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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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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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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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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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화 대책

DUMMY

풀카운트를 맞추고 나서 투수는 마광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하나 던졌다.

마광길은 하반신으로 날라오는 공을 뒤로 물러나며 피하면서 배트를 맞추었다.

그 다음으로 다시 몸에 맞는 공이 날아왔다.

마광길은 다시 피하면서 파울을 만들어냈다.


투수는 이래도 덤벼들지 않느냐는듯이 쏘아보았다.

마광길은 이 정도는 어림 없다는듯이 웃어보였다.


더 이상 고의적인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 전에 투수가 퇴장 당할수도 있었다.

투수는 다시 정상적인 승부를 했다.

그리고 마광길에게 2군 수준의 공은 애들 장난이나 마찬가지였다.

여유롭게 투구수를 늘려나갔다.


‘네가 먼저 덤비던가.’


벤치 클리어링은 먼저 덤비는 쪽이 쪼잔하고 약해보이는법이었다.

야구로 못이기니까 긁혀서 덤비는것처럼 보였다.


마광길이 먼저 덤빌 이유는 전혀 없었다.

투수가 공 하나하나 던지는것보다 배트를 휘두르는게 훨씬 힘 소모가 적었다.

마광길은 하루에 타격을 천개도 할 수 있었다.


투구수가 19개까지 늘어나자 결국 투수는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화가 가득한 표정으로 글러브를 바닥에 벗어던지며 마광길에게 다가왔다.

마광길은 헬멧을 벗고 배트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양팀의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뛰어왔다.

투수는 자기 팀 선수에게 끌려나가기 전에 주먹질을 하기 위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주먹을 날렸다.

마광길은 가볍게 그 주먹을 피했다.

이번에도 엉터리 주먹질이었다.


‘이대로 피하기만 하면 쫄보라고 욕을 할거고 적당히 손을 대면 다른 팀에서도 나를 출장 정지 시키기 위해서 온갖 개지랄을 하겠지.’


마광길은 건파우더즈 1위 돌풍의 핵심이었다.

마광길만 사라진다면 작년의 건파우더즈가 돌아올거라고 여기는 팀이 분명 더 있을 수 있었다.

이번에 적당히 대응하면 분명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이어질게 분명했다.


‘내가 파울을 계속 치는 것도 야구 룰에는 어긋나는게 아니지. 그리고 벤치 클리어링도 야구 문화 중 하나고. 이걸 막을 방법은 하나뿐이겠네.’


**


정용현 캐스터와 최현철 해설은 건파우더즈와 데블즈의 벤치 클리어링을 보면서 우려가 섞인 말을 했다.


“아무리 마광길 선수가 밉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요.”

“몸에 맞는 공도 좀 의도성이 보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먼저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네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야구 선수라면 플레이로 자신을 증명해야 합니다. 폭력이 아니라요.”


둘은 오랜 시간 야구판에 있었던만큼 데블즈의 속내를 읽고 있었다.

마광길을 출전 정지 시키기 위해 판을 짠걸 읽었다.

다만 그걸 방송에서 말할 수 없었을뿐이었다.


데블즈는 자신들의 계략을 모든 힘을 다해 부정할게 뻔했다.

벤치 클리어링을 주도한 투수를 지켜주고 연봉까지 보장해준다면 투수가 양심 고백을 할 일도 없었다.

이 일은 그저 의혹만을 남기고 사라질게 분명했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데블즈 구단이나 모기업과 불편한 관계가 될 뿐이었다.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의혹은 방송에서 꺼낼 수 없었다.


“말씀드리는 가운데 이번에도 마광길 선수는 복싱 선수처럼 주먹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전문적으로 격투기를 배운게 아닐까 싶은데요. 하나, 둘, 셋. 주먹이 마광길 선수를 스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어? 이번에는 마광길 선수도 반격을 하고 있습니다. 마광길 선수! 배트만 잘 휘두르는게 아니군요! 주먹도 체중을 실어서 칩니다!”


정용현 캐스터는 야구 중계만 하는게 아니었다.

겨울부터 봄까지 야구가 쉴때는 다른 스포츠도 중계하러 나갔고 그 중에는 이종격투기도 있었다.

그가 볼때 마광길의 주먹은 보통이 아니었다.

허리의 회전이 들어간 제대로 된 주먹이었다.


**


마광길은 허리를 돌렸다.


‘결국 배트를 휘두르는거나 주먹을 휘두르는거나 힘을 쓰는법은 비슷하지.’


사람의 팔힘은 한계가 명확했다.

팔만 써서 펀치를 치면 큰 충격을 줄 수 없었다.

기껏해야 작은 고통을 줄 뿐이었다.


마광길은 예전에 복싱 챔피언의 영상을 본적이 있었다.

그는 제대로 치기 위해서는 몸통의 회전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건 배트를 휘두르는것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마광길은 투수의 주먹을 숙이며 피하면서 한걸음 앞으로 갔다.

그의 앞에는 투수의 상반신이 보였다.

방어에도 신경 쓰지 않아서 텅텅 비어 있었다.


‘사람에게 가장 아픈 곳이 간 쪽인가?’


전문적인 격투기 선수가 아니라면 복부를 단련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단련하지 않은 복부에 제대로 된 주먹이 꽂힌다면 숨도 못쉬는게 정상이었다.

간은 복근 운동으로 단련하지 못하는 부위이기도 했다.


마광길은 투수의 양쪽 갈비뼈 아래를 훅으로 두번 쳤다.


퍽. 퍽.


허리를 돌려 상체의 힘을 온전히 실은 펀치였다.

그리고 마광길은 평소에도 배트를 휘두르면서 펀치에 필요한 근육을 꾸준히 길러온 선수였다.


“끄···으윽···”


투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허리를 새우처럼 구부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바닥에 쓰러져서 가만히 있고 싶었다.

간은 자율신경계와 연결된 신경섬유가 가득했다.

이 부위를 맞으면 신경신호가 자율신경계에 들어가 폭주했다.

맞은 사람은 몸에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자기가 먼저 덤벼놓고 먼저 이렇게 쓰러지면 어떻게 하나.”


마광길은 쓰러지려는 투수를 잡았다.

왼손으로 머리를 잡고 팼다.

사람을 잡고 패면서 할 말을 하는 마광길의 모습은 그냥 미친 남자 같았다.


“주먹질을 하려고 했으면 맞을 각오도 했어야지. 그렇지?”


퍽. 퍽. 퍽.


순식간에 투수의 얼굴은 피떡이 되었다.

그 살벌한 모습에 다른 선수들이 감히 말리러 오지 못할 정도였다.

다른 선수들도 남성 호르몬이 가득한 남자들이고 싸움을 못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마광길의 폭력은 계속되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덤비지 못하게 만들어줄게. 그래도 같은 선수니까 팔은 안건드릴거고. 고마워 해야겠지?”


일방적인 폭력이 이어졌다.

정신을 차린 건파우더즈 선수들이 겨우 마광길을 말리고 나서야 벤치 클리어링은 끝이 났다.

건파우더즈 선수들은 애교 많고 예의 바른 막내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것에 깜짝 놀랐다.


마광길의 모습은 악마 같았다.

주먹에는 피가 가득 묻어 있었다.

주먹뼈 위에 피부가 상처 나서 피가 났다.

동시에 투수를 패면서 생긴 투수의 피가 주먹에 묻어 있었다.


바닥에 쓰러진 투수의 얼굴을 처참했다.

코뼈가 부러져서 코가 주저 앉은게 확실히 보였다.

얼굴이 피범벅이었고 두 눈은 흐릿해져 있었다.

반쯤 맛이 간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심판은 바로 선언했다.


“마광길! 퇴장!”


지금까지 한국 프로 야구에서 벤치 클리어링은 주먹질을 해도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선수는 없었고 기껏해야 전치 1, 2주의 싸움이 고작이었다.


마광길은 투수를 완전히 뭉개버렸으니 자신이 퇴장을 당할거라는건 예상하고 있었다.

경기장 밖을 나가면서 데블즈 선수들에게 말했다.


“나중에 경기장 밖에서 나 보고 싶지 않으면 적당히 합시다?”



데블즈 선수 중에 감히 마광길과 눈을 마주하는 선수도 하나 없었다.

대부분이 마광길보다 프로 생활을 오래했고 마광길보다 더 크고 덩치 좋은 선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눈을 깔았다.

마광길의 폭력은 그 수준이 달랐다.


마광길은 피식 웃고 건파우더즈의 선배들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퇴장이고 출장 정지도 좀 먹을거 같네요. 내가 돌아올때까지 남은 경기 잘부탁드려요.”


구태우가 모두를 대표해서 답을 해주었다.


“그래. 일단은 안에서 쉬고 있어. 일단 남은 경기는 우리가 알아서 해볼게.”


**


마광길의 미친듯한 폭행이 끝나고 경기는 진행되었다.

데블즈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선발 투수 없는 불펜 데이였고 자신의 동료가 피떡이 되어서 응급실로 실려갔다.

마광길이 없다고 하더라도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없었다.

동료의 복수를 하자고 으쌰으쌰 할수도 없을 정도로 마광길의 폭력은 충격적이었다.

마운드에 피가 지워지지 않은 상태로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덕분에 건파우더즈는 3대1로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마광길은 감독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서게 되었다.

한국 야구는 벤치 클리어링으로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 싸움에 가담한 두 선수를 불러서 웃으면서 악수를 하는 관례가 있었다.

두 선수의 속내는 모르지만 겉으로나마 화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겉치레였다.


마광길은 기자 인터뷰 전에 노강수에게 물었다.


“그 선수도 나온데요?”

“아니. 코뼈는 완전히 주저 앉았고 갈비뼈도 부러졌다고 하더라.”

“아, 그렇게 되었네요. 당분간 고생 좀 하겠네.”


그저 가장 고통스럽다는 간을 때려서 피똥을 싸게 만들려고 했을뿐이었다.

갈비뼈는 부러지면 고정하기가 힘들어서 다 낫기까지 큰 고생을 하는 부위였다.


“인터뷰는 어떻게 할거냐? 지금까지 다른 선수들이 그랬던것처럼 국민들 앞에서 사과하고 끝낼거야?”

“안그럴거 아시잖아요.”


노강수도 일이년 야구한게 아니었다.

마광길은 어지간한 벤치 클리어링보다 과하게 손을 쓴게 확실했고 마광길이 아무 의도 없이 그럴 짓을 할 선수가 아니었다.


“앞으로도 다른 팀에서 일부러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켜서 너를 자극시킬 수 있으니까 이번에 과하게 행동한거 안다.”

“네. 다른 팀에서 건파우더즈를 상대로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킬 생각을 절대 못하게 만들어야죠. 그래서 이번 인터뷰도 좀 과하게 할 생각입니다. 허락해주시죠.”



노강수는 피식 웃고 말했다.


“허락 안하면 안할거냐?”

“허락해 주실거잖아요.”


노강수는 젊은 시절부터 승리를 위해서 뭐든지 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벤치 클리어링으로 마광길에게 출전 정지를 먹이는 전략은 노강수가 생각해도 유효했다.

그걸 막는 방법으로 그 누구도 감히 벤치 클리어링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폭력성을 보여주는것도 유효했다.


“그래. 그렇게 하자. 대신 회장님 의견은 물어보고.”

“회장님도 괜찮다고 하실걸요?”


이승호 회장도 젊은 시절에는 상남자로 유명했던 사람이었다.

자기 아들이 어디 클럽에서 깡패들에게 맞고 오자 직속 경호원을 끌고 가서 그 깡패들을 직접 손보고 온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노강수는 이승호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업 이미지와 관련이 있으니 회장에게 당연히 허락을 맡아야 했다.


“어, 노 감독. 오늘 경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전화한건가?”

“네, 맞습니다.”

“그 놈 주먹질도 제법이더만. 나도 소싯적에 복싱을 배워서 아는데 원투가 아주 일품이야. 복싱을 해도 챔피언은 먹었겠어. 하하하하.”


마광길의 예상대로 회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지금 들어보니까 일부러 그랬다고 합니다. 지금 다른 팀에서 마광길 선수만 없으면 건파우더즈와 경기하는게 해볼만 하다 이런 생각이 있어서 벤치 클리어링을 의도적으로 하는 기류가 있습니다. 그걸 막으려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아, 그래? 그럼 잘했구만. 남자는 누가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말아야지. 아주 잘했어! 벌금이 나오면 내가 내주고 법정 싸움을 가면 우리 그룹 변호사들 다 빌려줄테니까 걱정말라고 해.”

“그럼 이번 인터뷰도 좀 과격하게 할거 같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지.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는데 거슬릴게 뭐가 있나! 하고 싶은대로 해!”


회장의 호탕한 허락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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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대책 24.08.30 138 9 12쪽
29 29화 대책 24.08.29 144 8 11쪽
28 28화 대책 24.08.28 140 8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50 7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50 9 12쪽
24 24화 눈치 24.08.24 157 8 12쪽
23 23화 눈치 24.08.23 163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57 8 11쪽
21 21화 눈치 24.08.21 170 7 12쪽
20 20화 눈치 24.08.20 16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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