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 미친 성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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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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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개

DUMMY

갑자기 기척도 없이 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이 코볼트들을 우리가 잡은 거냐고?


"보면 모르나?"


나는 일부러 날 선 반응으로 응수했다.


일행들, 특히 초짜인 코민과 제시가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동시에 룰루에겐 세실의 손에 마력코어를 쥐어 주게끔 지시했다.


'세실에게 마력코어를 건네줘.'


똑똑한 세실이라면 잠시 압수(?)당한 마력코어를 건네받는 순간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가 막 끝났다고 너무 방심했나.'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룰루에게 사주 경계를 부탁해야겠군.


이동중이나 야영중일 때 뿐만이 아니라 전투 종료후 한곳에 가만히 있을 때도 말이다.


세실과 룰루가 서로 붙어 있는걸 너무 좋아하다 보니 나까지 풀어진듯하다.


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루나의 청각에 들켜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


처음 든 생각은 의문이었다.


하지만 놈들의 일행 중 제 키만 한 지팡이를 지닌 존재를 보니 의문이 풀렸다.


영락없는 마법사다.


"어떻게 기척도 없이 나타난 거죠? 깃털걸음 마법인가요?"


보란 듯이 코어를 쥔 세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놈들이 흠칫거렸다.


마력코어를 알아본 건가?


어중이떠중이는 아니라는 뜻.


'룰루야, 놈들의 짐 속에 손가락이 있나 봐줘. 만약 약탈자라면 물을 뿌려 버려. 델리시아, 속도와 체력을 늘려주는 축복의 준비를.'


지금도 약탈자라고 의심이 드는 상황이지만 확실치는 않다.


그러나 확실해지는 순간, 공격당하기 전에 바로 축복을 두르고 전력으로 먼저 공격한다.


눈치를 보니 루나는 놈들의 궁수를 노리고 슬금슬금 움직이는 중이였다.


코민과 제시는... 별 기대는 안했지만 각자 무기에 힘을 주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시는 눈치있게 활을 들었고.


지금 즉시 공격하지 않은 건 순전히 저쪽에서 선공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나에게 들키지 않고 소리 없이 시야 안쪽으로 나타난 수상한 놈들이지만 일단은 무기를 겨누기보단 대화를 걸었다는점.


그 모호한 태도로 말미암아 놈들을 완전히 적대하진 않은 것이다.


어쨌든 심기가 불편해진 건 사실인지라 우리의 날 선 반응에 놈들 중 가장 앞에 있던 얍삽한 인상의 초중년 남성이 손을 들어 올리며 손바닥을 보였다.


"워, 진정하라고.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우리 목적지가 여기였거든."


놈은 그리 말하며 곁눈질로 우리쪽과 제 동료들을 슥 돌아보고 말을 덧붙였다.


"아쉽게도 선객이 있었나 본데 어쩔 수 없지. 그렇게 가시를 세울 필요는 없어. 우린 그저 4층을 가기 전에 한번 들린것뿐이니까."


놈들의 숫자는 우리와 동일한 다섯.


제각각 마법사와 궁수, 창처럼 긴 독특한 망치를 든 남자와 전신을 가리는 대형방패를 든 전사, 앞으로 나선 얍삽한 인상의 사내까지.


다만 4층 5인 파티라고 한들 휘틀러 파티보다 강해보이진 않았다. 되려 더 약해 보이는 느낌.


"그래? 불편하니 멀리 사라져 주겠나? 그게 아니면 덤비던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세실을 흘겨봤고 세실은 즉시 예의 그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파직. 파지지직.


하늘을 향한 세실의 완드 끝에서 새하얀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여기서 손목 각도만 수직으로 꺾으면 바로 놈들에게 번갯불이 날아갈 거다.


"잠깐! 진정해라! 알겠다. 이거 폐를 끼쳤군. 가자!"


우리의 무력 시위에 놈들은 부리나케 시야에서 사라졌다.


만약 놈들이 약탈자였다면 룰루가 놈들에게 물을 뿌렸을 테고 세실의 번개가 즉시 날아갔을거다.


다만 놈들의 짐가방 속에서 손가락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룰루는 놈들의 가방을 철저하게 검사하며 놈들이 지닌 은화며 마석이나 보석을 죄다 털어왔다.


아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런 착한 도둑질을 해 버리면 어떡해!?


- 완전 정의로운 도둑인데요?


실제로 약탈자가 아니라고 해도 약탈자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약탈자나 다름없다.


누가 봐도 우리를 공격할지 말지 간을 보던 상황이었고 우리가 만만하지 않다는 생각에 꼬리를 내린 거였지.


그나마 최소한의 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그냥 보내기엔 찝찝할 정도로 괘씸한 놈들이었다.


그런데 그놈들의 주머니를 눈치껏 털어오다니!


우리 룰루,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하고 있구나!


"도시로 돌아가자. 저놈들 저거 찝찝해서 안 되겠네."


일행들은 다들 군말없이 귀환에 동의했다.


언제든 약탈자로 돌변할 가능성 높은 놈들을 근처에 두고 야영과 탐사를 이어가기엔 너무 찝찝하다.


지금이야 물러 갔지만 다음번엔 기습을 해올지도 모르니까.


탐사를 이어갈 물자는 충분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과 정비도 하지 못한 상황.


싸움이 벌어지면 특히나 코민과 제시는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


기껏 사람 만들어 놨는데 죽게 두는 건 좀.


"자, 다들 손 잡아."


나는 망설임 없이 귀환석을 통해 일행과 함께 던전도시로 돌아갔다.


분명 불순한 의도를 지니고 나타난 놈들이지만 덕분에 추가 수입까지 짭짭하게 올렸기에 미련없이 돌아갈 수 있었다.


앞으로 시비거는 놈들이 나타나면 전부 대도 룰루를 출격시켜야겠군.


***


"씨발, 긴가민가 해서 떠봤는데 좆될 뻔했군..."


"뭔 애새끼들이 저럽니까? 핏덩이 년들이 무슨 칼밥 먹는 용병보다 더 사납습니다."


무리를 이끄는 얍삽한 인상의 초중년, 제이콥은 이를 부득 갈았다.


운 좋게 보물지도를 얻어 기분 좋게 달려왔건만 선객이 있었다.


막 던전에 들어온 초짜처럼 보이는 년놈에 애새끼들 위주의 파티길래 자비를 베푸는 마음으로 그냥 겁만 줘서 가진 것만 좀 뺏고 목숨은 살려줄 생각이었는데...


'마력코어에 번개마법까지 쓰려고 해? 심지어 그 수녀 년 눈빛은 무슨 쾌락 살인마 같았지...'


제이콥이 이끄는 파티는 강도짓을 종종 하긴 해도 완전한 약탈자라고 부르긴 애매한 무리다.


이상한 미신을 믿는 머저리들처럼 무슨 손가락 같은 것을 잘라 가지고 다니지도 않으니까.


어차피 이 넓은 던전, 쥐도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는데 목숨이라도 살려주면 감지덕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제이콥은 스스로를 나름 선량한 편이라 생각했다.


'그냥 마음 독하게 먹고 기습으로 마법사 년부터 죽일걸 그랬군.'


4층에 대해 언급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주눅 들게 하려는.


그런데 말본새나 행동거지가 절대 초짜의 그것이 아니었다.


파티의 마법사에게 종종 들어서 안다.


번개를 다루는 마법사는 특히나 위험하기에 상대하지 않는 게 좋다고.


통제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절륜한 위력을 자랑하고 특히나 철로 된 장비를 지닌 대상에겐 거의 무조건 적중시킬 수 있다는 좆 같은 마법.


철로 된 장비를 지니지 않는 인간이 대체 어디있나?


정신 나가서 맨주먹으로 싸우는 머저리도 아니고 말이다.


씨발. 다른 놈이 맞고 뒤지는 건 상관없지만, 만약에라도 자신이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대로 그냥 보냅니까?"


"우리가 4층에 간다는 말을 듣고도 안색 하나 변하지 않던 년들이야. 절대 쉽게 볼 년들은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분명 우리 접근을 눈치채진 못했어."


제이콥은 파티의 마법사를 불렀다.


"해리엇. 깃털걸음 마법, 유지 가능한가?"


끄덕.


"좋아. 돌프, 놈들을 추적한다."


그렇게 그들은 그 년놈들을 족칠 생각으로 추적을 결정했다.


궁수이자 길잡이에 추적꾼을 겸하는 돌프라면 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거다.


그런데...


"이 광장 밖으로 나간 흔적이 없어. 귀환석을 썼나 본데."


"뭐? 쯧, 운도 좋고 감도 좋은 년놈들이군. 바로 도망 갈 줄이야. 어떡한다... 돌프, 놈들의 냄새는 기억하나?"


"반나절 이상 지난 게 아니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잘됐군. 이 정도 규모의 코볼트가 죽어 있는걸 봐선 놈들은 분명 꽤 값나가는 보물을 얻었을 거야. 우리가 얻었어야 할 보물을. 씨발련들. 기껏 보물지도를 얻었는데 보물 구경도 못 해보는 게 말이 되나?"


제이콥은 그렇게 말하며 귀환석을 꺼내쥐었다.


"놈들을 추적해서 소재지를 파악한다. 비싼 보물을 얻었다면 빠르게 처분하진 못할거야. 이후에 여관이든 어디든 깔끔하게 처리하면 돼."


"좆같은 몬스터들이랑 싸우느니 그게 낫긴 하지."


"후후, 씹련들. 어디 알량한 마법사 하나 믿고 있나 본데 던전 밖이라고 안심하고 있을... 음?"


그러나 한참을 쥐고 있어도 귀환석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음? 뭐지? 귀환석이 왜 안 되지?"


"고장이라도 났나... 줘보슈. 어라."


"내걸로 한번 해 보지. 뭐야. 이거 왜..."


"잠깐, 이 붉은 안개는 뭐지? 피 냄새? 해리엇, 네 마법인가?"


그들은 작동하지 않는 귀환석에 정신이 팔려 어느새 주변이 피처럼 붉은 안개로 차오르고 있었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아니! 난 이런 마법을 쓴적 없어! 기습인가!? 잠깐, 마법이 발동하지 않아...!"


해리엇은 바람 마법으로 점점 짙어지는 이 수상한 피의 안개를 날려 버리려 했으나 어찌 된 일인지 마법을 전혀 쓸 수 없었다.


"모두 전투 준비! 어떤 새낀진 몰라도 감히 우릴 건드려!? 이따위 장난질이 통할 것 같냐!? 나와라! 나와서 정체를 밝혀!"


제이콥은 고래고래 소리치며 이 빌어먹을 피 안개를 뿌리는 놈을 찾기 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건 대체 뭐지? 마법인가? 이런 마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4층에 겨우 턱걸이 하는 파티 주제에 이 피 안개의 정체를 꿰뚫어 볼 수는 없었다.


이 피 안개를 마주치고도 살아남은 이들은 고층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


"살고 싶다면 손가락을 보여라."


어느새 제이콥 일행 앞에 귀신처럼 나타난 붉은 머리, 붉은 눈의 미청년.


그는 그들에게 난데없이 손가락을 보이라 말했다.


"손가락...? 그게 무슨..."


"모르면, 죽어라."


스팟.


"어...?"


툭. 투투투둑.


갑자기 제이콥 일행의 시야가 제멋대로 빙글빙글 돌아갔다.


그들은 목 잃은 자기 몸을 직접 보고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인지조차 하지 못한 찰나의 순간, 다섯의 목과 머리가 분리된 것이다.


"번제도 드리지 않고 쓸데없이 죽이기만 하려는 버러지들을 살려줄 이유는 없지."


미청년은 언제 뽑았는지 모를 피처럼 새빨간 도(刀)를 지면에 꽂았다.


그러자 주변의 피 안개를 비롯하여 제이콥 일행의 시체에서 흐른 피들이 마치 살아 있는 의지를 지닌 것처럼 지면에 박힌 칼을 향해 저절로 움직이며 검신에 빨려 들어갔다.


쓰아아아.


한 방울의 피도 남기지 않은 시체들은 미라의 그것처럼 바싹 마른 형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각각의 시체들의 손가락을 하나씩 부러트려 모은 미청년은 한쪽 무릎을 꿇고 손가락 다섯 개를 손바닥 위에 올리고서 번제를 올렸다.


"위대한 존재께 바치나이다."


타인을 죽이고 죽은자의 신체 일부를 잘라 내기만 해도 되는 약식 번제와 다르게 '선택받은 자'들은 좀 더 직접적인 번제를 올림으로써 '위대한 존재'에게 힘을 내려받거나 축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어중이떠중이 들로는 더 이상 큰 힘을 내려받긴 어렵다. 아무리 많이 죽여도.


이번에도 아주 미약한 힘만이 차올랐을 뿐이다.


'검은표범'의 멤버들이 저층에 오기 꺼려하는 것도 저층의 마력제한에 더불어 번제의 효율이 떨어져 시간 낭비에 가깝기 때문.


하지만 자신은 조금 다르다.


그가 다루는 도, 붉은 달을 뜻하는 적월(赤月)은 생명체의 피를 무한히 탐하는 마도(魔刀).


마도 적월의 능력 대다수는 삼킨 피를 소모하므로 언제든 많은 피를 보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


마침 피가 부족해 졌기에 겸사겸사 굳은 일을 자처해서 맡게 된 것.


다른 검은표범 멤버들의 보신주의적 행태가 한심해 보였기도 했고.


"500개 못되게 모았나."


당초의 목적은 1천개의 손가락, 즉 1천 희생자의 번제다.


미청년은 바싹 마른 손가락을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고 그들의 짐가방을 대충 털었다.


그러나 그들은 딱히 값나가거나 쓸 만한 것들을 지니고 있진 않았다.


뭐지? 이상하다. 아무리 던전이라고 해도 돈을 아예 안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용히 읊조렸다.


"피 묻은 기억 조각."


마도 적월의 능력 중 하나인 '피 묻은 기억 조각'.


적월이 마신 피의 원주인의 기억 일부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


오래된 기억은 읽어내기 어렵지만 해당 희생자의 피를 많이 먹이면 최근의 기억은 꽤 선명하게 읽어낼 수 있다.


그의 머릿속에 제이콥 일행이 지닌 정보들과 마지막으로 마주친 파티가 스쳐 지나갔다.


분명 그전까지의 기억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던전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던전에 입장.


이후 간단한 전투에서 운 좋게 2층 보물지도를 입수, 검든 수녀 파티를 마주치고 물러났다가 뒤늦게 쫓아오다 자신을 만나 사망.


그렇다면 이 검든 수녀 파티가 특이점인가?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조금 흥미가 일었다.


어떤 방법을 쓴걸까.


어떻게 해야 상대와 대치하는 짧은 순간 동안 상대의 짐가방을 털어버릴 수 있는 거지?


아티팩트? 각성 능력? 궁금하다.


이 무료하고 지긋지긋한 세상에선 충동과 살육이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미안, 조금 참아라. 나중에 더 맛있는 피로 벌충 해줄 테니."


미청년은 다시금 칼을 바닥에 꽂아 넣었고 주변 공간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널브러진 수십 수백 마리의 코볼트 시체에서 진득하고 썩어들어가는 피가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중엔 수녀 파티의 파티원들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단 한 방울만 있어도 된다.


적월은 한번 본 피맛과 냄새를 절대 잊지 않으니까.


만약 놈들 중 누군가 던전의 같은 층에서 피를 흘린다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건 보류.'


한동안 2층에 눌러앉아 사냥감을 기다릴 것이다.


***


"엥. 마틴 아저씨?"


"델리- 아니, 성ㄴ, 아니. 크흠."


"...밖에선 그냥 델리시아라 부르세요."


"...! 델리시아... 님."


거참. 마틴 이양반 얼굴은 아주 야차가 따로 없는데 저 혼자 우울해졌다 밝아졌다 피폐물을 찍고 계시는구만.


- 쩝. 마음이 편치는 않네요.


'그건 나도 그래. 어떻게든 여신도 만나고 고래에 대한 정보도 얻어야 하는데 참 갈 길이 멀구나. 언제까지 이렇게 어색하려고.'


역시나 메인포탈 근처엔 각종 사건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수많은 세력에서 보낸 경비원들이 상주중이었고 우리 축복교단에선 마틴이 근무를 설 차례였나보다.


하긴. 마틴 얼굴이면 그냥 쳐다보고만 있어도 범죄율이 저절로 내려갈 듯.


어쨌든 우리는 일단 이번 던전행에서 얻은 잡동사니를 먼저 처분할 계획이었기에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으로 마틴에게 동행을 요청하려 했다.


마틴이 뒤에서 눈만 부릅뜨고 있어도 정가 그 이상에 물건들을 팔 수 있을 거다. 아무리 간이 커도 후려칠 생각조차 못하겠지.


교단에 맡기면 알아서 다 처리해주긴 하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니까 이번엔 직접 움직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틴의 표정이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아주 복잡미묘한 것 아닌가.


대충 잘 아는 표정이다.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못하고 있는 표정.


"무슨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편히 해도 돼요."


그러자 주변 눈치를 보며 들릴 듯 말 듯한 낮은 목소리로 귓속말을 건네는 마틴.


"...교황성하께서 교단에 와계십니다."


아.


던전, 다시 들어갈까?


교단의 최종 보스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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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교황 NEW 4시간 전 4 0 14쪽
40 오잉? 룰루의 상태가...! 24.09.18 4 0 15쪽
» 피안개 24.09.17 10 0 16쪽
38 보물상자 24.09.16 9 0 14쪽
37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24.09.13 14 0 15쪽
36 보물 사냥 24.09.12 11 0 15쪽
35 폐허도시 24.09.10 13 0 17쪽
34 맑은 눈의 무투가 24.09.09 14 0 15쪽
33 물컹 끈적 미끌 24.09.07 14 0 15쪽
32 던전이여 우리가 왔다 24.09.06 16 0 16쪽
31 자신있어 24.09.05 18 0 15쪽
30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3) 24.09.04 17 0 15쪽
29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2) 24.09.03 17 0 15쪽
28 우리는 모험을 떠날 거예요(1) 24.09.02 18 0 17쪽
27 델리시아의 꿈 24.08.30 24 0 15쪽
26 일어나세요 24.08.29 27 0 17쪽
25 더티 파이트 24.08.28 27 0 18쪽
24 호의 24.08.27 26 0 17쪽
23 경력 있는 신입 24.08.26 26 0 16쪽
22 휴식 24.08.23 28 0 18쪽
21 탐험가 24.08.22 27 0 17쪽
20 짐승들 24.08.21 26 0 14쪽
19 예측불가 24.08.20 29 0 17쪽
18 야속한 운명 24.08.19 28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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