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천재 화가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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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론상이
그림/삽화
오후 10시 15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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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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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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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그림

DUMMY

21화.


“요즘 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는거냐.”


낮은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려퍼졌다. 안그래도 큰 집에 가구는 별로 없었기에 목소리는 오래도록 울렸다.


이 남자가 이성혁의 아버지인가.


굳이 이성혁의 기억이 아니었더라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이성혁과 눈 앞의 남자는 비슷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나마 전체적으로 매섭게 생겼지만 눈꼬리가 내려간 이성혁과 다르게 눈 앞의 남자는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나는 천천히 남자를 바라보다가 이내 그의 손에 시선이 멈췄다. 그의 손에는 그림이 들려있었다. 이성혁이 그렸었던 그림들이었다.


“한번만 더 이딴 그림들을 그리면,“


찌이이익-


그 순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종이가 반으로 찢어졌다. 그리고 한번 더, 거기서 한번 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종이를 찢었다. 정적 속 마치 살을 베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갈기갈기 찢겨 바닥 위로 떨어지는 종이는 더이상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찢어버린다고 했을텐데.“

”.......”


웃음기따위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남자. 장난으로 하는 행동 따위가 아니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분명한 적의가 담겨있었으니까.


바닥에 눈처럼 흩뿌려져있는 그림 파편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하.“

”웃어?“


그러나 남자의 말에도 웃음이 멈추지가 않았다. 남자가 종이를 찢는 그 모습에 전생의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기에.


‘이 귀신 들린 놈! 하루 종일 종이만 붙들고 이게 대체 뭐하는 짓거리냐!’

‘이 놈의 그림! 죄다 불태워버려야 해!’


머릿속에서 전생의 기억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이성혁의 그림처럼 갈기갈기 찢어진 내 그림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이번에도 평탄하게 흘러가지는 않겠구나—.


”부모를 아주 우습게보는구나.“


남자는 금방이라도 폭발해버릴 것 같은 화를 꾹 참는 듯, 굳은 표정으로 내 앞에 섰다.


”나가라.“

”.......“

”이딴 저급한 그림을 그리려거든,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고!”

“네.”


예상치못한 내 대답에 남자의 목소리가 흐트러졌다.


“......뭐?”

”나가겠습니다.“


또박또박, 한글자, 한글자에 힘을 주어 말했다. 단호하게 말하는 내 모습에 남자의 얼굴 근육이 경련하듯 움찔거렸다.


이성혁이 생전에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다.


그림이 전부인 나에게,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차라리 죽으라고 하는게 나았다.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남자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얼굴은 굳어있지만 미세하게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내게 이런 일은 익숙했다. 이미 나는 한차례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있었으니까.


그날도 결국 집을 나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곧장 피렌체로 떠났다. 그리고 스승님을 만나 그의 밑에서 잡일도 하고 그림을 배웠다.


덤덤하게 가출 선언을 한 나를 보며 남자가 가소롭다는 듯이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무섭구나. 점점 갈수록 네 엄마를 닮아가니.“

”......어머니요?“

”그림을 그리겠다고 집도, 가족도 버리고 떠나버린 네 엄마 말이다.“


남자는 입꼬리를 비틀며 웃었다.


”어쩜 이렇게 모자가 나란히 무책임한지.......“


말 끝에는 비소가 깃들어있었다.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불쾌했다.


”원하는 걸 하겠다고. 그래.......네가 원하는 게 그림이라면 더는 말릴 수 없겠지.“

”.......“

”마음대로 하거라. 멋대로 구는 자식에게 아쉬움 따윈 없으니.“


마치 포기한 듯한 그 말투가 적잖이 거슬렸다.


나는 이성혁에 대해서도, 그의 집안 사정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거라고는 이성혁이 그림 그리는 걸 반대한다는 것, 그리고.......


”네 엄마처럼 그림만 그리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어차피 정신병도 유전병이니 내가 어찌 할 수 없을테니.“


이성혁의 모친이 화가였다는 것.


그녀는 그림을 그렸고, 미쳤고, 입원했다가, 행방불명됐다.


그 일은 이성혁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는 기억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남자는 한숨을 내쉬더니 그대로 나를 지나쳤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 전, 그는 잠깐 문고리를 잡고 있다가 이내 밖으로 나갔다.


쾅—


문이 닫힘과 동시에 방 안이 울려퍼졌다. 고요하게 퍼지는 소리는 잔상처럼 계속 남아있었다.


......콩가루 집안이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현관문을 쳐다봤다가 고개를 돌려 바닥을 바라보았다. 바닥에는 이성혁이 그린 그림들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일부러 다 꺼낸건가? 물론 집 청소를 따로 한 적이 없었기에 어질러진 상태이긴 했지만, 이정도로 그림만 꺼내둔 적은 없었다.


그 중에는 처음 보는 그림들도 몇개 있었다. 나는 몸을 쪼그려 앉아 그림들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흠.......“


겉보기에는 평범한 나무 그림이었다. 하지만 가지가 제멋대로 구부러져있었다. 보통은 하늘을 보고 뻗어있는게 일반적인데 이 나무의 줄기는 바닥을 향해 이리저리 뒤틀려있었다.


심지어 나무의 색깔도 갈색이 아닌, 검은색. 나뭇잎들도 각양각색의 색들로 뒤덮여있었다.


”누가 보면 어린애가 그린 그림인 줄 알겠군.“


그만큼 제멋대로고, 비상식적이면서—


—어긋나있었다.


불쾌하다. 아니 불편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이리저리 산란되는 느낌.


나는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이 그림을 보고 느낀 감정을 떨쳐내고 싶었다. 원래의 상태로 돌아온 나는 바닥에 깔린 그림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비록 내 그림에 비하면 하찮고 조잡하기 짝이 없는 그림들이었지만......그림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게 느껴졌다.


나는 갈갈이 찢겨진 그림을 바라보았다. 한때는 하나의 그림이었던 작품은 이제 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나는 말없이 파편이 된 그림 조각들을 모았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하게 모양을 맞춰가면서.


”.......“


그림 속에는 어떤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이성혁의 모친이었다.


“......형편없는 그림이군.”


눈, 코, 입의 위치가 미묘하게 비틀려있었다.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아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졌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초상화라. 마음같아서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이건 내 그림이 아니라 이성혁의 그림이니까.


적어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존중해 줄 필요가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림을 복원할 만한 도구를 찾았다. 테이프나 풀 따위를 찾을 수 없었기에, 나는 미간을 좁혔다.


”어떻게 해야......아.“


그때 거실 한 가운데 걸려 있는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대통령 표창장]


흠, 나는 천천히 표창장을 읽었다. 대충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청운 건설 대표 이종환]


남자의 이름인가. 나는 표창장과 그림을 번갈아봤다.


액자는 하나. 종이는 둘.


어떤게 액자에 들어가야 좋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달칵, 소리와 함께 액자를 열었다. 나는 그 표창장을 꺼내고 그 자리에 이성혁의 모친 그림을 조심스레 옮겼다.


얇은 유리판으로 밀착시키니 다행히 그림 조각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완벽하게 처리한 뒤, 나는 액자 속에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이성혁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외모. 그러나 눈매가 내려간 부분은 확실히 비슷했다. 그렇게 액자를 다시 벽에 걸어놓았다.


”분명 빈 가방이 여기에......찾았다.“


나는 정리해둔 그림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옷장 안에 있던 빈 가방을 들고 나왔다.


가방이 꽤 큰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가 다 안들어갔다. 4절지 크기는 둘둘 말아 고무줄로 고정했다. 가방에 넣을 수 있는 것만 최대한 넣은 후 나머지 종이들은 옷장 안에 뒀다.


이성혁의 방은 넓은 집에 비하면 단촐한 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방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침대 밑에 가방을 밀어넣었다.


“뭐, 여기면 안 들키겠지.”


분명 그림을 버리지 않고 치워둔 걸 보면 또 길길이 날뛸게 뻔했다. 어쩌면 정말 모든 그림을 다 찢어버릴 수도 있고.


그렇게 되는 건 막고 싶었기에 나는 최대한 그림을 안보이는 곳에 치워두었다. 이성혁이 본다면 안타까워할 일이지만, 적어도 그림이 훼손되는 건 막아야했으니까.


털썩, 소리를 내며 나는 침대에 앉았다. 이윽고 쏟아지는 피로감에 저도 모르게 몸을 눕혔다. 하얀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의 하루 하루를 점으로 표현하면......이렇게 빼곡한 종이 위에 점이 찍히는 것처럼 보일거라고요.’

‘보이지 않는 걸 그리려는 사람도 있는거니까요.’

‘그래도 이 그림 보고 감동을 받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거면 충분해요.’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오후에 봤던 이하석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깟 점들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니, 어떻게 생겨먹은 미학관인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어쩌면 별일 아닌거에도 쉽게 감동을 받는 사람들일 수도 있을터.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미술이 아니다. 예술이 아니다.

그냥 말장난일 뿐이다. 순진한 사람들을 꼬드기는 말장난.


그렇게 나는 눈을 감았다. 밤새도록 그때 봤던 점 그림이 잔상처럼 아른거렸다.



*



그로부터 삼 일이 흘렀다. 이럴거면 집을 나가라는 말과 다르게 이성혁의 부친, 이종환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뭐, 대통령한테 상을 받을 정도면 그만큼 바쁜 사람이겠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정말로 무심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혁아, 어떠니?”

“음.......”


이른 아침, 미술실. 이성화는 두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모니터에 띄워둔 채로 한장씩 내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다.


참고로 그동안 나는 꽤 성실하게 학교에 가고 있었다. 미술 교사 이성화와 본격적으로 그림을 의논하기로 했기에.


[오늘 올 수 있죠? 마지막 점검이에요.]


그때, 서한미로부터 문자가 왔다.


신인작가전도 순항중이었다. 물론 한 줄도 안되는 간단한 작품 설명을 읽은 서한미가 계속 귀찮게 하는 일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덧붙일 말도 없었다.


괜히 덧붙여서 내 그림을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조만간 방송사 쪽에서 연락이 갈거에요. 인터뷰는 꼭 저 있을때 하고요. 알았죠?]


다른 건 몰라도 인터뷰는 꼭 같이 해야한다며 강조하는 서한미. 나는 간단하게 답장을 보낸 뒤, 이성화를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열정 가득한 눈으로 모니터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을 하나씩 띄우기 시작했다.


“[해바라기]는 어때? 다른 그림에 비해 색감이 단순한 편이고, 무엇보다 유명한 작품이니까 그리는 재미도 있을거야!”

“단순하다라.......”


모니터 속 [해바라기]는 확실히 사용된 색이 적어보였다. 전체적으로 노란색과 주황색 계열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작품들일수록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었다.


비슷한 색들이 함께 있는 경우 그 사이에 있는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야 했으니까.


“한 20가지 노란색을 만들어내면 되겠네요. 단순하게.”

“그, 그럼 이건 어때? [별이 빛나는 밤]이라고 고흐의 대표작품인데—”

“싫어요.”


망설임도 없이 딱 잘라 말하자, 이성화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별이 빛나는 밤]. 이성화가 처음 내게 보여주었던 그림이기도 했다. 한쪽 구석에는 달이 있고, 아래에는 도시의 풍경이, 그리고 왼쪽에는 검은색 탑이.


“왜......?”

“보는 동안 정신병 걸릴 것 같거든요. 보는 내내 마음이 심란하고요. 그리고 옆에 그려진 저 탑. 불길해요.”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물론 그 설명의 대부분이 내 주관이긴 했지만, 애초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나다. 나는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만 그린다. 적어도 선택지가 있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탑이 아니라 나무인데......알았어. 그럼 다른 그림 보자!“


애써 웃으며 그림을 넘기는 이성화.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림들을 봤다.


빈센트 반 고흐. 전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화가이자, 생전에 자기 귀를 잘라먹은 정신병자.


그의 그림에는 개성이 너무 강했다. 내가 싫어하는 느낌과 생각이 가득가득 담겨져있는 그림이었다.


차라리 추상화는 그 형태가 괴랄맞기라도 했지만, 그의 그림은 마치 그가 보는 세계는 이런 것만 같아서 더 불쾌했다.


그가 보는 세상이 이렇다는 뜻이었으니까.


”그, 그림이 좀 많지?“


연신 무뚝뚝한 표정으로 있으니, 이성화가 멋쩍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몇개만 가지고 올까 하다가 워낙 좋은 작품이 많아서.......고흐가 화가로서 본격적으로 그린 기간은 10년정도라고 해. 그동안 약 2천장의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져있고.”

“10년동안 2천장이라.......”

“스케치하고 구상하는 것까지 따지면 매일 그림을 그린 셈이야. 그런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가 그가 정신병을 앓고 있어서 가능했다라는 설도 있어.”


동시에 화면에 띄워지는 남자의 그림. 파이프를 입에 문 채,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왼쪽 귀는 붕대로 감겨있었다.


정신병이라, 매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야 나쁘지 않을지도.


그림을 그리는 건 생각보다 정신력이 어마어마하게 소요되는 일이니 말이다.


흥미롭게 듣고 있는 가운데, 이성화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결국 37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

“그런 스토리를 생각하면 성혁이가 느낀 게 틀렸다고 볼 순 없다고 봐. 애초에 어떤 그림이든 간에 그에 대한 해석은 감상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는거니까.”


고흐의 자화상을 한참동안 빤히 쳐다보던 이성화는 다시금 밝은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봤다.


“그럼 일단은 이 정도로 하고, 방과후에 더 고민해보는걸로 하자.”

“네.”

”아, 그리고 방과후에 남아서 그림그리는 거 말인데, 차라리 동아리를 만들면 어떨까?“

“동아리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게 이미 미술 동아리 소속이다. 여기서 뭘 더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학교 시간내에 하는 정규 동아리고, 지금 말한 건 자율 동아리.”

“뭐가 달라요?”

“자율 동아리는 방과후에 하는거라서 야자도 합법적으로 뺄 수 있고, 무엇보다 늦게까지 미술실 사용이 가능해.”


오......나는 흥미롭다는 듯이 경청했다. 그도 그럴게 전생에 개인 작업실이 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그림을 그릴만한 공간이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그리고 싶었지만, 언제 또 처들어와서 그림을 찢어놓고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언제부터 할 수 있는데요?”

“음, 그게 사실 아직 인원이 없어서 적어도 5명은 모여야 하거든.”

“지금 몇 명 모였는데요?”


내 말에 이성화가 멋쩍다는 듯이 뒷통수를 긁적였다.


어찌되었든 이건 기회였다. 앞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작업실은 필수. 정식으로 그림을 판 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임시로라도 쓸 곳이 필요했다.


더군다가 이곳이라면 재료도 풍족하니, 아쉬울 게 없었고.


“없어.”

“?”

“사실 말은 해봤는데 애들이 별로 관심이 없어서.......하하.”


혹시 성혁이가 구해볼래?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이성화의 모습에 잠시 숨을 골랐다.


사람을 모으는 것과 작업실을 구하는 것.


“......구해올게요.”


작업실을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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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후회하지 않는 그림 NEW +1 7시간 전 167 9 13쪽
28 완벽한 그림과 강렬한 그림 +4 24.09.16 403 17 14쪽
27 마음을 살리는 그림 +3 24.09.15 509 22 15쪽
26 그림 잘 그린다는 소리 +1 24.09.14 569 20 14쪽
25 안 팔리는 그림 +1 24.09.13 604 22 14쪽
24 텅 빈 그림 +1 24.09.12 691 20 13쪽
23 인정하기 싫은 그림 +2 24.09.11 749 21 17쪽
22 이딴게......그림? +1 24.09.10 794 28 12쪽
» 어긋난 그림 +1 24.09.09 851 27 16쪽
20 잊혀진 그림 +3 24.09.08 939 34 16쪽
19 모두를 감동시키는 그림 +1 24.09.07 1,002 38 14쪽
18 이딴 그림 +1 24.09.06 1,032 31 15쪽
17 전세계로 퍼진 그림 +5 24.09.05 1,125 37 15쪽
16 아득하고 모호한 그림 +1 24.09.04 1,226 40 20쪽
15 애들 장난 수준 그림 +3 24.09.03 1,289 38 15쪽
14 낙서도 그림 +4 24.09.02 1,468 42 18쪽
13 더 비싼 그림 +3 24.09.01 1,510 35 13쪽
12 보이는 게 전부인 그림 +4 24.08.31 1,525 39 13쪽
11 괴물같은 그림 +2 24.08.30 1,558 36 15쪽
10 수채화 그림 +1 24.08.29 1,588 47 14쪽
9 비싸질 그림 +4 24.08.28 1,621 43 16쪽
8 천재의 그림 +2 24.08.27 1,622 40 13쪽
7 옳은 그림 +4 24.08.26 1,666 45 13쪽
6 비싼 그림 +2 24.08.25 1,875 38 16쪽
5 개쩌는 그림 +5 24.08.24 1,922 41 13쪽
4 비슷한 그림 +1 24.08.23 2,123 39 13쪽
3 이상한 그림 +4 24.08.22 2,315 4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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