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최근연재일 :
2024.09.16 15:2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8,226
추천수 :
405
글자수 :
143,539

작성
24.08.25 17:20
조회
302
추천
19
글자
12쪽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DUMMY


- 지금 이런 데 시간을 써도 되는 거야···?


마법소녀가 된 이후 몇 주간. 십여 마리의 괴수를 처치하고 받은 보상금은 거의 억대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인외마경에서 처치한 피에로 녀석. 놈에 대한 보상금이 상당했는데, 심지어 이름 모를 C급 마법소녀와 분배를 마친 금액이었다고.


- 이럴 시간에 역시 십자수나 인형놀이를-


“괴수들의 침략이 본격화된다 했었지.”


- 그래. 이전보다 수도 많아지고, 강함의 수준도 높아질 거야.


인외마경에서의 일이 끝나고 들었던 말.


지금까지 이 세상에 등장한 괴수들은 일종의 정찰병일 뿐. 앞으로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될 것이라 했다. 평소와 다른 느낌을 주던 괴수, 피에로는 그 징조라고.


놈들로 인해 파괴된 도시와 인명피해를 생각하면 쉽게 넘기기 힘든 말이다.


- 괴수의 마법은 그 벽을 뚫고 새로운 세계를 침공할 수 있지. 그에 반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차원의 틈새로 계약의 매개체인 요술봉을 보내 침공에 대비하는 것뿐.


“흠. 그런 식으로 침공이 가능하다면, 20년 전에 한 번에 지구를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 ···그것도 불가능하지 않겠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


뭔가 이유가 있기는 하겠지만, 당장 알아내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계획을 한 단계 한 단계 진행시키는 것.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다.


마기태 법률사무소.


*


“이 자식, 이혼하더니 신수가 훤해졌네.”

“오랜만이다, 기태야.”

“무슨 좋은 거라도 먹고 있는 거냐? 그럼 혼자 먹지 말고 알려줘. 나도 좀 먹게.”


마기태. 고등학교 동창이자 변호사인 친구다.


내 이혼 소식을 들었을 당시, 전문 분야가 아님에도 도와주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던 고마운 녀석이기도 하다.


별로 도움받을 일은 없긴 했지만.


”빈말이 아니라 진짜 한 10년은 젊어진 것 같네. 머리는 또 뭐야. 심은 거야?”

“자연이다.”

”자연은 무슨. 일단 앉아. 커피라도 한 잔 타올 테니까.”


- 커피 같은 거 말고, 주스! 주스를 마셔야지!


푹신한 소파에 앉자, 잠시 후 커피 두 잔을 들고 오는 기태.


“그래서. 여기까진 웬일이냐? 그간 보자고 할 때는 맨날 무시하더니. 이혼하니까 시간이 남지, 아주?”

“사업을 조금 해보려고 한다.”

“···사업?”


순간 일그러졌던 기태의 표정.


“아아, 치킨집? 그러고 보니, 너. 옛날부터 치킨 집 하고 싶다고 노래를 하긴 했지. 야, 요즘 치킨집도 쉽지 않다? 우리 동네에도 망하는 집이-”

“치킨집이 아니야.”


품에서 서류봉투를 꺼내 건네자, 기태가 내용물을 받아 살피기 시작했다.


“MGE···. 매지컬 걸즈 엔터테인먼트 (Magical Girls Entertainment)? 이게 뭐냐?”

“이름 그대로. 마법소녀들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회사. 일종의 에이전시다.”

“···민수야. 잠깐 담배 하나 같이 피우자.”


옥상으로 나를 끌고 간 마기태가 입에 담배를 하나 물었다. 내게도 하나를 건넸으나.


“아니, 요즘 관리 중이야.”

“자식. 그거 하나 피운다고 뭐가 달라지···. 달라지긴 했구나.”


어색한 표정으로 담배를 몇 모금 빨아들인 기태가 조심스럽게 말을 잇기 시작했다.


“생각 자체는 좋다. 마법소녀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이고, 당장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으니까. 마법소녀만 모아서 회사를 차린다? 누구나 생각하는 꿈의 사업 아이템이지.”

“알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한 이들이 꽤 많았던 모양이더군.”

“그럼 알 거 아니냐. 그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마법소녀란 세상을 괴물로부터 지키는 군인이자 아이돌.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1등 신붓감.


그리고 그 이전에, 하나의 상징성이다.


세상이 지켜지고 있다는 상징성.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상징성. 모두가 마법소녀의 가치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에 있었다.


그러나 그 힘의 근원은 순결함. 타인의 악의에 노출되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질 거품과도 같은 것.


“츄잉츄잉 수진의 일. 너도 알잖아?”


대한민국 최초의 마법소녀, 츄잉츄잉 수진. 2002 월드컵 당시, 경기장에 출몰한 괴수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내며 세계적인 이목을 끈 당사자.


그녀의 화제성은 수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녀의 신상이 대중에게 공개되기까지 불과 며칠.


정부와 기업이 접근하고, 대중의 앞에 서게 된 그녀는···. 계약한지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모든 힘을 잃고 말았다.


- 아이돌 활동이나 개인 방송을 하면 단기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무너지기 쉬우니까.


일종의 마공과도 같은 것. 차라리 마법소녀로 착실히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봐야 3년이면 은퇴하게 되겠지만.


“지금 아이돌 그룹에서 활동하는 애들, 실질적으로 마법소녀는 은퇴한 것과 마찬가지야. 정부에서도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서 될 일이 아니야.”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당장 하겠다는 마법소녀도 찾아보기 힘들 거야. 걔들 부모는 또 어떻게 설득하려고?”


기태의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맞는 말이다. 녀석이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일단, 한 명. 확보한 마법소녀가 있어.”

“어중간한 애로는 이도 저도-”

“스트롱 민수. 너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거다.”

“···!”


단번에 경악으로 물드는 녀석의 표정. 담뱃재가 제 손 등을 태우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듯하다.


“너, 그 말 농담 아니지? 아무도 정체를 모르는 정체불명의 초절정 미소녀, 스트롱 민수! 그녀를 섭외했다고?!”


- 푸하하! ‘아무도 정체를 모르는 정체불명의 초절정 미소녀!’


“···.”


분명 칭찬일 터인데, 듣고 있자니 어째서인지 기분이 묘하다.


“하긴, 네가 거짓말을 하는 녀석은 아니었지.”

“일단 스트롱 민수를 우리나라 최고의 마법소녀로 만든다. 그럼 다른 마법소녀들 역시 우리 회사로 몰릴 수밖에 없겠지.”

“다른 마법소녀면 몰라도, 스트롱 민수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담뱃불을 끈 기태가 반대쪽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원샷 한다.


“일단, 내려가서 네가 가져온 서류를 조금 더 살펴봐야겠다.


*


“설립에는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이건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조금 더 걸릴 수도 있어.”

“맡기겠다. 문제가 있으면 연락 줘.”

“없어도 연락할게. 받기나 해, 인마."


자잘한 문제들까지 정하고 나오니, 시간은 이미 늦은 저녁.


- 난 잘 모르겠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대체 세계를 지키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


“아직도 모르는 건가. 이래서 마법소녀란 것들은···.”


그동안 마법소녀가 패배해온 이유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것 같다. 그녀들은 분명 순수하고 고결한 마음을 가졌으나, 그만큼 세상을 모른다.


“일단 늦었으니 밥부터 먹으며 이야기하는 걸로 할까.”


차를 끌고 예약해둔 식당으로 향했다. 본래는 기태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더 나누려 했지만, 생각보다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었고 처리할 일이 많아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어서 오세요. 예약하셨나요?”

“박민수 이름으로 예약했습니다.”

“확인됐습니다.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고급스러운 한식당. 안쪽의 룸에 들어가 앉자, 순서대로 음식이 나온다.


제법 비싼 집이기는 해도, 하루에 수백만 원을 벌고 있는 상황. 예전이면 모르겠으나 지금은 전혀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다.


- 그래서, 무슨 생각인데? 이제 말해줘도 되는 거 아니야?


“아, 그래. 그런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지. 먼저 최강이 되는 것에 대해서부터 이야기를 할까.”


지난번에 깨달은 힘, 순결의 극의.


춘자는 혼돈의 마소라고 부르는 그 힘은 강력하다. 마음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단번에 말 그대로 최강이 되는 것도 손쉬울 것이라 생각될 만큼.


하지만 일반적인 변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의 부담이 심하며, 그 깨달음의 편린조차 지금은 떠올릴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힘을 키워야 한다. 지금 이상으로 화제성이 될 뿐만 아니라, 인기와 선망을 두루 갖춰야 하겠지.”


완전변태(完全變態)의 경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역시 상당한 시간이 소모될 것이 분명한 상황.


그래서 생각해낸 방식이 바로 MGE. 회사 차원에서 활동을 지원하고,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한다.


- 하지만 알잖아? 그 방법은 이미 실패해온 것이라는걸.


“물론, 그건 맞는 말이다.”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몰리면 당연히 엇나갈 수밖에 없는 법. 때문에 MGE. Magical Girls Entertainment는 비영리 법인인 것이다!


- 비영리 법인···!


“어차피 괴수를 처치하면 돈은 나온다. 그 돈을 아낌없이 재투자하고, 강해진 힘으로 더 많은 괴수를 상대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순환이지.”


-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아아, 알고 있다.”


순결하지 않은 내가, 일반인의 긍정적인 마음만으로 강해지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그러나.


“순결한 이들의 마음이라면 어떨까?”


- 순결한 이들의 마음, 이라면···. 서, 설마!


“그래. 마법소녀다.”


내가 순결하지 않다면, 순결한 이들의 마음으로 강해진다. 다른 마법소녀들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서서, 그녀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는다.


“그것을 위한 MGE.”


추가로. 나를 롤 모델로 삼은 이들이 회사의 문을 두드릴 경우, 최선을 다해 그녀들을 성장시킨다. 그에 대한 비용은 그녀들의 수익에서 떼어 받는다.


“그것이 에이전시. 내 도움으로 더 강해져, 더 많은 괴수를 때려잡고,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되니 그들에게도 손해는 없을 터!”


지금은 계약한 선임 마법소녀가 1:1로 알려주고, 별빛의 성소와 연계한 각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그게,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악독한 방식인 것 같은데···.


“노하우도 알려주고, 여론도 형성해주고. 광고도 해줄 거다.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지원도 해주고. 다 해주는데 뭐가 문제지?”


내 배를 불리려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어차피 신입 마법소녀다. 순진해서 동경심 하나로 회사 문을 두드린 녀석들. 마법소녀로 활동할 수만 있다면 돈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지.”


그리고 그녀들이 성공한 마법소녀가 될수록, MGE 역시 성장해나갈 것이다.


“내가 최강이 되는 것. 그것만을 위해서라면 이런 계획을 짜진 않았을 거다.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신경 쓸 일이 많거든.”


게다가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몸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앞으로 괴수들의 침공이 더욱 심해진다면···. 마법소녀들 전체의 전력 강화가 필요하겠지.”


- 나는 한때, 네가 세상을 멸망시켜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기분이 묘하네.


세계를 지킨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내게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 말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든 마법소녀를 MGE에서 관리하게 되는 것.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지금 이상으로 마법소녀에게 열광하게 하는 것.”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지켜낸 세상에서, 내가 만들어낸 세상에서-


“내가 하늘에 서겠다.”


최강의 마법소녀로서.


- ···어?


작가의말

내일은 높은 확률로 휴재. 사유는 라이브 연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은 오후 5시 20분입니다. 24.08.22 19 0 -
공지 주인공은 남자입니다. TS 아닙니다. 24.08.16 170 0 -
28 The Great Magical Girl Era (2) +4 24.09.16 76 7 11쪽
27 The Great Magical Girl Era (1) +3 24.09.15 134 7 12쪽
26 마법소녀 두둥등장 +10 24.09.14 169 10 13쪽
25 여의봉과 여의주 +5 24.09.13 157 10 12쪽
24 크고 아름다운 매직스틱을 강화하는 법 (2) +3 24.09.12 175 12 13쪽
23 크고 아름다운 매직스틱을 강화하는 법 (1) +2 24.09.11 168 11 12쪽
22 마법소녀의 큰 그림 (2) +2 24.09.10 175 8 11쪽
21 마법소녀의 큰 그림 (1) 24.09.08 185 9 12쪽
20 코리안 스파이시 (2) +1 24.09.07 187 9 11쪽
19 코리안 스파이시 (1) 24.09.06 191 11 12쪽
18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3) +2 24.09.05 195 13 11쪽
17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2) +1 24.09.04 202 11 11쪽
16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1) +2 24.09.03 212 10 11쪽
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6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49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2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3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6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6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6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1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3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1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0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