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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6:2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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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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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나리오 : 점령

DUMMY

사다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건물 앞쪽으로 오게 됐고, 거기서 경쟁자를 만났다.


“당신들은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에 자리 잡은 진화 좀비들도 시나리오와 레벨을 올리기 위해 인간 사냥 중이었다.

다만 그들은 초등학교를 노릴 생각은 없었다.

아이들에게 연민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틈이 없네···”


학교 뒤쪽에 있어 운동장이 안 보이는 지방 검찰청과 다르게, 아파트 단지는 정문 방향에 있어 학교가 잘 보였다.


능숙하게 좀비를 내쫓는 사람들(플레이어)과 수시로 날아다니는 헬리콥터.

야간에 몰래 좀비들을 접근시킬 때마다 무슨 5분대기조처럼 즉각 반응을 보이는 불침번 서는 선생님들까지.

웬만한 바보라도 ‘야, 저기는 건드리면 큰일 나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게 정상이다.


“김씨! 검찰 놈들이 초등학교 뒤를 치는데?”


하지만 다른 세력이 먼저 어그로를 끌어주면 얘기가 다르지!

검찰청이 초등학교를 휘저을 때 도망치는 학생들만 물어도 남는 장사다.


그래서 급하게 일반 좀비들을 이끌고 허리 높이의 정문 울타리를 넘어 운동장에 진입했다.

거기서 경쟁자인 이놈들을 만났고.


“여기는 우리가 먼저 찜했습니다!”

“무슨 찜? 동태찜? 아귀찜?”

“······”

“거 농담이 안 통하네.”

“흥, 재미가 없으니 안 통하지.”

“뭐?!”


두두두두.

서로 노려보던 두 집단은 가까워지는 소음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김 검사님, 이거 헬기 소리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에 헬기가 자주 떴죠?”

“상관없지 않나요? 좀비가 우글거리는 걸 보면 다른 곳으로 가겠죠.”


지금 초등학교에는 일반 좀비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20레벨 진화 좀비만 17명이 있다.

그들이 데려온 좀비만 500마리가 넘고.

운동장 절반을 빽빽이 채운 좀비를 본다면 헬기도 그냥 지나가겠지.


두두두두.

하지만 그들 생각과 다르게 학교에 다다른 헬기는 운동장 상공을 맴돌고 있다.


“아! 정신 사나워!”

“학교에 가족이라도 있는 건가?”

“그럼 옥상에 착륙해서 데려가지, 왜 우리 머리 위에서 저런답니까?”

“···서, 설마?! 모두 흩어집시다! 저 헬기에 휘발유가 들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만약 헬기에서 휘발유를 쏟아지고, 그 위로 담뱃불이 툭 하고 떨어지면 운동장은 불바다 된다.

당연히 여기 모인 좀비들은 재가 될 테고.


진화 좀비들이 흩어지려 할 때, 헬기에서 무언가 그들의 근처로 떨어져 내렸다.

쾅!

휘발유 통이 떨어졌다고 생각한 좀비들은 기겁해 고개를 돌렸고,

그들인 본 건 30레벨. 검찰청 좀비들의 대표인 김검사의 허리를 부러트리며 일어서는 볼살이 통통한 청년이었다.


“일단 하나.”

“얏호!”

쾅!


아니, 한 명이 아니다.

뒤이어 헬기에서 뛰어내린 아이돌 같은 화려한 인상의 미남이, 이번에는 아파트 단지 대표인 김씨의 머리를 짓밟으며 일어났다.


먼저 떨어진 청년이 말했다.


“20레벨부터 우선 잡자. 난 왼쪽, 넌 오른쪽.”

“알았어!”


대답과 동시에 미남 청년이 아파트 진화 좀비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볼살이 통통한 청년도 경찰청 진화 좀비들을 향해 내달렸다.


“마, 막아!”

“좀비들아!”


진화 좀비의 명령에 일반 좀비들이 두 청년의 앞을 가로막았다.

청년들은 앞이 막히자 달리던 자세 그대로 점프.

5m는 가볍게 솟구친 후 진화 좀비들 사이로 착지했다.


미남 청년은 착지와 동시에 자세를 숙인 후, 한쪽 다리를 뻗은 채 제자리에서 회전했다.

주변에 있는 좀비들은 오른쪽으로 기우뚱 넘어졌고, 그 위로 청년이 들고 있던 막대기가 떨어졌다.


볼살 통통 청년은 착지를 조금 특이하게 했다.

가까이에 있는 20레벨 진화 좀비의 정수리를 발꿈치로 내려찍으며 착지.

동시에 좌우에 있던 진화 좀비 둘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가운데로 끌어와 쿵!

달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 진화 좀비 셋이 사망했다.


남은 진화 좀비들은 일반 좀비들 틈으로 숨어들었다.

일반 좀비의 물량으로 인간을 몰아왔던 그들은 이런 근접전을 처음 겪는다.

본인들이 잘하는 물량전으로 나가기 위해 최대한 두 청년에게서 멀어지는데, 학교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으아! 겨우 도착했다!”

“투신 싸우고 있다!”

“우리도 끼자!”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사람들이 내리더니 겁도 없이 울타리를 넘어 좀비로 가득한 운동장으로 뛰어들었다.

근처에서 시나리오를 진행하다 폭죽을 보고 복귀한 플레이어들이다.


“저, 저 인간들은 물리는 게 무섭지도 않나?”


무서울 리 없다.

주머니에 항바이러스 주사기가 들어있으니까.

물린 후 정신을 잃기 전에만 사용하면 감염이 풀린다.


그 사실을 모르는 진화 좀비들은 플레이어들의 공격성에 그저 당황.


운동장 절반이 좀비일 정도로 우글우글했기에 진화 좀비를 추격하던 민우주도 오른팔을 물렸다.


“휴, 이제 도망가겠··· 켁!”


감염됐으니 허겁지겁 도망치겠지. 라고 안심하던 진화 좀비의 목을 움켜쥐는 민우주.

그 상태에서 머리만 연속으로 가격해 처리하고, 곧장 다음 목표물을 향해 달렸다.


“그억?”


일반 좀비들은 자신들을 지나치는 민우주를 보고도 반응이 없었다.

지금 민우주는 감염된 상태라서 좀비들에게는 동료로 인식된다.


“아니, 뭐야? 막아! 저 인간을 막으라고!”


물론 진화 좀비가 명령을 내리면 같은 좀비라도 공격하고 막아선다.

그 명령을 받기 전까지의 몇 초 동안 4명의 진화 좀비가 사냥당했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습니다.]

육체가 침식됩니다. 4초 후에 정신을 잃습니다.


“처용무.”


[감염 상태가 해제됩니다.]

5초 동안 감염 상태에 걸리지 않으며,

감염을 일으키는 공격을 받으면 150의 방어막이 생긴다.


감염 상태가 해제되자 일반 좀비들이 다시 공격적으로 노렸다.

이전과 다르게 민우주는 좀비의 공격을 피하는 대신 물리는 걸 각오하고 진화 좀비가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어느새 민우주의 주변으로 비눗방울 같은 막이 생겼다.


[방어막 : 150]


처용무의 지속시간인 5초 동안에는 감염되지 않으며, 오히려 물릴 때마다 150의 방어막이 계속해서 갱신된다.


“사, 살려주세요!”


불과 몇 분 사이에 20레벨 좀비들이 전멸하자, 10레벨 좀비들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항복했다.




철컹철컹.

체육관 문을 잠근 서미성은 기지개를 켰다.


“정리 끝!”


진화 좀비들만 쏙쏙 정리한 후, 통제를 상실한 일반 좀비들을 체육관으로 유인했다.

안에 집어넣은 후 출입문을 봉쇄하면 포획 성공!


굳이 학교 밖으로 내쫓지 않고 체육관에 넣은 이유는 아는 사람이 있어서다.


“엄마! 엄마!”

“우리 애예요! 우리 아이라고요!”


검찰청과 아파트 단지는 학교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았기에, 그들이 데려온 일반 좀비 중에 가족이 꽤 섞여 있었다.


“아버님, 어머님, 조금만 수고해 주시겠어요.”

“그럼! 맡겨줘요!”


같은 좀비라서 일반 좀비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호의 부모님이 체육관으로 들어가 학생들의 가족을 빼냈다.

2티어 좀비 팀인 안시호 일행은 아침 일찍 시내로 떠나서 자리를 비웠다.


“자, 그럼 문다?”

“캬가!”


송경호는 부모님이 빼낸 좀비들에게 팔뚝을 내밀었다.


“어? 여기는 어디죠?”

“엄마!”


54레벨인 송경호를 문 엄마 좀비는 단숨에 10레벨이 되면서 이성을 되찾았다.

달려드는 딸아이를 보고 화들짝 놀란 엄마 좀비의 모습에, 2층, 3층, 4층 창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던 초등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우와! 진짜야! 아줌마가 말했어!”

“경호 형 대단하다! 경호 형 최고!”


말로만 듣던 10레벨 현장을 보게 되자 아이들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자기 일이 맞기도 했다.

이제 좀비가 된 엄마 아빠만 찾으면 형들이 저렇게 말하게 해줄 테니까!


“처용무.”


처용무로 감염 상태를 해제한 경호는 곧장 다른 좀비에게 팔뚝을 내밀었다.

그런데 민우주가 팔을 잡았다.


“남은 정신력 확인했어?”


체력이 0이 되면 사망한다.

정신이 0이 되면 기절한다.

기절한 후에는 최대 정신의 5%가 회복될 때까지 깨어나지 못한다.


“전투 중 기절하면 어떻게 될까?”


좀비가 냠냠하겠지.


“상대의 정신력을 불태우는 기술도 있으니, 정말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정신을 20% 이상 유지하는 게 좋아.”

“네!”


오늘도 배워가는 경호에게 후원이 들어왔다.


[후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출산, 엄마, 가정 : 미역 팔찌(-)


경호의 머리 위로 생미역을 둘둘 말린 뭔가가 떨어져 내렸다.


[미역 팔찌]

정신 회복 : 1초마다 2

팔찌를 먹으면 감소한 내구만큼 정신을 회복한다.

내구 : 26,000


[‘출산, 엄마, 가정’이 어서 미역 먹고 힘내서 물리라고 합니다.]


“와! 감사합니다! 할머니!”


소모품에 가까운 팔찌지만 장신구 자판기에서 비슷한 걸 사려면 동전이 5천 개는 든다.

저걸 공짜로.

신성을 3개나 지닌 삼신할머니다운 배포다.


민우주는 안심하고 단상 앞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 중인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갔다.


“몇 층이라고?”

“4, 401호입니다.”

“거짓말이면··· 알지?”


어깨에 올린 도끼를 좀비 옆으로 쿵 내려놓는 남성.

플레이어들에게 둘러싸인 좀비는 식은땀을 흘리며 아는 정보를 모두 뱉었다.


“저, 정말입니다! 401호의 감씨 노인은 30레벨이고, 그의 아들 내외는 좀비. 손자, 소녀는 아직 사람입니다!”


10레벨 진화 좀비들은 살려뒀다.

초등학생들을 노린 파렴치한 좀비들을 살려둔 이유는, 그들의 본진인 검찰청과 지방 법원. 아파트의 구조와 남아 있는 좀비의 인원을 알기 위해서다.

이런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물론 시나리오 때문이고.


[도시 해방]

정찰 : 주변 탐색

결집 : 무소속 주민 설득

동맹 : 중립 좀비 합류

점령 : 좀비 세력 건물 차지

전투 : 좀비 처치


연관 시나리오를 달성할 때마다 세력에 변화가 생긴다.

인간 세력이 70%를 넘거나, 좀비 세력이 9%로 내려가면 달성된다.

최저임금 : 동전 5만 개 ×2


[도시 울산 세력도]

인간 세력 13.92%

좀비 세력 71.45%

중립 세력 14.63%


좀비 멸망의 분기로 들어가는 시나리오, 도시 해방.

특이하게 연관된 5개의 시나리오를 달성할 때마다 세력에 변화가 생긴다.

5개 시나리오 중 민우주가 지금 진행하는 건 진화 좀비의 건물을 빼앗는 점령.


[점령]

좀비 세력이 자리 잡은 건물을 점령해라.

진화 좀비가 하루 이상 머문 건물만 점령할 수 있으며, 건물에서 모든 좀비를 내쫓으면 달성된다.

최저임금 : 동전 6,000개 ×2


“잘됐네. 안 그대로 저기부터 정리하려 했는데.”


지방 검찰청, 지방 법원.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와 인접한 곳에 좀비 소굴이 3곳이나 있다.

빨리 치우는 게 좋지만 바로 진입할 수도 없었다.

활동 반경이 제한된 실내에, 그것도 좀비로 가득 찬 건물에 들어가는 건 너무 위험하니까.


그래서 오늘은 정찰을 달성하고 내일 정리하려 했다.

대부분의 회차에서 검찰청 세력은 멸망 4일째에 초등학교를 습격한다.

이번에도 내일 온다고 생각했기에 습격을 막은 후 점령하려 했다.


진화 좀비들이 일반 좀비들을 이끌고 건물 밖으로 나오면, 건물 내부에 남아 있는 좀비는 일부.

그럼 수월하게 진입해 쉽게 달성할 수 있으니까.

왜 갑자기 하루 일찍 습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피해 없이 막아냈으니 나쁘지 않다.


“잠시 모여주세요.”


민우주의 호출에 좀비를 고문하던 플레이어들이 모였다.


“모두 몇 팀이죠?”

“하나, 둘, 셋··· 스물여덟 팀이요!”

“그럼 6, 10, 12로 나누죠.”


점령 시나리오에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면적이 넓은 건물을 점령해야 한다.

세 건물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건 지방 검찰청. 가장 좁은 건 아파트 단지다.


“검찰청에 열둘, 법원에 열, 아파트에 여섯 팀이 가죠.”

“투신 님은 어디로 가실 겁니까?”

“먼저 선택하세요. 남은 곳으로 가겠습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역시 투신이라며 엄지를 척 들었다.

집단의 대표자라 그가 인원을 마음대로 분배해도 할 말이 없다.

아파트와 법원에만 모든 팀을 보내고 혼자 가장 넓은 검찰청을 점령해도, 플레이어들은 초등학교에서 쫓겨나기 싫다면 항의도 못 하니까.

그런데 면적에 맞게 인원을 나누고, 심지어 선택권도 양보하는 배려!


“캬! 역시 투신 님이다!”

“투신을 국회로!”

“팬클럽 가입하고 오겠습니다!”

“장난 그만 치고 선택부터 하세요.”


민우주가 욕심을 부리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초등학교를 지켜줄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금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애초에 도시 해방은 한 팀이 독점하려 들면 무척 피곤해지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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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선배 : 저승 할망 24.09.10 11 1 13쪽
23 시나리오 : 점령(3) 24.09.06 16 1 13쪽
22 시나리오 : 점령(2) 24.09.05 12 1 13쪽
» 시나리오 : 점령 24.09.04 17 1 13쪽
20 처용무 24.09.03 17 2 13쪽
19 보조 시나리오 : 가족 24.08.30 20 2 13쪽
18 2티어 좀비 24.08.29 14 2 14쪽
17 엄마 24.08.28 15 2 12쪽
16 영입 2순위 24.08.27 15 2 13쪽
15 시나리오 : 이사(2) 24.08.23 21 5 14쪽
14 시나리오 : 이사 24.08.22 17 5 13쪽
13 1일차 저녁 24.08.21 19 5 13쪽
12 시나리오 : 팀 24.08.20 16 5 12쪽
11 보조 시나리오 : 배고픔 24.08.16 19 5 12쪽
10 시나리오 : 집단(2) 24.08.15 19 5 13쪽
9 시나리오 : 집단 24.08.14 20 5 13쪽
8 시나리오 : 탈출 24.08.13 21 5 15쪽
7 드라이버 24.08.09 25 5 13쪽
6 석유 화학 24.08.08 29 5 12쪽
5 37회차(3) 24.08.07 35 5 13쪽
4 37회차(2) 24.08.06 40 5 14쪽
3 37회차 24.08.01 57 5 12쪽
2 서미성 24.07.31 88 5 12쪽
1 25회차 24.07.30 14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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