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룡의 강호평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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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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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작품등록일 :
2024.08.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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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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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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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화 담옥

DUMMY

갈홍은 급히 달려온 흑방 졸개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알았다.”


졸개가 나간 후에 분통을 터뜨렸다.


“개새끼들! 천 냥만 삼켰어.”


그때에 삼십대가 들어왔다.

그 또한 다른 졸개에게 들은 상태였다.


형의 표정을 본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자군요. 혹시 청부했습니까? 형님”


갈홍이 의자에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가 탄식했다.

“그런 고수를 왜 건드립니까? 이제 어떡할 겁니까?”


“젠장, 풍천방이잖아. 개새끼들! 이젠 할 수 없다. 방비나 튼튼히 해. 밤에 들어올 수 있어.”


“한 동안은 아무데도 가지 마십시오.”

“알았다.”


삼십대가 나간 후

갈홍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


뒷산에서 지켜보던 조운룡은 내원 두 곳의 경비가 삼엄해짐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나 반대쪽으로 내려갔다.

포쾌들이 있을 수 있어 사흘 후 쯤 다시 올 생각이었다.


이날은 노숙했고

다음날 웅현에 들어섰다.


사흘 째 되는 날

중반 후에 성을 나온 조운룡이 패주로 향했다.


날이 어두워진 이후에 갈가의 장원의 뒷산에 올라서고는 등에 맨 짐을 풀어 흑의를 꺼내 갈아입었다.


아주 오래도록 운공 하고는 일어섰다.


낮부터 짙게 깔린 구름 때문인지 별빛조차 보이지 않았다.


경비는 여전히 삼엄했다.

곳곳에 불이 밝혀 있었고, 내원 쪽의 한 이층전각은 십여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다른 전각 하나도 비슷했다.

두 전각들 주위에 무사들 대부분이 몰려 있었다.


천천히 장원으로 향했다.

직접 가지 않고 빙 돌아 경비가 삼엄하지 않은 외원 쪽으로 향했다.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지만 초절정이기에 식별할 수 있었다.


외원의 담 가까이에서 솟구쳐 한 전각의 지붕위에 내려섰다. 다시 솟구쳐 미리 보아둔 삼층 전각의 지붕위에 올라섰다.


기감을 열어 살피고는 다시 솟구쳐 경비가 없는 내원의 측면 담 쪽으로 내려섰다.


기감을 연채 천천히 걸었다.


경비가 삼엄한 전각 가까이에 이르고는 돌아섰다. 전각 안에서는 고수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고, 거친 호흡들이 많았다.


조금 돌아서 경비가 삼엄한 다른 쪽의 전각으로 향하다가 옆에 있는 전각에 멈추어서 벽에 붙었다.


기감을 활짝 열어 목표한 전각 안을 살피니 이층에서 고수 넷의 기척이 느껴졌다. 또한 약간 씩 떨어져 있었다.


밖에 있는 무사들 중에 고수로 느껴지는 기운은 둘이였지만 약간 떨어져 돌고 있었다. 고수 넷이 있는 이층의 창문을 살피며 멀찍이 돌았다.


이윽고 멈추어 섰다.

그 전각이 십여 장 앞에 있었고, 이층의 창문도 보였다.


횃불이 밝혀져 있고, 무사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횃불이 비추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었다. 또한 바깥쪽은 더욱 어두웠다.


기감을 활짝 열어 뛰어 들어갈 창문과 안쪽에 있는 고수들의 거리를 확인했다.


두 걸음을 옮긴 후에 솟아올랐다. 비조처럼 날아가며 공중에서 검을 뽑고는 전각 이층의 창문을 부수고 뛰어들었다.


곧바로 방문을 차고 나가니

고수들이 양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조운룡은 왼쪽으로 번뜩였다.

복도의 끝을 돈 사십대 사내의 모습이 나타나니 곧바로 베어버렸다.


“크악”


비명 소리와 함께 몸을 돌리니

다른 고수의 검이 목을 찔러왔다.


검첨이 목 가까이에 이르러 있었지만 목을 뒤로 젖히며 옆으로 돌았다. 동시에 오른 손의 검이 비어있는 그의 복부를 갈랐다.


“흐으윽”


깊게 베어진 사내가 앞으로 쓰러졌다.


아래쪽에서 큰 소리들이 나며 전각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모서리를 돌아 둘이 있는 방의 문으로 다가갔다. 하나가 조금 앞에 있었고, 안쪽에 있는 자가 갈홍일 것 같았다.


방문을 차 무너뜨리고 들어섰다.

기다렸다는 듯 베어왔지만 허깨비처럼 옆으로 피하여 흐르고는 안쪽에 있는 자에게 다가섰다.


불빛에 비치는 얼굴로 보아 갈홍이 분명했다.


놈이 가슴을 갈라왔고,

뒤쪽의 왼 편에 있는 자가 다가서며 왼 팔과 등 쪽을 베어왔다.


몸을 틀어 피하며 갈홍의 왼쪽으로 번뜩여 비어있는 놈의 옆구리를 갈랐다.


놈이 휘청거렸고,

옆구리를 갈라버린 검의 방향을 바꾸어 목을 잘랐다.


초식을 배우지 않고

삼십육 식의 동작들을 연결시켜 펼치는 법을 연습해왔기에 물 흐르듯이 펼칠 수 있었다.


*

허공을 갈라버린 삼십대 사내는 너무 놀라 굳어버렸다. 다시 공격하려 했을 때에 형의 목이 잘려나가고 있었다.


조운룡은 삼십대를 힐끗 보고는 방의 창문을 부수고 복도로 나갔다. 여럿이 계단을 뛰어오르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밖으로 향하는 창문이 있어 부수고 나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장원을 빠져나와 천천히 걸었다.

이각 정도를 가니 제법 높은 구릉지와 개울이 보였다.


품에서 종이를 꺼내 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청의로 갈아입고는 피가 묻은 흑의를 빨고는 구릉지에 올라섰다.


빨은 옷을 가지에 걸어놓고는 나무에 기대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악한 자임은 분명하지만 가족이 있었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내가 악한 자일 수도 있었.


한숨이 나와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무인이기에 감상에 젖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반추해보지 않으면 피에 젖어 사는 자가 될 것만 같았다.


- 더 강해져야 돼. 그럼 갈홍을 제외한 둘은 죽이지 않을 수 있었어.


좌정하고 다시 운공했다.


운공 후에는 나무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눈을 뜨니 동이 터오고 있었다. 좌정하여 운공을 하고는 널어놓은 흑의를 걷어 짐에 넣었다.


빠르게 이동하여 경화진에 이르러 객잔에 들어갔다.


아침 일찍 출발한 조운룡은 남쪽으로 향했다.


사시 중반 정도 되었을까?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고함소리가 들려왔고, 여인의 목소리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달렸다. 삼십 장 정도를 가니 강변에서 싸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검을 사용하는 젊은 청년 둘이 붉은 옷을 입은 상당한 미모의 여인을 협공하고 있었다.


다가가 지켜보았다.

약관으로 보이는 두 청년은 협공에도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 여인이 사용하는 연검은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두 청년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살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청년도 그리 약하지 않아 초절정인 것 같았다.


지켜보는 것을 의식한 듯

여인이 강한 공세를 펼쳐 둘을 물러나게 하고는 공격을 멈추었다.


두 청년은 가쁜 호흡을 가다듬었다.


여인이 소리쳤다.

“너도 한 패냐?”

“싸우는 소리를 듣고 왔을 뿐이오.”

“간섭하지 마라.”

“무엇 때문인지 연유나 압시다. 보아하니 원수진 사이는 아닌 것 같소만.”


“나를 모르는 것을 보니 강호초출이구나.”


청년 중 하나가 말했다.

“저 여인은 홍의마녀요. 저 마녀에 의해 죽은 정파인들이 부지기수요.”


“나는 아무나 죽이지 않아.”

“변명하지 마라. 이 마녀야.”


홍의마녀의 안색이 싸늘해졌다.

“어린 것들이라 봐주었더니 안 되겠구나.”


그녀가 검에 공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조운룡이 청년들을 향해 말했다.

“목숨들을 아끼시오. 아직 창창하지 않소.”

“무인이 되어서 어찌 악을 방관하겠소.”


“세상을 알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소. 선과 악은 그렇게 딱 부러지게 판가름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오만.”


“호호호 맘에 쏙 드는 말을 하는 구나. 정파 놈들은 뒤로는 온갖 짓을 다 하면서도 겉으로는 의인인 척 하는 것들이야.”


“그 말도 마음에 들지 않소. 일부 가지고 전체를 매도하면 아니 되오.”


“내가 겪은 것을 말할 뿐이야.”


조운룡이 다시 두 청년을 바라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살인을 밥 먹듯이 하는 것 같지 않소만.”


두 청년은 말이 없었다.


홍의마녀가 방긋 웃으며 물었다.

“이름이 뭐야?”

“조운룡이오.”

“나이는?”

“스물하나요.”

“호호호 다음에 봐. 내 이름은 담옥이야.”


홍의마녀가 검을 허리띠에 넣고는 공중으로 솟아 올랐다.


두 청년이 힐끔 보고는 경공을 발휘해 떠나갔다.


개의치 않고 천천히 길로 향했다. 편견이나 옹졸함은 스스로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담옥에게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면구를 쓰고 있기도 하였다. 추백으로부터 아주 정교한 면구는 초절정은 되어야 알아볼 수 있다고 들었기에 본 얼굴을 아는 자들이 드물 것 같았다.


어두워질 무렵에 경주에 도착하여 성문 밖의 객잔에 들어갔다.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담옥이 들어서더니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호호호 잘 생긴 동생을 또 보네. 우리 인연인가 보다.”


그녀가 앞에 앉았다.


미소 지으며 물었다.

“따라 온 것입니까?”

“아니야.”


점소이가 다가오니

담옥이 술까지 주문하였다.

“인연이니 한 잔 해야지.”


두 사람은 말없이 술을 마셨다.

세 잔을 마신 담옥이 말했다.


“나랑 친구 하자. 나 아주 많이 외로워. 스물다섯에 강호에 나와 원수를 갚고, 음탕한 놈들을 죽이다 보니 마녀가 되었어. 서른이 되었는데도 맘에 드는 사내는 물론이고 친구도 없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두렵지 않아. 나와 어울려 다니면 좋지 않은 소문이 날 수 있어.”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습니다.”

“객실로 가서 좀 더 얘기해.”

“알겠습니다.”


뒤편의 작은 별채를 얻고 술 한 병을 더 주문했다.


청의 탁자에 앉으니

담옥이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재물이 풍부한가보네.”

“중원으로 오면서 호위 두 건을 맡았고, 한 건을 마쳐 풍부해졌습니다.”


“한 건이 남았네.”

“예”

“어디의 일이야.”

“산동의 제령주입니다.”

“나도 같이 하면 안 될까? 섬서에 있다가 산서를 가쳐 북직례에 왔어. 산동에서는 나를 잘 모를 거야. 사부께서 남겨 주신 재물이 얼마 안 남았어.”


“좋습니다.”


담옥이 미소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어디에서 살았어?”

“관동입니다.”

“중원에는 언제 온 거야?”

“아직 한 달도 안 되었습니다.”

“돌아가야 되겠네.”

“중원에 정착할 생각입니다.”


담옥의 얼굴이 환해졌다.

“호호호 잘 됐다. 동생 따라다니면 외롭지 않겠다.”


운공을 마치고 침상에 눕고는 담옥을 생각하며 미소 지었다. 나이는 들었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었다.


이튿날 아침

담옥과 함께 길을 떠났다.


이날은 고당주에 유했다.

붙어있는 객실 두 개를 얻어 올라온 후에 한 방에서 마주 앉았다.


“나 면구를 썼어. 사부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쓰라고 했는데 이제는 벗고 싶어.”


미소 지으니

담옥의 눈이 동그래졌다.


“초절정이야?”

“예”

“어머나! 나는 사부의 공력 때문에 강호에 나오기 전에 초절정이 될 수 있었어.”


“나도 그렇습니다.”

“어머!”


담옥이 환히 웃으며 뒤로 돌아섰다. 귀에 손을 가져가 면구를 떼어내고는 수건으로 여기저기를 닦아냈다.


그리고는 돌아섰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다.

면구를 썼을 때도 상당한 미모였지만 본 얼굴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화장기가 전혀 없었다.


“나 예뻐?”

“예, 그 얼굴로 다니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쓰기 싫은데.”

“남장을 하고 머리에 챙이 넓은 립을 쓰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 그러면 되겠구나.”

“내일은 면구를 쓰고 저자에 갑시다.”


이튿날 저자에 가서 남장할 수 있는 옷들을 사고는 챙이 넓은 두립도 샀다.


이날은 치평현에 유했다.


다음날 아침

남장을 하고 두립을 쓴 담옥이 미소 지었다. 여인 치고는 컸지만 남장을 하니 왜소하여 십오륙 세 정도의 미소년으로 보였다.


두 사람은 성을 나와 함께 걸었다.

항상 홀로 다녔던 담옥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어두워질 무렵에 제령주에 이르고는 행인들에게 물어 혼자 송가를 찾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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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룡의 강호평정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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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초반부 소폭 수정함 24.09.03 52 0 -
24 23화 회계산으로 유인하다. NEW 3시간 전 29 0 11쪽
23 22화 소년을 구출하다. 24.09.16 73 0 12쪽
22 21화 추적과 회피 24.09.14 88 1 12쪽
» 20화 담옥 24.09.13 87 1 12쪽
20 19화 응징 24.09.12 91 1 12쪽
19 18화 심가의 호위를 맡다. 24.09.11 95 1 11쪽
18 17화 중원으로 향하다. 24.09.10 96 1 11쪽
17 16화 조빈의 부탁 24.09.09 100 1 12쪽
16 15화 계속해서 노리는 왕만 24.09.07 100 1 12쪽
15 14화 초절정과의 첫 싸움 24.09.06 106 1 12쪽
14 13화 설원에서의 싸움 24.09.05 98 1 12쪽
13 12화 왕만 24.09.04 103 1 11쪽
12 11화 상행에 참여하다. 24.09.03 108 1 12쪽
11 10화 산채를 노리는 염우 24.09.02 116 1 12쪽
10 9화 용호채 24.09.01 117 1 12쪽
9 8화 조빈 24.08.31 122 1 12쪽
8 7화 망설임 24.08.30 131 1 11쪽
7 6화 야밤의 기습 24.08.29 158 1 12쪽
6 5화 진소천(陳小倩) 24.08.28 177 3 12쪽
5 4화 진가의 사연 24.08.27 197 2 12쪽
4 3화 산룡채(山龍寨) 24.08.26 214 3 12쪽
3 2화 은인을 찾아 나서다 24.08.25 259 3 13쪽
2 1화 두 소년 24.08.25 342 5 12쪽
1 24.08.25 349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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