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천재투수가 메이저리그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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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소년
작품등록일 :
2024.08.18 10:03
최근연재일 :
2024.09.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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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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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화. 뒤바뀐 챔피언과 도전자

DUMMY

지난해까지 고교야구 중부권역을 지배한 건 남일고와 대전우수고였다. 3학년들이 빠져나간 올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두 팀이 전력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아무리 청진고에 백호가 있다 해도 야구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부상에서 복귀한 후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는 조상혁에 맞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청진고의 좌완투수를 보며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강유찬, 그리고 전학생과 신입생 등 새롭게 추가된 선수들의 수준이 예상보다 높았다. 올해 청진고의 5연승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 삼진! 또 다시 삼진! 대단하네요. 정말 놀라운 투구입니다. 8회 초 투 아웃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강유찬 선수가 응원단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옵니다. 잘 던졌습니다. 안타 다섯 개, 볼넷 세 개, 거기에 실책까지 하나 허용했음에도 결국 점수는 한 점도 주지 않았습니다


- 아, 오늘 투구는 정말 멋졌습니다. 한계 투구 수 규정이 아니었다면 좀 더 던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승부는 이제부터네요. 에이스인 백호가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청진고가 남은 이닝을 어떻게 넘길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 음, 조상혁 선수는 아직 한계 투구 수까지 15개 정도 여유가 있군요


- 네, 한 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을 거 같네요. 자, 청진고의 어떤 투수가 강유찬의 뒤를 이어받을지 한 번 지켜보죠


8회 초, 스코어는 여전히 0대 0,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결국 승부를 내지 못한 강유찬이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강유찬이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와 전혀 다른, 이글이글 불타는 그의 눈빛이 오늘 경기에 대한 그의 각오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사이 서광수 감독은 다음 투수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중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필요 없던 고민이었다.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 자체가 한정되어 있었기에 그냥 순서대로 등판시키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부원 숫자가 37명으로 늘어나며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서광수 감독이 코치에게 지시했다.


“승진이 올라가라고 해.”


“네, 형님.”


**


“염승진.”


“...어, 왜 백호야.”


답답해죽겠다. 차라리 회귀 전처럼 싸움도 못하는 주제에 바락바락 덤벼드는 쪽이 훨씬 나은 것 같다. 이놈하고 말을 섞다 보면 나까지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다.


“코치님 말대로 구속 신경 쓰지 말고 존안에만 넣을 수 있게 던져봐. 턱 안 들리게 신경 쓰고, 최대한 낮게.”


“...알았어.”


새 학년이 시작되며 이현수가 새로운 주장이 되었다. 그리고 감독은 2학년인 내게 부주장을 맡아주길 부탁했다.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 눈빛이 너무 애처로워 차마 고개를 흔들 수가 없었다.


혹시 이것이 측은지심인가.


어쨌든, 부주장이 된 후 가장 신경 쓰이는 게 이 놈이다.


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다른 전학생, 신입생들과 달리 여전히 낯을 가리고, 소심하고, 사람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


그런 주제에 145km/h의 묵직한 포심을 던질 줄 알아 감독의 애간장을 태우는 염승진, 녀석이 8회 투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왔다.


“플레이!”


타석에는 대전우수고의 새로운 4번 타자 홍진하가 들어서있다. 지난 삶까지는 청진고 유니폼을 입고 내 공을 받아줬던 포수다.


저 사람하고는 꽤 좋은 기억이 많다. 차분하고 섬세하며,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다. 내가 워낙 착해서 그런지 나는 나처럼 착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어쨌든 오늘 경기 결과가 염승진 저놈 어깨에 달리게 됐다. 현재로서는 청진고가 가진 최고의 카드가 바로 저 녀석이다.


뻐어엉


“볼.”


- 초구 144km/h! 아, 공 빠르네요. 요즘 150, 160을 던지는 고교 투수들이 늘어나서 그렇지 저 정도만 해도 충분히 빠른 공입니다. 하지만 제구가 별로 좋지 않네요. 포수가 요구한 곳에서 많이 벗어납니다


타자 홍진하의 최대 약점은 낮은 공이다. 스윙 자체가 레벨스윙에 맞춰져 있어 낮은 코스의 공을 잘 못 때리고, 설사 때린다 해도 땅볼이 나올 확률이 높다.


우리 팀에 신입생과 전학생이 더해지며 가장 좋아진 건 다름 아닌 수비력이다. 최고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자기 몫은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에는 내가 있다.


낮게 던져라, 염승진. 어떻게든 잡아줄 테니까.


뻐엉


“볼.”


계속되는 볼의 행렬,


염승진의 제구가 안 좋긴 해도 그렇다고 완전히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없는 투수는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올 수는 없었을 거다.


조금씩 영점이 잡혀가는 걸까.


염승진이 던진 네 번째 공이 타자의 몸 쪽 낮은 코스를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볼넷보다는 큰 것 한 방을 머리에 두고 있던 홍진하가 그 공을 향해 배트를 출발시켰다.


따악!


살짝 빗맞긴 했지만 충분히 강한 타구가 삼유 간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 질렀다.


“비켜!”


동시에 온 힘을 다해 글러브를 쭉 뻗었다.


살짝 짧을 것 같은데, 닿을 수 있을까?




됐다. 글러브 끝에 공이 걸려 들었다. 반동을 줄이기 위해 그대로 몸을 한 바퀴 굴린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1루를 향해 송구했다.


뻐엉


“아웃!”


- 아웃! 아웃입니다! 대단합니다! 백호 선수의 슈퍼 플레이! 삼유 간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타구를 극적으로 건져냅니다! 안타를 도둑맞은 홍진하 선수가 아쉬운 표정으로 백호를 쳐다봅니다!


- 좌익수와 포수, 2루수에 이어 이제는 유격수 자리에서도 완벽히 수비를 보여주는 백호입니다. 아,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어느 스카우트 분이 하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저러다가 진짜 투타 겸업이라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껄껄 웃으시더군요


응, 안 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내가 국내 프로팀에서 투타겸업을 하며 몸을 갈아 넣는 일은 없을 거야. 디트로이트에서라면 또 모르지만.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는데 염승진 놈이 감격스러운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호야... 나는...”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머리통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지니까.


**


“청진... 진짜 세졌네.”


“그러네요.”


쉽게 깨지지 않는 팽팽한 균형, 청진고와 대전우수고의 혈투를 보며 마음을 졸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대전대부설고를 잡아내며 5승 1패를 기록하게 된 중부권역의 영원한 우승후보 남일고 선수들과 감독, 코치가 심각한 표정으로 청진고와 대전우수고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대전우수고에게 패배할 때만 해도 주말리그 전반기 우승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 대전우수고 전에 백호가 아닌 강유찬이 선발 등판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진짜로 끝났다 판단했다.


하지만 강유찬이 예상외의 호투를 보이며 다시 한 번 희망의 불꽃이 살아났다.


만약 청진고가 대전우수고를 잡고, 내일 열릴 남일고와 청진고의 경기에서 남일고가 승리하면 세 팀이 모두 6승 1패 동률이 된다. 그렇게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되면 최저 실점 등을 따져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될 것이다.


남일고 선수단이 청진고의 승리를 바라고 있는 이유다.


<1번 타자 최승우>


그런 가운데 8회 말 청진고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한 최승우가 이를 악물고 조상혁과 맞섰다.


뻐엉!


“스트라이크!”


투구 수가 100개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조상혁의 공에는 힘이 있었다.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간다 해도 대전우수고에는 약팀에 가면 에이스 소리를 들을만한 투수들이 여럿 대기 중이었다.


최승우는 생각했다. 상위 타순부터 시작되는, 그리고 백호의 타순이 걸린 이번 이닝이 청진의 마지막 기회일 거라고.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궁지에 몰린 최승우가 고등학교 들어와 첫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번트 타구가 3루수 쪽으로 굴러갔고, 그 공이 1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최승우의 발이 베이스를 밟은 후였다.


“세이프! 세이프!”


- 아! 멋진 기습번트였습니다! 드디어 노아웃에 주자가 살아나갑니다! 8회 말에 청진이 정말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무사 주자 1루! 타석에 우익수 박은호가 들어섭니다!


오늘 처음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해낸 최승우가 베이스 위에서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마운드 위 조상혁의 얼굴이 돌덩이처럼 굳어졌고, 양 팀 응원단이 뿜어내는 열기가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다.




청진의 2번 타자가 침착히 보내기 번트 자세를 취했다. 대전우수고 내야진이 전진수비까지 펼쳤지만 발 빠른 최승우를 2루에서 잡아내는 건 무리였다.


번트가 성공하며 1사 주자 2루가 되었다.


<3번 타자 유격수 백호>


주자가 없는 상황에도 걸러 보내던 타자다. 대전우수고 덕아웃에서 망설임 없이 자동고의사구를 요청했다. 1사 주자 2루가 1사 주자 1, 2루로 바뀌었다.


인성과 상관없이 조상혁은 좋은 투수였다.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청진고의 4번 타자를 내야수 뜬 공으로 잡아냈다.


2사 주자 1, 2루, 상황이 더욱 극한으로 치달았다.


타석에 투수에서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 강유찬이 들어섰다.


“타임!”


대전우수고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투수 교체는 없었다. 아직 제한 투구 수까지는 열 개가 남았고, 조상혁은 자신의 손으로 강유찬을 잡아내고 싶었다. 고집을 꺾지 못한 코치가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강유찬 저 녀석 올해 타율이...”


“0.265, 딱 평균. 그런데 타점이 다섯 개나 되네요.”


“흠.”


백호가 직접 인정했듯 강유찬은 야구에 대한 감각을 타고난 선수였다. 그런 재능이 있었기에 투수와 포수라는 상반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던 거다.


다만 투구와 수비의 재능에 비해 타격에서의 재능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고등학교 평균 수준. 하지만 강유찬의 타격에는 끈질김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강했다.


청진고와 남일고, 두 팀의 응원을 한 몸에 받게 된 강유찬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타격 자세를 취했다.


결국 이런 순간이 왔다. 언제나 자신의 머리 위에 있던,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하게 만든 원수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대결은 무승부였다. 자신은 7과 2/3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조상혁 역시 8회 투 아웃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오늘 경기가 어떻게 끝날 지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신과 조상혁의 대결은 여기서 결정 난다는 거였다.


뻐엉


“볼.”


딱!


“파울!”


강유찬이 몸 쪽 하이패스트볼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흘려보냈다. 그리고 바깥쪽에서 말려들어오는 커브를 날카롭게 받아쳤다.


1루 베이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호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제야 침대 밑 유령에서 벗어나게 된 건가.”


대전우수고 1루수가 뭔 헛소리냐는 듯 쳐다보았지만 백호는 그쪽으로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다만 2루 베이스에 있는 최승우에게 사인을 보냈을 뿐이다.


‘긴장 풀지 말고 달릴 준비해’


‘오케이’


그리고 다음 순간,


조상혁을 대전우수고의 에이스로 만들어준 스플리터가 강유찬의 몸 쪽을 향해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왔다. 변화구가 날아올 거라는 걸 예측한 강유찬이 한 템포를 죽이며 스윙을 시작했다. 그 공과 배트가 한 점에서 만났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강한 땅볼타구가 1루수 옆을 통과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2루 주자 최승우가 눈 한 번 돌리지 않고 곧바로 홈을 향해 질주했다.


그리고 1루에 있던 백호는


- 우익수가 이제야 잡습니다!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인! 1루에 있던 백호는 2루를 돌아 3루! 아! 멈추지 않습니다! 백호가 홈을 향해 돌진합니다! 외야에서 중계를 받은 2루수가 홈으로! 홈으로! 홈에서! 세이프! 으아아! 살았어요! 간발의 차로 태그를 피했습니다! 2대 0! 강유찬의 2타점 적시타!


- ...뭐라 할 말이 없군요. 네, 이게 정말 고등학생의 주루 플레이가 맞나요? 상대 우익수가 보인 아주 작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홈까지 들어왔네요. 대단합니다. 방금 저 타구는 1루 주자가 백호가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못 들어왔을 겁니다. 한 점 리드만으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말 소중한 추가점이 나왔습니다


일격을 허용한 조상혁이 마운드 위로 무너져 내렸다.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그를 코치가 부축하듯 덕아웃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 상황을 만들어낸 강유찬이 2루 베이스 위에서 포효했다. 그간 자신을 옭아매던 사슬에서 탈출한 야구 천재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시발! 시이발! 시이이이발!”


“기쁜 건 알겠는데 욕은 삼가도록. 학생야구라는 걸 잊지 마.”


“...네, 심판님.”


“흠, 그래도 뭐, 멋진 안타였어.”


조상혁 대신 등판한 투수가 청진의 다음 타자를 막아내며 이닝 종료.


하지만 0대 0이던 스코어는 이미 2대 0으로 변한 후였다.


이제 한 이닝만 막아내면 되는 상황, 서광수 감독은 염승진을 그대로 믿기로 했다.


여전히 자신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지만 공 하나는 위력적인 까까머리 투수가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염승진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자 청진고 응원단이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다음 타자가 때려낸 공이 아슬아슬하게 우측 담장을 넘기면서 대전우수고 응원단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높아졌다.


파앙


“볼, 베이스 온 볼스.”


한 점차로 좁혀진 상황, 거기에 다음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한 번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따악!


- 2루 베이스 위로 통과하... 아! 아닙니다! 저 선수 언제 저기 가있었나요! 백호가 넘어진 채로 2루수에게 토스! 2루수 침착하게 베이스 터치! 아웃! 다시 1루로 아웃! 더블 아웃! 병살타! 경기 끝났습니다! 청진고가 강호 대전우수고를 2대 1 한 점 차로 잡아냈습니다! 6연승! 지난해까지 꼴찌 후보였던 팀이 6연승을 내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합니다!


- 전 타석 출루에 발로 결승득점을 만들어낸, 거기에 중요한 순간마다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준 백호 선수, 마무리로 올라와 1과 1/3이닝을 잘 막아낸 염승진 선수, 감각적인 기습번트로 공격의 물꼬를 튼 최승우 선수, 모두 칭찬해주고 싶지만...


- 네, 만약 오늘 경기 MVP를 선정할 수 있다면 이 선수겠죠


- 맞습니다. 강유찬 선수, 정말 멋진 투구였습니다. 마지막 타격도 인상적이었고요. 그동안 백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강했던 청진고에 드디어 그의 파트너가 등장했네요. 네, 축하합니다. 청진고, 좋은 선수를 갖게 되었네요


청진고가 승리했다.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하는 선수들, 그 선수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교가를 불러주는 응원단,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뭔가를 적어 내려가는 스카우트들의 손놀림,


그 한가운데 모인 오늘 승리의 주역, 백호, 강유찬, 염승진, 최승우, 민주원,


관중석에 있던 남일고 감독과 그라운드 위 백호의 눈이 마주쳤다. 백호의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남일고 감독이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대체,


저게 정말 고등학생이 맞긴 한 건가? 실력을 떠나 저 거대한 존재감은 뭐란 말인가?


한참 동안 백호에게 시선을 고정했던 남일고 감독이 자신의 선수들을 향해 뒤돌아섰다.


“다들 봤지? 청진은 강하다. 그리고 우리가 내일 상대할 투수는 괴물이다.”


감독의 말이 남일고 선수들의 가슴에 깊이 날아와 박혔다. 그들 역시 깨달았다. 지난 해 백호와 올해 백호는 또 다른 존재라는 걸.


“그러니 내일 우리는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녀석은 그게 누구든 바로 경기장에서 쫓겨나게 될 거다. 가자, 가서 괴물을 잡아낼 방법을 연구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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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5화. 뒤바뀐 챔피언과 도전자 NEW +14 10시간 전 3,552 186 17쪽
35 034화. 이겨내라 +17 24.09.19 6,406 252 13쪽
34 033화. 마지막 관문 +26 24.09.18 7,537 309 17쪽
33 032화. 청진고 +27 24.09.17 7,942 328 15쪽
32 031화. 그 인터넷이라는 거 나도 좀... +24 24.09.16 8,541 299 18쪽
31 030화.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되거라 +22 24.09.15 8,933 297 14쪽
30 029화. 이대로 돌아가라고? +17 24.09.14 9,463 309 19쪽
29 028화. 못할 일 같은 건 없다 +30 24.09.13 9,679 314 17쪽
28 027화. ...하기 딱 좋은 날씨네 +32 24.09.12 9,807 329 16쪽
27 026화. 피해라 +19 24.09.11 9,955 291 12쪽
26 025화. 애송이들 +25 24.09.10 10,282 300 21쪽
25 024화. 웃고 있는 거 맞지? +21 24.09.09 10,307 318 17쪽
24 023화. 동영상 강의 참조해서... +23 24.09.08 10,475 298 14쪽
23 022화. 구원투수 +13 24.09.07 10,695 274 13쪽
22 021화. 한 번 해보자고 +21 24.09.06 11,148 275 19쪽
21 020화. 박살 +15 24.09.05 11,151 327 16쪽
20 019화. 더! 더! 더! +26 24.09.04 11,227 340 18쪽
19 018화. 약속대로 박살내주지 +27 24.09.03 11,197 298 19쪽
18 017화. 팔꿈치를 붙여야 +17 24.09.02 11,124 323 17쪽
17 016화.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16 24.09.01 11,323 302 17쪽
16 015화. 기대, 그리고 두려움 +25 24.08.31 11,763 305 25쪽
15 014화. 해보려 한다 +28 24.08.30 11,645 291 18쪽
14 013화. 보는 눈의 차이 +26 24.08.29 11,693 303 14쪽
13 012화. 삼대장 +23 24.08.28 11,891 307 17쪽
12 011화. 나는 행복합니다 +25 24.08.27 11,940 303 15쪽
11 010화. 백호 등장 +24 24.08.26 11,909 338 17쪽
10 009화. 그냥 제가 치겠습니다 +28 24.08.25 11,893 301 16쪽
9 008화. 주말리그 개막 +18 24.08.24 12,018 298 14쪽
8 007화. 내가 터트려준다고 +19 24.08.23 12,169 285 13쪽
7 006화. 너 진짜 야구 안 할 거야? +12 24.08.22 12,610 265 13쪽
6 005화. 이번 삶은 흥미롭다 +16 24.08.21 13,288 263 14쪽
5 004화. 청진고 야구부 +15 24.08.20 13,886 287 14쪽
4 003화. 인터넷 보고 배웠는데요 +14 24.08.20 14,343 296 16쪽
3 002화. 분노라는 감정 +16 24.08.19 15,450 305 14쪽
2 001화. 그걸 왜 이제 말해주는 건데! +91 24.08.19 17,308 416 20쪽
1 000화. 프롤로그 +19 24.08.19 19,006 29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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