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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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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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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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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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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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드래곤즈

DUMMY

드래곤즈와 건파우더즈와의 두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마광길은 어제 송하경에 당한 한을 풀겠다는듯이 파울을 양산했다.

드래곤즈의 선발 투수 데렉 톰슨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든 4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는 사이에 드래곤즈의 타선은 열심히 힘을 내서 2점을 냈다.


5회.

마광길이 타석에 들어가서 김노아의 특성을 확인해 보았다.


-고릴라 손. 새가슴. 육감.


리볼버가 김노아를 알아보고 말했다.


“아, 김노아다.”


마광길도 김노아를 알아보았다.

5년 정도 후에 훌륭한 투수가 되는 선수였다.

그 전까지는 5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재능이 터질듯 말듯해서 드래곤즈 팬들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선수였다.


리볼버는 김노아가 현재 가지고 있는 특성을 보고 말했다.


“새가슴하고 육감을 같이 가지고 있으니 힘들겠네. 둘 중 하나가 없는게 훨씬 나을텐데.”



세상에는 좋은 특성도 있고 나쁜 특성도 있고 상황에 따라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는 특성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특성은 특정 특성과 있을때 굉장히 나쁜 악영향을 줄수도 있었다.


지금 김노아가 가지고 있는 새가슴과 육감이 그랬다.

새가슴은 긴장되는 순간에 컨디션이 나빠지는 특성이었다.

꽤나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을때 등판하면 그 어떤 때보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특성이기도 했다.

그리고 육감은 타자일 경우에 어떤 공이 올지 대략 예측이 되고 투수일 경우에 어떤 공을 던질때 위험할지 촉이 왔다.


이 두 가지 특성은 따로따로 있을때는 상관 없었다.

하지만 같이 가지고 있으면 강력한 타자를 상대할때 투수의 기량을 대폭 하락시켰다.

어떤 곳에 어떤 공이 날아와도 칠 수 있는 타자를 상대하다보면 포수가 요구하는 모든 구종과 제구가 모두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을 받았다.

어떤 공을 쳐도 안타를 맞을것 같으니 계속 도망치려고 하게 되고 볼질을 하게 되었다.

투구수가 늘어갈수록 자신감을 잃게 되고 공의 위력은 더욱 죽었다.


“나중에 새가슴을 고치고 나서야 뛰어난 투수가 될 수 있지. 그리고 지금은 아니네.”


리볼버의 말에 마광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가진것을 충분히 쓰지 못하는 투수 유망주는 마광길의 밥일뿐이었다.


첫번째 공은 몸쪽 높은 패스트볼이었다.

마광길은 그 공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151의 구속에 적당한 구위와 제구.

가능성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뿐이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선발 투수로 쓰기에도 애매한 그런 공이었다.

본인의 컨디션이 좋거나 상대팀 타선의 컨디션이 안좋으면 몇 이닝을 버틸 수 있겠지만 시즌 내내 선발로 쓰기에는 불안한 공이었다.


다음 공으로는 바깥쪽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볼로 빠졌다.

그 다음 공은 스플리터였고 스트라이크로 들어왔다.


2 스트라이크 1 볼.


타자에게나 투수에게나 긴장감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투수와 포수는 뭔가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지 꽤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피치 클락을 꽉 채우고 나서야 다시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볼이었다.

마광길은 가만히 있었다.


그 이후에도 다시 슬라이더가 볼로 들어왔다.

풀카운트가 완성되었다.


마광길은 이후부터 파울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


드래곤즈의 포수 유재국은 유들유들한 성격이고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인망을 얻고 있었다.

모든 투수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유재국은 김노아와 뭔가 영 안맞는 느낌이었다.


보통 포수가 선배면 포수의 리드대로 투구가 이루어졌다.

이전까지 유재국이 김노아의 공을 받을때도 그랬다.

그리고 오늘 김노아는 유재국이 어떤 공을 요구해도 일단 고개를 가로저었다.

포심, 슬라이더, 스플리터.

몸쪽, 바깥쪽, 위, 아래.

어떤 공을 요구해도 그냥 싫다고 했다.


그리고 제구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수가 일어나서 한걸음 움직여야 할 정도로 공이 빠졌고 그런 공도 마광길을 팔을 쭉 뻗어 커트를 해버렸다.


결국 투구수가 10개가 되자 유재국은 심판에게 잠깐 타임을 요청하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김노아!”

“죄송합니다. 선배님.”


김노아도 자신이 뭘 잘못하는지 알았다.

바로 사과부터 했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기가 답답한건지 한숨을 내쉬었다.


유재국은 여러 투수를 상대해 보았고 김노아 같은 투수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김노아는 속이 간장종지처럼 작은 투수였다.

윽박지르면 더 쫄아서 투구가 나빠지는 투수였다.


“그럼 네가 던지고 싶은 공을 먼저 알려줘.”

“그게 선배님··· 어떤 공을 던져도 홈런을 맞을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금 김노아는 마광길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RPG 게임에 나오는 대마왕이나 끝판 대장처럼 보이고 있었다.

어떤 공을 던져도 문제가 생길것 같았다.


유재국은 김노아를 달래면서 말했다.


“너 오늘 공 나쁘지 않아. 변화구도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져서 변하고. 마광길 저 새끼 상대하려면 투구수 20개는 각오해야 하는거 알잖아. 어떤 공을 쳐도 맞을거 같으면 지금부터 무조건 가운데 쑤셔박자. 어차피 파울 칠거니까. 가운데 박으면서 변화구를 최대한 쓰자고. 운 좋게 헛스윙이 나오거나 안타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안타 하나 나와도 점수가 바로 나오는건 아니잖아?”

“네, 선배님.”


유재국이 포수 자리로 돌아가고 경기는 다시 진행이 되었다.

유재군은 김노아에게 원하는 구종을 선택하게 했다.

대신 공이 향하는건 늘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여야 했다.


포심, 슬라이더, 스플리터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그리고 마광길은 그 모든 구종을 파울로 만들었다.

투구수가 19개가 되었을때 스플리터를 실수로 안타로 만들었을뿐이었다.


**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7회가 되었다.

그 사이에 김노아는 중무리로서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오고 있었다.


마광길은 그게 마음에 안들었다.

노강수 감독과 함께 게임이 흘러가는걸 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드래곤즈는 우리와 상대할때 중무리 투수를 적극적으로 기용을 하려는 모양이네.”

“그렇네요. 있는 계투 없는 계투 모두 끌어쓰다가 6경기를 말아먹는것보다는 나은 선택인거 같기도 하구요.”

“확실히 그쪽이 승률이 조금은 더 있겠지. 넌 어때? 중무리 전략은 상대할만 해?”

“선발급이 나오지 않으면 임시방편일뿐이죠.”

“지금 던지고 있는 투수는?”

“언젠가는 선발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5선발도 힘든 기량이에요. 나를 상대로 그런 투수를 중무리 시킨다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줘야겠네요.”


그리고 마광길은 타석에 나갔다.

투 아웃에 1루에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이었다.


김노아는 각오를 다진 표정으로 공을 던졌다.

모두 정중앙에 들어오는 공이었다.

마광길도 각오를 다졌다.

벤치 클리어링과 다르게 중무리 전략은 자신의 파울 전략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다른 팀에서 따라하지 못하게 만들려면 자신도 집중을 해야 했다.


마광길은 첫번째 공부터 감을 잡는것처럼 파울을 만들어냈다.

승부는 순식간에 17구 승부까지 이어졌다.

타석에서도 마운드 위의 김노아가 땀을 뻘뻘 흘리는게 보였다.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여기까지겠네.’


김노아의 체력은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만약 드래곤즈의 감독이 이번 게임을 이기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투수 교체를 해야 했다.


그리고 마광길은 머리를 비우고 파울을 계속 쳤다.

선발급 투수나 마무리 투수의 전력 피칭이 아니라면 밤새도록 파울을 칠 수 있었다.

공을 한 가운데로 넣어준다면 파울을 만들기 더 쉬울뿐이었다.


‘언제쯤 투수를 교체하려나. 오늘은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기록을 깨는 날이겠네.’


24구 승부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마광길은 실수로 안타를 치고 1루로 뛰어나갔다.


‘중무리를 쓰려면 최소한 선발급으로 데리고 오라고.’


**


두 번째 경기도 건파우더즈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세번째 경기에서 드래곤즈는 아껴두었던 투수를 모두 사용했다.

타격전이 이어진 이후에 드래곤즈는 겨우 1승을 거둘 수 있었다.


요즘은 건파우더즈와 마광길과 관련된 기사가 가장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

건파우더즈 경기 이후에는 여러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마광길, 드래곤즈와의 삼연전에서 82, 84, 79개의 투구수를 이끌어내며 2승 1패.

-건파우더즈의 타선 폭발. 현재 한국 야구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선을 가진 팀은 건파우더즈.

-드래곤즈의 장진호 3일간 16타수 9안타(2홈런)로 맹활약하였지만 혼자서 건파우더즈를 이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기사가 올라오자마자 수많은 야구팬들이 댓글을 달았다.


-드래곤즈 근성을 보여줬네. 송하경도 그렇고 김노아도 고생 많았다.

-고생만 많았지. 결국은 건파우더즈에게 발린거 아냐?

-수치상으로 보면 장진호가 마광길보다 훨씬 좋은 타자인데··· 에휴.

-너희가 그렇게 물고 빠는 장진호가 건파우더즈에 왔으면 16타수 14안타는 쳤을걸?


**


강북 드래곤즈와 삼연전이 끝나자마자 바로 강남 해치스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평일 야구는 오후 6시 반에 시작을 했고 그 전에 선수들은 자유 시간을 가졌다.

그때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구태우는 자신이 아끼는 후배들을 데리고 소고기를 먹으러 왔다.

그 무리에는 마광길도 끼어 있었다.

구태우는 마광길에게 잘익은 갈비살을 한점 주면서 물었다.


“프로 생활은 적응했어?”

“확실히 체력이 슬슬 떨어지는게 느껴지기는 해요.”


아마추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는 경기 수였다.

프로는 시즌 중에 월요일을 빼면 모두 경기를 나갔고 아마추어보다 월등히 많은 경기 수를 소화했다.

아마추어도 쉬는 날 거의 없이 운동을 한다지만 실전과 운동은 달랐다.

실전은 정신적인 피로감이 더 컸다.


“그래. 이제 슬슬 더워질텐데 체력 관리 잘해.”

“네, 알겠습니다.”

“정신적인 피로가 더 위험하다. 멘탈이 흔들리면 타격폼도 흔들리거든.”

“딱히 흔들리는 타격폼은 아닌데요?”

“흐흐. 그건 그렇지. 넌 척추에 기둥이라도 박은것처럼 안흔들리더라고. 그래도 모든 타자는 슬럼프가 오니까 미리 조심하라는거야.”


그리고 타자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에 붙을 팀이 해치스인가.”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이지.”


해치스는 모든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팀이었다.

FA 대박이 나면 그 중 대다수는 해치스와 연관이 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쎈 팀은 아니기도 하고. 돈을 너무 많이 받으면 사람이 해이해 지나?”

“그래도 가끔은 전성기 실력을 보여줄때가 있으니까 만만히 볼 팀은 아니야.”

“우승은 잘못하지만 가을 야구는 꼬박꼬박 가고.”


그리고 구태우는 마광길을 보며 말했다.


“널 막으려고 처음에는 벤치 클리어링을 사용했고 그 다음은 중무리 투수를 사용했지? 해치스도 뭔가 나름 재미있는걸 생각할지도 모르겠네.”

“뭔가 재미있는걸 들고 오겠죠. 해치스는 감독도 단장도 연봉을 다른 구단보다 많이 받는다면서요?”

“그러다가 진짜 엄청난 전략을 짜오면 어쩌려고?”

“우리도 지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열심히 해서 야구 이길 수 있으면 내 손에 우승반지가 세 개는 있었지.”

“그래도 선수가 열심히 하는거 말고 따로 할게 있어요? 그냥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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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해치스 24.09.10 78 7 11쪽
40 40화 해치스 24.09.09 89 7 11쪽
39 39화 해치스 +3 24.09.08 94 9 11쪽
38 38화 해치스 +1 24.09.07 97 6 11쪽
» 37화 드래곤즈 24.09.06 110 5 12쪽
36 36화 드래곤즈 24.09.05 105 8 12쪽
35 35화 드래곤즈 24.09.04 119 7 11쪽
34 34화 드래곤즈 24.09.03 123 8 11쪽
33 33화 드래곤즈 24.09.02 128 10 11쪽
32 32화 드래곤즈 +1 24.09.01 151 7 11쪽
31 31화 대책 24.08.31 140 8 12쪽
30 30화 대책 24.08.30 138 9 12쪽
29 29화 대책 24.08.29 145 8 11쪽
28 28화 대책 24.08.28 140 8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50 7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51 9 12쪽
24 24화 눈치 24.08.24 158 8 12쪽
23 23화 눈치 24.08.23 164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58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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