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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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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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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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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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법소녀 아카데미아 (2)

DUMMY

“여, 여기가 숙소···?”


아슬아슬하게 50점을 넘겨, 지옥 같은 훈련을 면한 신하윤은 깜짝 놀랐다.


건물 부지가 넓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기숙사 시설까지도 이렇게 좋다니.


“수천 명을 수용할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니까, 당연하죠.”

“수천···?!”


깜짝 놀란 신하윤이 되물었으나, 최아영은 관심 없다는 듯 자신의 이름이 적힌 방으로 향했다.


최아영. 그리고, 신하윤.


“어? 룸메···이트?”


두 명이 한 방을 사용한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상대가 최아영이었을 줄이야.


“들어올 거면 빨리 들어와요. 거기 그러고 서있지 말고.”

“아, 네.”


딸깍.


“뭐해요? 언니. 와서 앉아요. 아,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네···?”


문이 닫힌 순간, 침대에 걸터앉으며 단추를 푸르는 최아영.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에 당황한 신하윤이 말을 더듬는다.


“말 편하게 해요. 나보다 나이도 많아 보이는데. 후! 이제 좀 살 것 같네.”


- 사람이 바뀐 것 같구나.


천마의 중얼거림에 내심 동의하며 어물쩍대는 그녀를 보고, 최아영이 웃으며 말을 건다.


“여기는 카메라 없어요.”

“카메라···?”

“네. 그러니까 콘셉트 같은 거 지킬 필요 없다, 이거죠.”


- 콘셉트인가. 사도의 길이라 생각했건만. 착해 보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라니.


“촬영은 처음이죠? 원래 이런 거 나오면 숙소 안에도 카메라 다 설치되어 있고 그런데, 아무래도 대상이 대상이니까. 그렇게까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계약서에 다 나와있었는데. 안 봤어요?”

“봐, 봤는데···.”


수십 장 정도 되는, 어려운 법률 용어가 가득 적혀있던 계약서. 지금은 크게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 없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설마 최아영은 그걸 전부 외운 것일까.


‘아니, 그것보다.’


“캐릭터가 너무 다르잖아···.”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차가운 인상과 짧은 머리. 도도함과 시크함으로 마치 동화 속 왕자와 같은 이미지의 최아영.


‘팬들 사이에서는 북부의 왕자님이라 불리던 최아영이,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다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얼어붙었던 건데, 제법 반응이 좋았나 봐요. 익숙해진 다음에도 소속사에서 계속 그러라고 시키는 거 있죠?”


제법 친화력이 좋다. 친구 하나 없이, 가까이 지내는 이라고는 스승인 천마밖에 없는 신하윤에게는 거북하기만 한 상대.


“근데 아까 저녁 너무 맛있지 않았어요?”

“어?”

“우리 회사 사내식당도 어디 가서 맛없다 소리 듣지는 않는데, 여긴 진짜···.”

“아니, 그···. 맛있기는 했는데.”

“그쵸? 첫날부터 너무 힘들었는데. 내일은 뭘 하려나? 들은 거 없죠?”

“어, 없어.”

“아, 궁금하다. 우리 내일 뭐 할지 맞추는 걸로 내기할래요?”


어느새 침대에 드러누워, 그렇게 말을 걸어오는 최아영.


“그것보다. S 급 마법소녀인 네가 이 선발 대회에는 왜 참여한 거야?”

“그거요?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번뜩 일어나 눈을 빛내는 최아영.


“스트롱 민수!

“어?”

“팬이거든요.”


‘아니, 너 S 급이잖아···.’


대한민국 마법소녀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최아영이,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아직 A급에 불과한 스트롱 민수의 팬을 자처하는 상황.


신하윤의 얼굴에 깃든 의문을 눈치챘는지, 최아영이 부연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는데, 매번 들리는 활약을 보다 보니까···. 콘셉트가 조금 겹치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쪽은 연기가 아닌 것 같은 거 있죠? 자옥 님께서도 제법이라 했고-”


- 자옥이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군.


‘자옥?’


- 나와 같은 세계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던 녀석이다. 녀석의 절기인 자하신공(紫霞神功)은 상당히 대단한 기술이었지···.


보라색 노을이라는 기술명에 걸맞게, 온 하늘을 뒤덮던 자색 보석은 괴수의 공격에서 세상을 지키던 결계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하윤은 추억에 잠긴 천마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대단하다는 의미만은 알아들었다.


밝게 웃으며 친근하게 달라붙는 최아영을 보자니. 신하윤의 입가에는 쓴웃음이 절로 지어졌다.


“스타라이트. 그 이름 대로네.”

“네?”

“그렇다고 질 생각은 없으니까!”


다섯 살 이상의 나이 차이에도 불과하고, 열심히 경쟁심을 불태우는 신하윤이었다.


“그래서, 언니는 왜 지원했는데요?”

“···.”

“말해줘요!”

“나, 나도 스트롱 민수 팬이라···.”


- 갈(喝)!


*


“지금쯤 다들 친해져 있으려나.”


- 아무리 그래도 무리가 아닐까? 갑자기 그렇게 한 방에서 지내게 됐는데.


“뭘 모르는군.”


누구에게 밝히기 힘든 비밀을 함께 공유할 이와 함께 지내게 된다면, 마법소녀가 아니라 마법소녀 할머니라도 친해질 수밖에 없는 법.


하물며 한참 주변에 관심이 많을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이다. 친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 그래서. 앞으로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되는 건데?


“음? 아, 그래. 너는 모르는군. 대부분은 협동 미션이다.”


오늘 일을 비롯해, 성과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그동안 개인 활동만을 해왔던 마법소녀들에게 조별 과제란 쉬운 일이 아니겠지.


그 과정에서 겪을 갈등, 피어나는 우정!


- 자, 잠깐. 갈등?


“뭘 놀라고 그러지? 이만한 인원이 모였는데, 갈등이 없는 쪽이 더 이상한 것 아니겠나.”


그리고 이건 방송이다. 인물 간의 갈등이 없이는 시청률을 높이기 힘든 법이다.


- 그러다 이미지가 나빠지면 어쩌려고? 마법소녀 한 명 골로 가는 건 시간문제야!


“세탁할 방법은 다 신경 써 뒀으니 걱정 마라.”


편집의 힘만 있다면 천하의 악녀도 비련의 여주인공이 될 수 있는 법. 그쪽 방면에서 프로들을 섭외했으니 문제는 없다.


여차할 경우에는 소녀청의 인력을 통해 여론을 통제하면 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노리는 것은 마법소녀들의 인격적인 성장. 마법소녀물의 정도를 따른다.”


마법소녀물이라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꼬맹이들이 모여 소꿉장난을 하는 것?


틀렸다.


단순히 아기자기하기만 한 마법소녀들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다.


계약을 잘못해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동료였던 이와 피가 튀는 사투를 벌이고. 암울한 현실에 좌절하는 것이 오늘날의 마법소녀물.


그 와중에 싹트는 우정,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야말로 마법소녀물의 정수.


“마법소녀물이야말로 소년만화의 정수가 담긴 장르라고 할 수 있지.”


- ···.


“물론 걱정하는 것도 이해한다. 마법소녀들이 대거 은퇴하면 어떻게 하나 싶은 것이겠지.”


마법소녀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약 3년.


괴수와의 전투 도중 입은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은퇴하는 경우도 있느나, 대부분은 성장하며 겪은 사회의 어둠에 내면의 순결을 잃은 경우다.


순결하지 못한 마법소녀는 힘을 잃고, 그렇게 되면 괴수와 싸울 수 없으니까.


하지만.


“별빛의 성소를 보고 깨달았다. 그건 마법소녀의 일면만 본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수백 년 묵은 노괴가 옷 가게를 하는 마경, 별빛의 성소.


그러나 퍼플 제이드, 자옥이 옷 가게를 하는 것은 마법소녀의 힘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제대로 반응하기 힘들 정도의 움직임, 손에서 만들어내던 마법의 힘.


거기에 제복에 부여한 마법까지.


“세계를 잃고. 무수한 세월을 보낸 너희도 힘을 잃지는 않았다.”


자신의 고향을 잃은 고통이 과연 작다고 할 수 있을까. 수백 년의 세월을 보내며 동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 물들어 간다는 것.”


동심을 잃고, 순수함을 잃고. 꿈을 포기하고.


하나둘씩 손에서 놓아가는 것. 풍파에 맞설 힘을 잃어버리는 것.


결국 포기하고 합류하기를 선택하는 것.


“그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겠지.”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세상의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밀어붙일 힘을 얻는 것 역시, 어른이 되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별빛의 성소에 있는 원로 마법소녀들은 그런 이들인 것이다.


- ···매번 패배자라고 놀리더니. 그렇게 우리를 봐준 거야?


“말했지 않나. 너희를 무시할 생각은 없다고 말이다.”


아무튼. 마법소녀들끼리 부대끼며 인격적 성숙을 이룬다면, 고작 3년 남짓한 근속연수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이 많은 마법소녀가 많아지는 것은 전력이 강화되는 것과 마찬가지. 거기에 개개인의 수준도 높인다면 앞으로의 침공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겠지.


“뭐, 중간에 흑화 하는 녀석이 없지는 않겠지만···.”


- 어?!


슬슬 혼돈의 마소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필요가 있으니, 오히려 좋다.


“내 목표는 모든 마법소녀의 완전변태(完全變態)!”


능히 한 세계에서 최강이라 불릴만한 이들만이 도달한다는 경지.


수백, 수천 명의 마법소녀가 그 수준에 도달한다면. 괴수 놈들은 오히려 반대로 침공당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야 할 것이다.


- 아니, 말 돌리지 말고! 아까 했던 얘기는 뭔데?!


*


늦은 밤, 인천공항.


전용기를 타고 날아와, 입국심사를 프리 패스한 금발의 외국인이 있다.


긴 금발, 성조기를 찢어 만든 것 같은 크롭 탑과 핫팬츠.


지금은 보기 힘든, 과거 미국인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담은 것 같은 미소녀.


미합중국에도 고작 3명뿐인 S 급의 마법소녀 중 하나인 레이첼 프레첼(Rachel_Pretzel).


스트롱 민수에게 협조 요청을 받고 출발한 그녀가, 드디어 한국에 도착한 것이다.


“지루해. 피곤하고. 변신하면 금방 날아올 수 있는데, 왜 비행기 같은 걸 타야 하는 거야?”

“몇 번 말했지만, 잘못하면 국가 간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 아메리카가 최강이니 상관없잖아?”

“···그런 말 역시, 누가 들을 수 있으니 참아주시길.”


영어로 말한다면 오히려 상관이 없겠지만. 마법소녀가 되며 모든 언어적 제약에서 해방된 레이첼 프레첼은, 적극적으로 한국말을 사용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배고프다.”

“MGE 측에서 사람을 보내기로 했습니다만. 착오라도 있었던 걸까요? 한번 연락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들의 앞에 멈춰 서는 검은 승용차.


“레이첼 프레첼 님. MGE 박민수 대표의 비서, 김주윤이라고 합니다. 모시러 왔습니다.”

“이 나라는 손님 대접이 형편없네. 대표가 직접 와도 모자랄 판에, 비서가. 그것도 지각이라니.”

*···죄송합니다.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뭐, 상관없어. 나야 그 녀석과 싸울 수만 있으면 되니까.”


미리 전해 들은 바가 있는 김주윤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짧게 고개만 숙인다.


“미리 전달받기는 했습니다만, 수행원은 한 분뿐이신 가요?”

“응. 내가 필요 없다고 했거든. 약한 놈들, 잔뜩 달라붙어 있어봐야 걸리적거리기만 하잖아?”

“아, 하하···.”


‘혼자 가라고 했던 건 이런 이유였나···.’


도저히 마법소녀라고 볼 수 없는 폭언에, 김주윤이 어색하게 웃었다.


“일단 호텔로 가자. 프레첼이 먹고 싶어.”

“모시겠습니다.”


미합중국의 정상.


전투광 프레첼 레이첼이 스트롱 민수와의 싸움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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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7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50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3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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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3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7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7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7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2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4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4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2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1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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