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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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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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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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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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대책

DUMMY

인천 레즈와의 삼연전 중 마지막 날이 되었다.

정용현 캐스터와 최현철 해설은 사전에 준비한 말을 꺼내면서 경기에 대한 흥미를 돋구기 시작했다.


“어제 경기도 재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레즈가 마광길 선수를 막지 못하니까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려고 했다는 의견이 있던데요. 특히 어제 나온 선발 투수 김서전 선수는 베테랑으로 제구가 좋기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최현철 해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가끔 야구에서 고의적으로 몸에 맞추는 볼을 던지게 지시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경기 중에 상대방이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죠. 150의 속도로 던진 야구공은 부상을 입힐 수 있고 한 선수가 시즌 하나를 날리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죽을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존재합니다. 1번 타자로 나온 마광길 선수에게 바로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레즈가 그렇게 매너 없는 팀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정용현 캐스터는 자신의 의견이 아닌것처럼 교묘하게 말을 꺼냈고 최현철 해설은 정상적인 야구 팀이라면 그런 작전을 쓸리가 없다는식으로 말을 했다.

둘은 야구를 오래 봐왔고 인천 레즈가 무슨 수작질을 했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걸 대놓고 깔 수 없으니 둘러서 말하는것뿐이었다.


“그리고 마광길 선수는 어제 몸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면서 배트를 가져다대는 묘기에 가까운 움직임도 보여주었습니다.”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승부를 길게 끌고 가야 하는게 타자죠. 그리고 어지간한 타자라면 몸에 맞는 공이 날아오면 피하기 바쁠겁니다. 타격감이 많이 떨어졌다면 피하는척 하면서 한번 맞아볼수도 있죠. 하지만 공을 피하면서 배트를 맞추는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캐스터가 말씀하신대로 묘기네요.”

“그만큼 마광길 선수의 운동 능력이 좋다는것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저 정도 운동 능력이라면 몸을 맞추는것도 쉽지 않을겁니다. 하하하.”

“레즈는 어떻게든 마광길 선수를 공략하고 싶을겁니다. 과연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


경기 시작 전 웜업 시간.

리볼버는 이번에도 마광길에게 와서 레즈의 더러운 전략을 알려주었다.


“오늘도 좀 조심해야겠어.”

“뭔데? 오늘은 강속구 투수를 준비해서 몸에 맞는 볼을 던지라고 했어?”

“그건 아니고. 벤치 클리어링을 하겠다는데?”

“하여튼 레즈 놈들. 더럽고 치사한 짓은 다 하네.”

“레즈 감독하고 코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주먹질을 하면 투수도 타자도 퇴장이니까 손해 볼게 없다고 하더라고. 더 자세히 알려줘?”

“아니. 그 정도면 충분해.”


상대팀이 대략 뭘할지 아는것 정도면 충분했다.

스포일러를 보고 보는 영화만큼 재미없는게 없었다.


“벤클이라. 오랜만에 재미 좀 보겠네.”

“설마 선발 투수 때리고 퇴장할건 아니지?”

“오늘 1선발 나올 차례잖아. 같이 퇴장하면 건파우더즈의 이득이야.”


그리고 경기는 시작되었다.

1회 수비를 적당히 마치고 공격을 할 차례가 되었다.

마광길은 1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서 인천 레즈의 1선발을 보았다.


놀란 포스터.

몸을 안풀어도 전력의 90퍼센트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제로백 특성과 어떤 경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특성을 가지고 있는 좋은 투수였다.

메이저에서 계투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많은 계약금을 받고 한국으로 온 케이스였다.


150이 넘는 구속, 몇가지 변화구, 적당한 제구력.

미국에서는 절대 선발로 나오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1선발을 충분히 맡을 수 있었다.


‘험악하게 생겼네.’


그리고 미국인이라 그런지 싸움을 잘할 것 같은 생김새였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선후배 사이라서 말싸움만 하는 한국 야구와 다르게 메이저에서는 진짜 주먹질을 했다.

거기 출신이라 그런지 벤치 클리어링 솜씨도 대단할것 같았다.


‘언제쯤 시작하려나. 한 20구 승부 정도 한 다음에 빡친척 하고 나오려나?’


마광길은 그런 예상을 하며 승부를 시작했다.


정상적인 승부가 이어졌다.

놀란 포스터는 1회부터 전력으로 피칭했다.

마광길은 힘을 아낄 수 있는 타자가 아니란건 이미 한국 야구의 모든 투수가 알았다.


마광길은 빠르게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그 이후로는 계속 파울을 쳤다.

17구 승부에서 실수로 배트 중앙에 공이 맞았고 안타가 나왔다.

마광길은 2루까지 뛰어가야 했다.


마광길은 뛰면서 리볼버에게 말했다.


“뭐야?”


벤치 클리어링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무 일이 없자 오히려 실망감이 들 정도였다.


“충분하다며?”


리볼버가 장난스럽게 갑질하는 표정을 짓자 마광길은 가볍게 그걸 무시했다.


경기는 진행되었다.

늘 그랬듯이 마광길 이후에 나온 타자들은 안정감을 가지고 배트를 휘둘렀다.

1점 선취점을 내는데 성공했다.

리볼버가 불만을 가지고 말했다.


“오늘은 점수가 잘안나네.”

“이런것도 고마워해야지. 1점이라도 내고 시작하는게 어디야.”

“그래도 요즘은 2, 3점은 내고 시작하는 경기가 많았다고.”

“놀란 포스터가 1회부터 전력 투구를 하네. 선발 투수를 빨리 내릴 셈인가? 1점이라도 낸게 다행이야.”


2회에서는 인천 레즈가 2점을 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건파우더즈의 하위 타선은 아무 점수도 내지 못했다.


마광길은 3회 수비를 마치고 공격에 나섰다.

투수는 여전히 놀란 포스터였다.

그는 1회부터 전력 투구를 계속 이어오고 있었고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벤치 클리어링은 언제 하는거야? 설마 작전이 취소되었나?’


타자 하나를 막기 위해서 일부러 벤치 클리어링 한다는 작전은 누가 들어도 더럽고 치사한 방법이었다.

중간에 중단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격 도중에 신경 쓸게 하나 더 생기자 마광길의 집중력은 조금 흐트러졌다.

이번에는 13구 승부 끝에 아웃이 되었다.

마운드에서 놀란 포스터가 가슴을 쓸어내리는게 보였다.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5회 2아웃 상황에서 마광길은 타석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인천 레즈의 덕아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수 교체하겠습니다!”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인지 놀란 포스터는 아쉬움 하나 없는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인천 레즈에서 미리 준비하고 있던 계투가 올라왔다.


박동수.

196cm의 키에 123kg이라는 무게를 가진 거구의 투수였다.

그냥 살덩이이 아니었다.

어깨가 떡 벌어지고 몸통이 두툼한 타고난 장사 체형이었다.

마운드보다는 씨름판이 더 어울릴것 같은 투수였다.


‘저 놈이네.’


마광길은 드디어 벤치 클리어링을 할 때가 왔다는걸 직감했다.


‘생각보다 더 치사하네.’


박동수가 마운드에서 잠깐 공을 던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안 리볼버는 웃으면서 말했다.


“짜잔.”

“네가 레즈 팀 감독이야? 왜 자랑스러워하는건데.”


리볼버는 마광길의 퉁명스러운 말을 무시하고 다시 말했다.


“짜잔!”

“젠장.”


마광길은 타석에 들어갔다.

박동수는 몸이 많이 무겁고 던지는 공이 조금 무거운 크게 특별할게 없는 투수였다.

빠르게 풀카운트를 맞추고 투구수를 늘려나갔다.

그리고 19구 승부가 될때 박동수는 갑자기 마광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깜짝 놀란 마광길은 급하게 공을 피하며 겨우 배트에 공을 맞추었다.


그리고 박동수는 마운드에서 내려와 마광길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보통 벤치 클리어링은 빈볼을 당한 타자가 투수에게 달려드는게 일반적인 시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파울 때문에 어깨가 갈린 투수가 타자에게 먼저 덤벼드는 특이한 시작이었다.


리볼버가 소리쳤다.


“벤치 클리어링이다!!!”


마광길은 피식 웃으면서 방망이를 옆에 던졌다.

승부욕 강한 수컷들만 모여 있는 프로 야구판이라 그런지 이런 순간에 쪼는 모습을 보이면 그대로 먹이가 되었다.

차라리 맞고 다치는게 도망치는것보다 나은 대접을 받았다.

그는 박동수를 향해 마주 걸어가기 시작했다.

키는 박동수가 더 크고 몸은 1.5배 차이가 났지만 마광길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레즈의 야수들이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우르르 몰려들었다.

건파우더즈의 선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미친 새끼들이!”

“지들이 몸에 맞는 공을 던져놓고 먼저 싸움 거는건 무슨 경우냐!”

“막내 지켜!”


순식간에 양 팀의 선수들은 마광길과 박동수를 사이에 두고 몰려들었다.

짬을 먹은 선수는 비슷하게 나이가 많은 선수를 상대했다.

젊은 선수는 젊은 선수끼리 눈싸움을 했다.

싸움을 말리는 선수도 있고 싸움을 부추기는 선수도 있었다.


보통 벤치 클리어링이었다면 서로 욕만 하다가 적당히 끝내는게 한국 야구였다.

진짜 주먹을 휘두르는건 먼 과거에나 일어났던 일이었다.

위험한 플레이는 하지 말라고 경고만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박동수는 확실한 명령을 받은게 있었다.


‘벌금이 나오면 구단에서 전부 처리를 해준다는거지? 징계를 받아서 출장 정지를 당해도 연봉 협상에서 불이익은 없고.’


박동수의 목표는 확실했다.

마광길을 한대 치고 마광길도 열 받아서 자신을 때리게 만드는것이었다.

자신을 희생해서 마광길이 오늘 경기를 못나오게 만들면 레즈의 이득이었다.


박동수는 으르렁 거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적당히 해야 할거 아냐. 타자와 다르게 투수 어깨는 소모된다고.”


그리고 그는 솥뚜껑 같은 주먹을 날렸다.


마광길은 그 주먹을 바라보았다.

매의 눈 특성과 회피 특성은 야구에만 적용되는게 아니었다.

그냥 힘만 좋은 박동수의 주먹질은 아마추어의 텔레폰 펀치나 마찬가지였다.

스윙이 워낙 커서 기세만 좋을뿐 격투기를 좀 알거나 눈이 좋은 사람은 맞을수가 없었다.

마광길은 상체만 가볍게 흔들어서 박동수의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마광길은 이미 레즈 감독의 머리 위에서 놀고 있었다.


‘소중한 선발은 뒤로 빼놓고 빠져도 상관 없는 투수를 버리는 패로 쓴다는거지?’


상대의 의도를 모두 알고 있으니 거기에 그대로 당해줄 수 없었다.

마광길은 상대방이 달려든다고 바로 욱해서 주먹을 마주 휘두르는 1년차 신입이 아니었다.


**


캐스터 정용현과 해설 최현철은 벤치 클리어링을 보고 어이 없어 했다.


“아니, 이런식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나요? 타자가 아무리 파울을 많이 쳐도 그렇죠.”

“박동수 선수. 일단 주먹을 날리네요. 투수 입장에서 마광길 선수가 얄미울수는 있죠. 기세가 엄청 납니다. 어? 어?”

“아니, 마광길 선수 격투기를 배웠나요? 주먹을 피하는 솜씨가 엄청 납니다.”


박동수는 한대 걸리기만 하면 뼈가 부서질것 같은 펀치를 날렸다.

마광길은 그걸 가볍게 피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박동수 선수 순식간에 헛스윙을 세번 하네요. 이건 뭐 거의 영화 아닙니까? 하하.”


박동수는 주먹을 헛칠때마다 더욱 열이 받는지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몸에 더 힘을 넣어서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어떤 펀치도 마광길에게 닿지 않았다.


그 멋진 몸놀림에 정용현 캐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이종격투기 중계를 하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었다.


“아, 마광길 선수. 안쪽으로 파고 듭니다. 반격을 하려는걸까요?”


카메라에는 마광길이 가볍게 박동수의 주먹을 피하면서 안쪽으로 파고들어 손을 드는게 찍혔다.

마광길의 손은 박동수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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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대책 24.08.30 137 9 12쪽
29 29화 대책 24.08.29 144 8 11쪽
28 28화 대책 24.08.28 140 8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49 7 12쪽
»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50 9 12쪽
24 24화 눈치 24.08.24 157 8 12쪽
23 23화 눈치 24.08.23 163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57 8 11쪽
21 21화 눈치 24.08.21 170 7 12쪽
20 20화 눈치 24.08.20 166 8 12쪽
19 19화 눈치 24.08.19 17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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