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천재투수가 메이저리그를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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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소년
작품등록일 :
2024.08.18 10:0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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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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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000화. 프롤로그

DUMMY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계를 확인한다.


2027년 3월 7일 오전 6시 30분,


또다시 돌아왔다.


부정하고 싶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열셋, 아니, 열네 번째 맞는 고등학교 1학년의 첫 등교일이다.


이제 곧 방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무뚝뚝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밥 먹어라.”


침대에서 일어나 열다섯 살 소년의 모습을 연기할 준비를 시작한다.


옷을 걸쳐 입고 방을 나서 식탁으로 향한다. 음식을 준비하던 어머니가 나를 보고 싱긋 웃으신다.


화석처럼 굳어진 내 마음이 약간이나마 반응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하지만 잠시뿐이다. 식탁에 앉아 아버지를 바라본다.


“백호, 너 자꾸 사고 칠거면 도장 나오지 마.”


“네.”


“......”


내가 반항할 거라 예상했던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셨다.


하나 둘 셋,


찰싹


“아!”


“싫다는 애 잡아다 억지로 가르치더니, 이제야 좀 재미를 붙였는데 갑자기 나오지 말라고 하면 어떻겠어요? 당신은 애 마음은 조금도 생각 안 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녀석이 몸 건강해지라고 무술을 가르쳐놨더니 자꾸 애들하고 싸우는데 써먹으니까...”


“그게 우리 아들 잘못이에요? 힘없는 애들 괴롭히는 나쁜 놈들 말리다가 싸움 붙고 그런 거잖아요.”


“어허, 자고로 무도인이란...”


“됐으니까 식사나 하세요. 국 식어요.”


입만 열면 무도인의 자세에 대해 강조하는, 앞 뒤 꽉 막히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처럼 보이는 아버지이지만 어머니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나 마찬가지다.


이 끝도 없이 반복되는 회귀가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진짜 열다섯이던 시절의 나는 뭐라고 대답했었을까?


모르겠다. 그런 사소한 기억을 떠올리기에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그렇기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하나뿐이었다.


“안 그래도 도장은 그만 나가려고요.”


“그러니까 당신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우리 아들 더 튼튼해지게 운동이나 잘... 응? 호야, 방금 뭐라고 했어?”


“무술은 더 이상 안 배워도 될 것 같습니다.”


“잠깐, 우리 아들 말투가 왜... 그건 그렇다 치고, 진짜? 너 아빠처럼 무술사범 되고 싶다며?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거야?”


네, 저도 그쪽이 더 재미있긴 한데 그걸로는 이 저주를 끝낼 수가 없어서요, 엄마.


차마 입 밖으로 뱉을 수 없는 말을 삼키고 대신 지금 필요한 대답을 내놓았다.


“걱정 마세요. 운동은 계속 할 거니까요.”


“그래?”


“네, 종목만 좀 바꿔보려고요.”


“뭘로?”


“야구요.”


“야구? 내가 아는 그 야구?”


“네.”


어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셨다. 아버지 역시 놀라셨는지 평소 손도 안대시던 어리굴젓을 입에 넣으셨다가 급하게 싱크대로 달려가셨다.


어릴 때부터 덩치에 안 맞게 몸이 약해 억지로 무술을 가르쳐온 아들이 갑자기 자기 입으로 다른 운동을 한다니 놀랄 수밖에 없겠지. 그것도 생뚱맞은 야구를.


네, 저도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잘 먹었습니다. 저 들어가서 등교준비 할게요.”


“응? 으응, 그래. 아들. 잠깐! 여보, 그거 어리굴젓이야!”


뭇국에 밥을 말아 거의 마시듯 해치우고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그 순간 내 귓가에 누군가의 소름끼치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를 우승시키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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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1화. 그 인터넷이라는 거 나도 좀... +22 24.09.16 5,769 226 18쪽
31 030화.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되거라 +20 24.09.15 6,463 234 14쪽
30 029화. 이대로 돌아가라고? +15 24.09.14 7,127 240 19쪽
29 028화. 못할 일 같은 건 없다 +25 24.09.13 7,425 246 17쪽
28 027화. ...하기 딱 좋은 날씨네 +31 24.09.12 7,639 268 16쪽
27 026화. 피해라 +18 24.09.11 7,790 231 12쪽
26 025화. 애송이들 +24 24.09.10 8,119 236 21쪽
25 024화. 웃고 있는 거 맞지? +20 24.09.09 8,185 250 17쪽
24 023화. 동영상 강의 참조해서... +21 24.09.08 8,375 235 14쪽
23 022화. 구원투수 +12 24.09.07 8,597 217 13쪽
22 021화. 한 번 해보자고 +21 24.09.06 9,006 221 19쪽
21 020화. 박살 +15 24.09.05 9,050 266 16쪽
20 019화. 더! 더! 더! +24 24.09.04 9,121 273 18쪽
19 018화. 약속대로 박살내주지 +23 24.09.03 9,055 242 19쪽
18 017화. 팔꿈치를 붙여야 +16 24.09.02 9,016 259 17쪽
17 016화.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16 24.09.01 9,205 239 17쪽
16 015화. 기대, 그리고 두려움 +25 24.08.31 9,592 245 25쪽
15 014화. 해보려 한다 +23 24.08.30 9,492 235 18쪽
14 013화. 보는 눈의 차이 +26 24.08.29 9,562 244 14쪽
13 012화. 삼대장 +23 24.08.28 9,747 252 17쪽
12 011화. 나는 행복합니다 +24 24.08.27 9,766 247 15쪽
11 010화. 백호 등장 +21 24.08.26 9,764 275 17쪽
10 009화. 그냥 제가 치겠습니다 +27 24.08.25 9,757 234 16쪽
9 008화. 주말리그 개막 +17 24.08.24 9,837 237 14쪽
8 007화. 내가 터트려준다고 +18 24.08.23 9,940 225 13쪽
7 006화. 너 진짜 야구 안 할 거야? +12 24.08.22 10,346 215 13쪽
6 005화. 이번 삶은 흥미롭다 +16 24.08.21 10,903 214 14쪽
5 004화. 청진고 야구부 +15 24.08.20 11,423 229 14쪽
4 003화. 인터넷 보고 배웠는데요 +14 24.08.20 11,817 239 16쪽
3 002화. 분노라는 감정 +15 24.08.19 12,734 248 14쪽
2 001화. 그걸 왜 이제 말해주는 건데! +83 24.08.19 14,266 338 20쪽
» 000화. 프롤로그 +17 24.08.19 15,588 23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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