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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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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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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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대책

DUMMY

벤치 클리어링이 끝났다.

언제까지 경기도 안하고 싸움질을 할 수 없었다.

건파우더즈와 레즈 선수들은 각자 마광길과 박동수를 말렸다.

마광길은 선배들이 잡아 당기자 순순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자신은 한대도 때리지 못했는데 딱밤을 맞은 박동수는 엉덩이에 불이 붙은 황소처럼 날뛰었다.


“야이, X새끼야!!!”


차라리 마광길이 주먹질을 했다면 이렇게 열이 받지 않았을것이다.

자신이 의도한 일이었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마광길은 가볍게 자신의 주먹을 모두 피했다.

자신을 때릴 수 있지만 그럴 가치도 없다는듯이 딱밤을 먹였다.

남자 대 남자의 싸움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를 놀리는듯한 행동이었다.

박동수는 어렸을때부터 덩치가 컸고 그 누구도 그에게 이렇게 행동하지 못했다.


리볼버는 박동수가 레즈 선수 세 명을 매달고도 움직이는걸 보고 어이 없어 하며 말했다.


“아니, 저게 사람이야 황소야.”


결국 레즈 선수 다섯이 붙고 나서야 겨우 박동수를 말릴 수 있었다.

레즈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막았다.

이대로 가면 누구 하나가 죽을것 같았다.


심판들이 경기장을 정리했다.

양팀 선수들은 각자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심판들은 경기장에 모여서 작은 회의를 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일단 폭력을 휘두르기는 했는데···”


심판들도 하나하나가 야구 경력이 긴 사람들이었지만 이런 벤치 클리어링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어려워했다.


“투수가 먼저 타자에게 덤벼드는것도 처음 봅니다.”

“그리고 투수가 주먹을 휘둘렀지만 결국 한대도 안맞았잖아요? 이걸 폭력을 사용했다고 봐야할지··· 법대로 따지면 미수잖아요?”

“마광길 선수가 손을 쓰기는 했는데 딱밤 아니었습니까?”

“네, 저도 봤습니다. 완전 미친 선수에요. 그 상황이라면 차라리 주먹을 휘두르지 왜 딱밤을 때려서 상대 선수를 더 자극시킵니까.”

“차라리 시원하게 주먹질을 주고 받았으면 양 선수 모두 퇴장시키고 나중에 출장 정지를 시킬 수 있어 편한데 말입니다.”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애매한 상황에 결국 결정은 심판 팀장에게까지 넘어갔다.

팀장은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박동수 선수가 주먹을 휘두른건 맞으니까 일단 퇴장시킵시다. 주먹이 안맞았다고 안휘두른건 아니니까. 그리고 마광길 선수는 경고만 하는걸로 하죠. 아무리 그래도 딱밤을 폭력으로 보기는 힘드니까요.”


결정이 양팀에 모두 전달이 되었다.

건파우더즈는 만족했다.

그리고 레즈 감독 공효경은 바로 달려나와서 항의를 했다.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 애는 주먹을 한대도 못맞추고! 저 미친 새끼는 우리 애 때리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경고를 먹고 저기가 퇴장을 해야죠!”

“박동수 선수는 누구 하나 잡을것처럼 주먹을 휘둘렀으니 명백한 폭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딱밤이 기분은 나쁠 수 있지만 그걸 세상 누가 폭력이라고 봅니까.”

“때린건 때린거지 않습니까!”


레즈 감독과 심판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서로 했던 말만 반복하게 되자 심판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안그래도 벤치 클리어링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고 있었다.

야구를 보러 온 팬들을 생각하면 빨리 경기를 속행시켜야 했다.


“감독 퇴장하세요.”

“왜?! 내가 왜?!”



공효경은 날뛰려고 했다.

그러자 레즈의 코치들이 급히 감독을 말리며 끌고 갔다.


“감독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일단 들어가시죠. 들어가서 생각하시죠.”


감독이 여기서 더 큰 사고를 쳐서 다음에 있을 경기까지 출장 정지를 당하면 레즈는 5월도 말아먹을 수 있었다.

차라리 이번 경기만 포기하는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길고 긴 벤치 클리어링은 일단락되었다.


**


레즈는 계획했던 일이 모두 무너졌다.

감독도 퇴장당했다.

마광길은 건재했다.

레즈는 이 경기를 이길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나고 이번 벤치 클리어링은 야구계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경기 다음 날 오전에 즉시 징계를 발표했다.


-벤치 클리어링 폭력으로 박동수 선수 5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200만원. 마광길 선수 2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100만원.


케이블 방송의 야구 전문 프로나 전 야구 선수가 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마광길은 리볼버와 같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살펴보았다.

전 프로 선수 둘이 이번 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건파우더즈와 레즈의 벤치 클리어링 처후에 대하여 굉장히 논란이 많네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방금 전에 설명을 드렸지만 이번 벤치 클리어링은 굉장히 독특한 사례입니다.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해도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거든요.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해도 말이 되거든요.”


박동수는 주먹을 휘둘렀지만 누구 하나 때리지는 못했다.

마광길은 딱밤을 먹였으나 그걸 폭력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했다.


“지금 각 구단에서도 야구위원회에 항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기 선수는 잘못이 없다는거죠. 야구위원회에서는 일단 폭력 사태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의도가 있었다는것에 중점을 두어 다른 선수들이 동일한 행위를 하지 않게 방지한다는 의미로 징계를 각각 따로 내린게 아닐까 합니다.”

“헛스윙 펀치는 출장 정지 5경기, 맞춘 딱밤은 출장 정지 2경기 수준이라는 말이네요.”

“위원회는 최대한 중립적인 선택을 했네요. 정치적인 외압이 꽤나 있다고 들었는데.”

“정치적인 외압이라뇨?”

“어디까지나 저도 몇다리 건너서 들은 카더라 입니다. 비공식 정보인걸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미 이번 일은 레즈와 건파우더즈 간의 일을 넘어섰다고 하더군요.”

“무슨 말씀이시죠?”

“레즈와 건파우더즈는 자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야구에서 가장 큰 돌풍은 건파우더즈고 그 핵심은 마광길 선수이지 않습니까?”

“확실히 그렇죠. 지난 시즌과 별로 달라진게 없는 건파우더즈가 계속 1등을 유지하고 있고 그 원인은 마광길 선수로 꼽는 야구인이 많으니까요.”

“다른 팀 입장에서는 마광길 선수가 최대한 출장 정지를 많이 먹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러 말해서 딱밤도 폭력 행위이지 않냐고 야구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 검색을 해보니 오늘 바로 광주 타이탄즈와 건파우더즈의 경기가 있겠네요. 타이탄즈는 상당히 기대를 하겠는데요?”

“하하. 어디까지 카더라입니다.”


마광길은 리볼버를 보면서 물었다.


“어때? 맞는 말이야?”

“맞는 말이지. 타이탄즈 뿐만이 아니야. 파이러츠도 있는 인맥 없는 인맥을 모두 끌어다 쓰고 있더라고.”

“어휴. 더러운 인맥, 정치는 4회차가 되어도 그대로네.”

“좀 참지 그랬어? 그냥 주먹만 피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주먹을 피하기만 하면 쫄보라고 성격 긁는 새끼들이 있거든.”


욕을 먹으면 힘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악플 변태 특성이 있어도 욕을 먹는게 즐거운건 아니었다.

야구를 짜증나게 잘해서 욕을 먹는건 참을만했다.

하지만 쫄보라고 비웃음 당하는건 참을 수 없었다.


“딱밤 하나 가지고 출전 정지? 미국하고 일본에서 비웃겠네.”


매의 눈과 회피 특성 덕분에에 상대방의 주먹은 프로 격투기 선수처럼 피할 수 있었다.

적당히 피하면서 자신은 때리기만 할 수 있었다.

마음 먹으면 박동수가 두 발로 걸어나갈 수 없게 만들수도 있었다.


그걸 모두 참고 딱밤만 쳤고 출정 정지가 될거란 예상은 하지 못한 마광길이었다.


“어휴. 다음에는 그냥 시원하게 주먹 휘두르고 한 명 입원 보내야겠네.”


지금 건파우더즈는 역사상 없었던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진짜 주먹을 휘둘러도 출장 정지는 많아봐야 10경기 정도였다.


“야, 그러지마. 너 없이 10번 지면 어떻게 해.”

“10번 지면 20번 이기면 괜찮아. 어차피 144 경기야. 중요한건 나하고 건파우더즈 건드리면 누구 하나는 입원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지.”

“역시 미친 놈이야···”

“그리고 너도 벤치 클리어링 시작할때는 신나서 날뛰더만.”

“나랑 선수하고 같냐!!!”


**


결국 마광길은 타이탄즈와의 경기 두 개를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선수들은 숙소를 떠나 경기장으로 향하기 전에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요즘은 옛날과 다르게 식사를 따로따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지만 첫 출장정지를 당한 막내를 위로하기 위해 모두가 모인 것이었다.

출장정지를 당하면 경기장에도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다 같이 모일 시간이 애매했다.


마광길의 바로 옆에 앉아있는 구태우가 말을 걸었다.


“갑자기 휴식이네.”

“그러게요. 출장 정지까지 당할줄은 몰랐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짜 주먹을 날렸죠.”

“흐흐. 이번에 하나 배웠으니까 다음에는 진짜 아구창을 날려버리라고. 누가 짬으로 지랄하려고 하면 형이 다 막아줄테니까.”

“선배가 그렇게 말 해도 괜찮아요? 어지간하면 다 선후배니까 싸우지 말라고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뭐, 어때? 어차피 레즈에서 먼저 X 같이 굴었더만. 싸워야 할때는 싸우는게 남자지. 안그래?”


그건 마광길도 동의하는바였다.


“흠. 그럼 이틀 동안 경기 못나가니까 오늘은 술 먹어도 되겠네. 오늘 경기 끝나면 형하고 한잔 하자. 기분도 꿀꿀할텐데 술 먹고 풀자고.”

“오늘 경기 이기고 들어오시면요.”

“오.”


구태우는 한방 먹었다는듯이 두손을 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진현수가 웃으면서 말했다.


“보통 놈이 아니라니까요. 어지간한 신입은 출전정지 한번 먹으면 기가 죽는데 쟤는 전혀 안그렇잖아요.”


마광길은 웃으며 말했다.


“현수 선배도 오늘 공 잘던지세요. 그럼 내가 술 사드릴테니까.”

“내가 막내한테 술 얻어먹을 짬이냐? 너 벌금도 있잖아. 오늘 완투하고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완투하면 내가 한턱 쏜다.”


구태우도 지지 않고 말했다.


“현수가 완투하면 나도 모든 타석에서 안타 친다. 그리고 내가 술 쏘지.”


투수가 완투를 하는것이나 타자가 한 경기 모든 타석에서 안타를 치는것이나 진짜 잘하는 선수라도 한 시즌에 몇 번 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하나씩 하기 어려운 조건을 말하면서 같이 술을 마시자고 했다.

어떤 타자는 오늘 홈런 두 개를 치겠다고 했고 어떤 계투는 안타 없이 삼진으로만 이닝 하나를 종료하겠다고 했다.


당연히 건파우더즈의 분위기는 좋아졌다.


수석 코치는 식당에 들어오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막내가 출장 정지를 당했는데 분위기가 왜 이렇게 좋아?”


구태우가 신이 나서 말했다.


“오늘 이기면 막내가 술을 사주기로 했거든요.”


강석도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팀의 고참 타자가 막내에게 술 먹자고 조르는 것도 한소리를 해야 했고 술을 얻어먹겠다고 하는 것도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그리고 꼬라지를 대충 보니 다른 선수들도 모두 동참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잔소리를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 뭐가 되든 일단 이기자. 팀 순위 1위는 지켜야 하지 않겠냐.”

“네, 알겠습니다!”


식당에서 선수들의 우렁찬 외침이 나왔다.


타이탄즈와의 첫번째 경기는 건파우더즈의 승리였고 그 날은 오랜만에 거대한 팀 회식이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경기는 건파우더즈의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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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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