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룡의 강호평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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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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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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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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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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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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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산룡채(山龍寨)

DUMMY

상당한 고수임을 느낀 산룡이 물었다.

“구대랑의 주루입니까?”

“그래요”

“안에서 마실 수 있습니까?”

“어머!”


고수들이 있는 탁자들에서 삼십대 넷이 일어서고 있었다.


구대랑이 환하게 웃었다.

“책임질 수 있어요?”

“무엇을 말입니까?”

“호호호 좋다 말았네.”


일어섰던 고수들이 다시 앉았다.


“칠년 전만해도 안에서 마시고 싶다는 것은 나와 밤을 같이 하고 싶다는 의미였어요. 이를 통해 한 사람을 택했죠.”


그녀가 미소 지으며 이어갔다.


“오 개월 전에 팔자가 사나워 과부가 된 동생이 찾아왔어요. 재혼을 권했더니 골라달라고 하여 며칠을 선보이고는 살기를 원하면 안에서 마시고 싶다는 말을 하게 했어요. 고르기 위해서였죠.”


“아직 고르지 못했군요.”

“그래요.”

“대랑과 대화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름을 말해줘요.”

“전호입니다.”

“어머! 그분의 아들이구나. 다섯 살 때에 보았는데 아유! 그분보다 더 멋있네. 들어가서 얘기하자.”


고수들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대랑!”

“대화하려는 것뿐이야.”


대랑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어 따라서 올라가 한 방에 들어갔다.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무엇을 알고 싶나요?”

“옛 구가채에 있던 구십오입니다.”

“어떤 관계인가요?”

“여섯 살 때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알려줄 것이니 부탁하나 들어줘요.”


“무슨 부탁인지요.”

“구십오를 찾고 다시 오면 말해줄게요.”


“알겠습니다.”

“자고 아침에 가요.”

“괜찮겠습니까?”

“이곳에서는 나를 못 건드려요.”


“궁금한 것을 물어도 되겠습니까?”

“이곳에 있는 이유가 궁금한가요?”

“예”

“원수 때문이에요. 더 이상 묻지 말아요.”

“예”

“몇 살이에요?”

“열아홉입니다.”

“석반을 차릴 것이니 동생과 함께 해요. 그 후에 말해줄 게요.”


“예”


일각 정도 후

방에서 그녀의 동생과 함께 마주 앉아 석반을 했다.


이십대 중반정도에 상당한 미모였고, 공력도 상당했다. 심윤에게는 못 미치지만 양기훈과는 비슷할 것 같았다.


식사 후에야 입을 뗐다.

“진미연이에요. 초절정인가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산채에서 한 분이 왔다 갔어요.”

“아직 실전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조심해야 되겠군요. 첫 싸움에 허무하게 당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들었어요.”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석반을 마치니

구대랑이 차를 가지고 들어왔고, 진미연은 그릇들을 챙겨서 나갔다.


“양기훈이 와 부탁하여 미리 알아봤어요. 구십오는 구가채가 무너진 후에 봉황채에 몸담았다가 진강으로 갔어요. 일 년 전에 조선인 고수가 세운 산채에 몸담았고요.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산채예요.”


“어디인지 아십니까?”

“알고 있는 자를 붙여줄게요.”

“감사합니다.”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해요.”

“자세히 말해주십시오.”


“인접해 있는 요가채에 새 두령이 들어섰어요. 그 새 두령이 주변에 있는 산채들을 집어삼켜 확장하려고 해요. 며칠 전에 들어온 정보이니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어요.”


“반항하지 않는 자는 죽이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지 않습니까?”


“새로 들어 온 자들은 지키지 않아요. 복종하고 수하가 되지 않으면 다 죽일 수 있어요.”


“동이 튼 직후에 출발할 수 있을까요?”

“준비시킬게요.”

“감사합니다.”


다음날 동이 틀 무렵에 구대랑이 만들어 준 것들을 받아가지고 나왔다. 전각을 나오니 볼품없는 외모를 지닌 왜소한 체구의 삼십대가 다가왔다.


“노삼입니다.”

“안내해 주십시오.”

“서둘러야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따라갈 것이니 먼저 가십시오,”

“예”


노삼이 출발했다.

빠르게 걸어 복문을 나온 노삼은 개주 쪽으로 한동안 가다가 좌편의 길에 들어섰다.


내공이 있기는 하였지만 이류에 불과한데도 걸음이 무척 빨랐다. 길 또한 잘 아는 지 망설이지 않았다. 조반 또한 걸으면서 했다.


해가 중천에 이를 즈음에 강에 도착했다.

“나를 옆구리에 끼고 넘어 주십시오.”


혹시 몰라 나뭇가지 하나를 꺾은 다음에 노삼을 옆구리에 끼고는 솟구쳤다. 나뭇가지를 던지지 않고도 건너편에 이를 수 있었다.


내려놓으니 노삼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대단하시군요.”


다시 출발했고, 요기하며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지에 들어섰다. 산들 사이로 한동안 가고는 산에 올라 이동했다.


아직 해가 있을 때에 등성이에 이르렀다. 노삼이 반대쪽 등성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래입니다. 혹시 모르니 먼저 가십시오.”


“알겠습니다.”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골짜기에 내려서니 싸우는 소리가 들려와 공력을 더욱 끌어올려 달렸다.


등성이에 다시 올라 내려다보니 싸움이 그쳤고, 일곱이 쓰러져 있었다. 열다섯 정도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공중으로 솟구쳐서 내려가니 음성이 들려왔다.


“나에게 복종하겠느냐?”

“떠나게 해주시오.”

“너희들은 나의 전리품이다.”

“떠나고 싶으면 잡지 않는 것이 이곳의 불문율이오.”


“저놈을 베어라!”


하나가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본 산룡이 공중에서 소리쳤다.


“멈춰라!”


모두의 시선이 산룡이 떨어져 내리는 쪽으로 향했고, 산룡이 나무를 딛고 다시 솟구쳐 무릎을 꿇고 있는 자들 앞에 내려섰다.


앞으로 나왔던 자가 슬금슬금 물러섰고, 피가 묻어 있는 큰 칼로 땅을 짚고 있던 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누구냐?”


산룡이 대답하지 않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구십오를 돌아보며 말했다.


“기억하시겠습니까? 십이 년 전에 구해주시고 손대랑의 집에 갈 수 있게 해주셨지요.”


구십오의 눈이 커졌다.

“그 꼬마!”

“예”


“이놈!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산룡이 몸을 돌리고는 검을 뽑았다.

“모두 들어라. 너희 두령을 벨 것이니 나서지 마라. 나서는 자는 모두 죽일 것이다.”


그리고는 걸어 나갔다.


칼로 땅을 짚고 있는 자의 뒤에 있던 둘이 칼을 든 채 앞으로 나왔고, 놈이 소리쳤다.


“죽여 버려!”


두 놈이 달려들었고

산룡이 오른쪽으로 오는 놈에게로 미끄러졌다. 놈이 베어왔지만 허공이었고, 산룡의 검이 복부를 가르고 있었다.


“흐윽”


산룡은 쓰러지는 자를 보지 않고 칼로 땅을 짚고 있던 놈에게로 번뜩였다.


놈이 칼을 세우며 베어와 막았다.;


“챙”


놈이 휘청거렸고,

산룡이 망설이지 않고 목을 베어버렸다.


잘라진 목에서 피가 솟구쳤고, 땅에 떨어지는 목에서도 피가 품어져 나왔다.


산룡은 보고 싶지 않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뒤에서 함성이 들려왔고, 앞에서는 우르르 도망치고 있었다. 진한 피비린내와 함께 욕지기가 나왔지만 입술을 깨물고 참았다.


멀어지는 것을 본 산룡이 침혹한 모습을 보기 싫어 몸을 돌렸다.


구십오가 다가왔다.

“처음이었는가?”

“예”

“어떻게 알고 왔는가?”

“산을 내려오면서 며칠 있던 집에 가보았더니 구가채가 무너졌다고 하더군요. 지인을 통해 탕참의 구대랑을 소개받아 알 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 발 늦었군요.”


그때

구십오를 제외한 모두가 무릎을 꿇고는 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의 두령이 되어주십시오.”


난처해진 산룡이 재빨리 말했다.

“시체부터 치우고 정리하십시오,”


모두가 일어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노삼도 내려오고 있었다.


다 묻고 정리한 후에 모두가 무릎을 꿇었고, 집안에 있던 여인들 다섯까지 나와 무릎을 꿇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도 셋이었고, 둘은 배가 불러 있었다.


구십오가 말했다.

“사년 전에 스물아홉 살이 된 두령이 이 산채를 세웠네. 이 깊은 곳에 세운 것은 주변의 산채들과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였다네.”


“때문에 수하들이 가정을 꾸리기 원하였고, 집들도 목채가 아닌 일반 집처럼 세운 거네. 작년에는 해주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자들을 데려와 저 이층 전각을 지었지. 자신도 가정을 꾸미고 싶어서였네. 나는 그때에 합류했네.”


구십오의 눈가가 축축해졌다.

“처음에는 지역 안에 사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고 하였네. 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모여들어 산골짜기들을 일군 거지. 어느 정도가 되니 요가채를 무너뜨린 자가 탐을 낸 거네.”


그리고는 구십오도 무릎을 꿇었다.


“우리 좀 지켜주십시오.”


이어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복창하였다.


간절한 눈빛들을 본 산룡이 말했다.

“모두 일어나십시오. 나 혼자 결정하지 못하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지인들과 상의하겠습니다.”


차례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산룡이 노삼에게 말했다.

“며칠 없어도 괜찮을까요?”

“두령과 부 두령을 베었으니 당분간은 문제없습니다.”


“혼자 돌아가시겠습니까?”

“산이 깊으니 헤맬 수 있습니다. 한동안 같이 다니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구십오가 약간 위에 있는 이층전각으로 안내했다. 아래에는 열두 채가 옹기종기 있어 산채가 아닌 작은 마을 같았다.


다음날 아침에 출발해 어두워질 무렵에 산중에 있는 목채에 이르렀다.


석반 후

산룡은 수련하는 동생들을 제외한 모두와 밖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말했다.


추명객이 복산에게 물었다.

“자네 생각을 말해보게.”

“가서 괜찮으면 모두가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심윤과 함께 가서 결정하게.”

“예”


이튿날 아침

산룡은 복산, 심윤, 노삼과 함께 출발해 미시 중반(오후 2시) 정도에 도착했다.


복산과 심윤이 미소 지었다.

“좋구나! 이곳으로 옮겨와야겠다.”


사흘 후에 모두가 옮겨왔다.


이날 밤

복산이 산룡에게 말했다.

“네가 두령이 되어 저들을 안심 시켜야 한다. 내후년이면 중원으로 갈 것이니 그때까지만 맡아라.”


“예, 이쪽에 산채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요.”


“힘의 공백 지대이기 때문이다. 요서와 요동은 북원의 세력과 맞닿은 국경선이 아주 길다. 여진족 또한 감시 해야 하고, 가장 풍요로운 해주 이남도 지켜야 한다. 그러니 군대를 배치할 여력이 없다.”


“조선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 또한 압록강을 넘지 않고 있어 무법지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이튿날 조반 후

모두를 모아 놓고 말하니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하나가 물었다.

“우리 채의 이름이 무엇인지요?”

“내 이름을 따 산룡채로 부르십시오.”


모두가 크게 대답했다.


복산이 말했다.

“탕참에 가서 진미연을 데리고 와라. 구대랑이 데려가 달라고 할 거다.”


“예”


구십오에게 말하니

그가 말했다.

“진강에도 갔다 와야 합니다. 함께 있던 친구들이 있고 가정을 꾸미고 싶어 합니다. 나 또한 조선에 함께 살기로 한 과부가 있습니다.”


“일단 갔다 오겠습니다.”

“진강에 가있겠습니다.”

“예”


노삼이 말했다.

“나는 여기에 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아침에 들어가십시오.”

“예”


산채를 나와 빠르게 이동한 산룡은 탕참과 가까운 산중에서 노숙했다.


동이 틀 무렵에 출발하여 전각에 들어서니 구대랑이 미소 지으며 내려왔다.


함께 이 층으로 올라가며 물었다.

“어찌 되었어요?”

“싸움이 끝나고 있을 때에 도착했습니다. 두령을 비롯한 핵심 다섯은 모두 당했습니다.”


“요가채의 새 두령과 부두령이 당했다는 소리는 들었어요.”


“모두가 산채로 옮겨왔습니다.”


“복산에게 들었죠?”

“예”


진미연과 같이 조반을 했다.

“이곳을 떠나면 죽이려 들거나 쫓는 자들이 있을 거예요.”


“원수들입니까?”

“그래요. 노리면 죽여야만 해요. 언니를 내버려두는 것은 우리 가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카 때문이에요. 수련 중인데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요.”


“뿌리를 뽑으려는 거군요.”

“그래요. 우리 가문은 대대로 뛰어났어요. 때문에 몰살 시키려는 거예요. 시부와 장부도 나 때문에 당했어요. 그리고는 나로 하여금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도록 한 거예요. 숨어 있는 언니를 찾기 위해서였죠.”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린 산룡이 눈을 감았다.


조반을 마치고 이각 정도 지난 후

산룡은 진미연과 함께 전각을 나와 북문을 빠져나왔다.


일각 정도가 지난 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조카가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추적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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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소년을 구출하다. 24.09.16 73 0 12쪽
22 21화 추적과 회피 24.09.14 88 1 12쪽
21 20화 담옥 24.09.13 87 1 12쪽
20 19화 응징 24.09.12 91 1 12쪽
19 18화 심가의 호위를 맡다. 24.09.11 96 1 11쪽
18 17화 중원으로 향하다. 24.09.10 98 1 11쪽
17 16화 조빈의 부탁 24.09.09 100 1 12쪽
16 15화 계속해서 노리는 왕만 24.09.07 101 1 12쪽
15 14화 초절정과의 첫 싸움 24.09.06 106 1 12쪽
14 13화 설원에서의 싸움 24.09.05 99 1 12쪽
13 12화 왕만 24.09.04 104 1 11쪽
12 11화 상행에 참여하다. 24.09.03 108 1 12쪽
11 10화 산채를 노리는 염우 24.09.02 116 1 12쪽
10 9화 용호채 24.09.01 119 1 12쪽
9 8화 조빈 24.08.31 122 1 12쪽
8 7화 망설임 24.08.30 131 1 11쪽
7 6화 야밤의 기습 24.08.29 158 1 12쪽
6 5화 진소천(陳小倩) 24.08.28 178 3 12쪽
5 4화 진가의 사연 24.08.27 198 2 12쪽
» 3화 산룡채(山龍寨) 24.08.26 215 3 12쪽
3 2화 은인을 찾아 나서다 24.08.25 259 3 13쪽
2 1화 두 소년 24.08.25 342 5 12쪽
1 24.08.25 349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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