남성은 감탄이 나왔다.

건물을 빙빙 돌면서 수십의 좀비를 유인한 민우주가, 그대로 운동장까지 한 바퀴 돌며, 이백은 되어 보이는 좀비 무리를 이끌고 정문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가까운 공영 주차장에 방생 후 유유히 복귀.

운동장을 빽빽이 채우던 좀비가 탈모가 진행 중인 머리처럼 휑해졌다.


두두두두두-.

중학교 정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동쪽 하늘에서 소음이 다가왔다.


“헬기야?”

“어! 대박! 무슨 첫째 날에 헬기를 타냐?”


소방본부에 갔던 아저씨들이 돌아오는 모양.

헬기 구경하러 갈 생각에 사람들은 중학교 정리에 박차를 가했다.

과학실, 화장실에 숨어 있는 좀비를 밖으로 던지고, 밖에 있는 좀비는 민우주가 데리고 나간 후 정문을 걸어 잠갔다.

양호실을 제외한 1층에 있는 모든 창문을 닫고 바리케이드까지 쳐서 침입을 원천 차단.

그렇게 30분 만에 중학교에 있던 좀비를 모두 내보냈다.


“헬기 보러 가자!”


우르르 초등학교로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민우주는 급식실로 향했다.


음료, 의료, 도끼, 장갑 자판기.

초등학교처럼 중학교 급식실에도 네 종류의 자판기가 있었다.


“음료와 의료. 초등학교에는 도시락과 성장 자판기가 있으니까 필수적인 건 다 있네.”


왜 자판기에 목메냐고 할 수 있지만, 멸망이 찾아온 이곳에서 물자를 구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공장이 멈춰 새로운 물자가 충당이 안 되고, 마트와 식당이 문을 닫아 먹을 걸 살 곳도 없는데.

앞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자판기는 필수다.


오늘은 첫날이라 자판기의 중요성을 모르기에 이렇게 평화롭지만, 며칠만 지나면 자판기를 독점하려는 사람도 도시 곳곳에 나타난다.

당연히 생존자들 간의 갈등이 심해져 좀비는 물론 인간과도 싸우게 되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좌 온라인 회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24.09.11 11 0 -
27 시나리오 : 전투 24.09.13 7 1 13쪽
26 시나리오 : 정찰, 결집 24.09.12 6 1 13쪽
25 선배 : 저승 할망(2) 24.09.11 9 1 13쪽
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3 1 13쪽
21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8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1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5 2 14쪽
17 엄마 24.08.28 16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6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2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8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20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7 5 12쪽
»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20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20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1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2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6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30 5 12쪽
5 37회차(3) 24.08.07 36 5 13쪽
4 37회차(2) 24.08.06 41 5 14쪽
3 37회차 24.08.01 58 5 12쪽
2 서미성 24.07.31 89 5 12쪽
1 25회차 24.07.30 142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