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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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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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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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DUMMY


- 어젯밤 인천에서, 소녀청장 이수진이 괴수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괴수는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에 의해 퇴치당한 것으로-


- 소녀청장이 인천에 있었던 이유에 관해서, 소녀청 대변인은 ‘청장 개인의 일이라 알려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 소녀청장을 구해낸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에게 대통령 측에서 감사패와 표창을 수여하려 했으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며 거절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밝혀져-


- 활동 1개월 차에 역대 마법소녀들과 비교를 불허하는 활약을 연이어 하고 있는, 스트롱 민수. 국민들 사이에서의 지지도가-


- ‘아, 스트롱 민수요? 최고죠. 덕분에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TV 어디에서도 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익숙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어제 괴수를 처치하지 않았으니까.


있지도 않았던 습격을 해결한 공로가 생겼다.


“사무실로 가볼까.”

“모시겠습니다.”


소녀청에서 보내준 검은 승용차 뒷좌석. 새로 뽑은 차량만큼이나 승차감이 확실하다.


있지도 않던 사무실이 생겼고, 법인 설립을 위해 남아있던 여러 절차도 생략되었다. 직원 문제 역시 급한 불은 껐다.


이것이 소녀청. 정부기관과 연계한 성과.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일 처리가 확실하다.


“한순간에 새로운 상사를 모시게 됐는데. 불만은 없나?”

“없습니다.”


운전하고 있던 여자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청장님의 지시에 따르는 일이라면 그것이 바로 소녀청의 일입니다.”


어젯밤 기태를 납치해 정보를 빼내려 하던 여자, 김주윤.


“거기다, 파견 기간 동안에는 추가 수당이 들어오거든요.”


소녀청의 뒷일을 맡아오던 그녀는 파견이라는 형태로 MGE에 소속되었다. 당분간 내 비서라는 형태로 소녀청과 연락을 도맡을 예정.


이수진이 직접 유능한 인재라 했으니, 앞으로 제법 기대해도 될 테지.


“도착했습니다.”


여의도에 위치한 작은 빌딩. 이곳이 앞으로 MGE의 사무실이 될 곳인가.


“정부에서 운영하는 페이퍼 컴퍼니가 있던 건물입니다. 지금은 한 개 층뿐이지만, 다른 층도 빠르게 비워둘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토록 빠르게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인가. 협의가 끝나고 고작 열몇 시간밖에 흐르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다.


사무실 내부에는 벌써부터 몇 명의 사람들이 나와 일을 하고 있다. 슬쩍 엿보니 인터넷에 스트롱 민수를 찬양하는 글과 댓글을 다는 중.


“만족스럽군.”


이수진과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으나, 덕분에 계획의 진척이 몇 단계는 앞당겨졌다.


“언론과의 연계는?”

“스트롱 민수에 대한 이슈가 생기면, 긍정적인 기사를 최우선으로 내보내도록 공문 내렸습니다. 취재 요청도 들어왔습니다만···.”

“당분간은 응할 생각이 없다. 대신 전투에 대한 것은 마음껏 찍어도 된다고 전해.”


시간이 흐르면 직접 TV에 출연해야 할 일도 있겠지만, 그건 아직 이르다. 당분간은 내실을 다져야 할 때. 갑자기 주어진 조직인 만큼 차근차근 장악해나갈 시간이 필요하다.


- 그거, 전이랑 다를 게 없지 않아?


다르다. 이전에 나를 찍던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파파라치에 가깝다.


이제는 더욱 전문적인 팀이 장비를 갖추고 찍으려 하겠지. 영상의 수준이 달라질 거다.


“그럼. 일단 면담부터 가져볼까. 한 명씩 따라 들어오도록.”


*


화제의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가 소속사를 최초로 언급한 이후, 제법 시간이 흘렀다.


베일에 가려져있던 정체불명의 소속사. 매지컬 걸즈 엔터테인먼트 (Magical Girls Entertainment)에 대한 정보도, 이제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 정도.


- 마법소녀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라고 했던가. 재미있는 일이야. 그 주체가 국가가 아닌, 일개 개인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이런 일이 없었던 겁니까?”


- 그럴 리가. 마법소녀의 역사란 고도 길다. 이미 망해버린 수많은 세계에서, 저런 시도를 한 자가 하나도 없을까.


고대의 마법소녀, 천마는 과거를 회상했다. 자신을 비롯한 마법소녀들을, 신선이라 추앙하던 순진한 이들이 있던 고향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교도로 몰려 인간들끼리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 이 세계에서는 팬심이라고 하던가. 사람이 모이고,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순수했던 마음이라도 변질되는 것이 이치더구나.


괴수를 앞에 두고 자멸해버린 세상은, 기나긴 마법소녀 역사에 손에 꼽히는 흑역사다.


- 그래서···. 나는 역시 좋게 볼 수는 없구나. 위험한 힘을 쓰며, 위험한 길을 걸으려 하고 있어.


“···.”


- SOS에서도 곧 조치를 취할 거다. 아직 두고 보자는 의견이 많지만···. 이 스승이 처리할 테니, 너는 신경 쓰지 말고 수련에 힘쓰도록 해라.


“스승님. 불초 제자, 스승님께 부탁이 있습니다.”


인형을 붙잡고 있던 신하윤의 손이 멈춘다. 제자의 보기 드문 진지한 모습.


- 말해보거라.”


“부디 못난 저를 용서하십시오.”


- 그게 무슨···. 서, 설마!


신하윤의 눈은 TV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 MGE, 마법소녀 연습생 첫 공개 모집!


*


소녀청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MGE가 설립되고 이제 보름.


괴수의 침략이 본격화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이전에 비해 약 30%나 증가한 괴수의 출현. 하루에 한 번꼴로 괴수와 싸우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만큼 신체가 젊어져야 하지만.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더 변하지 않았다. 이 이상은 완전변태를 이뤄야 한다나 뭐라나.


두 가지 신분으로 활동 중인 내게는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피곤하군.”


마소를 모두 소모해 변신할 수 없게 되었을 때도 쉴 틈이 없다.


한 회사의 대표. 그것도 스타트업의 대표라면 쉴 틈 없이 바쁜 것은 당연지사.


곳곳에서 문제가 터지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직원도 추가로 뽑아야 하며, 사내 문화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이런 삶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계획의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니. 그것이 바로-


- ···마법소녀 선발대회?


“그래. 마법소녀 선발대회! 아직은 가칭이지만.”


마법소녀를 뽑는 공개 오디션.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마법소녀를 선별 후,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대회 이름은 뭐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인지도가 낮으면서도 재능 있는 마법소녀를 선별. 그 후, 그들을 적극적으로 활동시켜 괴수를 처치한다. 그런다면.”


자연스럽게 내가 해야 할 일도 줄어든다.


- 그게 그렇게 쉽게 될까···?


“물론, 쉽지만은 않겠지.”


마법소녀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자신감의 부족, 주변 사람들의 시선. 일상생활과의 병행 등.


쉽진 않지만, 대부분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들이다. 그걸 위한 MGE다.


“일반인을 선별해 마법소녀로 만들어주는 것까지도 하고 싶지만···.”


그것은 아직 불가능한 일. 신경 쓸 단계가 아니다.


“이미 공지는 올렸다. 스트롱 민수의 이름값이 있으니, 큰돈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홍보가 되겠지.”


그러나 그건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이었다.


공지를 올린 후 고작 1시간.


어쩌면 스트롱 민수의 활약보다 더 큰 화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법소녀 선발대회는 전국 단위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대표님! 일정이나 접수 방법 등의 추가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지한다고 올리지 않았나?”

“그렇습니다만···. 이 무슨 막대한 트래픽···! 홈페이지가 멈췄습니다!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이게 무슨···.”


홈페이지뿐만이 아니다. 사무실 번호로 전화문의 역시 쇄도하여, 선을 뽑아둘 수밖에 없었다.


“어떤 괴수도 침공하지 못한 MGE를 초토화시키다니···. 인류의 힘을 너무 얕본 것인가···!”


- 장난 그만하고. 어떻게 할 거야?


“후우. 어쩔 수 없지. 김 비서. 밖에 기자들 와있나?”

“네! 국내 주요 언론사는 물론, 해외 기자들까지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퇴근이 불가능합니다!”

“초과 근무 수당은 소녀청에 청구하도록! 대본은 준비됐나?”

“지금 작성 중입니다!”


대표란 책임을 지는 자.


일을 벌여놓고 나 몰라라 한다면 존경받을 수 없는 법!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이상,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작성한 부분까지 가져오도록!”


김 비서가 들고 온 태블릿을 눈으로 훑으며, 밖으로 나서자마자 쏟아지는 플래시.


“마법소녀 선발대회를 연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스트롱 민수가 심사위원이 된다는데, 정말인가요?”

“사랑해요 스트롱 민수!”

“참가하면 마법소녀가 될 수 있는 겁니까!”

“날짜! 날짜를 알려줘!”

“대회의 공식적인 명칭이 뭐죠?”


귀청을 울리는 질문 세례.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크게 소리쳤다.


“조용!”


단번에 조용해지는 사위.


미약하게나마 외침에 마소를 섞었다. 무시할 수는 없었겠지.


“흠, 흠. 마법소녀 선발대회는 사실입니다. 단, 대상은 일반인이 아닌 마법소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이들을 찾아서,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목적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돕겠다는 거죠?”

“선별 방식은요?”

“마법소녀에게 에이전시가 어째서 필요한 겁니까!”

“여러분.”


말이 끝나자마자 시끄러워지려 하는 사람들. 피로감과 짜증을 억누르고 말을 이었다.


“마법소녀는 특별합니다. 순수하고, 고결한 이들이죠. 그런 이들이 주변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MGE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마법소녀 간의 기술 및 전투 노하우 공유. 호텔형 기숙사와 엄선된 식사, 교육 환경 제공. 여가생활과 체계화된 운동 프로그램. 무엇보다도 엄선된 강사.”


꿀꺽.


모두가 짜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침을 삼킨다. 다음에 나올 말이 무엇인지 짐작한 것이다.


“스트롱 민수가 직접 마법소녀를 가르칠 것입니다.”

“···!”


정신없이 받아 적기 시작하는 기자들.


“지원을 망설이고 있을 전국의 마법소녀 여러분. 대한민국 최고의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가 여러분께 남긴 말씀이 있습니다.”


목을 가다듬고, 남아있는 마소를 모두 끌어모아 외친다.


“소녀들이여! 힘을 원하는가!”


세상이 고요해진다. 기자들은 적고 있던 노트와 펜이 떨어지는 것도 잊은 채 이곳을 바라본다.


“그렇다면 와라! 매지컬 걸즈 아카데미에!”

“매지컬 걸즈 아카데미···. MGA!”


누군가의 중얼거림. 그건 삽시간에 모두에게 전해졌다.


“MGA! MGA! MGA!”

“MGA! MGA! MGA!”


스트롱 민수가 아닌, 박민수로서. 처음으로 대중의 앞에 나선 순간이었다.


- 나, 이제는 좀 무서워···.


*


다음 날.


간신히 되살린 홈페이지에, 급조해낸 모집요강을 게시한 후. 첫 기자회견의 성공을 자축하며 잠에 들었던 나를 기다리는 것은, 수천 개의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참가 신청서였다.


“···.”


- ···.


이 나라의 마법소녀는 300명이 조금 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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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크고 아름다운 매직스틱을 강화하는 법 (1) +2 24.09.11 16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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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7 12 12쪽
»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50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3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3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7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6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6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1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4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2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0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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