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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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모
작품등록일 :
2024.07.3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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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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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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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진채원 패싱

DUMMY

“김윤아 변호사를 데려오는 건 좋은데 널 어떻게 소개하지?”


하긴 김윤아와 고선주는 여태 한결을 테드 안으로 알고 있다.


“절 따로 만날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전 누나를 통해서만 일을 진행할 거니까. 혹시 만나게 되더라도 테드로서만 만날게요.”

“왜?”


서윤진은 눈치채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 고딩이 뒤에 있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앞으로 어떻게 인간관계가 확대되든 기본은 한결이 아니라 테드 안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래, 그 턱수염 멋있더라. 진짜 테드 안이었다면 바로 연애하자고 했을지도 몰라. 하하하.”


아, 그러세요. 아직은 류지오가 댁의 애인 아니신가요? 너무 들이대지 마세요.


서윤진도 이 말을 하고 나서 한결이 지오의 양아들이라고 했던 게 생각난 듯했다.


“혹시 지오 오빠가 깨어나더라도 방금 한 말은 절대 비밀이야. 난 지오 오빠밖에 없어.”


오호, 없던 애정이 쓰러지니까 생겨났다고?


“하여튼 김 변호사님하고 잘 얘기해 보세요.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나은 것 같으니까.”

“김윤아가 꽤 마음에 든 모양이다. 너 그런 스타일 좋아하니?”


요즘 들어 다들 왜 이러시나. 이보세요, 전 ‘일편단심 민들레’입니다. 그리고 그런 맹해 보이는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음,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해되시려나. 누나는 누나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데 김윤아 변호사님은 누나라 부르기 힘들 것 같네요.”

“왜? 걔가 나보다 한 살 어린데.”

“생물학적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죠. 어쨌든 그분은 전혀 제 취향 아닙니다. 엉뚱한데 갖다 붙이지 마세요.”

“오케이, 오케이. 농담 한 번 했는데 꽤 정색하는 스타일이네. 어린애가 왜 그리 꽉 막혔니?”


서윤진은 한결에 대해 다른 건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유머가 아주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것도 어떻게 양아버지라고 하는 류지오를 그렇게 닮았는지···


**


“그런 이유로 널 대리인 명단에 넣고 싶으시댄다. 어때?”


서윤진의 제안에 김윤아는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자존심이 문제였다.


로스쿨을 다닐 때 SKY 학부 출신인 김윤아는 지잡대 출신 서윤진을 약간 무시했다. 아니 속으로는 많이 무시했다.


같이 노는 무리로 묶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난 SKY 출신으로, 너와는 출신부터 다르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학벌 간판이 시험점수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로스쿨 성적으로는 서윤진이 항상 톱이었다.


원래 주류 범주에 집단에 속하면서 주류가 되지 못한 자들은 비주류의 비상을 항상 경계한다. 미국에서 가난한 백인들이 가장 인종적 혐오와 편견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나라 같은 경우 가진 게 학연, 지연 등 외부 환경밖에 없는 경우 미국 가난한 백인과 같은 경향성을 띤다.


김윤아가 딱 그런 타입이었다.


고등학교 때 수능시험 한번 잘 본 걸 평생의 성취로 생각하는··· 이후 자기보다 낮은 티어의 대학 출신들의 성과에 대해 애써 무시하고 저평가했다.


변시도 서윤진은 좋은 성적으로 한 번 만에 통과했다. 김윤아는 네 번째 도전 만에 겨우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하마터면 횟수 제한에 걸릴 뻔했다. 이런 굴욕이 없었다.


그래도 변호사가 되자 SKY 학벌이 취직에 도움이 됐다.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같은 SKY 출신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로펌에 취직했다.


그런데 기라성 같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현재 로펌에서 이도 저도 아닌 월급루팡 1인에 머물고 있다.


“테드가 직접 제안한 거야?”


김윤아는 테드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어라? 이야기가 그쪽으로 흘러가는 거야?


“왜, 내가 제안하는 거면 거절하려고?”


김윤아는 자기 마음을 들킨 듯 화들짝 놀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니. 그럴 리 있겠니. 갑자기 이런 제안이 들어오니까 막 당황스럽고 그래서 그냥 물어본 거야.”


서윤진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너, 그날 테드를 너무 자주 보더라. 한결이 널 콕 찍어서 데려오라길래 둘이 텔레파시라도 통한 줄 알았어.


“테드가 제안한 거 맞아.”


순간 김윤아의 표정이 확 밝아지는 걸 육안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조옿댄다.


“하여튼 조건 같은 건 네가 승낙하면 나중에 세부적으로 조율하면 되고··· 할 건지 말 건지만 결정해. 계약서는 내일 내가 써올 테니까.”

“해야지, 해야지. 당연히 해야지. 내용 들어보니까 앞으로 경력 쌓는데도 큰 도움이 되겠던데?”


당연히 할 줄 알았어. 지금 로펌에서 네 위치가 좀 간당간당해 보이더라고.


앞으로 병풍 역할 잘 해줘, 윤아야. 화이팅!


**


채원은 요즘 밥맛이 좀 살아나고 있었다.


GC생명과학 주가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면서다. 지난 2년 동안 무슨 수를 써도 하향곡선만 그리더니 최근 몇 주 사이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얼마 전까지 주가가 맥을 못 추자 주주들의 대책 요구가 잇따랐다. 일부는 행동주의펀드 편을 들면서 경영진 교체라는 과격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 기다림 끝에 서서히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대로만 간다면 연말 전에 1만원 벽을 돌파할 수 있어 보였다.


[사장님, 지금 전대진 이사님 와 계십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전대진은 들어오면서 공손하게 허리를 굽힌 후 방 가운데 놓인 소파에 자리했다. 채원도 집무 데스크에서 일어나 소파 가운데 상석에 앉았다.


전대진은 가지고 온 서류철을 채원 앞에 펼쳐 보였다.


“이게 말씀드린 조직개편안입니다.”

“네, 재경본부를 이렇게 개편하고 싶다는 거군요.”


채원은 서류철을 들고 한 장씩 넘기며 읽어갔다. 조직개편안의 골자는 기존 재무팀을 재무, 재무기획, IR 등 3개로 확대 개편하자는 것이었다.


전대진은 앞으로 있을 세무조사와 주가 부양 등 여러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금 재무팀 하나에 혼재된 일들을 적절히 나눠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지금 재무팀 하나로 일을 처리하기에는 좀 과부하가 걸린다는 거죠?”

“네, 사장님. 윤종혁 팀장이 유능하긴 하지만 너무 격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요즘 10시 전에 퇴근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기업에서 조직개편은 매년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자주 있는 일이다. 벤처기업도 마찬가지.


단 대기업과 달리 조직이 늘어나는 개편일 경우 팀장 수도 늘어나게 되고, 아무래도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게 돼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


“인사담당하고는 상의해 보셨나요?”

“정영수 전무에게 보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미온적인 반응이라서···”

“아무래도 인건비도 부담이 되고, 적절한 팀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테고··· 좀 그렇겠죠?”


이런 반응이라면 일단 보류란 거다.


올해도 당기순이익만 따지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허리띠를 졸라매긴 해야 한다.


재무담당 이사인 전대진이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조직확대개편안을 들고 온 건 그만큼 절실해서이다.


“꼭 필요한 사항이니 사장님께서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심이···”


전대진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정말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럼 다음주 경영전략회의에서 이 안건을 논의하시는 게 어떨까요. 거기서 이사님이 필요성을 설명하시면 제가 서포트는 해 드릴게요.”


전대진은 순간 채원이 안쓰러웠다.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부사장 최강식의 위세에 눌려 뭐 하나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결국 경영전략회의에서 전대진 편에 서서 최강식에게 말을 해주겠다는 것 아닌가.


전대진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문득 발렉스의 투자 제안이 생각났다.


“참, 사장님. 발렉스 투자 제안은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세요?”


채원은 처음 듣는다는 표정이었다.


이런, 부사장이 이것도 보고 안 한 거야? 강식이 형, 너무한 거 아냐? 사장을 너무 허수아비로 만드는 거 같은데.


전대진은 최강식과 류지오의 과 1년 후배다. 학교 다닐 때 최강식보다는 지오를 훨씬 잘 따랐다.


채원과 지오의 사랑을 옆에서 가장 응원했던 사람이 전대진이었다. 채원과 동갑이지만 항상 형수님이라며 깍듯하게 대했다.


지난번 회사로 찾아온 한결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게 생각났다.


**


[안녕하세요, 대진이 삼촌. 지난번 집에서 뵀을 때 경황이 없어서 감사 인사도 못 드렸네요.]


얘가 이렇게 밝았었나. 전대진은 밝은 한결이 어색했다.


수호 형이 죽은 후 뭔가 어두침침한 분위기였는데···


[우리끼리 뭐 그렇게 인사 주고받고 할 필요 있겠니. 서로 이심전심 통하는 거지.]

[그래도 인사는 하고 지내야죠. 고마운 건 고맙다고 인사하는 게 맞죠.]

[그래, 그래. 기특하구나. 그런데 어쩐 일로 날 불렀니?]


이어진 대화에서 한결은 송곳 같은 질문으로 전대진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각종 데이터를 들이대며 들어오는 질문에 전대진은 진땀을 흘리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이에요.]

[그런데 이런 걸 어디서 다 들었니? 네가 말 중에 상당히 컨피덴셜한 것들도 꽤 포함돼 있어서 그래.]


한결은 어깨를 으쓱했다.


[혹시 엄마 컴퓨터에서 이런 걸 본 거야?]

[아뇨. 기본적으로는 DART에 들어가 재무제표 등을 봤고 나머지는 아까 강식이 삼촌이랑 얘기하면서 들은 걸 제 나름대로 분석한 거예요.]


전대진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엄마 컴퓨터를 봤다고 해도 이렇게 분석하고 전망하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다.


[그내, 네 뜻은 잘 알겠다. 다만 회사 일은 어른들에게 맡겨주렴. 아직 고등학생의 손을 빌려야 할 만큼 어렵지는 않아.]

[제가 참견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런 면도 있으니 좀 넓게 보시라는 의미에서 드린 말씀이에요.]

[알겠다, 참고하마.]


**


당시 한결이 주장 중 하나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였다. 상속세 납부를 목적으로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약간 넘기는 걸로는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힘들다고 했다.


전대진도 큰 틀에서는 한결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하락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그런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발렉스에서 투자 제안이 들어왔다.


아들도 회사에 도움이 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정작 부사장이 사장을 바보로 만들어 놓다니. 정말 너무 하네.


“발렉스 투자 제안이 뭔가요? 처음 듣는데.”

“아, 아직 실무적인 검토가 끝나지 않아서 보고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검토가 끝나면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투자라는 말에 채원은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어떤 투자인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 우리 회사가 투자자 찾기에 올인하고 있는데 검토 전이라고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강식이 형이 지랄하겠는데? 아, 이거 중간에 끼어서 뭔 꼴이야.


“주로 해외에서만 활동하는 헤지펀드 발렉스가 최근에 우리 회사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현재 재무팀에서 발렉스란 회사와 그 대표 시어도어 S, 안에 대해 파악하는 중입니다.”


채원이 이마를 잔뜩 찌푸렸다.


“이런 중요한 사항을 왜 보고하지 않은 거죠? 이런 건 실무적 검토 이전이라도 사장에게 보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사장님.”


전대진은 정말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였다.


'강식이 형, 우리 제발 이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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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 류지오 이대로 사망? +1 24.09.15 102 5 12쪽
74 74. 야심가 한지현 +1 24.09.14 11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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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주목 받는 한결 +1 24.09.12 13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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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 절체절명(絶體絶命) 염승은 +1 24.09.10 133 8 12쪽
69 69. 고민하는 류승오 +1 24.09.09 142 7 12쪽
68 68. 큰집 사촌누나 한지원 +1 24.09.09 147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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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 독대(獨對) +1 24.09.07 16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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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정호동의 살인청부 +1 24.09.06 159 10 12쪽
63 63. 마, 이게 'K-회식'이다 +1 24.09.05 170 10 12쪽
62 62. 10억 뜯긴 한기호의 폭주 +1 24.09.04 177 13 12쪽
61 61. 대낮의 습격 +1 24.09.04 178 12 12쪽
60 60. 1라운드 KO패 +1 24.09.03 189 12 12쪽
59 59. 명불허전(名不虛傳) 김충헌 +1 24.09.02 183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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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 선전포고(宣戰布告) +1 24.09.01 197 12 12쪽
56 56. 김충헌의 귀국 +1 24.08.31 212 11 12쪽
55 55. 한기호, 너 크게 실수한거야 +1 24.08.30 197 12 12쪽
54 54. 차세린의 과거 +1 24.08.30 205 12 12쪽
53 53. 한기호 너랑은 그냥 악연이야 +1 24.08.29 216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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