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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작품등록일 :
2024.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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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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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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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석에 대하여

DUMMY

30. 마석에 대하여


내가 테라에서 깨어난 후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나를 괴롭혔던 빌과 그의 아들 잭,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던 촌장.

그들에게 특별한 능력 따위는 없었다.


타넬론에서 인연을 쌓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네드의 고향 형님이었던 개릿은 물론이고 미궁에서의 경험을 꽤나 쌓았다는 퍼시발조차 무기 쓰는 법을 아는 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중매인들, 범죄자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조장이었던 빅터는 조금 달랐다.

지하 2층을 탐색할 때 본 그는 확실히 보통이 아니었다.

해머를 내리쳐 단숨에 모드하운드의 머리를 박살낼 때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중견 길드의 창립 멤버로 시작해서 조장까지 했던 자답다고나 할까?

그러나 그 역시 억지로라도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 속했다.

평균에서 벗어난 인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진짜 특별했던 사람도 있었다.

유토피아에서 스킬을 사용하던 고레벨의 NPC와 같은 종류의 사람 말이다.


블랙우드 길드의 간부였던 쏜,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앉아 있는 포지하트.

인간으로는 이들 둘이 내가 확인한 전부였다.


쏜은 몸 전체가 금속으로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칼로 내리쳐도 오히려 칼이 부러질 것 같았다.


포지하트는 아예 대놓고 스킬을 사용했다.

그가 손에서 뿜어내던 화염은 철도 녹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세상, 테라는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세상이었다.

나와 별로 다르지않은 평범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지구와는 다르게 말이다.


마법사, 이능력자.

스킬을 쓰는 자들.


그들은 자신들만의 사회를 구성한 채, 자신들끼리의 관계 속에서 경쟁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의 경쟁에 대해 알지 못하고, 사실 알 필요조차 없다.

애초에 끼어들 수가 없으니까.

자신의 몸 하나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단 말인가.

거슬리면 스킬로 지워버릴 텐데.


지금까지 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땅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확신없이.

평범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인벤토리를 한 칸, 한 칸 해금하는 과정에서 마석 하나에도 벌벌 떨어야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마석이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 단위의 마석을 횡재했음에도 해금되지 않는 내 개인창고를 보며 한숨을 쉬어야 했다.

마석의 코인화를 노리고 쌓아둔 막대한 마석이 개인 창고에 있음에도 손도 대지 못했으니까.


우연한 횡재로 얻게 된 마석이 스킬을 쓸 때마다 마지막지하게 소모되는 모습을 보며 경악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마물 사냥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는 판단이 선 후로는 사업을 계획했지만, 그마저도 정보부족으로 아이템 선정에 실패했다.

다른 아이템을 준비하자니 매몰 비용이 눈에 밟혔다.


생각해 보면 지구에서도 진짜 돈이 되는 정보, 좋은 기회는 그들만의 사회에서 돌려먹었다.

이곳에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곳에는 이능력까지 있으니.


그래서 포지하트가 중요했다.

그는 내게 이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줄 사람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닐 것이다.

그는 대가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진심으로 믿을 정도로 순진할 나이는 지구에 있을 때 이미 지나갔다.


“마석은 무엇일까?”


포지하트가 내게 던진 첫 질문이었다.

그는 보란 듯이 마석 하나를 손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검은색의 광택이 도는 손가락 마디 하나 크기의 고체.

내가 가지고 있는 마석과 같은 것이었다.


“마법사는 세상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가 마나이고, 마석은 마나와 특정 물질과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하지. 그래서 그들은 마석에서 순수한 마나를 분리하여 흡수하는 것으로 마력을 강화한다네. 마법사의 마력은 그들이 믿는 이론과 상상력에 의해 현실에 영향을 끼치게 되. 화염을 뿜고, 바람을 날리고, 땅을 흔들고, 물을 만들어 낸다네. 공간을 비틀고, 시간을 되돌리고,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지. 마법사의 장점은 이론과 상상력에 따라 다양한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믿음에 확신이 없거나 상상력이 빈약하면 위력도 약하다는 것이지.”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법은 내가 배울 수 있는 종류가 아닌 것 같았다.

이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풍부한 상상력이라니.

나처럼 건조한 사람이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있나.


“그러나 마법사와 달리 나 같은 이능력자는 하나, 많아야 셋 정도의 힘을 행사하네. 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미리 흡수한 마석을 소모하지. 그래서 나는 마석이 일종의 연료와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네. 증기기관이 돌아가려면 석탄을 보일러에 넣고 불을 붙여야 하지 않나? 그런 거지. 보일러에 들어가는 석탄. 그게 바로 내가 마석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네.”


“그렇다면 많은 마석은 강한 힘을 의미하는 겁니까?”


“맞아. 자네 말대로 많은 마석은 강한 힘을 의미하지. 권력자들의 수중에 마석이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않는 것이 그 때문이야. 비밀스러운 창고를 짓고 마석을 잔뜩 쌓아두지. 하지만 마석이 무조건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네. 사람에 따라 소모할 수 있는 양이 다르거든. 보일러가 크면 석탄이 많이 들어가고, 보일러가 작으면 석탄이 조금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이러면 당연히 의문이 생긴다.

보일러의 크기는 변화하는가?

즉, 능력은 성장하는가?

이것은 이들에게도 레벨업이 있다는 증거가 된다.


“보일러의 크기는 고정된 겁니까? 아니면 키울 수 있는 겁니까?”


“반드시는 아니야. 고정된 그대로인 사람도 많으니까. 그러나 이능력자들 중 일부는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에 성공하지. 그렇게 성공한 사람이 도시의 주인이 되고 대형 길드의 수장이 되는 거라네. 방법? 간단해. 마석을 흡수하고 사용하고 흡수하고 사용하고. 계속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능력이 껑충 뛴다고 하더군. 나는 중간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그 짓을 관뒀지만.”


이들에게도 레벨업이 존재한다!

유감스럽게도 레벨업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고렙은 몇 레벨이나 될까?


나는 궁금한 것이 계속 생겼다.


“그렇다면 마석은 어떻게 흡수합니까? 술에 녹여서 마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그런 방법도 있지. 하지만 방법은 하나가 아니야. 사람에 따라 달라. 백 명이 있으면 백 명의 방법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 나 같은 경우는 이렇게 한다네.”


포지하트는 마석을 하나 꺼내더니 두 손을 모으고 그 위에 마석을 올려놓았다.

꽃봉오리를 표현하듯 모은 손에서 은근한 불길이 솟았다.

조금 전에 나를 시험할 때와는 달리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의 불이었다.

불길 속에서 마석이 사라졌다.

마석이 사라지는 순간 불길도 사라졌다.


“이런 식으로 흡수하는 것이지.”


“포지하트 님은 얼마나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겁니까?”


“그건 비밀이라네. 그것을 알면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될 텐데? 그래도 알고 싶은가?”


“아닙니다.”


나는 빠르게 물러섰다.

정보가 술술 흘러나오니 살짝 선을 넘어봤지만, 역시 무리였다.

저런 종류의 정보는 그에 어울리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대가를 치를 수 없다면 목숨으로라도 말이다.


“그리고 강한 마물과 싸우는 것도 필요할지 모르지. 어떤 이는 자신보다 강한 마물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 능력을 강화하는 첩경이라고 믿더군.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포지하트 님게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실제로 능력을 키우는 것에 성공했습니까?”


“몰라.”


“예?”


“그 짓을 하다가 죽었거든. 자신보다 강한 마물과 싸우는데 죽지 안 죽겠나? 마물이 얼마나 위험한 놈들인데.”


“아.”


내게 절실한 정보는 거기까지였다.

이후로도 포지하트와의 대화가 이어졌지만, 대부분 포지하트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미궁도시가 타넬론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라든가.


그것은 유토피아 시절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구태여 타넬론으로 온 것은 그래도 이곳이 가장 가깝기 때문이었다.


마물 사냥을 할 수 있는 곳이 미궁 이외에도 존재한다든가.


이것은 아마 내가 더 잘 알지 싶었다.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곳만 네 군데가 넘는다.

그중에 가장 위험하고 규모가 큰 곳은 서부에 위치한 거대한 숲이다.

그러나 효율을 따진다면 단연 미궁이다.


“나중에 한 번 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그곳에는 미궁에서도 볼 수 없는 위험하고 거대한 마물들이 돌아다니니까. 가볼 생각이 있다면 미리 말하게. 안내인을 붙여주지. 그곳에 우리 가문의 분가가 있으니 지내기도 괜찮을 거야.”


안내인?

갑자기 무슨 안내인?


포지하트의 가족에 대해 조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특히, 딸이나 조카딸 중에 혼기가 찬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본거지로 돌아온 것은 저녁이 다 되어서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사업 아이템의 선정이 실패했음을 알렸다.


“그렇다면 계약금은 모두 손실로 잡히겠군요.”


“계약을 진행하지 못할 테니까 어쩔 수 없겠지.”


“그렇다면 계약을 조금 바꾸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무슨 말이지?”


레지널드의 말에 나는 의문을 표했다.

공기총을 만들기 위한 금속과 가공용 기계에 대한 주문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어차피 금속을 다루는 곳은 철로 된 도구도 함께 제작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새로운 상품을 구상하고 그에 맞는 도구로 바꾸어 달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한다면 그 정도 편의는 봐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상품이라니?”


“술을 만드시지요. 마스터께서 미궁에 가 계신 동안 계약을 처리한 후, 타넬론의 이곳저곳을 좀 둘러보았는데, 술의 수요가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술을 빚는 방법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술의 수요라······

그럴 듯 했다.

용병들이 마셔대는 술만 생각해도 말이 되기는 한다.


레지널드의 가문은 대대로 상업에 종사하던 곳이었다.

다루지 않는 상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품목을 다뤘지만, 레지널드는 발효와 관련된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덕분에 몇 종류의 술은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경쟁력이 있으려면 단순히 술을 빚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좋아. 이렇게 하지. 증류주를 만들겠다. 술을 빚고 그것을 증류해서 독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때?”


“저는 증류법을 모릅니다.”


“나도 몰라. 하지만 배우면 되지. 대학이 바로 지척에 있는데 걱정할 것이 있나?”


다음날 나는 대학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레지널드도 함께였다.

카이론처럼 생활비가 필요한 강사가 분명 여럿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들 중에 증류법을 아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내 예상은 정확했다.


미궁 지하 3층으로 향한 것은 그로부터 이틀 후였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크루그 오크와 조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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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포지하트의 호의 +7 24.09.18 2,152 104 12쪽
28 28. 초식 동물들 사이에서 호랑이가 산다 +17 24.09.18 2,849 112 12쪽
27 27.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7 24.09.16 3,178 146 12쪽
26 26. 노려지다 +11 24.09.15 3,441 132 12쪽
25 25. 대형 길드와의 조우 +13 24.09.14 3,688 135 12쪽
24 24. 다시 미궁으로 가기 전에 +6 24.09.13 4,019 154 12쪽
23 23. 돌파구 +5 24.09.12 4,412 156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3 24.09.11 4,976 15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980 173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9 24.09.09 5,025 198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5,189 200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455 19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551 202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7 24.09.05 5,613 190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814 205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844 222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816 216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977 226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8 24.08.31 6,042 227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6,168 225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6,244 227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1 24.08.28 6,487 228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823 22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7,409 243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8,391 265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9,231 275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6 24.08.23 9,310 287 13쪽
2 2. 밧줄을 끊은 코끼리 +8 24.08.22 10,281 28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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