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소시민은 탑 공략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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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롱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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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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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화

DUMMY

016.




내가 일하던 고기집 뒷편에는 불을 떼는 장소가 있었다.


우리 가게에서는 여길 아궁이라 불렀는데, 장사가 성황일 때는 동시에 2, 30개씩 불을 떼고 테이블로 가져가곤 했다.


그 열기가 생각보다 강렬해서 가까이 가면 숨을 쉬기 조금 불편할 정돈데 조금 전에 만난 신현우라는 인간이 내뿜는 열기는 차원이 달랐다.


고기집 테이블에 들어가는 불 2, 30개로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

살기를 내뿜는 것도 아닌데, 그 옆을 몰래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휴우우우.”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안도의 한숨.

살아있다는 감각.


아니, 진짜 무서웠다.

진심.

저거 사람 맞아?!

쿵쾅대는 심장 소리로 귀가 아프다.


나는 출발했던 장소, 폐공장으로 멀쩡히 복귀했다.

그럼에도 내 심장은 미친 놈처럼 혼자 폭주하고 있었다.


“수아씨가 어제 전화로 알려줘서 다행이야.”

“뀨!”

“달묘 너랑 짠 작전도 잘 먹혔고.”

“뀨뀨!”


그 연락이 없었으면 플랜 C는 없었을 거니까.


*


어제 밤, 수아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은 간략했다.

10층 클리어시 많은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웨이 포인트 타고 10층으로 와서 나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왜 10층이예요?”

[10층이 자격 시험의 장 같은 곳이라 그런 거 아닐까요?]

“초보자 시험도 통과 못할 정도면 거기까지인 인재니 필요 없고, 거기서도 월드 공지를 울릴 정도면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


말은 되네.

사실 언제든 일어날 일이긴 했다.

그래서 달묘의 아이템- 달의 떡 방앗간 보자기로 몸을 가리기도 했던 건데 다른 사람들이 올 기미가 안 보여서 8, 9층에서는 보자기 없이 다녔지만.


막상 뒤집어쓰면 좀 갑갑하거든 그거.


“하지만 제가 언제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언제가 되든 알 수 있도록 연합을 맺고 교대로 24시간 불침번을 서기로 한 거 같아요.]


그 말은 언제 깨더라도 SSS등급 클리어 공지가 보이는 순간 10층으로 와 나를 찾겠다는 소리였다.

월드 공지 알림은 강제 발동이니까.

나는 잠시 고민한 뒤 그녀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죠. 제가 몇 시에 10층으로 갈 지 수아씨한테 알려 드릴게요. 그럼 수아씨는 제가 입장하기 10분쯤 전부터 1층 포탈에서 대기해주세요.”

[네? 저는 10층 못 가는데요? 그리고 제가 초보자 데리고 온 날부터 SSS등급 클리어가 일어나고 있는 거라 저랑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포탈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사람이 더 꼬이지 않을까요?]

“바로 그거예요.”

[으음??]


연합해서 하는 24시간 감시 태세는 바꾸지 못할 거다.

이건 내가 통제 불가능한 요소.

언제 들어가든 클리어 소식이 뜨는 순간,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10층에 들이닥치겠지.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몰아가면 몇 가지 통제 가능한 변수가 생긴다.


“수아씨, 카드 게임 해본 적 있어요? TCG.”

[어···아뇨?]

“그렇구나. TCG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덱 구성도 잘 해야 하지만 플레이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음?? 네.]


이 사람 착하네.

전혀 관심 없을 주제인데도 무슨 소리냐고 하지 않고 들으려고 한다.


“카드를 냈을 때 그 카드를 방해할 수 있는 카드를 A라고 해볼게요. 그리고 수아씨가 통과시켜야 하는 카드로 B와 C가 있어요.”

[통과시켜야 한다는 건 방해를 안 받아야 한다는 말이죠?]

“이해력이 좋으시네요. 네 맞아요. 그 중 B가 더 좋은 효과고 C는 B보단 약한 효과지만 두 카드 모두 통과되면 좋은 카드라 쳤을 때, 수아씨는 뭐부터 내실래요?”

[음···. 지금 상대 손에 A가 있나요?]

“그건 알 수 없죠? 손패를 본 게 아닌 이상.”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테니까. C부터 먼저 내볼 거 같아요.]


정답이다.

그래서 A로 막힌다면 안전하게 B를 내는 게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만약 상대 손에 A가 있다는 걸 확신한다면?


[어···그래도 C부터 내지 않을까요? B를 통과시켜야 하니까요.]

“그렇군요. 그런데 이럴 수도 있어요. C를 통과시키기 위해 B를 일부러 먼저 낸다는 선택.”

[B가 더 좋은 거라 하셨으니 상대는 무조건 A로 막긴 하겠죠. 그런데 B를 통과시키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예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꼭 강력한 카드만 정답은 아니거든요. 손에 B가 두장 있을 때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C가 더 유효할 수 있어요. 아무튼 그런 이야기입니다.”

[응? 뭐가요?]

“플랜 C의 각이 보인다는 말이예요.”

[···네?]


타워 안에서 밖으로 나오려면 웨이 포인트의 포탈을 이용해야 했다.

베스트는 웨이 포인트가 보스방 바로 앞에 놓여 있는 거지만, 여태까지 경험상 그 층의 중간쯤 있었으니까 현실적이지 않았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10층 클리어와 동시에 칼같이 여러 사람들이 들어와 웨이 포인트가 물리적으로 봉쇄되는 것이었다.

달묘의 보자기를 이용해서 투명 상태가 되더라도 웨이 포인트에 인파가 몰려 닿을 수 없다면 의미가 없으니까.


SSS등급 공지를 보자마자 나를 찾으려고 10층에 오기 위해 1층에서 대기하는 사람들.

그런데 만약 특정 시간에 수아가 1층 포탈 앞에서 대기하면?

그녀를 수상하게 여기며 반드시 사람들이 모일 거다.

불침번을 서며 대기하던 그룹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중 대어가 걸리면 힘의 논리로 포탈 이용 우선권을 차지할 테니 10층에 오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 거고, 대어가 없다면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투닥거리다가 시간이 지체될 수 있었다.


어느 쪽이든 내가 무사히 탈출할 틈을 마련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일명 돗데기 시장 작전.


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흑우의 연기력과 달묘의 보자기,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낚여 ‘타이밍’을 어긋나게 만드는가였다.


*


작전은 성공했다.

대어가 낚여 잔챙이들을 물리치고 소수만 왔고, 무사히 귀환했다.

문제는 그 대어가 생각보다 컸다.


“당분간 엮이고 싶지 않네. 진심.”


저게 53레벨.

한국 2위라 불리는 신현우.

이번에는 선수를 쳐서 운 좋게 빠져나왔지만 흑우한테서 방패를 걷어내는 움직임은 보이지도 않았다.


보자기 없이 마주쳤으면 정신 차렸을 땐 이미 기절해서 납치당하지 않을까.


“뀨···.”

“응? 아냐. 괜찮아.”


내 상태를 염려하는 듯 바지 가랑이를 붙잡은 달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래도 달묘 덕분에 잘 나왔어.”

“뀨뀨!”


달묘는 자랑스러워하며 보자기를 펼쳤다.

그리고는 다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뀨.”

“응?”

“뀨뀨!”

“무슨 말이야?”

“뀨···.”


고민하는 달묘.

제 이마를 만지작 거리는가 싶더니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리고 다시 내 앞에 서서 양팔을 벌리며 왔다 갔다.

마치 빈 공간을 지적하듯이.


“아, 애들 소환해주라는 말이구나?”

“뀨뀨!”

“그러자. 보상은 다 같이 있을 때 열고.”


나는 탁한 모랫빛 카드를 꺼냈다.


“소환, 흑우.”

-팟


“음머-!”

“흑우, 오늘 고생 많았어.”

“무우-.”

“중갑이랑 둥근이도 나중에 맛있는 거 챙겨줘야겠다.”

“뀨!”


그리고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카드를 꺼냈다.


“소환, 삐용이.”

-팟!


작고 새하얀 고양이, 아니 백호-삐용이가 소환 되었다.


“삐용!!! 삐요오옹!! 삐용! 삐앵! 삐양! 삐용! 삐요오오오옹!!!”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채 삐용이는 서럽다는 듯 울어 제꼈다.

그러게 누가 작전 회의 때 디비 자래?


하지만 한창 자라나는 꼬맹이란 많은 수면이 필요한 법.


게다가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니, 나는 적당히 삐용이의 설움을 받아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 그래. 미안하다.”

“삐양 삐앵 삐요옹 삐요오오옹!!”


녀석의 잔소리는 이후 10분간 이어졌다.


나는 적당히 한 귀로 흘려 들으며 보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보스방 토벌 보상으로 직업 특성이 개방되었습니다!]

[SSS등급 달성 보상으로 스페샬 타워 코인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지역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월드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하급 마석을 지급합니다.]

[보스 레코드 달성 보상으로 직업 스킬 강화권을 지급합니다.]


마석은 나중에 한번에 정산하고.


“먼저 직업 스킬 강화권.”


직업 스킬 강화권을 사용하자 선택지가 떠올랐다.


[어떤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소환(3레벨)


이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소환(3레벨)을 누르자 빛과 함께 선택창이 진동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소환(3레벨)이 소환(4레벨)로 레벨업 하였습니다!]


이제 소환 4레벨이 되어 4마리를 동시 소환할 수 있었다.

이번 고블린 로드를 상대할 때도 느꼈지만 소환과 해제에 코스트가 들지 않는 내겐 동시 소환 숫자를 늘린다는 게 강해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으니까.


“스페샬 타워 코인은 이걸로 다시 1개째인가?”

“뀨.”

“이건 일단 아끼자. 당장 급하진 않으니까.”

“음머.”


그리고 타워 코인.

수아가 마석을 교환해준 600개.

여태 마을에 들를 일이 없어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TCG 플레이어의 기본 소양은 독해력.

그것도 글자 토씨 하나 바뀌는 걸 주의 깊게 보는 능력에 있었다.


“시전 개인 상점.”


[하급 상점 2]

플레이어 주민혁님, 당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의 노력과 사랑으로 저희 상점은 하급 상점 2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신, 최고의 제품만을 고집하는 저희 상점은 타워 코인, 스페샬 타워 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서비스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1. 물건 구입

2. 물건 판매

3. 소환

4. 뽑기 (NEW!)


“역시.”


저번 개인 상점2로 업그레이드되었을 때 대놓고 써있는 NEW와 별개로 ‘저 문구’가 바뀐 건 착각이 아니었다.


분명 업그레이드 전에는 스페샬 타워 코인으로만 구매 가능이었단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 타워 코인으로도 구매 가능하다고 써있다.

틀림없이 2로 버전 업 되면서 업그레이드된 기능.


그렇다면 물건 역시 새로운 게 입하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1번, 물건 구입.”


뭐가 있는지 좀 보자.


[물건 구입]

현재 당 점포에서는 다음과 같은 물건들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교환, 환불, 반품은 일체 불가하니 신중히 구매해주시기 바랍니다.


1. 스테이터스 증가 (선택) – 3 스페샬 타워 코인

2. 스테이터스 증가 (랜덤) – 1 스페샬 타워 코인

3. 직업 스킬 추가 선택권 – 10 스페샬 타워 코인

4. 직업 스킬 추가 랜덤권 – 3 스페샬 타워 코인

5. 직업 스킬 강화 선택권 – 5 스페샬 타워 코인

6. 직업 스킬 강화 랜덤권 – 2 스페샬 타워 코인

7. 하급 근력 강화의 스크롤 – 20 타워 코인

8. 하급 지력 강화의 스크롤 – 20 타워 코인

9. 하급 순발력 강화의 스크롤 – 20 타워 코인

10. 귀환의 서 – 100 타워 코인


오.

상품이 늘었다.

이것도 앞으로 상점 레벨업을 하면 더 늘겠지.


“귀환의 서···. 이름만 놓고 보면 지금 내 상황에 딱 필요한 물건이긴 한데.”


[귀환의 서]

사용시 타워 밖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1회성이므로 신중히 구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있으면 방금 같은 무서운 상황은 겪지 않아도 되겠군.

그런데 좀 비싸지 않나···?

1코인에 10만원 정도라 생각하면 한 번에 1000만원짜리 귀환이었다.


아니, 또 다시 신현우와 마주칠 일을 피할 수 있다면 싼 건가.


“일단 보류.”


내일 수아와 만나서 앞으로의 상황을 가정해보고 구매해도 될 일이었다.


“그럼 마지막 하나 남았나?”


[보스방 토벌 보상으로 직업 특성이 개방되었습니다!]


깜빡이며 존재감을 알리는 알람을 눌렀다.

직업 특성이라.

소환사니까 소환수 강화라든가 뭐 그런 걸 주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내용을 확인했다.

그러나 보상으로 얻은 특성은 내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 이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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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045화 24.09.14 437 15 12쪽
44 044화 24.09.13 492 16 11쪽
43 043화 24.09.12 587 17 13쪽
42 042화 +1 24.09.11 661 21 12쪽
41 041화 24.09.10 737 18 13쪽
40 040화 +1 24.09.09 763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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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038화 +2 24.09.07 870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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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36화 +1 24.09.05 947 26 14쪽
35 035화 +1 24.09.04 993 25 13쪽
34 034화 +1 24.09.03 1,040 25 13쪽
33 033화 +1 24.09.02 1,094 26 14쪽
32 032화 +1 24.09.01 1,193 24 16쪽
31 031화 +1 24.08.31 1,229 24 13쪽
30 030화 +1 24.08.30 1,325 25 13쪽
29 029화 24.08.29 1,304 29 12쪽
28 028화 24.08.28 1,331 29 12쪽
27 027화 24.08.27 1,340 26 13쪽
26 026화 24.08.26 1,359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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