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세상 집중력으로 SSS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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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마로Ts
작품등록일 :
2024.08.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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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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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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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민가의 소년 - 2

DUMMY

아침부터 새 희망 금고의 사무실의 회의실은 깍두기들로 득실거렸다.


판자촌에 어울리지 않는 콘크리트 건물이었지만 이미 부서진 건물을 개보수하여 사용하다 보니 부실한 건 마찬가지, 그나마 건물은 제법 넓은 편이었지만 집합 장소인 회의실은 작았다.


30명에 가까운 이들이 모여들다 보니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어이, 막둥이 왔냐? 크크큭, 이 새끼 이제는 제법 덩치가 좋아졌어.”


뱃살이 출렁거리는 거대한 덩치의 배불뚝이 조폭 하나가 유빈을 보며 킥킥거리며 아는 척을 했다.


“나도 이제 17살이거든요.”


“누가 뭐라 했냐? 새끼, 까칠하기는.”


덩치의 조폭도 더 이상 유빈에게 뭐라고 하진 않았다.


이리저리 고개를 들어 기웃거리던 유빈이 조금 전 덩치를 보며 물었다.


“형, 그런데 오늘 왜 모인 거야? 형님들 다 모인 거 같은데?”


“뭐, 시기가 되었잖냐? 한 따까리 할 시기.”


깍두기의 말에 유빈도 슬쩍 표정을 굳혔다.


조폭형의 말은 지금 다시 조직 간의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2년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그때도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갔다.


다행히 지산파는 조직원들을 잃긴 했어도 자신들이 밥 벌어먹고 있던 터전을 지킬 순 있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틴 거고, 그런데 그 피비린내 나는 조폭 간 전쟁이 다시 일어날 모양이었다.


가진 게 없는 이들이 목숨을 건 전쟁을 치를 땐 항상 그 시작은 이권이 걸린 일에서 시작한다.


이번엔 또 어떤 이득을 챙기려고 이런 전쟁을 하려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번엔 뭐가 걸린 겁니까?”


2년 전에는 몬스터 사체 처리장과 관련한 이권이었다.


“식량 창고 건설 건이란다.”


“식량 창고요?”


“그래. 호남에 있는 시큐리티 시티-광주와 전주에서 올라오는 식량의 보관 창고 건이지. 뭐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유빈은 깍두기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미 이번 일은 유빈 역시 주워들은 것들이 있었다.


광활한 평야 지대가 많은 호남에서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며 목숨 걸고 농사를 지어 식량을 확보한다. 그리고 그 식량은 각 지역의 시큐리티 시티로 보내지게 되어 있었다.


운송은 워프 게이트라는 마법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건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대부분은 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운송하는 노출된 화물 열차는 수시로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기차에 문제가 생기면 이송부터 수리, 보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에 이 일에는 늘 헌터들과 용병들이 보호하며 움직이지만 그래도 약탈을 당하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한다.


그에 따른 개선안이 장기간 보관 가능한 창고의 운용이었다.


세이프티 시티-서울은 이미 내부에 공간 활용이 힘들었고 그렇다면 결계 밖에 설치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건설 공사 하도급부터 건설 인부들까지 결계 밖의 인간들을 이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입찰공고가 떴는데 입찰하려는 곳들은 대부분 모두 조폭들이었다.


빈민가의 이 판자촌에서 힘은 곧 권력이었고 그 권력은 모두 조폭들이 가지고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이 이권과 관련해서 다른 출입문의 권력자들도 손을 뻗어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다.


단순히 지역 내 세력의 싸움이 아니라 외부 세력까지도 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유빈 역시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했다.


자기는 그냥 피 터지게 싸우고 불리하다 싶으면 도망가면 되지만 이 빈민가에는 조폭들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힘없는 이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허드렛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은 이 폭력적인 세력들의 충돌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게 분명하기도 했다.


조폭 중에도 각성한 헌터들이 존재했으며 이들은 일반 조폭들이 덤벼서 이기긴 힘들기도 했다.


가진 무력 자체가 다르니까.


유빈 역시 헌터가 되는 것을 꿈꾸지만 그건 신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였다.


“다들 알다시피 식량 창고 건물 설립, 그에 따른 인프라 시설물들, 동원 인력까지 상당한 이권이 걸려 있는 사업이다. 거기에 더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몬스터 해체 장도 추가로 건설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번 건은 큰 건이다. 이번 사업을 우리가 가져간다면 우리는 저 성벽을 넘어 저 안으로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니 모두 단단히 각오해.”


“알겠습니다. 보스!”


지산파 보스 안태진의 말에 모두 우렁차게 대답했다.


보스 안태진의 손짓에 몰려 있던 조폭들이 우르르 나오자, 유빈도 그들에 의해 밀려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건달들은 모두 유빈을 보며 한마디씩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와우, 막둥이. 잘하면 이번에 데뷔 전 치르겠네.”


“큭큭, 겁먹고 도망가진 마라.”


“오줌싸면 거기 잘라버린다.”


각자 한마디씩 내뱉는 말에 유빈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입으로 튀어나오는 욕설은 막았다.


여기서 떠들어봐야 분명 또 상대도 해주지 않을 테니 말이다.


밖으로 나가려는 유빈을 안태진이 불렀다.


“정유빈, 이리 와 봐.”


보스의 말에 유빈이 안태진이 있는 회의실의 상석으로 다가가자, 안태진의 품 안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언젠가는 필요할 거다. 지금부터는 네 것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언제나 방심하면 안 되고.”


“······ 네.”


단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빈은 단검에 새겨진 이니셜이 보였다.


‘L.S.H. DREAM & LOVE? 무슨 뜻이지?’


단검을 바라보고 있는 유빈의 귓가로 안태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오래전에 헌터로 활동할 때 같이 있던 동료가 사용하던 단검이다. 내게는 꽤 의미가 있었던 물건이었지.”


“그런데 왜 제게 이런걸?”


“나에겐 이제 의미가 없어졌으니까.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너에게 필요한 물건이니까. 무기든 물건이든 모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있을 때 가장 가치가 높은 거야. 지금은 너에게 있을 때 가치가 높겠지.”


안태진의 말에 유빈은 멀뚱멀뚱 안태진을 바라만 봤다.


가끔 자신의 보스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내뱉을 때가 있었다.


한때는 C등급을 받은 잘나가던 헌터였다고 들었다. 하지만 다리를 다치고 게이트 내부에서 사고가 난 후 은퇴하여 이곳에 정착했다고 했다.


C등급까지 받은 헌터가 왜 이곳 빈민가까지 와서 조폭 질을 하는지 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안태진 자신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


5년 전 노상강도의 칼에 찔려 길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던 자신을 주워 와 잘 곳을 만들어 주고 이곳 빈민가에서 정착하게 해준 사람이 안태진이기도 했다.


그때도 안태진은 왜 자신을 살렸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사람들 죽어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곳에서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아이를 왜 구해주었을까?


“필요할 때만 사용해. 무조건 꺼내서 사용하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거야. 고수는 절대 자신의 마지막 한 수를 보여주지 않는다.”


“마지막 한 수···.”


“당분간은 해체 장을 드나드는 것도 조심해. 내 개인적인 의견은 안 나가는 걸 난 추천한다. 갈고리파 녀석들이 우리를 타켓 삼았다는 말도 돌고 있고 외부 용병을 구했다는 말도 있어. 되도록 출입을 자제해.”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제 일이니까.”


“······ 훗, 뭐, 여전하네. 그 고집. 알았으니 나가 봐. 아, 그리고 넌 이번 전쟁에서 제외다. 그러니 어쭙잖게 끼어들 생각하지 마라. 넌 우리 지산파의 정식 식구가 아니야. 명심해.”


“······ 왜 또 전 예외입니까? 언제 식구로 받아 줄 겁니까?”


안태진의 말에 유빈이 살짝 발끈하며 물었다.


“어른이 되면, 지금은 애새끼잖아. 17살이 어른 인줄 알았냐? 아직은 일러. 그리고 헌터들도 끼어 있는 전쟁이야. 비록 그 등급이 낮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상대하기 어려운 자들이다. 그런데 거기에 애새끼까지 넣을 수는 없잖냐.”


“······.”


안태진은 여전히 자신을 어린아이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나름 키도 컸고 근력도 붙었으며 사람을 상대로 사용해 보진 않았지만, 몬스터와 짐승들, 가축들을 해체하면서 제법 칼도 잘 다루게 되었다.


그런데도 안 된다니······.


“그 눈빛 죽여라. 아직 이 안태진이가 애들까지 끼워서 전쟁을 치르고 싶진 않으니까.”


안태진의 말에도 망부석처럼 단검을 바라보고만 서 있자 곧 안태진이 의자에서 일어나 유빈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선 회의실을 나갔다.


한참을 회의실에 서 있던 유빈도 곧 검을 허리춤에 집어넣고선 새 희망 금고를 나섰다.


유빈은 목적지를 두지 않고 판자촌 이곳저곳을 발걸음이 닫는 대로 걸었다.


몬스터 해체 작업장은 오후 출근이기에 집으로 돌아가서 쉴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진 않았다.


판자촌을 벗어나자, 빈민가와 다르게 조금은 건물 형태를 갖춘 가게들이 보이는 거리가 나왔다.


홍등가. 노을의 거리, 혹은 유흥의 거리


저 밖에 있는 게이트나 그 근처에서 몬스터 사냥을 하고 온 낮은 등급의 헌터들이나 트레일러들이 아주 싼 맛에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리다.


남문 출입구의 번화가는 깨끗하고 화려하지만 비쌌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좋은 조건이었기에 낮에는 한산해도 밤에는 나름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입구에는 AJ 전파상이라고 적혀 있는 가게가 있었다.


박씨 노인이 운영하는 가게다.


유빈은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돋보기 같은 안경을 낀 박씨 영감은 유빈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뒤판을 뜯어낸 채 열심히 수리하고 있었다.


“고물들 고쳐봐야 누가 쓴다고?”


“네놈은 무식해서 이런 걸 안 쓰겠지만 그래도 고쳐 놓으면 사는 놈들도 있거든. 그리고 여긴 전기는 잘 들어오잖아.”


“그렇다고 해도 누가 그걸 사냐고요?”


“뭔가 배우려는 놈들은 사겠지. 그리고 이거 출시 된 지 2년밖에 안 된 거거든.”


“······.”


박씨 노인의 말에 유빈은 다시 할 말이 없었다.


이곳 빈민촌에서 배움이란 매우 희귀한 말이기도 했다. 공부를 한다.


뭔가를 배운다. 학교, 선생······ 이런 건 이곳에 어울리는 단어들이 아니었다.


“원래,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며 성장하는 거다. 이놈아. 이곳에 학교가 없다고 해서 그냥 놀고먹으면 그냥 퇴보하는 거야. 그러니까. 네놈도 허황된 헌터니 뭐니 하는 소리 그만하고 기술이라도 하나 배워. 칼 쓰는 거만 배우려고 하지 말고.”


“······ 칼 쓰는 게 뭐 어때서요. 그 덕에 해체 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돈도 잘 벌고 있구만.”


“쯔쯔, 이놈아, 네놈 속을 내가 모를 줄 알고? 네놈이 그곳에 간 것도 헌터가 되면 칼부터 잡으려고 그리 들어간 거 아니냐?”


박씨 노인의 말이 맞았다.


언제든 헌터가 된다면 바로 칼을 사용하려고 미리 준비하는 것 중의 하나였다.


몬스터의 신체 구조를 잘 알고 파악해 두면 그것도 헌터에게는 중요한 자산이 되니까.


그래도 유빈은 헌터라는 꿈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세상이 지금보다 더 망하고 망가지더라도 자신은 꼭 헌터가 되고 싶었다.


아침햇살이 전파상의 창문으로 스며드는 걸 바라보고 있던 유빈은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박씨 노인을 슬쩍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곧 전쟁이 터질 겁니다. 이 가게 홀라당 털리기 싫으면 미리 부서지지 않게 잘 단도리하시고 문단속도 잘하세요.”


“전쟁? 또 너희 놈들 칼부림하는 거냐?”


이렇게 정보에 어두워서야.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자신도 거리의 분위기만 보고도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건만······


매일 가게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주변의 분위기를 알 리가 있나.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박씨 노인을 바라보던 유빈은 곧 전파상을 나섰다.


그래도 이곳은 안전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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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 필드의 약탈자들 - 2 24.08.18 18 0 16쪽
21 7. 필드의 약탈자들 - 1 24.08.17 21 0 14쪽
20 6. 헌터가 되다 - 4 24.08.16 22 0 14쪽
19 6. 헌터가 되자 - 3 24.08.15 24 0 12쪽
18 6. 헌터가 되다 - 2 24.08.14 30 1 12쪽
17 6. 헌터가 되다 - 1 24.08.13 31 0 12쪽
16 5. 꿈으로 가는 길 - 2 24.08.12 27 0 12쪽
15 5. 꿈으로 가는 길 - 1 24.08.11 31 0 14쪽
14 4. 작은 영웅 - 2 24.08.10 33 0 13쪽
13 4. 작은 영웅 - 1 24.08.09 36 0 13쪽
12 3. 삶과 죽음의 경계 - 3 24.08.08 45 0 13쪽
11 3. 삶과 죽음의 경계 - 2 24.08.07 50 0 16쪽
10 3. 삶과 죽음의 경계 - 1 24.08.06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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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 기억해야 하는 것들 - 3 24.08.05 53 0 13쪽
7 2. 기억해야 하는 것들 - 2 24.08.04 61 0 14쪽
6 2. 기억해야 하는 것들 - 1 24.08.04 57 0 13쪽
5 1. 빈민가의 소년 - 5 24.08.03 76 0 14쪽
4 1. 빈민가의 소년 - 4 24.08.03 70 0 14쪽
3 1. 빈민가의 소년 - 3 24.08.02 69 0 14쪽
» 1. 빈민가의 소년 - 2 24.08.02 79 0 12쪽
1 1. 빈민가의 소년 - 1 24.08.02 1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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