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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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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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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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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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해치스

DUMMY

마광길은 어떤 공이든 파울을 만들기 위해서 특별 제작한 배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규정 내에서 가장 길고 가벼운 배트였다.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돈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마광길은 신경 쓰지 않는 단점이기도 했다.


원강수는 길고 가벼운 배트를 허공에 몇번 휘둘러 보았다.


‘나이 든 형들이나 쓰는 배트라고 생각했는데···’


마광길이 몇 경기에서 쓰고 훈련때도 사용하던 배트라서 꽤나 낡아 있었다.

그걸 잡고 있으니 마광길의 기를 받는 느낌이었다.

무슨 공이든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석에 다시 들어섰다.

타일러 밀러는 다시 공을 던졌다.

커터였다.


애매하다 싶으면 배트가 나가서 공을 건드리기라도 해야 할 투 스트라이크 쓰리 볼 상황.

원강수는 몸에 익은 타이밍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마광길처럼 공과 배트가 맞는 순간 손목을 뒤틀어서 파울을 만들 재주까지는 없었다.

그저 안타 아니면 파울이기를 바라면서 정석 스윙을 할 뿐이었다.


공은 배트의 중심 조금 안쪽에 맞았다.


빠악!


원래라면 안타가 되었을 배팅이었다.

하지만 낡고 내구도가 약한 배트는 부서졌다.

공은 힘 없이 아래로 튕기며 파울이 되었다.


“와씨.”


안타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마광길의 기를 받아서 이런 일이 생겼나 생각이 들었다.

덕아웃을 바라보니 마광길이 웃으면서 엄지 손가락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배트를 하나 더 흔들었다.

또 쓸거냐 묻는것 같았다.


**


리볼버는 마광길을 보며 말했다.


“넌 참 특이한 놈이야.”

“특별하지 않으면 건파우더즈 우승을 볼 수 없다는걸 알았거든.”


마광길의 배트는 그냥 길고 약한게 끝이 아니었다.

마광길은 평소에도 연습을 꾸준히 했다.

배트 하나가 부러지면 다음 새 배트를 쓰지 않았다.

연습때 스윙 100개마다 새로운 배트를 돌려가면서 사용했다.

배트를 10개나 쓰면서 배트 하나하나에 꾸준히 피로를 누적시켰다.


야구 규칙은 배트의 규격까지 정확하게 명시가 되어 있지만 오래 된 배트를 쓰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다.

원래 내구성이 약한 배트는 연습에서 혹사되면서 더 약해졌다.


그의 배트는 야구 리그에서 가장 잘부러지는 배트였다.

다른 타자라면 안타가 될게 배트가 부러져서 파울이 되는걸 싫어했지만 그 유일한 반대가 마광길이었다.

부러지는 배트는 파울을 만들 가능성이 높았다.


원강수는 해치스의 2선발 타일러 밀러의 투구수를 11개나 빼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마광길만큼 대단한 성적은 아니지만 가진 재능에 비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이었다.


다음으로는 2번 타자 제이슨 키드가 나왔다.

모든 야구 선수는 잘해야 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게 외국인 선수였다.

가능성이 보이면 몇년 더 두고 보는 한국 선수와 다르게 외국인 선수는 즉시 결과를 내야 했다.


모든 한국 야구 팀은 최대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사용할 수 있었고 외국인 선수에게는 많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

슬럼프가 와서 몇 주 기량이 하락하면 구단의 눈치를 봐야 했다.

다쳐서 몇 주 쉬는 것도 허용이 되지 않을때가 있었다.


한국 밖에서 야구를 하는 선수는 수도 없이 많았고 한 시즌에 외국인 선수를 두세번 교체하는 구단은 꽤나 있었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와 외국인 타자 중에 더 압박을 많이 받는건 외국인 타자였다.

5일에 한번 마운드에 올라가면 되는 외국인 투수는 컨디션과 멘탈을 관리할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는 일주일에 6일은 경기에 나오면서 매 경기마다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


“Okay.”


제이슨 키드는 정석적인 외국인 타자였다.

잘치고 잘뛰고 잘막았다.

모든 면에서 어지간한 한국인 타자보다 좋은 실력을 보였다.

다만 메이저에 가지 못할 수준이었을뿐이었다.


제이슨 키드는 늘 자신이 하던 것을 했다.

투 스트라이크 투 볼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실투가 나와서 공이 중앙으로 몰리는 순간 잡아당겼다.


따악!


공은 좌중간을 뚫고 안타가 되었다.


노아웃 주자 1, 2루 상황이 되었다.


제이슨 키드는 싱글벙글 웃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는 날은 늘 기분이 좋았다.

이 정도 스탯이라면 올 해는 마음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을것 같았다.

내년 계약까지 무리 없이 진행될것 같았다.


“Good. Good.”


한국은 좋은 나라였다.

마이너리그 수준인 자신에게도 백만달러라는 거금을 턱 안겨주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마이너리그 선수에게는 꿈과 같은 돈이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72만 달러니 메이저에도 못가는 선수에게는 최고의 대우였다.


살기도 좋았다.

총이 없다는것만으로 미국보다 훨씬 살기 좋았다.

아이들이 밤에도 편하게 공원에 가서 놀 수 있는 나라는 흔하지 않았다.


건파우더즈의 팬들은 열성적이고 같이 뛰는 선수들은 모두 성격이 괜찮았다.

벤치 클리어링에 주먹 쓰는 일이 거의 없다는것만 봐도 얼마나 호인들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분단 국가고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나라라는건 선입견이었다.

한국은 돈만 있으면 어떤 나라보다 살기 좋았다.


제이슨 키드는 가능한 한국 생활을 오래 나가고 싶었다.


“Let’s go for it. Gunpowders.”


다음 타자는 홍장훈이었다.

성적이 떨어지면 귀신 같이 슬럼프를 극복하고 잘한다 싶으면 바로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였다.

그리고 언제나 밥값은 해주는 든든한 국밥 같은 선수였다.

요즘은 하위 타선에 있지만 오늘은 마광길이 없기 때문에 오랜만에 3번 타자로 복귀했다.


리볼버는 홍장훈을 응원했다.


“스탯맨! 요즘 분위기 좋잖아! 한건해!”


그리고 요즘 분위기가 좋았던 탓인지 홍장훈은 시원하게 헛스윙을 돌리고 아웃 당했다.


“저저! 어휴! 좀만 잘한다 싶으면!”


그리고 다음 타자는 4번 타자 하시완이었다.

원래 건파우더즈에서 구태우의 후임으로 키우는 타자였고 나름 장타를 많이 내는 타자였다.

힘은 좋았는데 야구 머리는 영 부족했다.

하시완은 투피치 투수에게 농락 당하다가 아웃을 당했다.


“저 돼지 새끼는! 그럴거면 뭐하러 몸 불렸냐! 파워보다 컨택이 중요하지! 평소에 안타 잘치다가 가끔 더 잘걸리는 날에 홈런을 치라고!!!”


다음 타자는 전4번 타자 구태우였다.

최근에는 늘 5번으로 나서는 타자이기도 했다.


구태우는 현재 상황을 지켜보았다.


“흠. 막내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참는거야?”


투 아웃. 주자 1, 2루. 1회 초.

안타로 점수 하나를 낸다면 경기 분위기를 바로 가져올 수 있었다.

만약 이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반대로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었다.


원래 구태우는 오늘 마광길처럼 플레이를 할 생각이었다.

상대팀 투구수를 최대한 늘려서 다음 타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5번이라는 타순은 그걸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1아웃이기만 했어도 원래 계획을 실행했을텐데 2아웃이었다.

투구수를 늘리려고 파울을 노리다가 아웃을 당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컸다.

정석은 안타 치고 선취점을 가져오는것이었다.


능력이 있는 타자라면 안타 치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구태우는 늙었지만 아직 리그 상위권의 타자였다.


“투구수가···”


구태우는 경기를 복귀해 보았다.

원강수는 11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제이슨 키드는 5구 승부로 안타를 쳤다.

홍장훈은 6구 승부에 아웃 당했다.

하시완은 4구 승부에 아웃 당했다.


“26개인가.”


선발 투수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은 스타트였다.

마광길이 없어서 좋아보이는 투구수일뿐이었다.

다른 팀이었다면 시작이 좋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구태우가 공 세개만에 아웃을 당해도 1이닝에 29개의 공을 던진셈이고 그게 반복된다면 3, 4 이닝 끝에 마운드에서 내려갈만한 성적이었다.


“안타를 노려야 하나. 투구수를 노려야 하나.”


베테랑인 구태우도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

구태우는 자신도 모르게 마광길을 바라보았다.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했던 에이스 타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광길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마광길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구태우에게 말했다.

팬들의 함성이 워낙 커서 무슨 소리인지는 들리지 않았다.

다만 입모양으로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해봐요? 그래. 한번 해볼까.”


어차피 건파우더즈는 압도적인 1등을 유지하고 있는 팀이었다.

이번 경기의 1회를 날려도 1등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


리볼버는 게임이 돌아가는걸 보고 볼맨 소리로 마광길에게 말했다.


“해보기는 뭘 해봐? 저 늙은이 너 따라 하다가 죽어. 뱁새가 황새 쫓아다니다가 가랑이 찢어진다는거 몰라?”

“태우 형이 뱁새 정도는 아니지. 그래도 비둘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 진짜. 주자 1, 2루 노아웃에서 점수 하나 못내는게 프로냐고!!! 언제 투아웃이 된거야!!!”

“태우 형은 해줄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이 팀에서 내 전략을 가장 잘따라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태우 형이거든.”


마광길의 파울 전략의 핵심은 배드볼 히터나 자석 배트가 아니었다.

어떤 공이든 끝까지 보고 칠 수 있는 매의 눈이었다.

그리고 건파우더즈에서 마광길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매의 눈을 가지고 있는게 구태우였다.


공 보고 공 친다.


재능을 타고 난 타자만이 할 수 있는 타법을 마광길이 오기 전부터 유일하게 시행하던 타자가 바로 구태우였다.

지금은 늙어서 매의 눈 특성은 가물가물 해지고 있지만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진 안정적인 타격폼을 자기고 있었다.


“맨날 은퇴하겠다고 노래하지만 승부가 오래 될수록 힘을 발휘하는 근성 특성은 여전하거든. 승부욕은 변하지 않았다는 소리야. 그냥 잠자고 있을뿐이지.”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는 삐끗 특성도 여전하잖아. 저 특성 때문에 중요한 경기를 놓치는게 한두번이냐고.”

“지금이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이야?”

“어?”


아니었다.

압도적인 1등을 유지하고 있는 건파우더즈에게는 많고 많은 경기 중 하나일뿐이었다.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 후반도 아니었고 이제 1회 초일뿐이었다.


“태우 형. 오늘 무슨 일을 낼지도 모른다니까.”


**


마광길이 팀에 들어오기 전부터 구태우는 끈질긴 타자로 유명했다.

좋은 눈으로 볼을 거르고 스트라이크를 노렸다.

승부가 길어질수록 안타를 잘친다는건 야구 팬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그래서 구태우를 응원하는 팬도 많았다.


구태우는 늘 그랬듯이 끈질기게 승부했다.

순식간에 풀카운트를 만들고 나머지 공을 끝까지 노렸다.

애매한 공은 모두 커트를 하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다 싶으면 컴팩트한 스윙을 했다.


“Motherfuc···”



타일러 밀러는 자연스럽게 욕을 했다.

오늘 미친 타자 마광길이 선발로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가장 기뻐했던건 타일러 밀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1회 초에 투구수 30개가 넘어버렸다.

벌써 5회는 던진것처럼 몸이 무거웠다.

빨리 덕아웃에 가서 쉬고 싶었다.

조금만 쉬면 체력이 돌아올거 같았다.

하지만 야구 규칙은 선발 투수가 쉬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공수가 교대될때까지 그는 공을 던져야 했다.


구태우와의 승부는 길어졌다.

빠르게 11구 승부가 이루어졌다.


12구째.

타일러 밀러는 커터를 던졌다.


“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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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해치스 +1 24.09.11 78 6 11쪽
41 41화 해치스 24.09.10 86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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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대책 24.08.27 159 7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62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60 9 12쪽
24 24화 눈치 24.08.24 168 8 12쪽
23 23화 눈치 24.08.23 175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68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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