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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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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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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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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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코리안 스파이시 (1)

DUMMY


레이첼 프레첼.


본명 레이첼 브라이트. 16세. 3년 차의,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마법소녀 중 하나. 활동명의 프레첼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음주를 하다 적발된 경우나, 다른 마법소녀들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어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듯하나,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다.


“자, 덤벼라! 스트롱 민수! 너의 뼈를 프레첼 가루로 만들어주마!”

“적어도 소문 중 하나는 사실인 모양이군.”


아무에게나 싸움을 걸고 다니는 행적.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다. 대한민국에 파견을 요청했을 당시, 조건으로 나와의 대결을 걸 정도였으니.


다만 이렇게 참을성이 없을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으나···.


“여기서 물러나는 것도 우습지.”


의도가 어쨌는지는 몰라도, 내가 주관하는 행사를 침범하고 엉망으로 만들었다. 미리 교육생들을 기숙사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다치는 이가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여기서 걸어오는 싸움을 회피한다면, 스트롱 민수의 명성이 더럽혀진다.


“덤벼라, 금발. 사회의 쓴맛. 아니,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


쿠궁-!


거대한 진동. 씻을 시간이 부족할 것을 우려해 기숙사로 뛰어가던 마법소녀들은,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봤다.


“저, 저건···!”

“습격? 누구야. 괴수인가?”

“빨리 변신을- 크윽, 힘이···!”


안전할 것이라 믿던 장소에 적습이 가해진 상황. 형편없는 자신들의 상태. 그것을 인지하자 패닉에 빠진 마법소녀들.


“아니야! 잘 봐!”


그런 와중에도 상황을 냉철히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마법소녀야! 저 모습은···. 레이첼 프레첼! 미국의 S 급이 여긴 무슨 일로?!”


S 급 마법소녀. 그 이름이 주는 충격은 적지 않았다.


여기 모인 이들 모두가, 마법소녀로서 더 강해지기 위해 모인 이들.


“그게 사실이야?”

“당연하지! 상위권 마법소녀에 대해 외워두는 것은, 마법소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


당당하게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하는 신하윤의 모습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으나, 그녀의 말을 직접적으로 부정하는 이는 없었다.


다들 정도만 다를 뿐, 가슴속에 최애를 품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미국의 마법소녀가 어째서 여길···?”


지구에 있는 마법소녀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이 바로 S 급 마법소녀다. 어쩌면 완전변태의 경지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평가받는 이들!


소녀들의 시선이 절로 최아영을 향한다.


그들도 알고 있던 것이다. 자신들을 습격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S 급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S 급 뿐이라는 것을.


“···.”


무수한 소녀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최아영은 땀을 뻘뻘 흘릴 뿐이었다.


“나는···.”


객관적으로 파악했을 때, 스타라이트 아영의 전투력은 레이첼 프레첼에 미치지 못한다.


노력하기는 했으나, 냉정히 말해 S 급의 턱걸이에 간신히 도달한 자신. 반대로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전투광.


누가 더 강할지는 굳이 대어보지 않아도 아는 법!


‘하지만···.’


지금 이곳은 대한민국.


똥개도 제 집에서는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데. 지명도로 인해 약해져있을 레이첼 프레첼과,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스타라이트 아영.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린다면 승산이 없지는 않다!


‘변신할 수만 있다면 말이지···.’


변신이 몸에 주는 부담!


제법 오랜시간 마법소녀 활동을 한 최아영은 알고있었다. 지금 변신을 해봐야 1분도 유지할 수 없으며, 그 후에는 지독한 근육통에 시달리고 말 것이라는 걸!


스트롱 민수에 대한 반란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팬심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저, 저길 봐!”


마법소녀 한 명의 경악 섞인 목소리. 자책감에 빠져있던 최아영이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스트롱 민수?!”


쓰고 있던 빨간 모자를 집어던진 채, 레이첼 프레첼에게 달려드는 스트롱 민수의 모습!


“무모해. 상대는 S 급이라고!”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는 해도, 데뷔한지 고작 두어 달 남짓한 시간만 흘렀을 뿐이다.


경험도, 힘의 크기도. S 급을 상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당연한 일!


마법소녀들의 반응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는 이들도 없진 않았다.


“스트롱 민수라면···!”

“그 악마 같은 여자라면!”


후들거리는 다리로, 앞으로 한 발자국. 최아영과 신하윤의 시선이 교차한다.


“어이! 스트롱 민수! 지지 마!”

“지면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이겨! 저 옐로 양키에게 패배를 알려줘!”


공통의 적을 만들어,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는 민수의 계획.


“이기면 내 인형 빌려줄게!”

“내, 내가 몰래 숨겨온 초콜릿, 조금 나눠줄 테니까!”


어느새 그 계획에서 민수 역시 하나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


“하! 이것이 코리아의 스파이시 테이스트? 하나도 맵지 않아. 치즈가 더 맵게 느껴질 지경이다!”


온몸의 마소를 끌어모아 공격을 했음에도, 여유롭게 피하는 레이첼 프레첼.


“겨우 이 정도인가?”


얼굴에 떠오른 비웃음은 중년인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


“태생 A급이라 하여 제법 기대를 했건만. 이게 전부라면 실망이다. 자신만만하게 덤벼오던 기세는 어디로 갔지?”


마법소녀가 되고 지금까지. 제법 시간이 흐른 만큼, 늘어날 기색이 없던 마소도 제법 늘어난 상황. 힘의 운용도 익숙해졌다.


마법소녀 등록을 할 당시와 비교한다면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


그러나 그렇게 강해진 상태로도, S 급과는 그 이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강하군···.”


음속을 돌파하는 주먹을 고갯짓 한 번으로 피하고, 충격파는 마소로 상쇄한다. 


이것이 S 급 마법소녀. 한때 전략 병기 취급을 받기도 했던, 국가권력급의 힘!


아직 공격을 하지 않아 다행이지, 직접적으로 공격을 해온다면 얼마나 강할 것인가.


- 큰일이야. 공격당한다면, 쟤 말대로 민수가 프레첼 가루가 되고 말아···!


이런 녀석들이 있음에도, 마법소녀는 몇 번이고 패배했다는 뜻인가. 새삼 괴수 측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마법소녀로서 정점에 오르겠다는 다짐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의 발상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때.


“힘내, 스트롱 민수!”

“지면 안돼!”

“저 녀석, 찢어버려!”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변신으로 강화된 청력은 아기자기한 응원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얼굴에서 웃음이 피어난다.


그토록 힘들게 굴렸는데도 이렇게 응원을 해주다니. 과연 마법소녀는 마법소녀라는 뜻인가.


“앞으로 더 빡세게 굴려야겠군.”

“뭐?”

“잠깐 기다려라.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지.”


아무리 S 급 마법소녀라 해도, 이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 위험하겠지만 그걸 사용한다면 이길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방법이나 조건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 빈약한 근거를 토대로 세워진 가설 몇 가지가 전부다.


“실전에서 시험하는 건 취향이 아니지만.”


눈을 감고 내면에 쌓여있는 마소를 느낀다. 탁한 회색에 가까운, 오물 덩어리 같은 마소.


마법소녀들의 원망을 들으며 더욱 탁해졌던 마소는, 지금 이 순간 점점 밝은 빛을 내려 하는듯하다.


“기도라도 하는 건가?”


그때의 감각을 떠올려라.


놀이공원에서 느꼈던, 마치 신기루와 같이 사라진 감각. 다시는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았던 느낌.


순간.


마법소녀들의 응원과 함께, 외부에서 들어오는 마소가 감각에 잡히기 시작했다.


“···.”


나의 탁한 마소와는 달리, 순백. 빛을 뿜어내는 것 같은 밝은 마소. 그건 몸 안의 마소와 결합해 탁하게 변해간다. 힘의 크기가 줄어든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는다.


“““힘내, 스트롱 민수···!”””

“···!”


상황에 맞지 않게, 떠오르는 것은 딸의 얼굴이었다.


“깨달았다.”


마치 하나가 된 것 같은 저 마소는, 사실 긍정 마소와 부정 마소가 혼탁하게 섞여있는 상태.


혼돈의 마소라는 이름이 가장 걸맞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긍정 마소와 부정 마소는 서로 상극. 저렇게 제멋대로 섞여있어서야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없다.


“그렇다면 분리를 해줘야겠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소맥을 각자 맥주와 소주로 나눈다는 것처럼, 상식을 파괴하는 일.


그러나 아빠에게 불가능이란 없는 법.


마소를 인식한다. 더 작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흰색과 검은색이 서로를 잡아먹고 있는 상황을 인식한다.


그리고 나눈다.


“···! 뭘 하는 거지?!”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 것일까. 여유롭던 레이첼 프레첼의 음성에 다급함이 깃든다.


저 하얀 마소는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내 몸에 깃든 이상 이제 내 거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다.


원래부터 내 안에 있던 검은 마소는 말할 것도 없다.


두근-!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 이건···! 설마, 의식적으로 그때의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몸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 합쳐져있던 마소가 둘로 나뉜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어렴풋이 그때의  감각이 느껴진다.


둘로 나뉜 마소가 조금씩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걱이고 있으나, 그것은 명백한 태극.


[순결의 극의(僞)]


상반되는 두 가지의 힘. 서로를 깎아내던 힘들이 조금씩 서로를 자극하며 키워낸다.


“뭐, 뭐냐!”


레이첼 프레첼이 불안함을 느끼며 달려든다. 그러나.


“느껴진다. 너의 움직임이.”


가벼운 움직임으로 레이첼 프레첼의 공격을 피한다. 충격파는 감히 내게 범접하지 못한다.


아까와는 정 반대의 상황.


“어째서, 어째서 맞지 않는 거냐!”


혼돈의 마소에 대해. 춘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꼈던 이질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순결의 극의. 이것은 혼돈의 마소는 따위라 불러도 좋을 힘.


그 어느 것과도 비교가 불가능한 상위의 개념일지니.


“그런 느려터진 움직임. 내게 통할 거라고 생각했나.”


몸에 가해지는 부담 역시 압도적. 불완전한 상태이기에 이전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유지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극도로 짧겠지.


아마 길어도 앞으로 1분. 아니, 10초 안팎인가.


“충분하군.”


식은땀을 흘리며 연신 공격을 이어가는 레이첼 프레첼. 조금 전만 해도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던 그녀지만, 지금은 그저 그 나이대의 연약한 소녀로 보일 뿐.


가볍게 쥔 주먹에서, 중지를 살짝 끌어올리고-


“잘 맛보도록 해라, 아메리카 소녀. 이것이 코리아의 스파이시다.”


레이첼 프레첼에게 딱밤을 날렸다.


“컥-!”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나가떨어지는 레이첼 프레첼.


바닥에 처박힌 그녀를 따라, 연병장이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파괴된다!


동시에 억지로 나눠둔 마소가 다시 혼탁하게 뒤섞인다.


밀려드는 격통. 변신이 풀리려는 것을 억지로 유지하며, 멀리서 입을 벌리고 있는 마법소녀들을 바라본다.


“뭣들 하는 거지? 씻지 않아도 괜찮은 건가.”

“이겼다!”

“스트롱 민수! 최고야!”


내 말은 신경도 쓰지 않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환호하는 소녀들. 덕분에 이겼으니, 뭐라고 하기도 그렇다.


“쯧. 오전은 통으로 개인정비다. 다들 씻고 밥 먹을 준비나 하도록.”


더 크게 환호하는 소리를 뒤로하고, 멀리서 이곳을 촬영하고 있던 스태프에게 말했다.


“편집해서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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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1) +2 24.09.03 212 10 11쪽
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6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49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2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2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6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6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6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1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3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1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0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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