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게임에 들어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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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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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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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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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끝(1)

DUMMY

지금 게이트는 태양이 떠 있는 아늑한 아침이 되었다.


내가 이 세상에 들어온 후, 하루가 지났다는 뜻이었다.


뭐, 그렇다 해도.


오늘 보는 저 해는 내가 이 세상에 들어와 처음으로 본 것이긴 했지만.


아무튼, 어제저녁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하룻밤 만에 일어났다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어제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말로 하기엔 힘들었던 일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짜로 아팠지. 어제.’


“[전사]님 준비 다 끝나셨어요?”


“으···. 응! 당연하지.”


바룬이 프리야를 굉장히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심지어 시선은 말을 나누고 있던 프리야가 아닌 우리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녀석, 왜 우릴 그렇게 미안하다는 것처럼 보는 거지?


“그리고.”


아.


이제 우린가?


프리야는 한숨을 쉬고는 우리에게 말했다.


“저기 있는 세 명은 이제 손 내리셔도 돼요.”


프리야가 우리에게 드디어 손을 내려도 된다는 신호가 왔다.


“감사합니다.”


“고맙다.”


“아이고···. 어깨야.”


나와 살베르 그리고 대장은 프리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팔을 내렸다.


우드득-


팔을 내리니 어깨에서 소리가 났다.


게임을 깨고, 일어나서 기지개를 켰을 때도, 이렇게 큰 소리는 안 났었는데···.


이것이 팔에 자유가 있다는 느낌일까?


확실히 저녁때부터 들고 있어서 그런가?


지금 어깨를 못 쓸 정도로 엄청 아팠다.


그래도 오늘은 어깨를 무조건 사용하는 날이었다.


이 말의 뜻은.


‘오늘 내가 쉴 수 있는 순간은 없다는 뜻이지.’


아무튼.


철컥-


오늘도 어제 못지않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준비 끝났어요?”


내 가방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프리야는 나에게 물었다.


“넵.”


“그럼, 이제 출발해요.”


퉁-


내 말이 끝나고 프리야는 자신의 지팡이로, 아주 가볍게 땅으로 두드렸다.


그러자, [은신의 결계]가 없어졌다.


이제 진짜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를 알리는 것 같았다.


어째서인지, 아직도 내 마음이 떨렸다.


아마도 어제 있었던 일은 나에게 있어, 이 세상을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아닌.


오히려.


이 세상이 내가 생각한 것만큼 쉬운 공간이 아니라는 공포를 주었던 것 같다.


솔직히, 어제 일어난 일들은 이 게임을 모르던 사람이 겪었다면 그냥 죽어버리라는 수준의 난이도였다.


심지어 내가 알던 것처럼 흘러가지도 않았었기도 했고.


아니지.


어제부터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 떠는 이유는 저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내가 알던 지식이 전부 틀렸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이것은 이곳이 아니었어도, 누구나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아니야, 지금은 이렇게 약한 소리를 할 때가 아니었다.


“후···. 정신 차리자.”


나는 이 말을 가슴 깊은 곳까지 새기고, 두 손으로 뺨을 쳤다.


뺨을 치니, 이제야 정신이 깨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가지.”


대장의 말이 끝나고 우리 전원은 걷기 시작했다.


***


10분 후.


그쪽에서 지금까지 걸었던 시간은 약 10분은 넘었을 것이다.


근데, 이곳은 너무 평화로웠다.


아무리 이곳이 1레벨 게이트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가만하더라도 너무 평화로웠다.


10분 정도 걸었으면, 적어도 지금까지 몬스터는 10마리 넘게 만났어야 했다.


근데 지금은 무슨···.


전부 멸종해 버린 것처럼 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 흔한 고블린 한 마리도···.’


고블린을 생각하니 어제 일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분명, 그곳에는 눈으로 대충 봐도 100마리는 그냥 넘어갈 것 같은 양의 고블린이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죽어있었다.


심지어 그곳에 있던 [황금 고블린]은 제일 잔인하게 죽어있기까지 했어···.


‘윽···.’


지금 그 목이 없어진 [황금 고블린]을 떠올리니 속이 안 좋아졌다.


아니지, 지금은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언제가 밝혀질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가 죽기 전까지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일 뿐이었으니까.


“후···.”


나는 다시 숨을 고르며 1레벨 게이트에서 어떤 몬스터들이 나오는지 생각했다.


내가 기억 나는 것은


[고블린, 오크, 슬라임, 늑대, 멧돼지]


이렇게 5가지였다.


고블린은 이유가 있다 치자.


그럼, 나머지 괴물들은 어째서 안 나오는 거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우리 파티도 그렇게 힘을 내자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금은 그냥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걷기만 하고 있었다.


여기서 또 5분 정도 걷자.


프리야가 엄청 기운 빠진 목소리로 우리의 침묵을 끊었다.


“그나저나, 오늘은 진짜 안 나오네요···.”


“자네도 그렇게 느꼈나? 하···. 계속 이렇게 안 나오면 그것 또한 문제인데.”


프리야의 말을 들은 대장 역시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들의 분위기가 점점 내려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가? 나 역시 기운이 빠졌다.


이유는 역시 다시 또 내가 생각하던 튜토리얼의 흐름이 아니어서였다.


어떻게 보면, 이 파티 전원은 나라는 주인공 때문에 이런 곳까지 온 것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나에게 실전 경험을 쌓아주기 위함이었다.


이들과 나란 존재와 어떤 접점이 있어, 이런 자리가 만들어 졌는지는 게임에서 설명을 안 해서 잘 몰랐지만···.


그래도, 이들은 나에게 실전이라는 중요한 경험을 시켜주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목표.


이런 목표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완벽한 계획형 인간이었던 프리야에게 있어 답답함을 줄 뿐이었고.


대장 역시 파티의 상황이 바뀌는 것이 없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살베르 역시, 그렇게 생각하겠지.


애초에 지금 상황이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살베르였을지도 모른다.


“다들 기운 차려. 아직 모르잖아?”


그래도 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바룬은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바룬의 밝은 행동을 보니, 조금은 내 마음이 편해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지금 상황은···.


학창 시절, 반의 분위기가 지금처럼 아주 망해버린 상황이었을 때, 엄청 친화력이 좋은 친구가 나와 기분을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딱, 이런 느낌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낀 것이다.


모든 걱정이 없어진 것은 아닌.


쓸데없는 자잘한 걱정들을 날려주는 듯한 느낌.


딱,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렇겠죠···.”


“그치···. 아직 모르지···.”


“···.”


지금 이 세 명의 기분을 풀어줄 만한 것은 없었다.


프리야는 지금 과제에 찌들어버린 대학생 같았고, 대장은 완전히 할 것이 없어져 버린 나이 많은 사람처럼 돼 있었다.


그리고 살베르는···.


‘흠···. 뭐지?’


그냥 평소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음···. 아!


넌 그냥 지금 상황을 신경 안 쓰고 있었구나.


아까 내가 생각한 살베르의 생각들도 전부 내 착각이었다.


“그러지 말고 다들···. 아 그렇지.”


바룬이 이 분위기를 없애고자 이야기하려는 찰나, 나를 보며 말할 거리를 생각해 낸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우린 [신입]이 무기를 찾았군그래.”


[신입]이라는 것은 나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룬은 나에게 뭐라고 말 좀 하라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


이런 분위기는 나도 싫으니까.


“하하. 어제 [검사]랑 같이 찾았어요.”


“흠···. 그런가? 힘들지는 않았고?”


“네. 딱히, [검사]랑 함께 있어서 그런지 별로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다행이구만.”


말문이 조금이나마 뚫린 걸까?


아주 조금은 우리의 분위기가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럼, 어제 나간 이유가 무기 때문이었어요?”


“아, 그건···.”


사실은 그것보다 그냥 이 세상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고 나간 건데···.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볼 것이 뻔했다.


“ㄴ···.”


“그래. 내가 같이 가자고 했다.”


‘어?’


내가 말하려던 순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살베르 이 녀석,


어제부터 계속 내가 모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단 말이지···.


하지만 살베르의 말을 듣고 놀란 사람은 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 [검사]님이···. 뭐라고요!?”


“잠깐, 너 갑자기 무슨 일이냐? 네가 먼저 말을 했다고?”


살베르의 말을 들은 프리야와 바룬이 엄청 큰 목소리로 살베르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살베르는 그런 둘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며 보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문제가 있죠!”


“우리한테는 그런 적 한 번도 없으면서 어제 들어온 신입한테 그래?”


“맞아요! 그럼, 그동안 저희와 함께했던 날들은 뭐가 되는데요?”


방금보다 둘의 반응이 더 격해졌다.


뭔가···.


프리야와 바룬은 엄청 서운하다는 듯한 표현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런 둘을 보고 있는 살베르는 아까보다 더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둘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저 세 명의 대화는 점점 이 파티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좋은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시선은 살베르가 있는 쪽이 아닌, 지금 이 상황을 아무런 말을 하지도 않고 바라보기만 하고 있던 대장이었다.


뭐, 딱히.


지금 저 대장의 모습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나도 지금 저 대화에는 끼지는 않았으니까.


근데,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왜 나와 살베르가 도착했을 때, 저 사람이 먼저 와 벌을 받고 있었던 걸까?


분명, 내가 나오기 전까지 있었는데 말이다.


정말이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적어도 속은 보이는 면은 보이기 마련인데, 대장이란 사람은 진짜 속을 알 방법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게임에서도 저 대장이란 사람은 진짜로 뭔 소개도 없었으니까.


이름.


나이.


심지어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도 말이다.


검으로 싸우는 것처럼 보여도.


저 사람은 마법까지 쓸 수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캐릭터는 게임에서도 알 방법이 제일 적은 캐릭터 중 하나였다.


음···.


생각해 보면 삼촌이 저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갑자기 삼촌이 저 대장 캐릭터를 엄청 욕을 했었다.


이 기억을 가져버린 후로 저 캐릭터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 진짜 모르겠네.’


그래.


지금은 그냥 넘기자.


삼촌이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후반에 욕을 한 것만 보면.


저 대장은 적어도 후반에 위험한 캐릭터라는 것이었으니까.


-ooOOoOooO


“응?”


우리 뒤에서 슬라임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다섯 마리 정도 있었다.


드디어 나온 몬스터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하긴, 아무리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큰 소리로 떠들고 있는데 안 오는 것이 이상하기는 했다.


“어, 저기!”


“오! 드디어 나온 건가?”


“그런가 보군.”


셋은 대화를 빠르게 끝내고 슬라임 다섯 마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슬라임들을 전부 본 후, 다음 시선은 역시 나였다.


“자, 신입. 이제 싸워라.”


바룬이 엄청 간단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바룬이 한 말이 더 좋았다.


괜히, 초보자 도와주겠다면서 길게 말하는 것 보다.


초보자들이 더욱더 초보자일수록 맨땅에 머리를 박는 게 더 도움 되니까.


나는 내 왼쪽 허리 쪽에 차고 있었던 검을 꺼냈다.


생긴 건 평범한 검이지만, 다른 칼보다 날카로운 정도가 차원이 달랐다.


나같이 검을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도에 날카로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표를 떼니 조금 더 멋져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이제 진짜로 내 몸을 써서 싸워야 했다.


근데, 걱정이 되지 않았다.


슬라임이란 몬스터가 원래 그렇게 강한 몬스터가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심지어 나한테는 무기까지 있으니.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다.


“신입 씨. 슬라임은···.”


“아, 그거라면 이미 알고 있어요.”


“네?”


터벅-


나는 프리야의 말을 듣지 않고 당당히 앞으로 나갔다.


이건 내 실전 경험을 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그러니, 내가 해야지.


나를 제외한 모든 파티원들은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입! 죽지 마라.”


뒤에서 대장이 큰 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뭐···.


누가 들으면 중간 보스 정도 되는 몬스터를 싸우러 가는 건 줄 알겠네.


“후···.”


나는 최대한 빠르게 끝내버리자고 생각했다.


딱히, 뒤에 있던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현실에서 게임을 했을 때는 뭐···. 30분은 넘게 기다리게 한 적도 있으니까···.


그래.


내가 빨리 끝내고자 한 이유는 바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처음부터 하기에는 너무


“귀찮았으니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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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튜토리얼 끝(6) 24.09.07 5 0 12쪽
16 튜토리얼 끝(5) 24.09.04 5 0 16쪽
15 튜토리얼 끝(4) 24.09.02 7 0 12쪽
14 튜토리얼 끝(3) 24.09.01 9 0 17쪽
13 튜토리얼 끝(2) 24.08.31 9 0 13쪽
» 튜토리얼 끝(1) 24.08.27 9 0 13쪽
11 귀한 24.08.26 9 0 14쪽
10 황금 고블린(4) 24.08.25 10 0 15쪽
9 황금 고블린(3) 24.08.24 9 0 13쪽
8 황금 고블린(2) 24.08.21 11 0 13쪽
7 황금 고블린(1) 24.08.20 12 0 12쪽
6 대화 24.08.19 10 0 14쪽
5 오해 풀기 24.08.18 14 0 14쪽
4 게임 시작(3) 24.08.17 14 0 14쪽
3 게임 시작(2) 24.08.16 1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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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4.08.14 56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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