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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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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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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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눈치

DUMMY

“그 새끼··· 아니, 우동남 코치 감독님 말도 안듣는다. 그래도 우동남 코치가 너는 엄청 좋아하잖아. 경찰 부르기 전에 네가 와서 좀 말려봐라.”


같은 직장 동료였고 우동남이 나쁜 사람이 아닌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경찰까지 불러서 큰 소동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네, 알겠습니다.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감독님 댁이 어디시죠?”

“주소 찍어줄테니까 택시 타고 와라.”


마광길은 바로 감독의 자택으로 향했다.


노강수는 대전의 한 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작은 마당이 있는 이층집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쪽에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동남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강석도는 우동남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우동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노강수는 문앞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고 사모님은 걱정하는 눈으로 감독 뒤에 있었다.

자식들은 진작에 결혼해서 독립했기 때문에 없었다.


“감독님! 이번에 광길이 홈런 치는거 보셨잖아요! 걔는 다르다니까요! 4번 자리 주세요! 4번 자리 줄때까지 자리에서 안일어날겁니다!”

“우동남! 너 미쳤어? 어디서 술을 이렇게 먹고 감독님 댁까지 찾아와서! 일단 들어가자! 동네 사람들 보기 부끄러우니까 감독님 댁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고.”

“석도 형! 형도 그러는거 아냐! 형도 광길이 배트 인정하잖아? 응? 그럼 스윙은 처음 보잖아! 세계 홈런 신기록도 깰 수 있는 애라니까? 그런 애를 왜 1번에 둬가지고!”

“어휴. 이 새끼가 진짜 미쳐가지고.”


리볼버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중얼거렸다.


“파이러츠와의 경기에서 광길이 네가 너무 잘해서 그런가본데.”

“그러게.”


우동남은 마광길에게 무한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마광길을 팀의 4번 타자로 만들려고 늘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마광길의 타격이 폭발하고 나서 그 기대감이 이성의 끈을 끊어버린 모양이었다.

말로는 감독을 설득할 방법이 없으니 술 먹고 애처럼 땡깡을 부리는 것이었다.


마광길은 우동남의 그런 추한 모습에 눈을 감고 싶었다.

일단은 그를 부축하여 일으켜세우려 했다.


“코치님. 여기서 이러시면 주변에 민폐에요.”

“어? 광길아. 광길이가 왔네.”


술에 취한건 진짜였는지 우동남은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마광길에게 매달렸다.

마광길은 우동남을 달래면서 그를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우동남은 거실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머리를 바닥에 박고 마광길을 4번 타자 시켜 달라고 중얼거렸다.


노강수는 마광길에게 말했다.


“고생했다.”

“아닙니다.”


둘은 쓰게 웃었다.

지금 둘이 쓰고 있는 전략은 비밀이 지켜질수록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팀에서도 둘만 알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죠?”

“내가 알아서 하마.”


그리고 노강수의 부인이 말했다.


“밤도 늦었는데 자고 가요. 저 코치 분도 이 밤에 어딜가기는 힘들테니 자고 가야할거구요. 어차피 내일 다같이 야구장으로 출근하시죠? 아침 식사도 든든하게 준비해드릴거고 빈 방도 있어요.”


리볼버가 중얼거렸다.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착하신 분은 사모님 밖에 없구만.”


**


다음 날이 되었다.

마광길, 우동남, 강석도는 사모님이 차려주시는 아침밥까지 먹었다.

사모님은 해장에 좋은 북어콩나물국을 차려주셨다.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인지 대화 하나 없는 서먹한 식사 시간이었다.

특히 어제 미친 짓을 한 우동남은 대역죄인이 된 것처럼 머리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노강수가 말했다.


“그럼 식사도 했고 구단 버스까지 같이 이동하지.”


네 남자는 차 하나에 타고 이동했다.

강석도가 운전을 했고 조수석에는 마광길이 앉았다.

뒷자리에는 우동남과 노강수가 탔다.


이동하면서 노강수가 말했다.


“타격코치.”

“네.”

“자네가 마광길을 아끼는건 알아. 하지만 나도 생각이 있어.”

“네?”


노강수는 우동남이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비밀의 일원으로 만들 모양이었다.


“마광길이 파울을 치는게 타격감이 안좋아서 그런거 같아?”

“그런거 아닙니까? 어느 미친 타자가 안타 칠 수 있는데 일부러 파울을 칩니까.”

“저기 있잖아.”


마광길은 가만히 있었다.

감독이 우동남을 믿고 말을 했으니 자신도 감독을 믿고 따를뿐이었다.


덜컹.


그리고 이 말을 처음 들은 강석도는 핸들을 놓칠뻔 했고 잠깐 차가 덜컹거렸다.

리볼버가 투덜거렸다.


“아이고! 수석이 팀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들을 암살하려고 하네!”


그리고 차가 다시 안정을 찾자 노강수는 수석 코치와 타격 코치에게 말했다.


“이건 내 지시이기도 해. 회장님께서도 허락하신 일이고. 기밀 사항이니 모두 함구하도록 해. 수석은 내 말을 어길리 없고, 직접 작전을 수행하는 선수나 기밀을 많이 다루시는 회장님이 입을 놀릴 일은 없으니까 만약 이 일이 새어나가면 우동남 코치의 입에서 비밀이 나간거겠지.”


노강수 감독은 우동남을 제외하면 비밀이 밖으로 나갈리 없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감독님. 왜 저를 그렇게까지 믿지 못하시는지···?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죠. 지금 미래가 창창한 타자를 망치고 계시는거 아닙니까? 한 시즌에 홈런 70개는 때릴 수 있을겁니다. 파울만 때리는 타자도 가치가 있을수는 있지만 두 경기에 한번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보다 가치가 높을리는 없습니다!”


우동남은 정론을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야구계에서 파울을 많이 치는 타자보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더 귀한 대접을 받는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선수의 가치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연봉만 봐도 그랬다.

파울의 가치가 0은 아니지만 홈런에 비하면 태양과 반딧불 차이였다.


노강수는 앞을 보며 말했다.


“광길아. 지금부터라도 홈런 잘치는 타자하고 싶으면 4번 자리로 옮겨주마. 어떠냐?”


마광길의 대답은 빠르고 단호했다.

홈런 세계 신기록을 가진 타자는 이전 삶에서 충분히 경험한 후였다.

그런 타이틀을 가져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구멍을 알고 있었다.


“아뇨. 저는 지금이 좋습니다.”


우동남이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광길아! 연봉액이 최소한 10배 아니 100배는 차이 날거다! 돈 많이 벌어야지! 넌 이번 시즌부터 신인왕부터 홈런 1등까지 싹 쓸어올 수 있어! 아직 시즌 시작한지 한달도 안지났으니까 남은 기간 동안 홈런에만 집중한다면···”


마광길은 뒤를 보며 말했다.


“태우 형도 신인왕 탔죠? 홈런 1등을 한 시즌도 몇번 있었구요. 하지만 그 형은 요즘 입만 열면 은퇴하고 싶다고 합니다. 구단에서 잘 대우 해줘서 돈은 많이 벌었겠죠. 대충 야구 하고 다니면 몇년 더 큰 돈 받을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맨날 은퇴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는게 보기 좋습니까?”


우동남은 입이 막혔다.

할 말이 없었다.


“코치님. 저는 선수이기전에 건파우더즈 팬이었습니다. 꼴찌 팀에서 골든 글러브를 타는 선수가 나오는것보다 선수는 아무 상을 타지 못해도 팀이 우승하는걸 보고 싶습니다. 코치님도 다른 선수에게 늘 팀 배팅을 하라고 강조하시잖아요.”

“그··· 그 팀 배팅은 영웅 스윙을 하려는 녀석들에게 하는 말이고. 너는 다르지.”

“다를게 없죠. 팀의 일원으로서 최고의 팀 배팅을 하고 싶구요. 노아웃 상황에서 투수의 공을 15개 이상 빼서 투수를 지치게 만드는것만큼 뛰어난 팀 배팅이 어디 있습니까. 힘이 빠진 투수는 제 뒤로 최소 2명의 타자는 더 상대해야 할거고 그 타자를 상대할때마다 또 힘이 빠질겁니다.”

“네가 홈런 하나를 치는게 더 팀에 도움이 될거야!”


마광길은 더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한국 제일의 홈런 타자였지만 우승을 못했던 이전 삶을 타인에게 이해시킬 수 없었다.


그러자 노강수가 마광길을 도와주었다.


“한 경기에 홈런 하나를 치는 타자와 한 경기에 파울 50개를 치는 타자. 둘 중 누가 더 승리에 기여를 많이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네.”

“아니, 감독님까지 그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홈런을 치는 타자가 더 승리에 기여하죠!”

“지금 결과가 그걸 말해주지. 결국 야구에서 어떤 전략이 가장 유효했는지는 결과가 증명한다고. 자네의 말이 맞다면 타선이 가장 훌륭한 파이러츠는 왜 매 시즌 하위권을 돌고 있나?”


마광길은 지금까지 야구계에서 없던 새로운 전략을 들고 왔다.

노강수는 그걸 받아들였고 우동남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뿐이었다.

마광길은 그런 우동남에게 말했다.


“일단은 이기고 있죠. 그럼 이 전략을 계속 써보죠. 만약 이 전략으로 진다면 전략은 그때가서 바꾸면 그만이니까요. 어차피 저 젊잖아요. 한해 망해도 제 타격이 어디 가지는 않을겁니다. FA 자격을 얻어도 20대입니다.”

“그럼 언제 전략을 바꿀건데?”


그 답은 노강수가 알려주었다.


“팀 순위가 2등으로 내려오면 그때가서 슬슬 고민을 해보지.”


**


대전 건파우더즈는 4월까지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

노강수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다들 노강수가 노환으로 미쳤던지 은퇴 직전에 구단에 똥을 뿌린다고 여겼다.

마광길이 과하게 파울을 많이 친다고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노강수에게 먼저 눈이 쏠려서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파울 퍼레이드가 끝낼거라고 기대하는 팀이 있었다.

노강수가 제정신을 차리면 마광길을 2군으로 보낼거라 여기는 팀이 있었다.

그럼 다시 정상적인 야구 리그가 진행이 될거라고 희망을 가졌다.


다른 팀의 예상은 모두 틀렸다.

마광길은 끊임없이 파울을 때려냈고 투수의 투구수를 늘렸다.

힘이 빠진 투수를 상대로 건파우더즈의 타자들은 모두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3할을 못치는 타자는 놀림감이 될 정도였다.


4월이 끝나고 정규 리그의 31개 경기가 끝이 났다.

건파우더즈는 24승 7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팀 순위 1위를 지켜냈다.


그리고 5월이 시작되었다.

4월 말일에 인천 레즈와의 새로운 삼연전이 시작되었다.

5월 2일에 그 두번째 경기가 진행되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정용현 캐스터와 최현철 해설은 입을 풀면서 이런저런 야구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건파우더즈는 4월에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까지 여러가지 분석이 나왔지만 결국 그 핵심은 1번 타자 마광길이라는 결론이 났구요. 새끼 호랑이라는 마광길 선수에게 새로운 별명이 재미있는게 생겼더라구요. 뭔지 아십니까?”

“뭐죠? 비방용 별명은 하나 알고 있는데요.”


파울 변태라는 별명은 방송에서 말하기 힘들었다.


“하하. 저도 그 별명은 알고 있지만 이번에 들은건 다른 별명입니다. 선발 타자라고 하더라구요. 한 경기에 상대팀에게 투구수를 평균적으로 70개 이상 뽑아내니까 타자지만 선발 투수나 다름 없지 않냐구요.”


그리고 정용현 캐스터는 다른 질문도 하나 던졌다.


“예전에 마광길 선수가 최현철 해설위원님께 우승을 해라는 말을 듣고 프로 선수가 되었다고 하는 말을 전해드린적이 있는데 지금 마광길 선수는 건파우더즈 돌풍의 핵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의도적으로 파울을 치고 있다는걸 부인하고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감독님께서 계속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태도만 유지하고 있지만 야구계의 대부분은 고의적인 파울이라고 확신하고 있죠. 지금까지 없었던 유형의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최현철 해설위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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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드래곤즈 24.09.05 10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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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대책 24.08.30 138 9 12쪽
29 29화 대책 24.08.29 144 8 11쪽
28 28화 대책 24.08.28 140 8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50 7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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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눈치 24.08.23 163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57 8 11쪽
21 21화 눈치 24.08.21 170 7 12쪽
20 20화 눈치 24.08.20 16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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