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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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단장
작품등록일 :
2024.08.05 11:52
최근연재일 :
2024.09.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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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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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피치

DUMMY

 “밀가루 한 포대 얼마요? 1골드? 10골드만 깍아주쇼. 응? 액수를 잘못 말했다고? 기분 탓이시겠지.”


 루비아와 바우날 외에도 여러 인재를 영입한 호영. 감옥에서 나온 뒤로 여러 물자를 사들였다. 

 덕분에 식량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니


 “짐꾼들을 좀 구하고 싶은데. 목적지는 아우포킬립스 시···아니아니, 그 앞의 관문까지만 가면 됩니다. 다짜고짜 도망부터 칠 생각하지 마시고. 값은 넉넉히 쳐드릴 테니.”


 그것을 운반할 마차와 인부들까지 고용해야 했다.

 고로 테이머 가의 가산이 잔뜩 거덜난 것은 당연한 이치.


 ‘이 몸의 원래 주인 조렌한테 가족도 친척도 없어서 다행이군.’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뒤 기사가 되어 자수성가한 조렌 테이머. 급여며 포상이며 받는대로 족족 쌓아뒀기에 호영으로서는 아주 다행한 일이었다.


 ‘보살펴야 할 가족이 있다면 이렇게 집안 재산을 펑펑 못 쓰지. 그나저나 집은 참 좋네.’


 몇 년 전 마물 토벌로 공을 세워 하사받은 저택. 그나마도 출정을 자주 떠나느라 머물러 있는 시간이 일년에 절반도 안 되었다고 한다. 


 ‘야전 병영이 진짜 집이고, 이 집은 별장같은 느낌이었겠구만.’


 고용인이 딸려있긴 했지만 집사 한 명과 메이드 겸 요리사 한 명뿐. 그나마도 집사는 아우포킬립스 시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도망가버렸다.


 ‘이 집이 이제 필요가 있나? 물론 수도에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여왕한테 알현도 하고 해야 한다지만···그럴 땐 여관에서 자도 충분하잖아?’


 여왕을 떠올린 호영은 몸서리쳤다.


 ‘아니지 아니지. 그 성격 더러운 여왕이 하사해준 집인데, 함부로 팔았다고 존나 성질 부릴지도 몰라.’


 눈앞에서 봤던 데이지의 분노. 그녀라면 그러고도 남을만했다.


 ‘그래도 이 집, 팔면 꽤 돈이 나올 거 같은데. 땅값도 아마 제법···.’


 내적갈등에 들어간 호영. 


 “그냥 확 팔아 치워버려?”


 호영의 혼잣말에


 “주, 주인님. 저를 팔아 치우신다고요?! 너무해요!”


 소스라치게 놀라는 메이드 소녀. 양갈래로 묶은 분홍빛 머리칼이 가늘게 휘날린다.


 “아니 너 말고···이 집 말이야 집.”

 “휴우. 소녀를 다른 저택에다 파신다는줄 알고···.”


 [피치] ★☆

[ 스탯|등급|기본 수치 ~ 최대 수치 ]

 무력  F    : 1 ~ 3 

 지력  C   : 32 ~ 35

 마력  F   : 1 ~ 2

 매력  A   : 77 ~ 81

 통솔  F   : - 5 ~ 0

 정신력 F   : 6 ~ 9 (기벽 : 주인에게 너무 집착합니다) 

 교화도 S+ : 100 ~ 200 (피치는 주인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그의 곁을 떠나라는 명만 빼고.)


 *배경*

 고아 출신의 메이드. 19세. 테이머 가에 들어온 지 4년째. 

 고아원에서 막 나와 오갈 데 없는 그녀를 고용해 준 조렌 테이머를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연모하는 그녀의 주인이 오시기만을 기다리며 매일을 보낸 피치는 현재 너무 행복합니다. 주인의 곁을 따라 여행할 수 있어서, 옆에서 항상 모실 수 있어서. 이제 성인이 되어 ‘더욱’ 잘 모실 수 있게 되어서.

 릴리안이 연심과 충심을 동시에 품고 있다면, 피치는 ‘진심’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피치는 수호자 님의 명령이라면 드래곤의 심장도 꺼내올 수 있지만, 다른 메이드를 가까이 하게 되면 수호자 님의 심장을 꺼낼지도 모릅니다. 물론 다른 메이드의 것도요!


 “주인님. 소녀는 주인님을 따라서라면 대륙 끝까지라도 함께 갈 수 있답니다.”

 “그거 고맙구나 피치.”


 호영의 첫째 여동생 아영과 비슷한 나이인지라 그녀를 대하는 것 자체는 어려울 게 없었는데


 “다만 주인님께서 소녀를 버리신다면···세상 끝을 넘어서라도 쫓아갈 거랍니다.”


 무시무시한 말을 하면서도 생글거리는 모습은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EP 1,000 소모시 해고 가능  / 자진퇴사를 위해 설득 시도시 성공률 0.001 % 

 자진퇴사 설득 실패시마다, 수호자 님에 대한 피치의 집착은 더욱 강해집니다.


 * Tip *

 인재 영입과 육성에는 정답이 없지만 오답은 있습니다. 피치를 해고하는 것이 바로 후자에 해당합니다.」


 ‘잔여 EP가 꼴랑 100인데, 해고에 1,000이 든다고? 옘병. 그리고 설득 확률 실화냐. 이건 그냥 선택지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이 무슨 개 억까냐 진짜 아오.’


 설령 EP가 1,000이 있다한들 이런 일에 써버리고 싶진 않았다.


 “아이고 두야···.”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의자에 앉은 호영.


 백작 임명때 서약을 빙자해 얻어맞았던 정수리가 아직도 얼얼한 탓인지, 이 메이드 아가씨 때문인지는 모른다.


 “주인님, 두통 있으셔요? 부활 후엔 두통에 자주 시달린다고 하더군요.”


 살며시 다가와 호영을 안아주는 피치.

 살포시 얼굴을 감싸는 마음. 크고 아름답다.


 “웁···숨막혀. 저리 가!”


 하지만 3명의 여동생 때문에 연하는 여자로 보이지 않는 호영에게는 그저 낙타의 혹같은 지방덩어리일뿐.


 “가버리라니, 주인님을 걱정하는 제게 그런 심한 말씀을!”

 “아니, 잠시만 좀 떨어져 달라고. 1미터, 아니 1메테 정도만.”


 간신히 그녀를 떼어놓은 호영.


 “그리고 더 이상 그 주인님 소리는 그만둬. 영주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주인님은 언제나 제 주인이신걸요. 이제 백작의 반열에 오르셨다고 해서 저같은 일개 고용인의 마음은 몰라주시는 건가요?”


 이런 감정 싸움은 딱 질색인 호영. 이 처자는 다른 의미의 ‘교화’가 필요하겠다 싶어 엄하게 가기로 마음 먹는다.


 “좋아. 네 마음은 알겠어. 네가 그렇게 나를 주인으로 모시는만큼, 내 말도 잘 따라줄 수 있겠지?” 


 오랜만에 보는 박력있는 모습에 피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날 따라오겠다는 건 고맙다. 다만 네가 알아둬야할 게 있어. 우리는 소풍 가는 게 아냐. 가는 길은 멀고 험하고, 도착할 곳은 마물 소굴이나 마찬가지야. 네가 지금까지 이 집에서 누렸던 안락함은 더 이상 없겠지.”


 호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백작이니 영주가 됐다고 해서 플렉스···아니 호의호식할 수는 없어. 재산을 다 털어도 영지민 1년치 식량을 대기도 빠듯해. 설사 돈이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많은 사람들이 나만 믿고 그 오지로 따라나섰는데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지.”


 기왕 맡은 영주 노릇이라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런만큼 피치 너도 나를 도와줘야 해. 물론 힘든 일들이야. 병사들의 피와 땀이 묻은 옷을 빨래하고, 그들의 상처를 돌보고, 끼니 때마다 취사병을 도와 몇 백명분 식사를 마련하는 일까지. 지금까지 이 집에서 나 한 명만을 챙겨온 너에게는 너무 힘든 일일 거야.”


 진심을 담은 이야기에 그 스스로도 놀랐다. 

 꼭 조렌의 영혼이 그를 도와 함께 말하는 느낌.


 ‘평소에 조렌은 이 처자를 아끼고 있었나보구만. 게다가 나로서도···.’


 아영과 비슷한 나이대의 아가씨에게 험한 허드렛일을 억지로 시키고 싶진 않았다.


 “그러니 억지로 해라는 말은 하지 않겠어. 네가 원한다면 이 집을 계속 보살피면서 날 기다려도 돼. 일년에 한 달쯤은 나도 여기에 묵을 수도 있을 테니까. 선택은 네게 맡길게. 날 따라오거나, 이 집에서 날 맞아주거나. 어느 쪽이든 나에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야.”


 명령도 설득도 아닌 ‘선택’을 내려준 주인.

 피치의 둥근 눈이 더욱 크게 떠졌다.


 「업적 달성! 업적 <찍먹 부먹 담먹>을 달성한 보상으로 20 EP가 주어집니다.」


 그와 함께 울리는 상태창의 축하 메시지.


 「해고와 자진퇴사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아낸 수호자 님. 정말 훌륭합니다! 

 피치의 현재 교화도가 100에서 150으로 대폭 상승, 정신력은  6 ~ 9에서 15 ~ 19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주인님을 따라가겠어요! 무엇이든 다 하겠어요!”


 호영은 싱긋 웃었다.


 “테이머 영지는 너를 환영한다. 참, 급여는 좀 깎일 예정이란다. 연봉 협상은 마물 좀 잡고 나서 하는 걸로.”


***


 수도 카이네아를 떠나는 날.


 “가는 길은 먼데 인사까지 길 필요는 없으니 짧게 하겠습니다. 본인을 따라 테이머 영지로 따라나서주신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그럼 출발!”


 보무도 당당히 나선 호영은


 - 푸히힝!


 말에서 떨어지길 반복.

 사기가 떨어지기 직전.


 “이 말이 말을 안 들어 왜!”


 [이름없는 군마] ☆

 무력  : B+  / 45 ~ 47 

 지력  : A    / 12 ~ 14

 마력  : E    / 0 ~ 0

 매력  : D   / 7 ~ 8

 통솔  : B   / 10 ~ 12 (말들끼리 있을 때의 통솔력은 높은 편입니다.)

 정신력 : D  / 15 ~ 20 (기벽 : 주인 외의 기수를 태우기 싫어합니다.) 

 교화도 : A  / 20 ~ 100 (군마는 동물적인 감으로 주인이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


 *배경*

 말입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합니까?

 군마로서 꽤 훌륭한 말이지 말입니다만. 참고로 암컷입니다.


 「EP 5 소모시 즉시 교화 가능  / EP를 소모하지 않고 길들이기 시도시 성공률 10 % 

 길들이기 실패시마다, 수호자 님에 대한 군마의 의심은 더욱 커집니다.


 * Tip *

 게임 클리어시 EP가 남는다고 해서 골드나 그 외 보상으로 환전해 주지는 않습니다.」


 호영은 속으로 분통을 터뜨린다.


 ‘웬만하면 그냥 EP 써라는 거지? 젠장. 아깝게 이런 데다 쓰나 봐라.’


 다시 말에 올라타려던 호영의 눈에


 “···.”


 굳은 눈초리로 자신을 쳐다보는 릴리안이 들어왔다. 

 더 이상 의심을 키우고 싶지 않았던 호영은 작게 중얼거렸다.


 “[교화 - 이름없는 군ㅁ···]. 이참에 이름이나 지어주자. 말 더럽게 안 듣는 게 아영이랑 비슷하니까 <마영>으로. [교화 - 마영].”


 호영이 처음으로 <교화> 능력을 사용하게 된 순간이었다.


 “앉아!”

 - 히히히히힝!


 힘차게 울며 척 엎드리는 군마 마영.


 「의외로 섬세한 성격이었던 군마는 이름을 받게 되자 기뻐하고 있습니다. 교화도 수치 상승에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앞으로 마물 길들일 때마다 일일이 이름을 지어줘야하는지 생각하며 말에 오른 호영.


 “자, 드가자!”


 교화된 말은 힘차게 일어섰다.


***


 <포드워 가도>를 통해 서쪽으로 나아가는 변방백 세력.


 “이 놈의 가도는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냐.”


 포드워 가도는 수도 카이네아로부터 뻗어나가 나라 곳곳을 이어주는 큰 포장도로다. 이 가도 덕분에 카인 왕국은 넓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타국과의 교역로로 쓰였다.

 일정 거리마다 설치돼 여행객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역참은 상인들뿐 아니라 모험가나 여행객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즉 카인 왕국뿐 아니라 서방대륙을 통틀어 그 중요성을 이루말할 수 없는 도로. 무엇보다도, 여러 천사들이 가도에 축복을 내려준 덕분에 마물들은 가도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영주님.”


 잘 닦인 포장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중 릴리안이 다가왔다.


 “워워. 좀 천천히 걷자 마영아.”


 호영은 제법 말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

 말을 타본 경험이라면 제주도에서 승마 체험 몇 번 해본 게 다지만, 말과 한 몸이나 마찬가지던 조렌에게 빙의된 덕분인지 시간이 갈수록 말을 다루는 게 익숙해졌다. 그의 능력 [교화]의 효과를 본 덕분이기도 하고.


 “잠시 드릴 말씀이.”


 릴리안은 자못 심각한 표정.


 ‘아까 나를 쳐다본 건 뭔가 말할 게 있어서였구나. 괜히 의심했네.’


 그와 반대로 마음을 푼 호영.


 “영주님께서 여러 준비를 하시는 동안 제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릴리안. 먼 길 떠나기 전에 좀 쉬라니까 왜 안 쉬고 있었어?”


 호영의 질책 아닌 질책에 릴리안은 조금 놀랐다. 

 그 전까지의 조렌은 이럴 때 ‘수고했다’고 말할뿐 별다른 말을 얹지 않았으니까.


 “휴식 명령에 따르지 않아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할 것까진 없고. 쉴 때 쉬어둬야 한다는 거지. 참, 말 끊어서 미안하군. 그래, 무슨 정보인데?”


 릴리안은 뒤쪽 행렬을 흘깃 바라보곤 작게 말했다.


 “지금 <레인파>로 이어지는 가도에 마물들이 출몰한다는 소식입니다.”


[6화 - 메이드 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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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움트는 희망, 움패는 절망 24.09.11 12 0 13쪽
35 신호탄 24.09.10 17 0 13쪽
34 스폴리아티네 글라사테 24.09.09 24 0 13쪽
33 마력토 24.09.06 24 0 13쪽
32 단다니움의 연금술사 +1 24.09.05 25 0 11쪽
31 작은 기적 24.09.04 25 0 12쪽
30 보직 변경 24.09.03 19 0 12쪽
29 덮어 줄게 24.09.02 30 0 10쪽
28 백이 없는 변방백 24.08.31 28 1 10쪽
27 백을 가진 자 24.08.30 26 1 10쪽
26 도약 강타 24.08.29 27 1 10쪽
25 경로 이탈 24.08.27 37 1 11쪽
24 갈림길 24.08.26 48 2 10쪽
23 교활한 몬스터로 영지 디펜스 24.08.25 45 2 10쪽
22 닼템 드랍 24.08.23 52 3 10쪽
21 고 볼링! 24.08.22 49 3 10쪽
20 박격진천뢰 24.08.22 52 3 11쪽
19 빡격포 24.08.21 52 3 10쪽
18 고블린 슬레이어(2) 24.08.20 56 3 10쪽
17 고블린 슬레이어 (1) 24.08.19 58 3 11쪽
16 검은 안개 24.08.19 58 3 10쪽
15 Get ready for the next defense 24.08.15 72 3 12쪽
14 폭발을 사랑한 드워프 24.08.14 66 4 11쪽
13 2 E J 24.08.13 73 3 12쪽
12 하나만 좀 24.08.12 82 4 11쪽
11 고라니 파티 24.08.09 84 4 12쪽
10 만드라고라니의 효능 24.08.08 85 4 10쪽
9 디버퍼는 뒤에 24.08.07 82 4 11쪽
8 만드라고라니 24.08.06 88 5 10쪽
7 위험과 보상 24.08.06 10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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