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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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롱골
작품등록일 :
2024.08.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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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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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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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화

DUMMY

015.




광란의 질주.

흑우의 돌진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다.

전방을 중갑 거북이 방패로 막은 흑우의 진격은 양팔을 쓸 때보다 더 거침없었다.


“께븞!”


“께쉓!! 꼬쁘!”

“샤아-! 고브고브!”


고블린 샤먼들이 화염구를 날렸지만 소용없었다.

이거 방탄! 아니, 중갑이 방패의 단단함은 마법 내성마저 가지고 있었으니까.


“고브고브!!!”


쫣!


머리 위에서 습격해오는 고블린들은 떡매 망치의 이슬로 사라졌다.


“뀨!”


달묘가 앙증맞은 엄지를 치켜들었고, 나 역시 엄지를 들어 화답했다.



그리고 도달한 신전의 문 앞.

고블린 로드를 포함한 고블린 무리 전원이 사거리 안에 들어왔다.


나는 품에서 뒷면이 녹색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낙뢰.”


콰콰콰콰콰쾅!!!!


낙뢰 – 적을 파괴합니다.

마법 카드 낙뢰의 효과는 단 한 줄.

20미터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적에게 번개가 내려치는 심플한 효과였다.


“끼이. 끼에에에!!!”


“역시 보스는 보스인가.”


부두술의 효과가 있다고 해도 일반 크기의 고블린들은 낙뢰에 쓰러졌다.

남은 건 샤먼 둘과 방패병 둘, 그리고 고블린 로드.

방패병의 상태가 샤먼보다 나빠 보이는 건 들고 있던 쇠 방패 탓이려나.

방패병 두 마리는 마치 마비라도 걸린 듯 제자리에 힘겹게 서 있을 뿐이었다.


“이 거리라면.”


탕탕탕!


나는 신중하게 조준한 뒤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


머리를 관통한 총탄에 고블린 방패병들은 비명도 내지 못했다.


탕탕탕!!


이어서 한 마리 더.


“무!!”


쾅!


흑우의 어깨너머로 강한 진동이 전해졌다.

고블린 로드가 달려들고 흑우가 중갑 거북 방패로 막아준 거 같았다.


“달묘야, 작전대로 가자.”

“뀨!”


달묘는 목에 매달고 있던 망토를 풀어 내 몸을 덮었다.


[아이템] 달의 떡방앗간 보자기.

완벽하게 신선.

완벽하게 안전.

최고의 밀폐와 은폐, 엄폐를 자랑합니다.

이 보자기로 감싼 대상은 녹슬지 않으며 상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투명 망토 비슷한 거였다.


“흑우 파이팅!”

“무우!”


보자기로 투명해진 나는 달묘를 안은 채 뛰어내렸다.


“쌰아···.샤고브으.”


낙뢰의 충격에서 회복중인 샤먼 고블린들이 흑우를 향해 화염구를 시전하려 했다.


탕탕탕.


“꿱!”


탕탕탕.


“쁪!!”


역시, 총이 최고다.

사랑해요. 글록 20.


“달묘, 가서 도와줘. 난 안전하게 짱박혀 있을게.”

“뀨!”


이제 흑우를 방해할 건 없었다.

보자기를 둘러 싼 나를 위협할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달묘도 투입해 빠르게 끝내는 게 정답일 거다.


“끼에에에!!”


고블린 로드의 덩치가 세배쯤 더 커졌다.

손에 들고 있는 몽둥이 역시 거대해졌다.

크기만 놓고 보자면 흑우보다 거대해진 고블린 로드.


쾅쾅!

쾅쾅쾅!!


놈의 둔기가 중갑 거북 방패를 두들길 때 마다 지진이라도 나는 거 같았다.

이대로는 끝이 안난다 생각했는지 녀석은 더 강한 위력을 위해 양손으로 둔기를 잡고 크게 뒤로 젖혔다.


“뀨!!!”


우지끈!


마치 나무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

시야 밖에서 접근한 달묘가 놈의 복사뼈를 제대로 부러뜨리는 소리였다.


“끼에에에에에!!!!”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무우!!”


흑우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검은 미노타우르스의 도끼가 날카로운 빛을 내뿜으며 고블린 로드의 머리와 몸을 분리시켰다.


우리의 승리였다.


“무우!”

“뀨우!”

“잘했어 다들.”


[퀘스트 : 보스, 고블린 로드 처치 1/1(완료)]


[퀘스트 클리어! 축하합니다!]

[이제 11계층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보스방 토벌 보상으로 직업 특성이 개방되었습니다!]

[최단 시간 클리어! 기록 갱신 선물을 확인해주세요!]


<<월드 공지 : 검은 탑(용산)에서 10층 클리어 SSS등급을 달성했습니다.>>


[SSS등급 달성 보상으로 스페샬 타워 코인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지역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월드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보스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직업 스킬 강화권을 지급합니다.]


“오···.”


과연 보스층.

보상부터 뭔가 달랐다.


“아니,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지. 웨이 포인트로 돌아가자. 플랜 C로 간다.”

“무우!”

“뀨!”


웨이 포인트까지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였다.

마주치기 전에 탈출할 수 있다면 베스트지만···. 쉽지 않겠지.


오늘은 단순 클리어가 아니라 무사 귀환까지가 한 세트였다.


**


같은 시각, 시작의 마을 1층.

마을 가운데는 포탈이 놓여있었다.

정확히는 포탈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것이지만 순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지금 포탈 앞은 역대급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돗데기 시장 그 자체.


포탈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은 백야 길드의 초보자 도우미, 김수아였다.

포탈을 이용하기 위해선 짧은 순간 정신 집중이 필요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5에서 10초 정도의 시간.


“아 비켜 봐요! 우리 가야한다니까!”

“먼저 온 사람이 써야죠. 줄 서요 줄!”

“그런 거 보다 당장 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우리도 마찬가지야! 너 뭐 돼?!”

“전각협에서 나왔습니다. 실례지만 공무 집행중이라 먼저 이용···.”


몰려든 인파는 김수아뿐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그 시간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10층 SSS등급 클리어 공지가 뜬다면 그 순간 포탈을 이용해 10층 웨이 포인트로 간다.

그때 10층에 있는 사람 혹은 파티가 바로 전대미문의 ‘슈퍼 뉴비’일 테니까.


그런 전력을 영입할 수 있다면 뭐든 해보는 게 맞지 않겠나?

포탈 이용을 방해하는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저기요! 제일 먼저 줄 서고 있던 건 저예요!”


안다.

하지만 그들은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만일 이 자리에 있는 게 백야 길드의 블레이드나 조철민이었다면 쫄아서 비켰겠지만, 그 둘이 아니라 초보자 도우미가 있다는 건 백야 길드의 외압은 없다는 뜻.


해볼만 하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시끄러!!!!!”


한 마디.

단 한 마디의 짜증 섞인 외침이었다.

그리고 그 한 마디에 이 자리에 모인 전원의 몸이 굳어버렸다.


함부로 고개를 돌리는 것 조차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 의문이 드는 강함.

미세하게 느껴지는 살기는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살이 에이는 기분이었다.


“이 아가씨가 가장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피닉스 길드의 마스터, 신현우였다.


“다, 당신은···.”

“신현우?!”


수아를 방해하던 플레이어들은 짜증 섞인 외침의 주인이 누군지 알아보자 쫄아 버렸다.


“왜, 왜 피닉스는 길마가 직접···.”

“이러면 어떡하지?”

“걍 짜져야지 뭘 어째.”

“저거 상대로 개겼다간 여기 전원이 갈릴 걸?”


서로 소속도 등급도 다른 플레이어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뜻 깊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어중이 떠중이 몰려든 플레이어들은 혹여 신현우가 행패를 부릴까 두려워 잽싸게 도망쳤다.

포탈 주위에 남은 건 백야 길드의 김수아, 피닉스 길드의 신현우, 그리고 전각협의 인원들이었다.


“먼저 쓰시죠.”


현우의 말이었다.


“아, 감사합니다.”


수아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포탈에 손을 뻗었다.


“실례지만 몇층으로 가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저는 7층까지 밖에 가지 못해요.”

“···그렇군요. 좋은 여행 되시길.”


-스팟


수아가 사라지고.


“내가 먼저 써도 되겠지? 전각협 양반들.”

“물론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니까요.”

“흥, 10층에서 보자고.”


-스팟


“우리도 가지.”


전각협의 인원 둘도 포탈을 이용했다.

목적지는 현우와 같은 10층.

당연히 ‘슈퍼 뉴비’를 만나 협회로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스팟.


“저건···?”

“미노타우르스?”


전각협의 두 사람이 웨이 포인트에서 나서자마자 본 것은 어느새 저 앞에 가 있는 현우의 등.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거대한 미노타우르스였다.


“미노타우르스가 맞나요? 부장님.”

“내가 알던 거 보다 크군. 색도 검고.”


“무우-.”


마치 사진, 곤란. 같은 느낌으로 흑우는 오른손을 들어 제 얼굴을 가렸다.


‘신기하군.’


현우는 생각했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레벨은 결코 낮지 않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차치하더라도 신현우의 레벨은 53.

13층에 서식하는 미노타우르스 따위가 자신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당당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


‘소환수.’


소환수들은 테이밍, 복종의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지능과 감정이 결여된다.

본디 몬스터였던 만큼 소환사의 명령을 기꺼워할 리 없으니 당연한 처사였다.


몬스터들은 생물이다.

생존 본능이라는 게 존재하고 공포라는 걸 느낀다.

특히 제 앞에 있는 게 손짓만으로도 제 몸을 갈가리 찢을 수 있는 정도의 존재라면 더더욱.


그러나 저 미노타우르스에겐 그런 공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반쯤 시선을 즐기는 거 같다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이런 게 가능한 것은 틀림없이 소환사의 소환수이기 때문.


“안녕하세요. 슈퍼 뉴비씨. 제 이름은 신현우라고 합니다. 피닉스 길드를 이끌고 있죠.”


현우는 한발 앞으로 나가 미노타우르스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검은색 미노타우르스는 녹색의 거대한 방패로 왼쪽을 가리고 있었다.


‘어깨 위에 있나?’


미노타우르스는 녹색 방패로 제 몸보다 어깨 위를 지키는 듯했다.

저 어깨 위에 소환사 본인이 있겠지.

현우는 그렇게 추측했다.


‘다만, 이렇게 가까운데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군.’


아무리 대단한 뉴비여도 10레벨대.

자신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가 났다.

그런 상대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완벽하게 기척을 숨길 수 있나?


떠오르는 것은 자신의 길드원, 로빈의 보고였다.


‘투명화를 쓰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하급 투명화는 기척까지 숨기지 못한다.

모습만 투명일 뿐. 그 외에 소리, 냄새, 기척 무엇 하나 제대로 숨기지 못한다.

허나, 상급 투명화는 기척까지 완벽하게 숨길 수 있었다.


다만, 그건 고작 10레벨대 플레이어가 익힐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다.


“···당신께 해를 끼칠 생각은 없습니다. 당장 길드에 가입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을 거구요. 그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무우-.”


흑우는 오른손을 쭉 뻗은 뒤 손을 흔들었다.

절레절레.

고개를 함께 저으며 분명한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현우는 고민했다.

미노타우르스 따위 가볍게 찢어발길 수 있다.

하지만 이걸 잡는 게 목적이 아니라 ‘슈퍼 뉴비’를 낚는 게 목적이니까.

거칠게 나가서 첫인상이 나쁘게 찍힌다면 뒤에 있는 협회 놈들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었다.


“실례.”


현우의 신형은 어느새 흑우의 코앞으로 날아와 중갑 거북 방패를 부드럽게 밀어젖혔다.


“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런 것에 반응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흑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느새 아래로 내려간 자신의 왼팔과 현우를 번갈아 가며 볼 수밖에 없었다.


단단하게 굳히고 있었는데!

흑우는 뒤늦게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자존심은 흑우보다 현우가 더 상했다.


‘속았다!’


방패 뒤에 숨기고 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공간.

그저 단단하고 검게 탄 흑우의 든든한 어깨뿐이었다.


“웨이 포인트! 잡아!”


흑우의 왼쪽 어깨에 올라탄 현우가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전각협의 두 사람은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


“아차!”


한 박자 늦게 반응한 것은 부장.

현우의 말과 동시에 몸을 틀어 웨이 포인트로 향했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한 박자 늦었다.


아무것도 없는 웨이 포인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소환 해제, 흑우.”

-팟

현우 아래에 있던 흑우가 사라졌다.


“시전, 귀환.”

-스팟!


웨이 포인트에 도달한 ‘슈퍼 뉴비’는 그렇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타워 밖으로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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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49 홍뱀
    작성일
    24.09.17 01:23
    No. 1

    쓰레기들아 니들이랑 할 이야기 없다. 스토커들은 죄다 죽어버려야해.. 버러지들.. 영입 안해? 이야기? 너같은 개잡놈이랑 무슨이야기를? 꺼져 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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