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게임에 환생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타자씨
작품등록일 :
2024.08.14 10:57
최근연재일 :
2024.09.19 23:0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3,271
추천수 :
5,891
글자수 :
161,505

작성
24.09.01 23:03
조회
5,938
추천
225
글자
12쪽

12. 미궁 지하 2층

DUMMY

12. 미궁 지하 2층


거듭 말하지만, 미궁 지하 2층은 위험하다.

지하 1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위험해서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라는 의미다.

나는 그것을 지하 2층에 발을 들이자마자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오싹하고 섬뜩한 기운.


습격이다!


가상현실이라고 하지만 검을 쥐고 산 기간이 10년이었다.

그 정도면 없던 육감도 생길 만하다.


어디로부터 어떤 공격이 있는지는 살피지도 않았다.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몸을 앞으로 던졌다.

일단 지금 서 있는 곳부터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연!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진흙슬라임이 천장에서 뚝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두 마리나.


원래 슬라임 종류는 멍청하고 느리기까지 해서 몽둥이로도 때려잡을 수 있다는 말을 듣는 마물이다.

하지만 1층의 진흙슬라임과 2층의 진흙슬라임은 완전히 달랐다.

놈들은 기습이 실패하자 물컹거리는 몸체를 구르는 것처럼 움직이며 내게 다가왔다.

성인이 걷는 속도와 버금갈 정도의 빠르기였다.

전혀 슬라임답지 않은 속도였다.


이럴 때, 경험이 없는 용병들은 무턱대고 슬라임을 두드리다가 잡아먹히곤 한다.

아무리 두들겨도 별 타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슬라임의 반응에 당황해서 제대로 피하지 못하다가 슬라임에게 덮쳐져서 질식사로 끝나는 것이다.


사냥에 성공한 슬라임은 죽은 시체를 체내로 끌어들여서 천천히 녹여 먹는다.

인간 정도의 크기면 1년은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서 소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슬라임은 핵이 있는 위치를 알면 간단하게 잡을 수 있다.


나는 내 바로 앞까지 다가온 진흙슬라임의 정중앙을 노리고 참수도를 내리쳤다.

유리가 깨지는 것 같은 느낌이 참수도를 통해 전달되었다.

동시에 놈은 움직임을 멈추고 축 늘어졌다.

녹아서 슬슬 액체로 변해가는 아이스크림처럼 진흙슬라임의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다른 놈도 똑같이 만들어 주었다.


둘을 잡아서 얻은 전리품은 마석 1개.

두 마리 중 하나는 꽝이었지만, 다른 하나에서는 마석이 나왔다.

50%의 당첨확률이었다.


이래서 내가 지하 2층을 오고 싶어했던 것이다.

지하 1층에서는 하루 종일 마물을 때려잡아 봐야 한두 개 밖에 안 나오니, 위험하더라도 이렇게 빠른 사냥을 하는 것이 더 낫다.

인벤토리도 창고도 어서어서 개방해야 하지 않겠나 말이다.


물론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하고 있다.

2층에 내려오자마자 모드하운드에게 당해버렸던 용병의 죽음은 내게도 꽤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사람은 어딘가의 무술사범이기까지 했다.

운이 없다면 나 역시 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때의 그 사람처럼 지금의 나 역시 혼자니까.

스스로의 선택이기는 하지만, 도와줄 파티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는 마석을 갈무리한 후 무기를 재정비하고 다시 움직였다.


다음으로 마주친 것은 모드하운드의 무리였다.

모두 3마리.

놈들은 나를 보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동시에 셋은 무리였다.

접근하기 전에 한 마리라도 먼저 처리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투척용 도끼로는 안 된다.

빅터 파티에 있을 때 한 번 해봤는데, 눈앞에서 던지는 도끼는 보고 피했다.

아무리 반쯤 미친 것처럼 보여도 그 정도 본능은 살아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놈들이 경험해 보지 못했을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양손에 투척용 도끼를 쥔 채,

놈들이 바로 코 앞까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닥을 박차고 위로 뛰어 올랐다.


3미터 정도.

신발에 걸려 있는 도약 옵션 덕분에, 작정하고 뛰어 오른다면 10미터도 가능하겠지만, 이번에는 이 정도의 짧은 거리가 더 나았다.


나는 거꾸로 서서 공중에 뜬 자세로 아래로 지나가는 모드하운드를 향해 양손의 투척 도끼를 집어 던졌다.

두 개의 투척도끼는 두 마리의 뒤통수에 정확하게 박혀들어갔다.

달리는 기세 그대로 두 마리는 앞으로 미끄러지며 굴러갔다.

뒤늦게 이상을 알아챈 놈이 거칠게 짖어댔지만, 내 귀에는 겁에 질린 비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살아남은 모드하운드는 바닥에 착지한 나를 향해 다시 미친 듯이 달려왔다.

하지만 방금 전과 달리 이번에는 한 마리였다.

그 정도는 간단히 처리할 수 있다.


참수도가 아래에서 위로 원을 그렸다.

원을 따라 핏줄기가 움직였다.

마지막 모드하운드의 머리통이 둘로 쪼개지면서 마석이 드러났다.

희고 붉은색 가운데 박혀있는 검은색의 돌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나머지 두 마리의 머리도 쪼개서 마석을 확인했다.

운이 좋게 이번에도 2개나 나왔다.

지하 2층에 내려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써 3개였다.


이렇게만 계속 갈 수 있다면, 창고는 몰라도 인벤토리는 조만간 모두 확장이 가능하다.

나는 손가락을 튕겨 상태창을 불러냈다.


현재 레벨은 8.

레벨이 오른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얼마 전에 확인해보니 언제 올랐는지도 모르게 7에서 8로 레벨이 올라 있었다.

현재의 내 몸 상태가 운동 좀 한 평범한 사람보다는 훈련된 프로 스포츠 선수에 더 가깝다고 상태창으로부터 인증받은 셈이다.


나도 모르게 레벨이 올랐다라······

마물을 잡았기 때문에 레벨이 오른 것 같지는 않았다.

분명 그런 느낌은 없었다.


그보다는 시골을 떠나면서 제대로 먹고 자고 하면서 키가 크고 근육도 붙고 한 것이 더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았다.

아직 한참은 더 클 수 있는 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고 상태창의 레벨이 신체적인 능력을 반영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두 해 안에 10레벨을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프로 스포츠 선수의 신체 말이다.


10레벨.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무술 실력으로 플러스알파를 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지하 3층이 한계다.

보다 깊은 지하층, 보다 많은 마석을 원한다면 좀 더 높은 레벨이 필요하다.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만약 내가 마석을 이용해서 레벨을 올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처럼 언제 레벨이 오른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레벨이 오를까?

아니면 몸이 개조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게 될까.

근육이 붙고, 뼈가 강화되는 것을 느끼면서 막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소설이나 만화에서의 클래식한 전개이기는 하다.

정말 그럴지 궁금했다.


······그리고 단지 그것뿐일까 하는 의문도 있다.


유토피아에서는 과금을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레벨 하나 승급에 1억, 두 번째는 10억, 세 번째는 100억이었다.

네 번째는 모른다.

공개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늘어나는 숫자를 보면 다음 액수는 뻔하다.

1,000억이었겠지.


세상 사람들은 돈으로 레벨을 올리는 것이 싫어서 유토피아 사에서 저렇게 큰돈을 요금으로 했다고 받아들였지만.

글쎄.

지금 생각하면 유토피아 사는 진지했던 것 같다.

그 정도의 돈은 지불해야 레벨을 올려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이다.


당시 111억을 지불하고 레벨 3을 올렸던 아랍 석유 부자의 최종 레벨은 11.

들인 돈에 비해 나온 결과도 그다지였고, 대중들로부터 여론도 안 좋았다.

과시적 소비에 대한 경탄보다는 아랍 부자의 돈지랄로 비웃음을 받기도 했다.

순수하게 신체적 능력으로 11레벨을 달성한 자들도 여럿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면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레벨을 보다 쉽게 올리기를 원했다.

NPC의 레벨, 특히 유토피아의 진정한 강자라고 할 수 있는 귀족이나 초인들의 레벨이 30을 넘나들고 있으니, 자신도 그 정도는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유토피아가 허용한 유일한 방법은 돈으로 바르는 것 뿐이었다.

아랍 부자 이후에도 간혹 같은 방식으로 돈을 써서 레벨을 올리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들 역시 기껏해야 10레벨에서 11레벨이 고작이었다.


반면에 돈을 쓰지 않고 그 이상을 도달한 사람도 여럿이었는데, 유토피아가 서비스되는 10년 동안 사람들이 도달한 가장 높은 레벨은 17레벨이었다.

평균 레벨 20을 넘는 기사들과 싸워서 일방적으로 박살내는 사람을 봤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에 지나지 않았다.

스스로 인증한 레벨은 17레벨이 가장 높은 레벨이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그런 레벨에 도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단순히 신체를 단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도 그렇겠지?

그래서 나는 마석에 많은 기대를 하는 중이었다.

유토피아에서 잔뜩 끌어모은 마석이 과금으로 작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 이런.

상태창을 보면서 지나치게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모드하운드를 잡았으니 근처에 마물이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있었다.

하지만 미궁에서 주의해야 할 존재가 마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익이 부딪치는 곳에서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법.

사람에게서 풍기는 냄새가 느껴졌다.

오랫동안 씻지 않은 사람의 냄새.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의 악취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숫자는 일곱.

둘은 짐꾼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니 사실상 5명으로 구성된 파티였다.


그러나 짐꾼이든 사냥꾼이든 모두 초췌하고 창백한 안색이었다.

눈빛도 약간 맛이 간 것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보자 반색하고 다가왔다.

악취가 더 심하게 느껴졌다.


* * *


미궁 지하는 의외로 밝다.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벽에서 발산되는 은은한 빛이 있어서 따로 조명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의 느낌이라고 할까?


그것도 지하 1층의 경우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더 밝아진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밝아지는데, 빅터의 말에 의하면 지하 5층은 지상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밝다고 했다.


그래서 미궁을 다닐 때 겪는 주된 어려움은 조명이 아니라 빌어먹을 정도로 복잡한 지형이었다.


얼마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지, 동굴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광장이 나타나고, 거기서 아래위로 연결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그게 다시 여러 개의 동굴로 이어지고, 그러다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들판이 나와서 한참을 가다보면 절벽과 계곡이 앞을 막기도 한다.

지도를 봐도 헷갈리고, 어떤 종류의 공간계 마법이 걸려 있는지도 몰라도 부정기적으로 지형이 변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학자들 중에는 현재 알려진 미궁 1층은 전부가 아니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물며 더 복잡하다고 알려진 그 이하 층으로 가면 어떨지 가보지 않은 사람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미궁에서 행방불명 되는 용병들의 일부는 마물이 아니라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지형의 희생자라고 생각해도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레온이 만난 7명의 용병들 역시 그런 조난자들이었다.


* * *


“물! 물을 줘!”


“먹을 것. 먹을 것은 있나?”


반쯤 돌아간 눈빛으로 요구하는 것은 물과 식량이었다.

정신이 나간 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정신이 돌아오고 난 다음이어야 한다.


나는 그들이 다가오기도 전에 물 두 통과 식량 꾸러미를 던졌다.

위장을 위해 인벤토리가 아니라 배낭에 넣어두었던 것들이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섰다.

두 걸음 정도.

다시 네 걸음 물러섰다.


물과 식량을 앞에 두고도, 오히려 겁을 먹고 있는 짐꾼들을 보니 두 걸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료 게임에 환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밤 11시에 올라갑니다. +1 24.08.21 3,820 0 -
30 30. 마석에 대하여 NEW 3시간 전 581 41 11쪽
29 29. 포지하트의 호의 +7 24.09.18 2,042 101 12쪽
28 28. 초식 동물들 사이에서 호랑이가 산다 +16 24.09.18 2,794 109 12쪽
27 27.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7 24.09.16 3,126 144 12쪽
26 26. 노려지다 +10 24.09.15 3,396 130 12쪽
25 25. 대형 길드와의 조우 +13 24.09.14 3,641 134 12쪽
24 24. 다시 미궁으로 가기 전에 +6 24.09.13 3,974 153 12쪽
23 23. 돌파구 +5 24.09.12 4,367 155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3 24.09.11 4,928 154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933 173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9 24.09.09 4,982 198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5,147 200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413 19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511 202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7 24.09.05 5,574 189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773 204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802 220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778 215 12쪽
»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939 225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8 24.08.31 6,003 226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6,128 223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6,206 227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1 24.08.28 6,451 228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785 22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7,372 243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8,350 265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9,187 275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6 24.08.23 9,270 287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10,238 28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