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제이모
작품등록일 :
2024.07.31 00:13
최근연재일 :
2024.09.17 08:00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23,852
추천수 :
946
글자수 :
414,950

작성
24.08.30 18:00
조회
178
추천
12
글자
12쪽

55. 한기호, 너 크게 실수한거야

DUMMY

“결아, 이게 무슨 일이니?”


집으로 왔을 때 채원이 벌벌 떨며 한결을 반겼다.


“무슨 일 있었어요?”


한결은 채원의 얼굴을 보고 뭔가 큰일이 생겼다는 느낌이 왔다. 또 누가 채원을 건드린 것인가.


“작은아빠란 사람이 전화 와서 엄마한테 신나게 욕을 한 모양이야. 그 집 큰아들 한재진이 공원에서 사람을 두들겨 팼다며? 근데 맞은 사람이 희선 쌤이라고? 재진이 새끼 맨날 사고만 치더니, 그럴 줄 알았어.”


소진이 방금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한기호 이 미친 인간이 결국 선을 넘는구나. 언젠가 한 번 손봐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모가지를 단두대에다 밀어 넣는구나.


“그래, 내가 쌤 병문안 갔는데 거기서 세황 법무팀장인가 하는 양반 만났어.”

“너한테 뭐 부탁했어? 넌 뭐랬는데?”


소진이 궁금한 듯 물었다.


“나한테 쌤이 합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더라고. 내가 콧방귀를 끼면서 법대로 엄중하게 처벌을 받으라고 말했지. 그랬더니 저 난리를 피운 모양이네.”


한결은 한기호의 욕설 섞인 전화를 받고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채원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살포시 감싸안았다.


아직 진정이 안 된 듯 채원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같은 말이라고 좀 부드럽게 하지 왜 그렇게 싸우듯이 말했니?”


채원은 찬물 한 컵을 들이마신 후 말했다.


“재진이가 예전에 소진이도 때렸잖아요. 그래서 잘 됐다 싶어서 그냥 감빵 가서 제대로 된 사람이 되라고 한 거예요.”


동생 때문에 그랬다고 하니 채원도 더 다그칠 명분이 없었다.


“그래도 오빠라고 항상 동생을 챙기네. 우리 아들 장하다.”


소진도 약간 감동받았다.


저 인간이 정말 사고 후에 많이 달라졌어. 점점 진짜 오빠처럼 보이는데?


“그런데 엄마한테 전화 와서 또 시비를 걸었다고 하니 그냥 넘길 수는 없겠네요.”

“그냥 못 넘기면 어쩌려고?”


채원은 걱정이 한가득 담긴 눈으로 아들을 응시했다.


“엄마, 전 엄마를 건드리는 놈들 절대 용서 안 해요.”


채원은 예전 누구에게 들었던 말과 너무 닮아 깜짝 놀랐다.



[채원아, 난 채원이를 건드리는 놈들 절대 용서 안 해!]


지오 오빠.



“얼씨구, 효자 났네, 효자 났어.”


소진은 저렇게 말하는 오빠가 대견스러우면서도 저런 민망한 대사를 읊조리는 게 신기했다. 지가 무슨 영화 주인공도 아니고···


**


한기호를 어떻게 응징해야 할까.


한결은 밤새 고민했다.


12년 전 한석조의 생일 잔치 때 한기호가 뚫어지게 채원을 쳐다봤다는 말을 소진에게 들었을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결은 혹시 모를 세황과의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 세황 오너 일가와 관련된 파일을 만들어 정리하고 있었다.


한기호의 파일을 열었다.


나이는 당연히 한수호와 동갑. 한국에서부터 미국까지 이어진 개차반 생활.


자기와 관계된 여자 2명이 자살을 했다. 이것만 봐도 한기호는 보통 인간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이런 인간들은 웬만한 걸로 전혀 타격감이 없다. 이들을 혼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을 빼앗는 것이다.


거기다 세황백화점 사장에서도 쫓겨나게 해 완전 개털로 만든다면 최고의 복수다.


예상외로 아들들에 대한 사랑은 깊었다. 한재진 같은 놈도 아들이라고 그렇게 끼고 돌았던 거냐. 결국 네가 아들들을 망친 거다.


한기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세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기호를 상대할 방법이 나올 게 틀림없다.


또 신정호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과장님?]

[넵, 보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부탁드릴 게 있어서···]

[편하게 말씀하세요.]


한결은 한기호의 망동에 대해서는 일단 언급하지 않고 그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


[지난번 보니까 준석이 형이 상당히 유능하던데요. 아참, 달리 부를 만한 명칭이 없어서 과장님 친구분들은 앞으로 그냥 형이라고 다 부를게요.]


저도 그냥 형이라고 부르셔도 되는데··· 신정호는 깨톡에다 이렇게 쓰다가 싹 지웠다.


[그러시죠. 다들 좋아할 겁니다.]

[아? 그렇게 부르는 걸 좋아하나요?]

[그렇죠. 아무래도 더 친근한 느낌이 드니까.]

[그럼 과장님께도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신정호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물론입니다, 보스.]

[네, 앞으로 형이라 부를게요. 참, 어쨌든 준석이 형한테 좀 부탁해서 한기호 세황백화점 사장 좀 탈탈 털어달라고 부탁드려 주세요. 그 집안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 것까지.]

[네? 숟가락 개수까지요?]


한결도 말해 놓고 보니 너무 심했다.


[메타포입니다. 그 정도로 세세하게 파헤쳐달라는···]

[알겠습니다, 보스.]


**


“준석이 일찍 왔네.”


노준석은 신정호의 부름에 구로디지털단지역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미리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보스가 일 주신다는데 일찍 와야지.”


어느새 노준석도 한결을 보스라고 칭하고 있었다. 처음에 가장 까칠하게 굴었던 친구가 노준석이었는데 돈맛을 보더니 가장 먼저 엎드렸다.


“좋은 자세다.”


그때 음료가 준비됐다며 진동벨이 울렸다.


“내가 갔다 올게.”


노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가지러 갔다. 자식, 확실하게 기는 구만. 그럼, 그래야지.


노준석이 커피를 가져와 맞은편에 앉았다.


“너 사업한다는 건 어찌 됐냐?”


노준석이 대리운전 회사를 차리겠다고 한지가 벌써 6개월은 훌쩍 지났다. 시장조사한다는 핑계를 대고는 있지만 이미 레드오션이 된 대리운전 업계에서 버텨낼 방법을 찾지 못해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사업구상 중이라는 말만 6개월째 해오고 있었다.


“말 마라. 여기도 완전 경쟁이 치열해서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빤스까지 벗고 나와야 될 가능성이 높더라.”

“내가 처음부터 말했잖아. 이거 하려면 번듯한 연예인도 하나 끼고 있어야 되고, 사람들 뇌리에 남을 만큼 광고도 엄청나게 해야 한다고.”

“맞다, 맞어. 돈 나갈 게 무지 많더라.”


노준석은 아이스라떼를 쭉 빨아 마셨다.


“이게 뭐고. 벌써 다 먹었네. 무슨 얼음만 이렇게 많냐.”

“그게 딱 대리운전 업계 모습이다. 먹을 게 많아 보이는데 막상 먹어보면 별로 먹을 게 없는···”


노준석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난번에 보스가 말했던 그건 잘 진행하고 있냐?”

“예전 인맥 동원해서 이리저리 사람들 모으고 있다. 네트워크는 이미 만들어졌고 한 번 회합을 해야 하는데···”


신정호가 품속에서 돈뭉치가 든 봉투를 하나 꺼내 노준석 앞으로 툭 던졌다.


“쓰라, 필요할끼다.”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에게 수표를 건넨 이재용의 유명한 대사를 흉내 냈다.


“오, 이런 게 접대비냐?”

“요즘은 접대비라 하지 않고 업무추진비라고 한다.”

“근데 불편하게 왜 현금으로 주냐?”


신정호가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고개를 숙여 속삭였다.


“현금을 써야 추적이 불가능하잖아.”


노준석은 가볍게 끄덕였다.


“그런데 보스가 이번에 지시한 일은 뭔데?”


신정호는 마치 첩보영화처럼 목소리를 한껏 낮추더니 한결의 지시사항을 하나씩 전달했다.


“그러니까 한기호 세황백화점 사장 관련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서 보고해달라.”

“이해력은 좋네. 딱 그거야.”

“알았어. 일주일쯤 뒤에 보고드린다고 전해주라.”

“그래, 수고해라.”


**


노준석과 카페 미팅을 끝나고 나니 시간이 오후 2시30분이었다. 아, 업무시간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운 것 같았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깐깐한 팀장 윤종혁의 호출이 왔다.


“신정호 과장, 제 자리로 좀 와 주세요.”


또 잔소리 듣겠군. 좀 일찍 나가자니까. 아, 준석이 새끼.


“네, 팀장님.”

“요즘 업무시간에 자리 비우는 횟수가 너무 잦은 거 아닌가요?”


그런다고 내가 시킨 일 못 한 거 있냐. 외국은 요즘 전부 비대면이다 해서 재택근무도 하는데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왜 자리를 꼭 지키며 일해야 하냐.


“죄송합니다. 누가 찾아와서···”

“회사가 놀이터가 아니잖아요. 누가 찾아온다고 해서 몇 시간이 죽치고 앉아 시간 때우면 일은 도대체 언제 합니까.”


그만해라. 내가 잘못했다. 꼴랑 나이도 두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어린 여직원들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냐.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승진했다고 너무 핸디 빠지신 거 같은데 좀 집중합시다. 앞으로는 영원히 승진 안 할 거예요?”


이 새끼, 그 나이에 팀장 단 너만 하겠냐. 내가 나중에 여기 부사장만 되면 너부터 모가지다, 자식아.


신정호는 몇 분 동안 잔소리를 신나게 들은 후 자리로 왔다.


“신정호 과장, 여기 다시 좀 와 보세요.”


아, 또 왜? 내가 똥개냐? 사내 메신저는 폼이냐? 메신저로 말해, 그러라고 회사에서 만들어 준 거니까.


“네, 팀장님.”

“지난 분기 실적 분석자료, 수정 끝나셨나요?”

“아뇨, 현재 수정 중입니다.”

“제가 지시한 지가 언젠데··· 이사님께서 찾으시니까 오늘 중으로 마무리해 주세요.”


뭐, 오늘 중? 나 퇴근하지 말라고?


“꼭 오늘 중으로 끝내야 하나요? 내일 해도 될 것 같은데.”


윤종혁은 신정호의 말대꾸에 고개를 들어 아무 말 없이 검은 안경테 너머 얼굴을 응시하는 것으로 맞섰다.


꼭 오늘 하라고? 알았다, 알았어. 에휴, 오늘 심혜란 대리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넌 연애도 안 하냐? 매일 셀프 야근하면서 팀원들이나 괴롭히고 말이야.


“저 퇴근 안 하고 계속 기다릴 겁니다. 알아서 하세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인간. 나이도 어린 녀석이 어디서 이런 꼰대스러운 짓을 배워 온 거야. 미국물도 먹었다면서.


**


백경호는 세황전자 반도체공장이 있는 화성으로 직접 내려갔다. 홍수찬 사장이 일본 출장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서 한 시간이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정통 엔지니어 출신 홍수찬 사장. 그에게 이런 일을 부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백경호는 홍수찬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허리를 굽혔다.


“백경호 팀장입니다, 사장님.”

“네, 거기 앉아요.”


백경호는 사뿐히 걸어와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이야기는 들었어요. 김장곤 목사님 따님이 피해자시라고?”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전혀 합의할 생각이 없다는 건가요?”

“네, 목사님은 합의를 원하시긴 하는데 따님이 절대 합의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홍수찬은 난감하다는 듯 안경테만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고 있었다.


“제가 그 집 따님 성정을 좀 아는데···”


백경호는 뒤에 무슨 말이 나올까 목을 자라처럼 쭉 빼면서 귀를 가까이 댔다.


“목사님도 설득 못하십니다. 따님을 직접 설득해야 합니다. 목사님을 통한다면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한결도 도와주는 걸 거부해서 믿을 데라고는 홍수찬 사장뿐이었는데···


그때 톡이 왔다.


[금일 중 검찰 송치 예정. 빠른 대응 요망.]


뭐 이리 빨라. 안승호 이 자식이 결국 FM대로 처리했다 이거지? 백경호는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


[송치되는 대로 담당검사 누군지 파악 요망.]

[넵.]


망했다.


검찰로 넘어가면 점점 더 힘들어진다. 안승호의 성향으로 볼 때 분명히 기소의견을 첨부해서 송치했을 것이다.


담당검사가 좀 말이 통하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백경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홍수찬에게 부탁했다. 김장곤에게 합의 좀 해달라는 말을 전해주라고.


홍수찬은 오너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마지못해 전화를 걸었다.


“네, 목사님. 홍수찬입니다. ··· 네, 네. ··· 그래서 제가 다시 한 번 부탁 좀 드리고 싶어서 ··· 네, 네, 네. 알겠습니다. 이번 주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홍수찬이 전화를 끊었을 때 백경호는 일말의 희망 섞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홍수찬은 핸드폰 종료버튼을 누르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씀은 해보시겠다는데··· 큰 기대는 하지 말라시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간 연재횟수가 변경됩니다(10회→7회)★★★ 24.09.07 10 0 -
공지 45화 내용이 44화와 중복돼 수정했습니다 24.08.23 17 0 -
공지 주 10회 연재 예정입니다 24.08.08 445 0 -
77 77. 결론은 이두희의 단독 범행 NEW 2시간 전 16 2 12쪽
76 76. 몸과 영혼이 연결돼 있다 +1 24.09.16 58 6 13쪽
75 75. 류지오 이대로 사망? +1 24.09.15 70 5 12쪽
74 74. 야심가 한지현 +1 24.09.14 87 5 12쪽
73 73. 내 편에 서 줘 +1 24.09.13 102 5 13쪽
72 72. 주목 받는 한결 +1 24.09.12 108 6 12쪽
71 71. 염승은의 꼬리자르기 +1 24.09.11 108 5 13쪽
70 70. 절체절명(絶體絶命) 염승은 +1 24.09.10 112 8 12쪽
69 69. 고민하는 류승오 +1 24.09.09 121 7 12쪽
68 68. 큰집 사촌누나 한지원 +1 24.09.09 127 9 13쪽
67 67. 엄연한 후계자 후보 +1 24.09.08 136 11 12쪽
66 66. 독대(獨對) +1 24.09.07 141 11 12쪽
65 65. 이거 그린라이트야? +1 24.09.06 134 13 12쪽
64 64. 정호동의 살인청부 +1 24.09.06 141 10 12쪽
63 63. 마, 이게 'K-회식'이다 +1 24.09.05 149 10 12쪽
62 62. 10억 뜯긴 한기호의 폭주 +1 24.09.04 159 13 12쪽
61 61. 대낮의 습격 +1 24.09.04 159 12 12쪽
60 60. 1라운드 KO패 +1 24.09.03 171 12 12쪽
59 59. 명불허전(名不虛傳) 김충헌 +1 24.09.02 162 13 12쪽
58 58. 폭행교사(暴行敎唆) +1 24.09.02 177 12 12쪽
57 57. 선전포고(宣戰布告) +1 24.09.01 178 12 12쪽
56 56. 김충헌의 귀국 +1 24.08.31 192 11 12쪽
» 55. 한기호, 너 크게 실수한거야 +1 24.08.30 179 12 12쪽
54 54. 차세린의 과거 +1 24.08.30 188 12 12쪽
53 53. 한기호 너랑은 그냥 악연이야 +1 24.08.29 197 13 13쪽
52 52. A2 상황 발생 +1 24.08.28 201 13 12쪽
51 51. 서울숲 느와르 +1 24.08.28 220 1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