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천재 화가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림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자론상이
그림/삽화
오후 10시 15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21 12:12
최근연재일 :
2024.09.17 22:1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8,834
추천수 :
984
글자수 :
192,880

작성
24.08.23 12:10
조회
2,122
추천
39
글자
13쪽

비슷한 그림

DUMMY

4화.


딱히 자랑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생에도 그리 좋은 성격은 아니었다.


아닌 걸 아니라고 하고, 이상한 걸 이상하다고 말했다. 좋게보면 솔직한거고 나쁘게 보면 융통성이 없었달까.


하지만 지금도 이런 내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런 성격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화가라면 말이다.


나는 눈 앞에서 두 눈을 끔뻑이면서 내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녀석을 바라봤다.


“조, 종이 낭비라고?”

“왜, 더 설명해줘?”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녀석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흠, 그나마 이상하다는 자각은 있는건가? 아니면 자기가 그린 그림에 애정이 없는걸지도.


이전에 보이던 다른 화가들하고는 다르게 이 녀석은 내 평가를 듣고도 길길이 뛰며 화를 내진 않았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쓰레기’ 혹은 ‘시간 낭비’ 혹은 ‘물감 낭비’ 등 다양한 낭비와 쓰레기로 불리는 순간, 보통 화를 내거나, 변명을 하거나, 내 그림을 공격했으니까.


‘지금 내 그림을 보고 쓰레기라고 한거요? 이 모욕은 절대 잊지 않겠소.’

‘그 말 당장 취소하시게나! 자네는 모를 걸세, 내가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여기 이 부분을 보면—’

‘외람된 말씀이오나, 마르코님의 그림도 썩 볼 만하다고는 안 느껴집니다만. 아직 그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 아니실련지.’


반응은 다양했지만 모두 내 말을 반박하려 들 뿐이었다. 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생각했다.


참, 가소롭기 짝이없다고.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이토록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려서야 되겠나. 본디 자신의 그림에 확신이 있으면 어떤 비난을 들어도 꺾이지 않는 법이다.


“그래도 네가 그린 것 보다는 훨 나은거 같은데······.”


녀석이 손에 들린 종이와 책상 위에 올려진 그림, 즉 내가 방금 정신없이 그려댔던 그림을 번갈아봤다. 눈알이 너무 노골적으로 굴러가는게 보여서 조금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종이 위에 난잡하게 펼쳐져있는 내 그림을 바라봤다. 그리고 녀석의 손에 들려있는 그림도.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그냥 딱 봐도 알 수 있잖아! 솔직히 네가 지금 그린 건 한 시간도 안 걸린 거 아니야?”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명작인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 수준에서는 투자 시간이 곧 성실함이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는 녀석. 나는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리곤 놈의 손에 들린 그림을 뺏어들었다.


찬찬히 그림을 들여다봤다. 부드럽게 휘어진 유선형의 곡선들이 종이 위에서 나풀대며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윽고 사용한 색감들도 익숙하고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확실히 오랜 시간을 투자한 그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역시 산드로의 그림이랑 유사해.’


보면 볼수록 비슷했다. 물론 진짜 산드로가 그렸던 그림에 비해서는 조악하고, 어지러우며, 선의 연결들과 뒤의 색깔까지. 모조리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이 녀석과 비슷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순간적으로 그 그림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이곳에서 이런 느낌을 내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반가운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만, 그러나 이런 그림들에 대한 내 평가는 늘 한결같았다.


“네 그림은 사실적이지 못하고 지나치게 환상적이지.”

“환상적이면 좋은거 아니야?”

“처음에는 좋은 그림처럼 보이지만 보면 볼 수록 난잡하고 마음이 복잡해지니까.”


나는 녀석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부분 부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자세히 보면 채색을 할 때 망설임이 있었고. 아마 색칠을 하는 와중에 마음이 바뀌기라도 했나보지?”

“그, 그랬던가······?”

“이렇게 대책없이 붓질을 놀리는 게 종이 낭비, 아니 쓰레기가 아니고 뭐라는거지?”

“오우······.”


녀석은 할말을 잃은 듯 입을 벌린 채 알 수 없는 감탄만 자아내고 있었다.


‘유지석’이라고 적혀있는 채도가 높은 파랑 바탕 위 새겨진 흰 글씨. 명찰을 바라보며 나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상하군.’


보통은 이정도로 비난을 받으면 반응이 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녀석은 마치 다른 사람의 그림을 이야기하듯,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저 다른 사람의 평가를 듣는 듯한 느낌.


“네 그림 아니구나?”

“헉, 어떻게 알았어?”

“네 반응 보고.”


너무나 순순히 실토해내는 녀석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림 주인도 아닌 녀석이랑 말싸움 할 가치는 없으니까.


유지석은 머쓱한지 이런저런 말을 하며 상황을 모면해보려고 하는 듯 했지만, 이내 그림을 들고 발걸음을 돌리는 나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사실 우리 형이 그려준거긴 한데······.”

“형?”

“아이씨. 너 미술한테 꼰지르면 안된다? 사실 밑그림만 형이 그려준거고 채색은 내가 한거야.”


유지석이 당황한 목소리로 열심히 해명하기 시작했다. 자기 형이 사실 미대를 다니고 있는데, 그냥 한번 대충 손만 봐달라고 한 게 다다. 구상만 좀 도와주고 그런거지 나머지는 내가 다 한거다. 그러니 미술한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열심히 말하는 유지석의 이야기에 나는 그저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제자나 조수들한테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 화가들은 아예 제자에게 다 그리게 한 뒤에 자기 싸인만 새겨놓는 놈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런 경우를 끔찍히 경멸했다.


그에 비하면 이녀석은 밑그림 정도만 손을 봐달라한거니 뭐. 애초에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 그렇게 넘기려는데, 녀석이 그런 내 표정을 보곤 밝은 태도로 다가왔다.


“그나저나 너랑 이야기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긴 한데 확실히 소문은 믿을게 못 되나봐.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녀석인데 말이야.”

“소문?”

“어? 몰랐어? 애들이 너 말 못한다고 하던데? 맨날 그림만 그리는 음침남이라고. 아, 이건 말하면 안되는거였나?”


악의없이 내뱉은 말이었지만, 듣는 내가 편치 않았다. 나는 미간을 좁힌 채 유지석을 바라봤다. 녀석은 그림을 들고 있었을 때보다 더 당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너 말하는 거 본 적 없다고 애들이 그러길래 진짜인가 싶었지.”

“.......”

“근데 아까 또 와다다다 쏟아내는 걸 보니까 아, 역시 소문은 소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야. 딱히 나쁜 의도는 없었어.”


열심히 횡설수설하며 해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말 없이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그리고 손바닥을 펼쳐서 빤히 바라보았다.


이렇게 된 이상 좋든, 싫든 이성혁의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정작 이성혁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지금까지 정보를 종합해봐야 ‘정신과 약’을 먹는 ‘음침'한 학생 정도.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정보들이 있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터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 아직도 열심히 말하고 있는 유지석을 바라보았다.


“왜, 왜 쳐다 봐?”

“너 나랑 친해?.”

“아니?”

“그럼 나에 대해 알아?”

“그, 그게······.조금? 진짜 거의 모르는 수준이긴 한데, 애들이 막 말하던 거 정도 엿들은 게 다야.”


유지석이 마른침을 삼키며 나를 바라봤다. 딱히 혼내려고 한 말은 아닌데, 겁에 질린 게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내려앉혔다.


이성혁에 대해 모른다면, 이제부터 알아가면 된다. 아니 그래야한다.


이렇게 된거 이 세계에 적응을 해야하고, 어차피 해야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적응하는게 좋을테니까.


‘화가에게 중요한 건 적응력이야. 변해가는 유행에 빠르게 적응해서 그림을 그려내야하지.’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하는 것. 꽃이 유행하는 시기엔 꽃을 빠르게 그려냈고, 구름이 유행하고, 산이 유행하고, 인물 초상화가 유행할 때마다 나는 빠르게 그 변화에 발맞추어 그림을 그려왔다. 그래야 돈벌이가 되었으니까.


‘......물론 다시 내 몸으로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미 내 몸은 흙이 되어 사라져있을거라고. 500년이나 더 지난 지금 시점에서 ‘마르코 델 피오레’라는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거란 건 상식으로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분하지만 내가 살아있을 수 있는 방법은 이 몸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의자를 끌고 유지석의 앞에 앉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낯빛이 하얗게 질린 녀석이 두 눈을 끔뻑였다.


“아는 거 다 말해줘.”

“별거 없는데······”

“괜찮으니까 다 말해.”


물론 이성혁이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유리하니까.


그리고 사실 이성혁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던 간에 앞으로 내가 할 행동은 정해져있었다.



*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네.”


학교가 끝나고, 몸이 기억하는 대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기억 속에 있는 위치를 따라가니 이성혁의 집. 즉 이제부터 내가 생활하게 될 장소가 나타났다.


나는 높이를 가늠조차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높게 세워진 건물을 바라보았다.


이곳이 이성혁의 집.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고 한 들, 이렇게나 발전하게 되다니······.”


이곳으로 오는 길 조차도 순탄치 않았다. 이성혁이 늘 타던 기다란 박스, 기억에 의하면 ‘버스'라고 불리는 것에 몸을 싣고 어색하게 나마 네모난 나무판처럼 생긴 것을 또다른 박스 위에다 찍고, 당연하다는 듯히 기다란 박스 안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 바깥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곳에 왔다.


‘500년의 세월동안 인간은 이렇게 변하다니.’


눈 안으로 들어오는 풍경들을 모조리 뇌에 각인했다. 처음 보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처음 보는 옷, 처음 보는 머리 스타일, 처음 보는 외형의 사람들······. 그 밖에도 건물 양식을 비롯해 눈에 들어오고 느껴지는 모든 경험들이 새롭다 못해 일정 자극을 초과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며 든 생각은 하나.


“......당장 뭐라도 좋으니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아파트라 불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성혁의 기억, 아니 이제는 내 기억이라고 불러야 할 그 기억들에 의존하며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리링, 하는 익숙한 도어락 소리와 함께 문을 열었고,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엉망이군.”


정리정돈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는 모습에 나는 무심코 인상을 써버렸다. 평소에도 깔끔을 떤다는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한 소리 듣던 성격이었기에······이렇게 무질서한 모습은 딱 질색이었다.


한껏 미간에 힘을 준 채로 안으로 들어갔다. 무엇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었지만, 일단 청소는 다음으로 미룬 채 정보가 될 만한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봤다. 책상 위에는 녀석이 썼던 거로 추정되는 스케치북이 놓여있었지만 그냥 반대쪽으로 밀어놨다.


딸칵,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분명 처음 보는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이 몸은 이걸 어떻게 써야하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가 된다는 건, 그 사람의 기억을 원하든 원치않든 떠안고 살아가야한다는 뜻이니까.


“그래도 이곳에 적응하긴 쉽겠어.”


유지석이 준 정보는 나름 쏠쏠했다. 아는게 별로 없다는 녀석의 말과 다르게 녀석은 나에 대한 소문이나 일들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그 내용들 중 정상적인 건 거의 없었지만.


“원래 예술가들 중에는 미친놈들이 많은 법이지.”


나는 적당히 그러려니 하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성혁의 기억에 의하면 이 인터넷인가 하는거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


무엇을 가장 먼저 검색해볼까, 대한민국에 대해서? 아니면 내 고향 피렌체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러나 나는 한참을 고민 끝에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리고 긴장한 낯빛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Marco del Fiore]


내 이름이었다. 이성혁이 아닌 생전 내 진짜 이름.


후, 짧게 심호흡을 한 뒤, 검색 버튼을 눌렀다.


“.......”


그리고 그 아래에 뜨는 글들을 나는 말없이 쳐다봤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마우스 휠을 내렸지만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그런가.”


멍한 표정을 지은 채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르네상스 천재 화가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일반고 미술 천재가 되었다 → 르네상스 천재 화가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림 24.09.13 24 0 -
공지 연재시간 안내: 오후 10시 15분 24.09.03 790 0 -
29 후회하지 않는 그림 NEW +1 7시간 전 166 9 13쪽
28 완벽한 그림과 강렬한 그림 +4 24.09.16 403 17 14쪽
27 마음을 살리는 그림 +3 24.09.15 509 22 15쪽
26 그림 잘 그린다는 소리 +1 24.09.14 569 20 14쪽
25 안 팔리는 그림 +1 24.09.13 604 22 14쪽
24 텅 빈 그림 +1 24.09.12 691 20 13쪽
23 인정하기 싫은 그림 +2 24.09.11 749 21 17쪽
22 이딴게......그림? +1 24.09.10 794 28 12쪽
21 어긋난 그림 +1 24.09.09 850 27 16쪽
20 잊혀진 그림 +3 24.09.08 939 34 16쪽
19 모두를 감동시키는 그림 +1 24.09.07 1,002 38 14쪽
18 이딴 그림 +1 24.09.06 1,032 31 15쪽
17 전세계로 퍼진 그림 +5 24.09.05 1,125 37 15쪽
16 아득하고 모호한 그림 +1 24.09.04 1,225 40 20쪽
15 애들 장난 수준 그림 +3 24.09.03 1,288 38 15쪽
14 낙서도 그림 +4 24.09.02 1,467 42 18쪽
13 더 비싼 그림 +3 24.09.01 1,510 35 13쪽
12 보이는 게 전부인 그림 +4 24.08.31 1,524 39 13쪽
11 괴물같은 그림 +2 24.08.30 1,558 36 15쪽
10 수채화 그림 +1 24.08.29 1,588 47 14쪽
9 비싸질 그림 +4 24.08.28 1,620 43 16쪽
8 천재의 그림 +2 24.08.27 1,622 40 13쪽
7 옳은 그림 +4 24.08.26 1,666 45 13쪽
6 비싼 그림 +2 24.08.25 1,874 38 16쪽
5 개쩌는 그림 +5 24.08.24 1,922 41 13쪽
» 비슷한 그림 +1 24.08.23 2,123 39 13쪽
3 이상한 그림 +4 24.08.22 2,315 45 14쪽
2 첫번째 그림 +2 24.08.21 2,585 4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