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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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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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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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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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보스몹

DUMMY

“그래서 이것보다 좋은 전략 있어? 있으면 채용하지.”

“없습니다.”


출루를 잘하는 타자 셋이 나가고 팀에서 가장 강한 4번 타자가 나서는건 정석 중의 정석이었다.

파이어스가 투수를 계속 갈아치우면서 마운드에서 늘 쌩쌩한 투수만 올린다면 노강수는 정석으로 상대를 해볼 생각이었다.


마광길은 누구보다 홈런을 칠 확률이 높은 타자였다.

정석을 못해서 파울을 치는게 아니었다.

정석을 마스터 했기 때문에 파울을 치는것이었다.

자신의 앞에 누가 출루만 하면 누구보다 높은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럼 제가 오늘 4번이면 1, 2, 3번은 누구입니까?”


노강수는 작성한 라인업 종이를 보여주었다.

1번부터 파격적이었다.


“1번에 구태우?”

“가장 믿을만하지. 컨택에만 집중하면 너 반 정도는 할걸?”


구태우는 건파우더즈에서 유이하게 매의 눈이 있는 타자였다.

근성도 있고 경험도 있었다.

컨택에 집중한다면 믿을만한 타율을 기대할 수 있었다.


“2번은 홍장훈 선배네요.”

“비싼 돈을 산 가격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밥값은 하지. 요즘 좀 부진하지만 올라올 때가 되었다.”


FA로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홍장훈은 스탯맨과 선구안 특성이 있었다.

스탯맨은 잘나갈때는 언제 슬럼프가 올지 모르지만 슬럼프 상황에서는 꽤나 믿을만했다.


리볼버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늙은이가 제법이네. 특성도 볼 줄 모르면서 선수를 이해하고 있잖아?”


그리고 라인업 종이에는 3번 타자로 정재원이 있었다.

포수 중에는 타격을 꽤나 잘했다.

노강수는 모르지만 팀에 몇 없는 자석 배트 특성이 있는 타자이기도 했다.

안타는 꽤나 잘치지만 덩치 치고는 장타가 거의 없고 발이 느려 하위 타선에 있는 타자였다.


노강수의 1, 2, 3번 타자는 안타를 칠 확률이 가장 높은 조합이었다.


마광길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야. 감독님 말대로 무조건 홈런을 쳐야겠는데요? 플라이 태그업으로 점수 내는것도 힘들겠어요.”


구태우는 늙어서 발이 느렸다.

홍장훈도 몸이 커서 발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정재원은 똥차 특성까지 있을만큼 느림보였다.


“나도 생각 많이 했다. 정재원, 구태우, 홍장훈 순으로 할까. 하지만 그랬다가 정재원이 제일 앞에서 동맥경화라도 걸린것처럼 꽉 막혀 있으면 어쩌냐. 컨택과 주력을 동시에 생각해서 그나마 1, 2, 3번을 정한거야.”


마광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이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한번 해보죠. 성공하면 파이어스에 크게 한방 먹일 수 있을거 같으니까.”


**


1회 초.

건파우더즈의 선발 투수 조정구는 무실점 피칭을 했다.


1회 말.

건파우더즈의 1번 타자 구태우는 몸을 풀면서 타석에 나갔다.


‘살다보니 내가 1번 타자를 할때가 있네.’


고교 시절부터 덩치가 있고 힘이 좋았다.

장타를 양산하고 홈런도 잘치니 당연히 늘 클린업 트리오에 있었다.

프로 신인때는 3번을 잠깐 했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이후에는 4번에 고정되어 있었다.

부상으로 쉬는 경우는 있어도 4번 타자가 아닐때는 없었다.

늙은 이후에 젊고 비싼 타자들이 건파우더즈에 들어와도 5번 자리는 지켰다.

그런 구태우가 1번 타자가 된 것이다.


‘무조건 출루하라고?’


노강수 감독의 요구 사항은 단 하나였다.

무조건 출루.

몸에 공이 맞아도 상관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


‘씁쓸하네.’


언제 은퇴해도 아쉽지 않은 구태우였지만 그래도 부상을 당해도 상관 없다는듯한 감독의 말은 쓰라렸다.


‘하지만 출루를 해야 하는건 맞지.’


1번 타자는 그런 역할이었다.

자신이 4번을 할때도 누군가는 몸에 공을 맞고 출루를 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제 구태우가 그런 역할을 할 차례였다.


파이어스의 선발 투수 장우휘는 괜찮은 투수였다.

몸쪽 패스트볼과 바깥쪽 슬라이더를 잘 구사하는 선수였다.

두 종류의 공을 주로 사용하는데도 삼진을 잘잡았다.


‘컨택을 하고 안타를 만드려면 슬라이더를 노려야겠네.’


큰거 한방을 노린다면 몸쪽 패스트볼이 아래로 꽂아들어오는걸 퍼올리는 선택을 했을것이다.

하지만 안타를 노리려면 횡으로 변하는 슬라이더를 노리는게 더 편했다.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과해서 배트 끝에 맞거나 움직임이 덜 나와 배트 안쪽에 맞아도 안타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었다.


구태우는 공 두 개를 봤다.

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나 괜찮았다.

구위는 보통이었고 제구는 수준급이었다.

한 팀의 선발 투수가 될만했다.


‘마지막은 뭘 던지려나?’


구태우는 눈에 힘을 줬다.

젊은 시절만큼 시야가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젊은 선수보다 공을 잘봤다.

포심과 다른 회전이 슬쩍 보였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확신을 가져야 했다.

바로 배트를 냈다.


‘걸려라!’


투수도 이번 공으로 아웃을 잡을 생각이었다.

공의 회전이 생각보다 강했다.

공이 꿈틀거리듯이 움직이면서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구태우는 팔에 힘을 빼고 팔을 더 뻗었다.


탁!


배트의 중심에 공이 맞지는 않았다.

배트의 끝에 공이 맞았다.

공은 힘 없이 살짝 떠서 1루 방향으로 날아갔다.

1루수는 캐치를 위해 점프했다.

구태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전력질주 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했다.


‘빠져라!’


그리고 공은 1루수의 점프를 넘어섰다.

뒤로 빠졌다.

급히 우익수가 와서 공을 잡았지만 구태우는 안전하게 1루에 도착한 이후였다.


구태우는 덕아웃을 보면서 주먹을 쥐었다가 하늘로 펼치는 건파우더즈의 세레모니를 했다.

화약이 폭발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덕아웃에서는 기분 좋은 시작에 선수들이 모두 환호를 하고 있었다.


‘일단 스타트는 괜찮게 했네.’


**


마광길은 덕아웃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제발 출루해라.’


리볼버가 마광길에게 말했다.


“나한테 기도하는거야?”

“아니, 야구의 신.”

“그런게 어디있어? 있으면 그나마 내가 제일 비슷한 존재겠네.”

“너한테 기도해도 뭐가 나오지 않으니까.”


노강수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2번 타자 홍장훈은 스탯맨 특성이 있었고 밥값은 하는 타자였다.

최근에는 타율이 떨어지고 있었고 칠때가 되기는 했었다.


홍장훈은 초구를 공략했다.


딱!


노리고 있었던게 정확하게 들어 맞았는지 안타를 치고 뛰어나갔다.


노아웃 주자 1, 2루.


“괜찮네.”


그 다음은 자석 배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정재원이었다.

기대를 가질만 했다.


“씁.”


하지만 야구는 언제나 베스트인 상황만 나오는게 아니었다.

애매한 상황이 훨씬 많이 나왔다.


정재원은 헛스윙을 몇번 하더니 갑자기 몸쪽으로 들어오는 직구에 반응도 하지 못하고 아웃 당했다.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지.”


마광길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리볼버에게 중얼거렸다.

원아웃 주자 1, 2루.

홈런을 친다면 3점은 낼 수 있었다.

1회에 3점은 절대 적은 점수가 아니었다.


마광길은 파이어스의 선발 투수 장우휘가 공을 던지는걸 지켜본게 있었다.

몸쪽 포심과 바깥쪽 슬라이더.

가끔 세번째 구종으로 체인지업을 던지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


‘몸쪽 포심.’


마광길은 구태우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선발 투수 장우휘는 포수와 사인을 주고 받고 있었다.

포수는 첫번째 공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써보자고 했다.

하지만 장우휘는 포심을 던지고 싶었다.


‘마광길은 파울을 겁나 때리는 타자다. 투 스트라이크 전까지는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


투수들 사이에서도 마광길에 대한 분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광길을 상대할때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부터가 본 게임이라는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살살 던져도 상관 없었다.


세상에는 초구를 잘때리는 타자가 있고 승부가 길어질수록 안타를 잘치는 타자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잘하는 타자는 거의 없었다.

만능인 투수가 거의 없는것처럼 만능인 타자도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마광길이 보여준 모습은 승부를 끈질기게 이어가며 파울을 치는 것이었다.

그 누구도 마광길의 진짜 실력은 알지 못했다.


결국 장우휘는 몸쪽 승부를 택했다.

몸쪽 낮은 공이었다.

타자 입장에서는 컨택하기가 까다로운 코스였다.


공이 던져졌다.

마광길의 눈이 빛났다.

공이 던져지는 순간에 포심인걸 알았고 몸쪽 코스라는걸 알았다.

공이 아래로 가라앉는 순간 그의 배트는 움직였다.

그의 배트는 아래에서 위로 퍼올리듯이 움직였다.


따악!!!


배트가 공을 부셔버리는듯한 소리가 났다.

공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공은 담장을 가볍게 넘어갔다.

건파우더즈 팬들의 함성이 야구장 안을 가득 채웠다.

마광길은 함성을 들으면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선발 투수 장우휘는 설마 그 마광길이 초구에 배트를 돌릴거라 생각하지 못했는지 멍한 표정으로 마광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볼버가 외쳤다.


“투수 어깨를 갈아버리는것보다 멘탈을 갈아버리는게 효과가 더 좋은거 아냐?!”


**


건파우더즈와 파이어스의 두번째 경기는 건파우더즈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마광길은 4타석 2안타 1홈런을 기록을 거두었다.

마광길 앞에 있는 타자들은 어떻게든 출루를 하려고 했다.

파이어스는 매번 투수를 교체하면서 가장 쌩쌩한 투수를 사용했지만 건파우더즈에서 고르고 고른 타자들은 최소 한 명은 출루했다.

마광길의 홈런 아니면 장타를 쳤고 최소 1타점은 올렸다.


세번째 경기도 두번째 경기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파이어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투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것 말고는 따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세번째 경기도 건파우더즈의 승리였다.

캐스터와 해설은 이번 삼연전을 평가하면서 중계를 마무리 지었다.


“마광길 선수. 보스몹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있는데 이번 삼연전에서 자신이 왜 그렇게 불리는지 확실히 보여준것 같네요.”

“네, 맞습니다. 끝판왕이라는 듣기 좋은 말도 있는데 인터넷에서는 굳이 보스몹이라는 별명을 쓰더라구요. 끝판왕이나 보스몹은 엄청 강한 존재를 말하는것이지만 보스몹은 언젠가는 때려잡아야 하는 몬스터를 말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다른 9개 팀의 팬들의 염원이 담긴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1번 타자로 나와서 투수의 체력을 모두 빼앗습니다. 자동 고의사구를 하려고 하면 만루 상황에 대타로 나옵니다. 있는 투수 없는 투수 모두를 끌어다 승부를 하면 초구부터 홈런도 날릴 수 있는 4번 타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한국 역사에서 이렇게 다재다능한 타자가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말그대로 완전체를 넘어선 완전체 같습니다.”

“건파우더즈의 다음 경기는 창원 데블스와의 경기죠?”

“창원 데블스와 대전 건파우더즈는 상당한 악연이 있죠. 역대급 벤치 클리어링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 마광길 선수는 꽤나 많은 경기를 출장 정지 당하기도 했구요.”

“이번에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건전한 야구 문화를 위해서 말이죠.”

“지금까지 다양한 팀이 다양한 전술로 건파우더즈와 마광길 선수를 막아서고자 하는데 데블스는 어떤 전략을 가져올지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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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보스몹 24.09.14 70 5 12쪽
44 44화 보스몹 24.09.13 75 5 12쪽
43 43화 해치스 24.09.12 83 5 12쪽
42 42화 해치스 +1 24.09.11 85 6 11쪽
41 41화 해치스 24.09.10 94 7 11쪽
40 40화 해치스 24.09.09 102 7 11쪽
39 39화 해치스 +3 24.09.08 110 9 11쪽
38 38화 해치스 +1 24.09.07 115 6 11쪽
37 37화 드래곤즈 24.09.06 127 5 12쪽
36 36화 드래곤즈 24.09.05 125 9 12쪽
35 35화 드래곤즈 24.09.04 142 8 11쪽
34 34화 드래곤즈 24.09.03 147 9 11쪽
33 33화 드래곤즈 24.09.02 151 11 11쪽
32 32화 드래곤즈 +1 24.09.01 175 8 11쪽
31 31화 대책 24.08.31 163 9 12쪽
30 30화 대책 24.08.30 161 10 12쪽
29 29화 대책 24.08.29 169 9 11쪽
28 28화 대책 +1 24.08.28 166 9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72 8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75 8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7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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