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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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라면
작품등록일 :
2024.08.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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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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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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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의 큰 그림 (1)

DUMMY


“우리가 본 거, 꿈 아니지?”


마법소녀들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 단순히 환호할 뿐이었으나, 어느 정도 냉정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 지금은 달랐다.


“레이첼 프레첼이라면, 미국의 S 급 마법소녀잖아. 스트롱 민수는 대체 얼마나 강한 거지?”

“최소한 S 급. 어쩌면 그 이상의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이상하지 않죠.”

“그 이상이라면···. 설마, 완전변태···!”


마법소녀들의 눈에 경악이 깃든다.


“도달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최강의 경지!”

“마법소녀들 중에서도 소수만 알고 있는 비밀의 경지!”

“실존한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은 전설의 경지···!”


순간 마법소녀들 사이에서 동일한 의문이 피어났으나, 그것은 빠르게 사라졌다.


비밀스러운 경지를 모두가 어떻게 아는지 따위는 지금 중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방금 전의 일은 일종의 무력시위라고 봐도 되겠군요.”

“주제도 모르고 덤비는 순간 S 급이고 뭐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인가.”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무서운 곳에 스스로 발을 들이고 만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느새 공포에 빠진 마법소녀들. 앞으로 겪을 가혹한 훈련에 조금도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 몰래 숨겨온 간식 나눠주겠다고 했는데···. 무를 수는 없겠지?”

“저, 저는 안고 자는 인형을 빌려주겠다고 했어요. 큰일이야! 삐약이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어!”

“하.”


순간, 비웃듯 차가운 목소리가 마법소녀들에게 날아가 꽂힌다.


이 자리에서 유일한 S 급의 마법소녀, 스타라이트 아영!


“내 비밀을 고백하지. 나는 사실 스트롱 민수의 팬이었다. MGA에 지원한 것 역시 그 이유였지.”

“···.”

“하지만, 오늘부로 나는 스트롱 민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믿고 있었다고, 스타라이트 아영···!”


마법소녀들의 얼굴에 약간의 희망이 떠오른다. 양키 프레첼은 졌으나, 스타라이트 아영이라면 이야기가 다를지도 모른다!


“오늘부터 지지 관계에서 벗어나, 스트롱 민수를 나와 한 몸으로 여기기로 했다. 따라서 스트롱 민수를 모욕하는 것은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간주하지.”

“···!”


이것이 다년 차 아이돌! 다른 마법소녀들은 겪어본 적 없는, 사회생활 경력으로 길러진 처세술···!


소녀들끼리의 만담을 멀리서 지켜보던 신하윤이 한숨을 내뱉었다.


“정말 완전변태일까요?”


- ···글쎄. 혼돈의 마소란 기록상에만 존재했던 것이니 섣불리 추측할 수 없구나. 하지만···. 그 파괴적인 힘으로 완전변태에 도달했다는 것은 믿기지 않아.


“그렇다면, 완전변태가 아님에도 그렇게 강하다는 뜻이군요.”


신하윤이 마법소녀 러블리 하유니가 되고 올해로 5년.


스승의 인도를 따라 훈련에 훈련을 반복했으나, 아직 C급에 불과한 실력. 조금씩 강해지는 것을 느꼈으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마법소녀가 좋았기에.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세상을 지키는 것이 좋았기에 마법소녀로 남았지만.


“스승님, 제자는 모르겠습니다. 혼돈의 마소가 그렇게 나쁜 것입니까?”


- 그건 위험한 힘이니라···!


“스스로를 파괴한다 하여도, 세상을 지킬 수만 있다면 그만이지 않겠습니까?”


- ···!


“멸망하는 세계를 앞에 두고, 본인의 안위를 챙기는 것이 정말로 올바른 것인지. 어리석은 제자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스트롱 민수와 레이첼 프레첼의 대결은 모두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우리 다음 훈련은 뭐야?”


누군가의 의문이 들린 순간.


“따라와라, 애송이들! 즐거운 등산 시간이다!”

“레, 레이첼 프레첼···!”

“딱밤 한 방에 나가떨어진 패배자!”

“그, 그렇게 부르지 마!”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구석에 설치된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었다.


*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자리.


오전부터 딸을 만나고, 오늘만 두 번째 일정. 진통제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햐, 새끼. 성공했네.”

“얘가 이렇게 잘 될지 누가 알았겠어?”


몇 년 만일까.


취업 후에는 일이 바빠져 뜸해지고, 결혼 후에는 그마저 없어졌다. 명절 같은 때나 한 번씩 단톡방에서 인사를 주고받던 시간들.


“···솔직히 잘 될 건 알았지. 이렇게까진 아니었지만. 얘가 인기가 좀 많았냐?”


그러나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어색함은 없었다. 마치 어제 만났던 것처럼 편안하다.


“너희, 그 말. 나 결혼할 때도 똑같이 했던 거 기억나냐?”

“···.”

“···그, 미안하다.”


그때는 뭐였더라. 전처의 외모와 직업 때문이었나.


“됐어, 이것들아. 눈치 안 봐도 돼. 이혼하고 나니 인생이 얼마나 잘 풀리냐. 너희도 이혼해. 좋아, 이혼.”

“미친 새끼”

“···나도 할까?”

“미친 새끼가 여기 하나 더 있네. 야, 형수님 듣는다 이 새끼야.”


학창 시절 다들 한 번씩 좋아했던 애가 이번에 셋째를 낳았다는 이야기, 배가 너무 나와 와이프에게 구박을 받는다는 이야기.


“야, 너 근데 피부가 왜 그렇게 좋냐. 뭐 병원 다녀?”

"인마, 대표님이신데 알아서 관리받으시겠지.”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였으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지금 몇 시냐?”

“10시. 왜?”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 먼저 가봐야겠다. 내일 출근해야 해서.”

“아, 와이프한테 전화 왔다.”

“···.”

“다들 이렇게 얼굴 보니까 좋네. 다음에 또 보자.”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남은 것은 나와 기태가 전부.


“하, 새끼들. 몇 년 만에 만났는데, 그깟 일이 뭐라고.”


그러나 기태 역시 와이프 이름이 떠있는 스마트폰을 들고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다.


“됐다. 우리가 뭐 10대 20대도 아니고. 다들 책임질게 있으니 어쩔 수 없지. 너도 가봐. 괜찮다.”

“···정말 괜찮냐?”

“난 이제 시간 많다. 다음에 또 봐.”


자리를 계산하고, 떠나는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모실까요?”

“아니. 사무실로 부탁하지.”


친구들과의 만남은 느슨해지려는 정신을 바짝 조이는 계기가 되었다.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던 결혼도 이혼으로 끝났다. 지금은 잘 풀리는 것 같아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업.


몸이 아프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아프다면 아픈 대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해야 한다.


*


“MGA와 스트롱 민수, 레이첼 프레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정리해둔 거 가져와.”

“저, 이미 퇴근시간이 5시간이나 넘었습니다만.”

“야근수당은 두 배로 챙겨주지.”

“바로 대령하겠습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김 비서. 야근수당을 더 받으려고 늦장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 나름의 성실함을 보여준다.


“그렇군. 레이첼 프레첼의 이미지는 완전히 개그 캐릭터로 전락한 것인가.”


어느 정도 의도한 바가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스트롱 민수의 영향력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인 듯하다.


아니, 이 부분에서는 레이첼 프레첼 본인의 인지도가 오히려 더 컸다고 봐야 할까.


사태 초기. 각종 게시물을 지우는 것에 집중하던 미국 정부는, 이제 다소 독선적이고 폭력적인 마법소녀로 보여지던 레이첼을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전환하려 시도한 모양이다.


다행히 그 시도는 성공하여, 레이첼을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글은 자취를 감춘 듯하지만.


“레이첼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군···.”


맹목적인 비난은 없어도, 충분히 조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글이 상당하다.


딱밤을 맞고 일그러진 얼굴이 온갖 사진에 합성되어 있고, 벌써부터 티셔츠나 컵 등의 굿즈로 판매되기까지 한다.


“뭐, 상관은 없나.”


강해질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


현재 내가 마법소녀들에게 바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이미 레이첼 프레첼에게는 형성되어 있었으니까.


“오히려.”


이번 일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김 비서. 내가 불러주는 업종에 관련된 업체 좀 알아봐 주겠나?”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문구와 완구, 의류 제작 등. 온갖 매체와 굿즈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들.


가능하다면 인수하는 쪽이 최선이지만, 불가능하다면 일단은 협력만이라도 괜찮다.


“최고의 업체들로 알아보겠습니다.”


마법소녀.


그들은 세상을 괴물로부터 지키는 군인이자 아이돌.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1등 신붓감.


활동적인 마법소녀들은 TV에 출연하거나 개인 방송 채널을 열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실제로 마법소녀가 포함된 현역 아이돌 역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나···.


“생각보다 마법소녀 자체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마법소녀의 전투 장면이나 관련 이슈를 다루는 뉴스야 자주 있지만, 마법소녀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 소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 대중의 악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지!


“잘 들어라, 춘자. 한국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랴?”


- 구, 구더기? 그런 징그러운 건···.


확실히, 매체에 노출될수록 악의 역시 따라오는 법. 츄잉츄잉 수진의 선례도 있으니 마법소녀가 대중의 앞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


하지만.


“내가 그리는 세계는 마법소녀에 의한, 마법소녀를 위한 세계.”


그 정도가 아니면 앞으로 닥쳐올 괴수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다소의 위험은 감수해야 하는 법.


애초에 마법소녀의 정신건강 케어를 위한 단체가 바로 MGE 아니던가. 소속된 마법소녀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충분히 신경 쓸 거다.


“단순히 댓글 여론을 주도하거나 언론사와 협력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그걸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는 안돼.”


실존하는 마법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빈약한 캐릭터를 확고히 하고, 팬들이 알아서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온갖 한정판 굿즈를 만들어 수집하게 만들고, 나중에는 게임까지 출시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마법소녀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


- MGU···!


물론 어설프게 했다가는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 뻔하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이들을 모아, 최고의 퀄리티로 제작해야 한다.


해적판 제작 및 판매에도 엄격히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일단은 굿즈부터다. 컵이나 티셔츠 같은 작은 것들부터 시작하지. MGA의 첫 방송일에 맞추려면 시간이 제법 촉박하겠군.”


촉박하지만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소녀청의 권력은 절대적. MGE와의 협력 이후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문제는 해외 판매 쪽인데···.


- 그런데 MGE는 비영리단체잖아. 그렇게 굿즈 같은 걸 판매해도 되는 거야?


“예리한 지적이군.”


비영리단체란 영리. 즉.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단체를 뜻한다. 굿즈 판매 등을 했을 경우 시비가 걸려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변명거리는 차고 넘친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기부금액에 따른 보답’ 정도로 해도 되겠지.”


물론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을 거다.


미국의 S 급, 레이첼 프레첼을 이긴 마법소녀. 스트롱 민수가 소속된 회사를 건드리고 싶은 인간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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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소녀 선발대회, 개회(開會) +2 24.08.31 237 12 12쪽
14 이혼했더니 마법소녀들이 집착함 +3 24.08.30 250 17 12쪽
13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2) +2 24.08.29 253 13 12쪽
12 사랑과 우정의 수호자, 스트롱 민수! (1) +1 24.08.28 263 10 11쪽
11 마법소녀식 사업 방법 +1 24.08.27 280 12 11쪽
10 마법소녀에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 +4 24.08.25 303 19 12쪽
9 천마(법소녀) +2 24.08.24 337 16 11쪽
8 마법소녀의 기술은 특별해야 한다. +3 24.08.23 357 22 12쪽
7 놀이공원이란 끔찍한 곳이다. +1 24.08.22 377 17 11쪽
6 마법소녀에게도 가족이 있다. +2 24.08.19 402 19 12쪽
5 기연은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다. +5 24.08.17 414 18 11쪽
4 004 마법소녀는 비밀기지가 있는 법이다. +5 24.08.16 443 19 11쪽
3 마법소녀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 +6 24.08.15 552 25 11쪽
2 마법소녀는 순결해야만 한다. +8 24.08.15 711 30 12쪽
1 이혼 첫날, 마법소녀가 되었다. +8 24.08.15 824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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