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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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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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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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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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 이거 그린라이트야?

DUMMY

[결아, 오늘 시간 되니?]


김희선의 전화였다. 마침내 돈이 입금된 건가.


“돈 들어왔어요?”

[응, 정확하게 10억. 한기호 명의로 들어왔어.]

“잘됐네요. 합의서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응, 와서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안 될 거야 없지. 근데 지금 염승은도 작업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바쁜데···


“교회에서 변호사분 붙여주셨을 거 아녜요. 제가 이제 별로 필요 없을 거 같은데···”

[아냐, 이 돈이 생긴 것도 순전히 너 덕분인데··· 그리고 난 네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안정될 거 같아.]


이건 뭐야. 그린라이트야?


“알았어요. 쌤이 원하신다면 달려가야죠. 몇 시까지 가면 될까요?”

[그냥 누나라 부르라니까. 거기 법무팀장이라는 사람이 저녁 6시에 온다고 했으니까 그때까지 오면 돼.]

“네, 늦지 않게 갈게요.”


생돈 10억을 송금했을 한기호의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 그런데 아무리 10억이 큰돈이라고 해도 상대는 재벌 2세 아닌가.


전체 재산으로 본다면 작은 생채기 정도밖에 안 된다. 아예 싹 털어버려야 한다.


**


한결이 병실에 들어섰을 때 그 안에는 이미 백경호 법무1팀장이 와 있었다. 그리고 김희선의 변호사로 보이는 여자도 같이 있었다.


“자주 뵙네요. 이러다 정들겠어요.”

“오너 일가와 정들면 나야 손해볼 게 없지 않나?”


백경호는 재치 있게 받아쳤다.


오, 좀 치는데?


“오너 일가도 오너 일가 나름이겠죠. 끈 떨어진 저희 집이랑은 최대한 거리를 두시는 게 앞으로 출세길에 도움이 될 거예요.”

“한결 군은 어린데 왜 그렇게 비관적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 그런데 눈두덩이는 왜 멍이 들었나?”


그러고 보니 약간 말이 짧아진 느낌? 이제 친해졌다 이건가.


“산업재해 비슷한 거예요.”


한결은 고개를 김희선 쪽으로 돌렸다.


“누나, 하루아침에 갑부가 된 기분은 어떠세요?”

“아직 실감이 안 나네. 근데 그렇게 멍들어서 잘생긴 얼굴 어떡해···”


한결을 눈두덩이를 보고 김희선은 걱정스런 눈빛이었다.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근데 역시 사고가 나더라도 벤츠가 와서 박아야 한다는 말이 맞아요. 돈 많은 녀석한테 맞으니까 합의금으로 10억이나 받고···”


이 말을 하면서 한결은 자기 롤스로이스에 부딪힌 사실이 떠올랐다. 그쪽과 사고처리는 도대체 어떻게 했지? 하성일이 알아서 처리했으려나.


아니지, 강양수가 운전을 했으니 그쪽 운전자 보험으로 처리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니까 아직 한결이 류지오의 차에 부딪혔다는 사실을 채원이 모르는 거겠지.


그걸 모르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이제 합의서 주세요.”


백경호는 007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김희선 앞에 놓았다. 그러자 김희선 측 변호사가 하나씩 검토했다.


“재진이는 지금 어딨어요?”

“집에 있을 거야.”


백경호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대답했다.


“혹시 만나거든 앞으로 조심하라고 꼭 전하세요. 저한테 걸리면 아마 좀 호되게 맞을 지도 모른다고···”


한결의 경고에 백경호는 너털웃음으로 화답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로열패밀리를 만나는 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냐.”

“그런데 이제 저한테 완전 반말하기로 작정하신 건가요?”

“그랬나?”


백경호는 자기가 반말로 말하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한 듯 보였다.


“다시 존댓말로 할까··· 요?”

“됐어요. 저도 이번 일로 세황 기조실에 아는 사람 하나 생겼으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할게요.”


한결의 쿨한 모습에 백경호는 호감을 느꼈다.


저런 친구가 3세 중에 있었다니. 첩 소생이라는 핸디캡만 아니면 정말···


“기조실에 아는 사람이 왜 없니?”

“특별히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김충헌 부회장님을 알고 있잖아. 그분이야말로 기조실 그 자체이신 분인데.”


백경호와 김희선의 변호사는 합의서에 날인을 마친 후 각각 한 부씩 나눠 가졌다.


“부회장님 말고 다른 사람 알아봐야 뭐 하겠어? 하하.”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한결은 그날 김충헌을 보고 그 카리스마에 압도됐다. 스스로 인정했다.


대그룹을 사실상 이끌어가는 2인자의 남다른 포스. 멋있어 보였다는 게 솔직한 평가였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많은 재력가를 만나봤어도 김충헌 같은 류의 포스는 본 적 없었다. 한 마디로 2인자임에도 1인자를 능가하는 포스를 풍긴다고 할까.


그런데 역사적으로 뛰어난 2인자의 말로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한 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했던 ‘국사무쌍(國士無雙)’ 한신도 결국 허리가 잘려 죽지 않았는가.


과연 격변기의 세황에서 김충헌은 어떤 역할을 하고 퇴장할 것인가.


“아참, 부회장님께서 한결 군을 좀 따로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그분이 절 왜요? 이번에 까불었다고 혼내시려나.”


백경호는 도대체 고등학생답지 않은 한결의 톡톡 튀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아마 내일쯤 나한테 말씀하실 거 같아. 날 잡으면 내가 연락할게.”


김충헌과의 독대? 앞으로 세황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가 설정될지 모르지만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나쁘지 않다.


“그러세요.”


**


“저 아저씨, 보기와 다르게 참 말 많네.”


김희선은 이제나저제나 백경호가 빨리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결과 수다를 떨게 너무 많았다.


“그래도 검사 시절엔 잘나가던 분이라고 하던데요.”

“잘나가던 검사가 왜 대기업에서 저러고 살아? 나가서 로펌을 차려도 돈 많이 벌 텐데.”


김희선의 눈에 오너 일가의 사건사고를 해결하러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딱해 보인 모양이었다.


“저 자리에 있어도 웬만한 로펌 차리는 것보다 연봉이 셀 거예요. 거기다 대기업 조직에서 일하면 장점도 꽤 있구요.”

“그러겠지. 그러니까 검사복 벗고 저러는 거겠지.”


다행히 김희선은 폭행 후유증에서 많이 벗어난 듯했다. 얼굴의 상처도 많이 아물어서 조금만 관리한다면 흉이 거의 사라질 거라고 윤재웅으로부터 들었다.


뛰어난 성형외과 의사였던 윤재웅의 말이었기에 더욱 믿음이 갔다.


“아까 고모부한테서 들었는데 얼굴 흉은 없어질 거래요. 미모 유지에는 지장 없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얼굴에 흉이 지지 않는다니 여자에게 이만한 다행이 또 있을까.


“이와 다친 김에 제대로 얼굴 싹 갈아보려고 했더니···”


아직 농담할 힘도 남아있고··· 장하다, 김희선.


“근데 언제 퇴원하세요? 저도 여기 6주 있어봐서 아는데 갑갑해서 죽는 줄 알았거든요.”

“나도 빨리 나가고 싶어. 근데 최소한 여기 붕대라도 풀어야 나가지.”


김희선은 생수병에 맞은 오른쪽 눈두덩이를 덮고 있는 붕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10억 가지고 뭐 하실 거예요?”

“아참, 그렇잖아도 말하려 했는데.”

“뭘요?”


김희선은 휴대폰을 꺼내더니 은행 어플을 열었다.


“계좌번호 불러. 절반은 못 받겠다고 했으니 딱 10%, 1억에 쇼부치자.”


한결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저 진짜 괜찮아요. 돈 많다니까요?”


김희선은 격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아냐. 이건 내가 그냥 못 넘어가겠어.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불편해서 안 돼.”


참 바른 인성을 가진 여자다. 김장곤 부부는 딱 봐도 얼굴에 욕심이 드글드글하던데···


어떻게 이렇게 바른 딸이 태어났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욕심 많은 부모의 가정교육을 받지 않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됐나.


결국 한결이 졌다.


“대한은행 594-XXXX-XXX 한결.”

“오케이. 바로 입금이다.”


‘딩동.’


한결 계좌에 1억이 입금됐다. 한결 이름의 은행 잔고는 지난번 한기호로부터 받았던 1,000만원까지 더해 1억1,000만원이 됐다.


“누나, 고마워요. 잘 쓸게요.”

“고맙긴, 내가 고마워해야지. 하여튼 너 과외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 그랬음 어쩔 뻔했니?”

“이것도 하나님의 안배 아닐까요?”

“오, 너도 드디어 성령의 감화를 받은 거니? 나랑 같이 교회 갈래?”


한결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것만은 절대 참아주세요.”

“농담이야, 농담.”


한결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우리 과외는 어떡하니? 나 너희 집에서 잘린 거니?”

“우리 엄마도 그렇게 모질지는 않아요. 아마 퇴원할 때까지 기다려 주실 거예요.”

“너무 민폔데···”

한결은 절대 아니라는 듯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김희선이 고민하는 척하는 게 뭔가 꿍꿍이가 있다.


“엉뚱한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퇴원하고 과외 다시 시작해요.”

“너 어떻게 알았어? 내가 엉뚱한 생각하고 있는 걸.”

“진짜 생각하고 있었어요?”


김희선은 익살스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일 교재 들고 여기로 와. 병실에서 수업이다. 여긴 특실이라서 저기 소파도 있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다 갖춰져 있어.”

“제발 참아주심 안 될까요?”

“안 돼.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 놓을게. 내일 저녁에 여기로 꼭 와.”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이건 순수한 목적의 과외수업 같아 보이진 않는데···


**


“다행이지 뭐니. 난 몇 주 수업 못 한다고 생각해서 걱정했었거든.”


귀가하자 이미 김희선이 채원에게 전화를 해 놓았다. 채원은 아주 밝은 얼굴로 한결을 맞이했다.


“내일부터 당장 시작한대요.”

“희선 쌤이 정말 책임감이 뛰어나구나. 너 성적도 책임지고 올려준다고 하시더라.”


오히려 희선 쌤이 방해하지 않아야 성적이 천상계에서 놀 수가 있어요, 어, 머, 니.


“아참, 그리고 희선 쌤이 이번에 합의금으로 10억을 받았거든요.”

“10억?”


채원과 소진이 동시에 외쳤다.


“회삿돈이 아니라 순전히 기호 삼촌의 돈 10억.”


한결이 10억 출처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역시 재벌다운 돈질이네. 이야 부럽다.”

“너희 작은아버지, 속이 좀 쓰리시겠다.”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채원의 얼굴은 한층 더 밝아 보였다.


“근데, 나도 소송해서 돈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지난번에 나도 재진이한테 맞았잖아.”


그건 그렇네. 소진이 몫까지 챙겨야 했네.


“소진아, 걱정마. 내가 10억까진 아니더라도 보상금으로 오천만원은 줄게.”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왜 나한테 보상금을 준다는 거야?”


한결은 휴대폰을 꺼내 은행 어플을 켰다. 거기에는 입금자 김희선으로 1억원이 찍혀 있었다.


“이게 뭐야? 쌤이 왜 너한테 1억을 준 거야?”


채원도 깜짝 놀라 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아, 희선 쌤이 왜 너한테 이런 돈을···”


아차차, 이거 뭐 나쁘게 오해할 수도 있겠는데?


한결은 급하게 자기가 이번 일과 관련돼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등을 설명했다. 그제야 채원과 소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한테 오천만원을 주겠다고, 이쁜 우리 오빵!”


소진은 어울리지 않게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


“그런 위협적인 행동 하지 말고··· 너한테 너무 큰돈이니까 오천만원은 엄마한테 맡겨놓을게.”

“뭐야? 넌 오천만원을 자기 통장에 넣고 쓰는데 왜 난 안 된다는 거야.”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그래? 그럼 나도 엄마한테 통장 맡겨둘게. 그럼 됐지?”

“뭐야, 왜 말이 그렇게 흘러가는 거야. 각자 자기 통장은 자기가 관리하는 걸로 해야지.”


그때 채원이 나서서 교통정리를 했다.


“각자 통장은 자기가 관리하는 걸로 하자. 단 엄마가 통장 내역은 수시로 확인할 거야. 큰돈이 들어왔다고 흥청망청 쓰는지 볼 테니까 알아서들 해.”

“네.”

“만세.”


채원이 주방 정리를 마치고 들어갈 즈음 한결이 김충헌에 대해 물었다.


“김충헌 부회장하고는 어땠어요?”


아들 입에서 김충헌이란 이름이 나오자 채원이 약간 놀라는 듯했다.


“어땠다니 뭐가?”

“좋았는지, 아님 나빴는지.”

“글쎄···”


채원은 잠시 김충헌에 대해 생각하는 듯했다.


“딱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었어. 항상 중립적으로, 우리 가족도 한씨 일원으로 대접해 줬어. 가만,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관계라 할 수 있겠네.”


채원은 나머지 한씨 일가의 홀대가 떠오르는 듯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니?”

“그분이 절 한번 보자고 하실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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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1라운드 KO패 +1 24.09.03 171 12 12쪽
59 59. 명불허전(名不虛傳) 김충헌 +1 24.09.02 163 13 12쪽
58 58. 폭행교사(暴行敎唆) +1 24.09.02 177 12 12쪽
57 57. 선전포고(宣戰布告) +1 24.09.01 17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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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 한기호, 너 크게 실수한거야 +1 24.08.30 179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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