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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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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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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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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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의 큰 그림 (2)

DUMMY


업체를 선정하고, 다양한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투자자를 알아보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김 비서와 기태 녀석이 고생을 많이 했다. 덕분에 일 처리가 수월히 진행되어 보답을 두둑하게 해주려 했으나···.


“야근수당이 이렇게 잘 나오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복지란 말인가···!”

“여보? 응. 저번에 나한테 차 좀 바꾸자고 그랬지? 이번에 수임료 많이 받았는데···.”


다들 생각 이상으로 만족하는 모양이었기에, 곧 있으면 다가올 명절에 선물이나 신경 써서 챙겨주기로 했다.


MGA 역시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레이첼 프레첼에게 넘겨줬던 커리큘럼을 다소 과하게 재해석해 적용하는 사고가 있었으나, 예상외로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모양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교육생들의 체지방이 감소하고, 골격근량이 증가. 이는 마소의 효율 증가로 이어져, 변신 유지시간 역시 대폭 늘어났다.


“MGA의 효용성을 증명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결과를 발표하고, 세계 각국 정부의 협력을 받는 것도 조만간이다.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원흉은 예상했던 대로 레이첼 프레첼이었다.


그녀 자신이 사고를 쳤다던가 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교육과 괴수 퇴치를 번갈아 하느라 상당히 고생한 모양이다. 눈가의 다크서클을 보면 밤잠도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큰일 날 뻔했어.”


그녀 자신은 원하지 않았으나, 레이첼 프레첼은 어디까지나 미국 국적의 마법소녀.


다소의 전력 공백을 감소하면서 파견한 마법소녀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미국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마법소녀란 본래 사람들의 마음을 힘의 근원으로 삼는 자들. 개인의 자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미지였으니. 만약 프레첼이 은퇴하기라도 했다면 국제 정세가 상당히 험악해졌을 것인데.


“설마 레이첼 프레첼이 더 강해졌을 줄이야···.”


한국인의 매운맛에 패배한 양키 마법소녀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파워업!


마소 측정기로 측정한 대로라면, 한국에 오기 전과 비교했을 때 약 1.2배 상승한 마소량.


그것이 미국에서 진행한 이미지 전환 프로젝트의 성공 덕분인지, 내가 준비한 커리큘럼 덕분인지는 몰라도.


레이첼 프레첼은 이미 나의 제자를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니, 미국에서도 함부로 문제 삼지 못하는 상황!


- 잘못하면 괴수 침공 전에 세상이 멸망할지도 몰랐다고?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아무리 철저히 계획하고 노력한다 해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으니.


성공한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괜히 종교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인맥을 쌓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운.


이렇게 운이 따른다는 것은 하늘조차 나를 돕는다는 뜻 아니겠나.


“본래라면 이 기세를 몰아 적극적으로 계획을 진행시켜야 하겠으나···.”


- 안됐네요! 몸이 아직 안 나아서.


순결의 극의(僞)를 사용한 여파는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 강력한 진통제의 도움으로 거동에는 문제가 없으나, 변신은 단 1초도 불가능한 상황.


MGE의 대표 박민수가 할 일은 대부분 끝났고, 스트롱 민수의 신분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이 가득 쌓인 상황이다.


- 마법소녀의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닌 법이지!


“흠. 어쩔 수 없지. 춘자여, 나를 도와라.”


- 나도 바쁘거든?


오늘따라 얄밉게 느껴지는 매직스틱을 쥐고 흔든다.


- 그, 그만둬! 어지럽다고!


“어디, 이제 좀 제정신이 드나?”


- 응, 멀쩡해.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해. 나는 현명한 마법소녀야.


“매직스틱을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이것 역시 미뤄두고 있던 일이다.


매직스틱의 길이는 약 30cm.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는 다소 커다란 길이다.


그동안은 어떻게 쑤셔 넣어 다니긴 했으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던 바.


- 나, 나와 직접 패스를 연결하고 싶은 거야···?


“먼저 묻겠다만. 패스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지?”


어쩐지 부끄럽다는 듯한 반응에 다소 껄끄러운 기분이 느껴진다.


- 흠, 흠! 먼저 설명할게. 요술봉이란 마법소녀의 분신과도 같은 것.


그것은 ‘현재 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법소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별빛의 성소에 갇혀, 현세에 관여하지 못하는 옛것들. 선임 마법소녀를 의미하는 것이니.


- 계약을 통해 순결한 소녀가 변신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며, 올바른 길을 가도록 조언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 요술봉은 그 매개체. 숙련된 마법소녀라면 요술봉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아.


“뭐, 뭣이?!”


MGA에 참여한 101명의 마법소녀는 물론, 레이첼 프레첼마저도 매직스틱을 소유하고 있었다. 마법소녀로서 숙련된다는 것의 기준은 얼마나 높은 것인가···!


- 어, 음···. 문제가 없다 뿐이지, 보통은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말이야.


해당 사항은 나중에 레이첼 프레첼을 통해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 아무튼, 완전변태와 마찬가지로 너에게는 아직 먼 경지. 매직스틱이 거추장스럽다면, 전에 말했던 것처럼 직접적인 패스를 형성하거나 새롭게 만드는 수밖에 없지.


“그래. 그렇기에 그 방법을 묻고 있는 거다. 쓸데없는 설명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 ···.


이미 들었던 이야기를 한 번 더 들을 필요는 없다.


새로운 사실이라면 매직스틱이 없어도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생각해 보면 그 역시 당연한 일.


- 마소패스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진정한 교감···! 선후임간의 마음이 완전히 통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기각하지.”


- 어째서?!


“그런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한때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사람이라면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허황된 꿈인지는. 아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었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아니, 말해도 잘 모르는 것이 바로 인간. 쓸데없는 노력을 하는데 투자할 심력은 없다. 다른 방안은?”


- ···별빛의 성소에서만 나오는 특별한 금속, 마소석으로 새로운 매직스틱을 만드는 방법이 있지.


“묻겠다만.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작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만들 수는 없었던 건가?”


- 유, 유행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


한동안 골머리를 썩게 했던 거추장스러운 디자인이, 그런 하찮은 이유 때문이었다니. 마법소녀,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 마소석은 엄청나게 희귀한 금속이야.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요술봉은 한 명의 마법소녀당 하나뿐! 새로운 요술봉을 만들기 위해서는 네가 직접 마소석을 채취할 필요가 있어.


“그건 어디서 해야 하는 거지?”


- 마소석이란 미처 마법소녀에게 흡수되지 못한 긍정 에너지들이 결정화를 이룬 것. 별빛의 성소 외곽에 위치한, 마소석 광산에서 채취할 수 있지!


마소석 광산이라.


- 작은 덩어리 하나를 얻기 위해, 며칠씩 걸리는 것은 부지기수···!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먼지 때문에 피부도 나빠진다고···!


“쓸데없는 설명이다.”


매직스틱의 떨림을 무시하고, 고민을 시작했다.


마소석. 설명대로라면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있을 것이 예상되는 금속이다.


단순히 매직스틱을 만드는 것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모아 병기로 가공한다면? 괴수와의 전쟁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실제 매장량을 포함해 고려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겠지만, 가능성만으로도 신경 쓸 가치는 충분하다.


“문제는, 지금 몸 상태로는 별빛의 성소에 갈 수 없다는 것이겠지.”


별빛의 성소는 차원의 틈새, 우주 어딘가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왕국. 마법소녀들의 비밀기지이자 총본부다.


마법소녀라면 누구나 간단한 주문을 외우는 것으로 진입할 수 있으나, 지금의 나는 변신이 불가능한 상황!


“아무리 젊어졌다 해도, 아직 30대 초중반의 남자의 모습. 변신하지 않고 방문했다간 SOS에 큰 혼란이 발생하겠지.”


그뿐이라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괴수 측의 침략으로 오해받아 공격당하거나, 지구의 MGE에 불이익이 가해질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어쩔 수 없군. 마소석의 채취는 네게 맞기마.”


- 뭐?! 싫어! 싫다고···! 아까 내 말을 뭘로 들은 거야? 피부 나빠진다고!


"까짓것, 피부 좀 나빠지는 것이 뭐 어떻다고 그러나. 어차피 만나거나 잘 보일 사람도 없지 않나.”


- 취소해라, 방금 그 말···!


역린을 건드린 것일까. 매직스틱이 검붉은 색으로 달아오른다. 반응이 이래서야 원활한 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두 가지. 하나는 더 이상 매직스틱이 필요로 하지 않는 마법소녀를 찾아, 양도받는 것.


S 급 마법소녀인 최아영이나, 레이첼 프레첼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마침 둘 모두 내 영향력이 닿는 위치에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내 정체가 들통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계속해서 함께 해온 매직스틱을 쉽사리 양도하려 할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역시 방법은.”


손에 쥔 매직스틱을 내려다본다. 마침 내 손에 훌륭한 마소석 덩어리가 있는 것 아닌가.


“이것을 녹인다···!”


- 네?


*


- 아, 안돼!


“뭐가 안된다는 거냐. 지금 다른 방법이 따로 있나?”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장 합리적인 방안. 기존의 매직스틱을 녹여, 새로운 매직스틱을 만든다!


“온갖 가구는 물론, 값비싼 전자제품도 재활용 소재로 만드는 시대. 지구를 지키는 마법소녀라면 분명 동의할 것이라 생각했다만.”


- 분명 우리는 지구를 지키지만, 환경 문제는 너희가 알아서 해!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다.


- 그 매직스틱을 만들기 위해,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그때 상한 피부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고! 특히 위에 박힌 이 보석! 최상급 매직 쥬얼이라고! 알긴 알아?!


“내가 괜찮은 피부과를 소개해 주지.”


- 어차피 지구에 있으니까 나는 가지도 못해!


어떻게 해야 춘자가 순순히 협력하도록 할 수 있을까.


“인정하지. 확실히 너의 매직스틱은 크고 아름답다.”


- 흐, 흥! 그렇게 말해도 하나도 기쁘지 않은걸!


먼저 공감. 적당한 칭찬과 인정으로 기분을 풀어준다.


“하지만 너도 알지 않는가. 이 매직스틱은 나와는 맞지 않아.”


그다음으로는 이성적으로 설명한다.


“뭐든지 궁합이 중요한 법. 너의 매직스틱은 내게 너무 크다. 궁합이 좋다고 할 수 없지.”


- 그, 그건 그렇지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인정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겠지. 마지막에는 이성과 감성에 동시에 호소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매직스틱이라 할지라도, 사용자에게 맞지 않으면 쓸모없는 법. 너는 너의 매직스틱이 쓸모없는 도구로 전락해도 괜찮은가?”


- 그런···!


“나를 믿어라. 우리의 새로운 매직스틱은 분명 최강이 될 거다. 그 형태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너의 매직스틱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잊지 않으마.”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 팽팽한 긴장감. 매직스틱 너머에 있을 춘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침을 삼킨다.


- 허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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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크고 아름다운 매직스틱을 강화하는 법 (1) +2 24.09.11 168 11 12쪽
» 마법소녀의 큰 그림 (2) +2 24.09.10 176 8 11쪽
21 마법소녀의 큰 그림 (1) 24.09.08 185 9 12쪽
20 코리안 스파이시 (2) +1 24.09.07 187 9 11쪽
19 코리안 스파이시 (1) 24.09.06 19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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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2) +1 24.09.04 202 11 11쪽
16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1) +2 24.09.03 212 10 11쪽
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6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49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2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3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6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6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6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1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3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1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0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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