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미친 젠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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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정강
작품등록일 :
2024.08.02 21:04
최근연재일 :
2024.09.11 20:21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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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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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DUMMY

“월월!! 백두산이다!! 월월월!!!!”


“한라산입니다만···?”


나는 광대의 말을 부정했다.


“닥쳐!! 백두산이다!!”


저 엄청난 위용, 거대한 규모. 저건 분명한 백두산이다.


나는 내 확신을 다시 확신하며 백두산으로 향하는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다.


“저기, 적들은 다 없어졌는데요···?”


쾅!!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멈췄다.


더 갈 이유가 없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지?”


나는 광대를 추궁했다.


“아니, 말할 수도 없게 염병을 떤 게 누군데요?”


“내려라.”


광대가 그제서야 내 등에서 내렸다.


“저놈들은 뭐였지?”


나는 중요한 문제를 짚었다. 광대가 대답했다.


“예전에 제주도 생존자 모임이 있었는데···거기서 문제가 있어서 제가 혁명을 시도했고 실패했지요. 동지들은 다 죽었는데 저쪽도 피해가 심해서 절 싫어한답니다.”


광대가 한숨을 내쉬었다.


“숫자는 얼마 없지만 까다로운 적이지요. 저 망할 아티팩트 때문에.”


광대가 내게 손직했다.


“따라오십시오. 제 얘기는 조금 더 나중에 해드리겠습니다. 저도 달가운 얘기는 아니라서요. 일단은 좀 알아볼 게 있습니다.”


광대가 말을 돌렸지만 나는 넘어갔다.


그의 과거 이야기는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그것을 묻기보다는 다른 질문을 했다.


“뭘 알아본다는 거지?”


답은 바로 돌아왔다.


“제주도에 게이트 연구소가 하나 있습니다. 상천 씨가 정말로 게이트를 타고 왔다면 거기에 감지되었겠지요. 그걸 이용하면 여기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광대는 제법 진지해 보였다.


아마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 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걸었다.


걷다 보니 저 멀리 제법 큰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외관은 비교적 멀쩡한 게 내구도가 보통이 아닌 듯했다.


“저겁니다. 보이시죠?”


광대가 가리킨 건물은 내가 본 그 건물이 맞았다.


나와 광대는 자전거 두 대를 발견해서 그것들을 타고 길을 갔다.


띡, 띠딕-


도착한 뒤에는 광대가 도어락을 열었다.


비밀번호부터 지문까지 입력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관계자의 그것이었다.


넌지시 물었다.


“연구자였나?”


그가 답했다.


“좀 다릅니다.”


그는 더 이야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는 연구소 내부로 진입했다.


처음 보인 내부는 아무것도 없이 황량했다.


“연구실로 바로 가시지요.”


광대를 따르다 보니 이곳의 구조가 광대의 방공호와 완전히 똑같다는 걸 눈치챘다.


이곳에 애착이 있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광대가 연구실 내부에 어렴풋이 드러난 기계장비들을 만지기 시작했다.


어둠에 잠긴 그것들은 무엇인지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복잡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곳의 장비들은 게이트 에너지에도 적당히 버틸 수 있죠. 비상 전력을 이용해서 가동하면 작동할 텐데···.”


위이이잉!!


갑자기 소음이 일어나며 연구소 내부에 불이 들어왔다.


나는 아까부터 쳐다보고 있던 거대한 무언가의 정체를 확인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거대한 화면이다.


광대는 어디선가 찾아낸 태블릿으로 화면을 조작했다.


“어디 보자, 아마 여기에···그렇지, 역시 아직 되는군요. 조금만 기다립시다.”


화면에 커다란 로딩 바가 떠올랐다.


그 위로 복잡한 영문과 알아볼 수 없는 기호들이 떠올랐는데 광대만이 알아볼 수 있을 듯했다.


그러던 찰나.


“···!”


나는 화면 위쪽의 제법 큰 로고를 발견했다.


광대다.


비열한 표정으로 낄낄거리는 광대의 형상이 분명히 그곳에 있었다.


“저게 네가 분장을 하고 있는 이유인가?”


광대가 고개를 돌렸다.


“아, 저거 말이시죠. 그렇습니다. 저 마크는 여기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켜 주던 상징이었죠.”


그가 조금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에 맞춰 우수에 찬 눈빛을 보냈다.


광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기분 나쁘군요.”


나는 표정을 풀었다.


그때 로딩이 완료되었다.


-···tion..uccess···initi···star···.


기계가 단말마 같은 영어들을 뱉어냈다. 광대는 기계가 온전치 않음에도 적당히 알아들은 듯했다.


“잘 되는군요. 한번 봅시다.”


눈에 바로 들어오는 정보를 기대한 나는 곧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나는 알아볼 수 없는 그래프와 표, 수치들이 두서없이 주르륵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마더 빠커!!!”


나의 외침을 무시한 광대가 그 결과들을 유시히 쳐다보았다.


곧 그가 태블릿을 몇 차례 두들기자 제주도 전체의 지도가 떠올랐다.


점이 하나 있다.


광대가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맙소사. 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러면서 나를 홱 돌아보았다.


나는 당당했기 때문에 그를 마주 보았다.


“처음 왔을 때는 기억이 안 나는군.”


내 대답에 광대가 헛숨을 내뱉었다.


“허···당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그쪽도 모를 겁니다. 지금 게이트가 인공적으로 생겨났어요. 당신이 게이트를 만들었다는 소립니다! 이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아십니까?”


나는 할 말이 궁해서 중얼거렸다.


“헌터는 원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존재···.”


광대는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


“당신이 게이트를 지나 온 방법만 안다면···그렇다면 돌아갈 수 있습니다. 드디어 여길 떠나 본토로 갈 수 있어요!!”


나는 그를 진정시켰다.


“너무 흥분하지 마라. 게이트를 지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거다.”


광대가 부정했다.


“당신은 혼자 해냈잖습니까? 이젠 둘이니 더 쉽겠지요!! 좋아요, 그간 탐사 기록을 확인하면···.”


그는 벌써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나는 무언가 계산하기 시작한 듯한 광대를 내버려 두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보일 정도로 먼 곳에서 아른아른거리는 녹색 점.


적이다.


아직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듯하지만 우리가 갈 만한 곳을 특정하기는 한순간이다.


나는 광대를 불렀다.


“어이. 이만 가야 할 것 같은데.”


“아, 네···잠깐만요, 이것만 좀 어떻게···.”


그때, 녹색 점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명백히 이쪽을 향하고 있다.


“광대. 진짜로 가야 한다.”


“예, 잠시만요···.”


그리고 다음 순간.


쉬이이익!!


공기를 가르는 소리.


무기가 아니다.


사람이다.


쿵!!


건물 위쪽에 무언가 착지했다.


광대가 나를 홱 돌아봤다.


“이런. 제가 실수했군요.”


그 하나의 기척만이 아니다.


저벅. 저벅.


연구소를 네 방향으로 포위하고 죄어든다.


숫자는 열 명 정도.


전부 A급이라고 가정하면 상대하기 어렵다.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광대에게 물었다.


“빠져나갈 구멍은 있나?”


광대가 그 와중애도 태블릿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있습니다. 다만 저쪽이 그걸 모르기를 바라야지요.”


탁!


광대가 무언가를 확인한 뒤 태블릿을 부숴 버렸다.


“이 사실을 순순히 알릴 수는 없지요. 그럼 갑시다.”


쿵!! 쿵!!


연구실에서 나오니 두꺼운 철문이 조금씩 파이고 있었다.


밖에서 들어오려는 시도였다.


뒤쪽에는 창문이 있으므로 아주 멍청한 시도라고 하겠다.


나는 광대를 따라 지하로 향하는 통로로 걸어들어갔다.


통로 내부는 어두컴컴했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무언가를 찾았다.


“시체?”


광대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여기 있었군요···.”


그가 거의 썩은 시체에 다가가 그를 살피다가 일어섰다.


“눈을 감겨 주려 했는데 눈이 다 썩었군요. 그냥 갑시다.”


시체를 지나치단 나는 시체의 얼굴에서 희미한 분의 흔적을 발견했다.


저자도 광대 분장을 하고 다니던 것일까.


나는 생각하며 광대를 따랐다.


그때였다.


“잡아!!”


“저기다!!”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광대가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갑시다.”


최대한 빨리 움직였지만 전투는 불가피할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통로 끝의 천장에 붙어있던 문을 열자마자 단검이 내게 날아들었다.


캉!!


쳐내며 문 위로 나섰다.


위에는 이미 한쪽 팔을 거대하게 부풀린 광대가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가 물었다.


“도망치는 편이 나을까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한번 우리 힘을 보여줘야 저놈들도 공격에 망설임이 생길 거다.”


나는 적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선수를 쳤다.


쾅!!


문을 열고 올라오는 놈의 머리를 전력을 다해 쳤다.


나에 비해 내구력이 딸리는 그놈은 머리 일부가 뭉개진 채 혼절했다.


“커흐윽···.”


그러자 적들이 당황하는 게 느껴졌다.


지하에 갇힌 적들이 나오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이, 지상에 있던 적들이 도착했다.


“오귀스트!! 배신의 대가를 치러라!!”


나는 광대에게 물었다.


“저번부터 널 오귀스트라고 부르던데. 진짜 충주 오씨인가?”


광대가 되물었다.


“충주가 본관인 오씨도 있습니까?”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튀어 나갔다.


콰아아아앙!!!


광대가 엄청난 괴력으로 적들이 있던 자리를 내리쳤다.


“큭···.”


“아악···.”


적들은 간신히 피했지만 충격파와 튀어오른 돌 파편에 작은 상처를 입었다.


파편은 그들의 몸에 부딪혀 완전히 가루가 되었지만 적들의 피부는 그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했다.


그걸 본 나는 확신했다.


적들의 전력은 확실히 떨어진다.


내구도도, 속도도, 완력도 일반적인 A급보다 조금 딸렸다.


제대로 싸우는 법을 익힌 자도 몇 없는지 다들 자세도 엉망이었다.


말 그대로 갑자기 힘을 얻어 적응도 못한 일반인 수준.


‘이길 수 있겠군.’


어차피 몇 명 쓰러지면 지레 겁먹고 도망갈 것이다.


나는 칼을 낮게 들고 자세를 취했다.


“도와주세요오!!!”


어느새 다섯 명에게 포위된 광대의 반대 방향을 향해 돌진했다.


“싫다!!!!”


맨 앞에 있던 놈이 당황하는 틈을 타 바로 칼을 찔러 넣었다.


“윽···!”


카가각!!


남자가 간신히 양손에 든 아티팩트를 교차해 막았다.


한 손엔 도끼, 한 손엔 망치다.


딱 봐도 전투용은 아니다.


오로지 내구도만을 보고 사용하는 모양.


그가 외쳤다.


“젠장! 이 새끼 혼자야!! 그냥 다구리 놓으면 죽는다고!!! 빨리 안 도와?!”


나는 파지법을 바꿨다.


그그극···.


마찰하는 도끼와 망치를 흘리며 좌측으로 몸을 돌리며 그대로 손을 뻗는다.


파악!!


긴 궤적의 횡격. 칼날이 적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아악!! 바, 박준혁!! 뭐 하냐!!”


그가 분노에 찬 얼굴로 내뱉었다.


그 말과 동시에 시작되는 공격이 있었다.


“죄송합니다!!”


“포위해!!”


새로 나타난 두 사람이 각각 오른쪽과 왼쪽을 점하고 무기를 들었다.


제법 연습한 듯 동작이 똑같았다.


캉!!


한 손만으로 막아냈다. 뒤에서 한손도끼가 내게 쇄도했다.


따악!!


칼집으로 막았다. 다음 공격은 바로 들어왔다.


앞쪽에 검, 오른쪽에 망치. 다시 칼집을 꺾어서 막았다.


바로 이어지는 뒤쪽의 창.


이번엔 칼날이다.


사아악!!


내가 좋아하는 소리다.


상대의 창 끝쪽이 잘려나갔다.


“이런 미친!!”


당황하는 쪽에 집중, 칼자루의 끝으로 명치를 쳤다.


“우읍···!”


“똑바로 안 하냐!!”


뒤에서 분노한 외침과 함께 망치가 날아왔다.


내가 상대를 마무리하는 걸 막으려는 동작.


무시하기로 했다.


나는 왼손을 뒤로 가볍게 뻗으며 오른손으로는 칼을 휘둘렀다.


훙-!


종이 잘리는 소리도 없다.


푸확!!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순식간에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적은 깔끔하게 도살했다.


나는 왼손을 보았다.


상대가 전력을 다해 날린 망치가 두 손가락에 의해 막혀 있었다.


“···.”


“······.”


순간 전장에 정적이 감돌았다.


첫 번째로 사람이 죽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적들이 나를 주시했다.


와중에 광대가 땀을 훔치며 말했다.


“폼잡는 것 좀 보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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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 24.09.10 9 0 12쪽
20 백두산 24.09.09 12 0 12쪽
19 제주 24.09.06 12 0 12쪽
18 젠틀맨 발작 24.09.05 10 0 12쪽
17 안 죽임 24.09.04 11 0 11쪽
16 젠틀맨 티칭 24.09.03 12 0 12쪽
15 젠틀맨 탭댄스 24.09.02 12 0 12쪽
14 젠틀맨 심판 24.08.30 13 0 12쪽
13 젠틀-맨 24.08.29 13 0 11쪽
12 호상 24.08.28 13 0 11쪽
11 마지막 오케스트라 24.08.27 15 0 12쪽
10 문제해결 24.08.26 14 0 11쪽
9 S급 24.08.23 14 0 12쪽
8 젠틀맨 댄스 24.08.22 16 0 12쪽
7 재회 24.08.21 14 0 12쪽
6 왕후장상 24.08.20 16 0 12쪽
5 젠틀맨, 승리 24.08.19 18 0 12쪽
4 젠틀맨, 조우 24.08.16 20 0 12쪽
3 젠틀맨, 귀환 24.08.15 24 0 11쪽
2 젠틀맨, 임무 투입 24.08.14 26 0 12쪽
1 젠틀맨, 등장 24.08.13 7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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