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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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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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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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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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DUMMY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 그건 전에 네가 말했잖아. 있어 보이는 것이라고!


“그건 가장 중요한 것이지. 반드시 필요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 사업 아이템, 사무실, 로비, 소통, 마케팅 등···.”


- 중간에 이상한 것이 끼어있는데?!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하나로 해결 가능하다.


돈.


“사업이란 기본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어떤 망한 사업 아이템이라 해도, 돈을 때려 박으면 어떻게든 팔아먹을 수 있는 것이 현실.


“단, 그에 대한 손실은 온전히 본인이 감내해야 하겠지.”


만 원에 사서 오천 원에 판다면 손해다. 하지만 그걸로 경쟁자를 줄인 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면 이득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어느 정도의 손해를 봐도 될지. 그 후 돌아오는 이득이 얼마나 될지 계산하는 것이 사업.


“비영리 법인이라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수익을 내지 않을 뿐, 돈을 끌어모을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자선단체 고위 간부들이 괜히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


- 아아, 듣고만 있어도 순결이 더럽혀지는 기분이야···. 어쩌다 이런 녀석과 계약하게 된 걸까.


법인 설립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고, 그를 위한 자본이 필요하다. 자본가들의 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


지난 논란 이후, 분명 법인 설립 과정에 큰 진척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기태에게서 연락이 없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연락할 것이라 했던 녀석의 말과는 반대되는 상황.


‘언제 밥 한번 먹자!’와 같은 것 아니냐 여길 수도 있지만, 녀석은 그런 빈말을 하는 녀석이 아니다. 연락이 왔어도 진즉에 왔어야 할 텐데.


지이잉.


때마침 울리는 스마트폰. 액정에 선명하게 새겨진 마기태의 이름.


“여보세요.”


그러나 기태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 박민수. 맞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그 너머에서 들려온다.


“···누구지?”


- 질문은 이쪽에서 한다. 박민수. 약 한 달 전까지 영업회사 과장으로 근무. 이혼과 동시에 퇴사. 지금은 스트롱 민수를 위시로 한 비영리법인, MGE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 중.


“···.”


- 틀린 점이 있나?


“없다. 기태는 어떻게 됐지?”


-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을 텐데. 하지만···. 그래. 친구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다면 지정한 장소로 오도록.


“···네가 누군지 모른다. 뭘 원하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만약 기태의 몸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다면.”


으득.


“무슨 수를 써서든 죽여버리겠다.”


- ···행운을 빌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통화가 종료되었다.


“···바로 이동한다.”


- 거길 맨몸으로 가겠다고? 너무 위험해!


떨리는 매직스틱을 붙잡고 차에 올라탄다.


놈이 말한 장소는 인천의 한 물류창고. 새로 뽑은 고급 세단의 승차감을 느끼며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 괴수 놈들의 수작이면 어쩌려고? 당장 상대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잖아!


발걸음을 막아세우려는 듯한 외침. 그 목소리에 진하게 묻어있는 걱정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춘자야.”


- ···갑자기 이름을 부르고 그래. 왜?


“너는 마법소녀지. 사랑과 정의, 꿈과 희망을 지키는 것이 마법소녀. 맞지?”


- ···그래. 하지만.


“나 역시 마법소녀다.”


남자이긴 해도, 순결함과는 거리가 있다 해도.


“그리고 그전에, 남자다.”


친구를 버리지 않는다. 그것이 남자.


위험하다는 이유로 친구를 모른척한다면, 그건 남자가 아니다. 가랑이 사이에 달린 매직스틱이 눈물을 흘릴 것이다.


“걱정 마라. 여차하면 변신을 하면 되니까.”


남자 박민수는 나이스 한 외모의 중년 남일뿐이지만,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는 그야말로 최강이니까. 괴수들 따위는 두렵지 않다.


하물며 사람은. 변신할 틈 없이 당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지간해서 당하는 일은 없겠지.


“놈들의 목적은 나다. 목숨을 노리는 것은 아닐 거야. 그렇다면 지지 않는다.”


최강의 자리에 설 사람이다. 이런 것쯤은 위기도 되지 않는다.


*


인천항에 위치한 한 물류창고.


어두운 창고 안쪽, 나무로 된 의자 위에 몸을 묶인 남자. 그리고 그를 둘러싼 검은 양복의 사람들.


“네, 청장님. 네. 이 녀석, 생각보다 입이 무겁습니다.”


목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틈으로 젊은 여성이 걸어 나온다.


“아직 도착 전입니다. ···네? 그러실 필요는···. 알겠습니다.”


남자의 앞까지 걸어간 여자가, 숙여져 있는 남자의 고개를 거칠게 들어 올린다.


“네가 입을 열지 않으니 일이 복잡해지잖아.”

“하아, 하아···.”

“지금이라도 바른대로 말할 생각 없나?”

“겨우···. 겨우 이 정도로 내 입을 열 수 있다고 생각했나?”

“흠. 아직 자극이 부족한 모양이지.”


여자가 눈짓하자, 근처에 있던 이들 셋이 앞으로 걸어 나온다.


“그, 그만둬. 제발!”


쾅!


닫혀있던 문이 거칠게 열리고, 어둡던 실내에 달빛이 비친다.


“그만.”


은은한 달빛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남자. 약 30대 초반의 단정한 외관. 옷 너머로도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


여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


벗겨진 머리와 튀어나온 뱃살을 가진 40대 아저씨는 어디로 가고, 저런 매력적인 남자가 나타난단 말인가!


“이봐, 길을 잘못 찾아온 것 같은데. 여기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함부로 올 곳이 아니-”

“나를 찾는다고 들었는데. 기태를 풀어줘라. 볼일은 나한테 있는 것 아니었나?”

“···당신이 박민수라고?”


자세히 살펴보니, 사진으로 본 얼굴과 엇비슷한 점이 보이기는 한다. 어린 동생이 있다는 정보는 없었으니 박민수 본인이 맞을 터.


“좋아. 인질은 풀어주지.”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이 밧줄을 풀어주자, 풀려난 마기태가 박민수를 향해 달려갔다.


“미, 민수야! 여길 왜 온 거야. 위험해. 저 녀석들-”

“기태야.”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가 좌중을 압도한다.


“우리 친구 아니냐.”

“···!”

“다친 데는 없냐?”

“어, 어···.”


흐트러진 옷매를 제외하면, 눈에 보이는 상처는 없는 마기태. 고개를 끄덕인 남자가 차 키를 건네준다.


“밖에 차 있다. 금방 갈게. 먼저 타있어라.”


머뭇거리는 마기태에게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주저하는 발걸음으로 창고를 벗어난 순간.


“웃기는군. 금방 간다고? 여기가 장난하는 곳인 줄 알아?”

“너희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생각해 봤다. 예상가는 것이 없던 것은 아니야. 대략 두세 가지. 그리고 방금 확신했지.”

“허세도 적당히-”

“소녀청. 맞지?”


단언하는 목소리에 머뭇거리는 여자. 그것으로 대답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법소녀에게 해가 될만한 사람이라면, 간첩보다도 더한 취급을 하는 것이 소녀청.”


소녀청은 단순히 인터넷의 댓글을 검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마법소녀의 전력을 악화시키는 것은 곧 테러행위나 다름없다는 기조하에, 살인이나 고문까지도 거리끼지 않는다는 소문의 기관.


“그러나 기태에게 눈에 띄는 외상이 없다는 것은···. 아직 마땅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겠지.”


그랬다. MGE가 스트롱 민수로 이득을 취하려 하고, 그것이 그녀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아무리 악독한 일을 일삼는 소녀청이라 할지라도, 그들 역시 국가의 안녕을 위한 기관이다.


의심 간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나 잡아다 죽여댔다면, 아무리 정권의 지지가 있다 해도 유지될 수 없었을 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했다.”


여자가 코웃음을 치자,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박민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방금 그놈이 죄가 없다는 것은···. 그래. 그럴 수 있지. 이용당했을 뿐이라면 말이야. 하지만···.”


여자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진다.


“마법소녀를 위한 비영리 기관?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우리들조차 월급 받으니까 하는 일이란 말이다! 놈을 잡아!”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박민수를 덮친다. 그러나 놀라운 움직임으로 그들의 손길을 피하는 박민수.


그 화려한 춤사위에 매혹당하려는 찰나.


“믿을 수가 없다? 하! 믿고 싶지 않은 거겠지!”


사방에서 닥쳐오는 공격에도 전혀 겁먹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일갈한다.


“순수하게 마법소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세계가 평화롭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너희들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니, 추악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니 말이다!”


정곡을 찔린 이들의 옴직임이 느려진다.


“스스로의 추악함을 모르진 않겠지. 그럼에도 인정하고 싶진 않을 거다. 그걸 위해 선택한 것이, 다른 사람도 똑같다고 믿는 것! 틀렸나?”

“이, 이익! 뭐 하는 거야! 당장 잡아. 아니, 죽여!”


비명 같은 외침에, 굳어가던 남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강해진다. 오로지 포획만을 목적으로 하던 손길이, 명확하게 살의를 가지고 뻗어가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공격을 피해 가던 박민수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깃들었다. 이마에서 흐른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려는 순간.


덜컹.


“그만.”


허스키한 저음이 창고를 가득 채운다. 동시에 느껴지는 희미한 은단 냄새.


명령을 따라 거칠게 움직이던 남자들이, 자세를 정돈하고 한쪽에 도열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또각, 또각.


구두 소리와 함께 드러나는 얼굴. 진한 스모키 화장과 가죽 재킷. 긴 생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현 소녀청의 청장. 이수진.


“어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녀석인지 볼까.”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연민을 바탕으로, 젊은 나이에 의원직을 연임했던.


정치권의 거인이었다.


*


어린 나이에 사람들의 악의를 정면으로 받아, 강제로 마법소녀를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츄잉츄잉 수진.


-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그녀는 오히려 그 악의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하기에 이르렀으니.


스스로가 가진 상징성을 깨닫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주도한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이름인 은퇴 마법소녀 츄잉츄잉 수진은, 이수진 전 의원이 되었고. 지금은 소녀청장 이수진이 되었으며.


이제는 미래의 대권주자로 지목되기까지 한다.


세계를 지키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번 만나봐야 할 필요가 있었던 사람.


그 순간이 이렇게 빠르게 올 줄은 몰랐는데.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해보지 않겠나?”


심장을 꿰뚫을 것처럼 날카로운 눈빛.


내 말에 조금의 거짓이라도 느껴진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느껴진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었을 텐데.”



···지금부터 이 여자를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작가의말

과연 마기태는 무슨 짓을 당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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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6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49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2 13 12쪽
»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2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6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6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6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1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3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1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0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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