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룡의 강호평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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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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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작품등록일 :
2024.08.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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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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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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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화 조빈

DUMMY

여인을 제대로 본 산룡은 형언하기 힘든 아름다움에 멍해졌다.


내상을 입은 듯 안색이 창백했지만 아름다움에는 하등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있었다.


다시금 자책하며 하늘을 바라보고는 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디로 가던 중이었습니까?”

“갈 데가 없어요. 다 죽어서 나 혼자 뿐이에요. 또 쫓아올 거예요.”


어릴 때가 생각나며 가슴이 아파왔다.


“같이 가시겠습니까? 내가 있는 곳은 산중입니다.”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의 시체를 마차에 실으니 여인이 올라탔다.


산룡은 마차를 돌려 안산 쪽으로 향했다. 백여 장을 가고는 좌측에 나 있는 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떨어진 구릉지

삼십대 중반의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어찌할까?”

“유인하려는 것일 수 있으니 돌아가세. 우리 둘로는 감당할 수 없어. 조윤을 죽였으니 괜찮을 거네.”


“해주로 가서 연락하세.”


다른 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각 정도 후

산룡이 산 아래에서 멈추었다.


“유품을 챙기십시오. 하루 이상 걸리니 묻고 가야 합니다.”


여인이 청년의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산룡은 시체를 안고 길 옆의 양지바른 산 자락에 묻었다. 짐승들이 파헤치지 못하도록 깊이 팠고 위를 꼭꼭 다졌다.


여인은 봉분이 없는 평평한 무덤 앞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산룡이 조금 지켜보다가 말했다.

“마차를 타고 가면 흔적이 남습니다.”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십여 장을 더 간 다음에 마차에서 말을 분리하고는 여인을 타게 하고는 출발했다.


여인이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집으로 갑니다.”

“집이 산 속에 있어요?”

“예.”

“이름이 뭐예요?”

“이름은 잃어버렸고, 산룡으로 불립니다.”

“가족이 없어요?”

“여섯 살 때에 혼자 요동으로 왔습니다.”


여인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두워질 즈음에 천산 자락에 있는 마을에 들어섰다. 물어보니 고려촌이었다. 사랑채를 빌려 방에 들어가니 주인 집에서 상을 차려서 가지고 왔다.


여인은 조금만 먹고는 숟가락을 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이 따뜻해졌다. 아랫목에 누운 여인은 곧바로 잠이 들었다. 피곤했는지 코를 심하게 골았다.


산룡은 윗 목에 좌정하여 운공을 시작했다.


이튿날 아침에 출발했다.

산룡은 여인만 태우고 고삐를 잡으려 했다가 여인의 성화에 올라탔다.


말이 천천히 출발했다.

밤새도록 자고도 부족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산룡은 한 손으로 여인의 배를 감았다. 떨어질 수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여인은 등을 산룡에게 기대고는 잠이 들었다.


산룡은 가슴이 쿵쿵거렸다.

여인을 안다시피 하고 있어 아랫도리가 반응했다. 떼고 싶었지만 밀착되어서 그럴 수 없었고 여인은 잠들어 있었다.


말은 아주 천천히 걸었다.


여인은 해가 중천에 이를 즈음에야 눈을 떴다. 말에서 내려 간밤에 묶었던 집에서 준 것으로 요기했다.


여인 또한 어느 정도 먹었다.


“산을 넘어야 하니 혼자 타야 합니다.”

“나도 걸을게요.”


말을 이끌고 산을 넘기 시작했다. 마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이어서 산을 돌아서 나 있었다.


이날은 고갯마루를 넘어 노숙했다.

아늑한 곳을 찾기는 했지만 바람이 심해 불을 피울 수 없었다. 산중이라 바람이 차가웠다.


각기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았는데

여인이 일어나 산룡의 옆에 앉아 바싹 붙었다.


“추우니 팔로 어깨를 감싸줘요.”

“예”


산룡이 어깨에 팔을 두르니

여인이 완전히 기대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쫓기느라 오랫동안 쉬지 못한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산룡도 잠이 들었다.


다음날 동이 튼 직후에 출발해 어두워질 즈음에 산채로 들어섰다. 모두가 나와서 바라보았고, 이층 전각에 올라서니 강웅과 유진량을 제외한 모두가 나와 있었다.


청으로 들어가 자초지종을 말하니 탁우겸이 물었다.


“혹시 조빈 아니요?”


여인이 고개를 숙이니

진미연이 놀라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인 조빈의 양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탁우겸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잠시 후

석반을 위해 내려갔다.


산룡의 옆에 앉은 조빈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말없이 음식을 먹었다.


식사 후

조빈은 진미연과 함께 이층에 있는 방에 들어갔다.


병서생은 추명객과 함께 있었다.

“복산이 시험한 것인가?”

“예, 용이의 선택에 맡기려 한 것 같습니다.”


“사람을 구한 것은 잘한 것이네.”

“그래도 자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그 정도면 아주 잘 한 거네.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성장해야 돼.”


“예”


다음날 조반 후

산룡이 짐을 챙겨서 나서니 조빈이 따라왔다.


골짜기 입구까지 나온 조빈은 산룡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는 돌아섰다.


전각의 앞

진미연과 병서생이 나란히 서 있었다.


“낭군을 떠나보내는 여인 같네요.”

“부러우냐?”

“조금 그래요.”

“중원을 떠날 때에는 듣지 못했어.”


“회안 조가이고, 십여 년 전부터 강호의 사대미인 중에 하나로 일컬어졌어요. 서문가의 장자인 서문환과 혼인했는데 사 년이 넘어 자청하여 이혼했어요.”


“왜 인가?”

“아이를 낳지 못했어요. 기회를 보던 독고강이 회안에 진출하여 싸움이 붙었는데 서문가에서 돕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혼한 것이군.”

“예, 쫓기기 전에는 잘 버티고 있었어요.”


“독고강의 세가 큰가?”

“중천에 떠오르는 태양이라 할 수 있어요. 숨겨 놓은 자들까지 합하면 고수만 이백 명이 될 것이고 계속 불어날 거예요.”


“십여 년 만에 그 정도로 커졌나?”

“책사인 선우명이 아주 뛰어나요.”

“구양천에 독고강이라. 허 참.”


진미연의 얼굴에도 근심이 어리고 있었다.


***


봉양부 외곽에 있는 회웅방의 장원


외원의 중앙전각 이 층에 있는 방주의 집무실에서 사십대 초반의 강인한 인상을 풍겨내는 독고강이 군사인 문사차림의 선우명과 함께 있었다.


“어찌하는 것이 좋겠나?”

“철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인가?”

“조윤을 죽였으니 계집 뿐이고 아이를 낳기도 힘들 겁니다.”


“매각한 재산이 있고, 구해준 놈도 있어.”

“재산은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해준 자는 관동의 형세를 파악하며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로 보아 은거한 전대나 전전대의 고인이 키워냈을 겁니다.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 철수 시키고 정탐 할 수 있는 일류 이하 셋을 골라 보내.”


“예”


***


어두워질 무렵에 해주의 손가에 들어선 산룡은 손우찬을 만나 조빈을 구한 과정을 말했다.


“찾으려 들 수 있겠구나.”

“예”

“그녀의 이름이 뭐냐?”

“조빈입니다.”

“복숙에게 연락하마.”

“죄송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산동방에 갔다가 별일 없으면 바로 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산채로 직접 가. 당분간 오지 않는 것이 좋아.”


“알겠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출발한 산룡은 유시중반 즈음에 요동의 도성역할을 하고 있는 요양에 들어섰다.


천천히 대로를 걷다가 큰 포목점에 들어가 산동방의 위치를 묻고 나왔다. 반각이 채 되지 않아 현판이 붙어 있는 산동방의 대저택에 이르렀다.


산동방은 산동의 상인들이 연합하여 만든 조직으로 총관이 모든 것을 관할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니 이십 대 무사가 나왔다.


“총관님을 뵈러 왔습니다.”

“약속하였소?”

“복산으로 불리는 분이 전하는 서신이 있습니다.”


“들어와서 가다리오.”

함께 안으로 들어갔고, 무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왔다.


“따라오시오.”

산룡을 그를 따라 들어갔다.


무사가 커다란 전각 앞에서 멈추었다.

전각 앞에 서 있던 무사가 말했다.

“기다리고 계시니 들어가시오.”


계단을 밟고 기단에 올라선 산룡이 전각 안에 들어서니 청에 서 있던 온화한 인상의 청의 중년인이 미소 지었다.


“어서 오시오. 총관이 서인균이오.”

“산룡입니다.”

“안으로 들어갑시다.”


충관을 따라서 한 방에 들어선 산룡은 마주 앉고는 서신을 건넸다.


받아서 펴본 총관이 다시 접어서 내려놓았다.


잠시 후

시비가 들어와 차를 내려놓고 물러갔다.


산룡은 그가 잔을 든 뒤에 들고 마셨다.


“몇 살이오?”

“스물입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한다고 전해주오.”

“알겠습니다.”

“궁금하지 않소.”

“차후에 알게 되겠지요.”

“핫핫핫 곧바로 갈 거요?”

“예”

“배웅하지 않으리다.”


산룡은 일어나 고개를 약간 숙이고 돌아섰다.


총관이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호기심이 담긴 눈으로 산룡의 등을 바라보았다.


성을 나온 산룡은 빠르게 이동하여 어두워질 즈음에 좌편의 산지에 들어섰다. 산중에서 노숙하고는 이튿날 어두워질 무렵에 산채에 돌아왔다.


이튿날 조반 후부터 조빈이 산룡을 졸졸 따라다녔다.


봉우리에 올라 운공하고 수련하면 나무에 기대어 바라보았고, 중반을 할 때에는 옆에 앉아서 먹었다.


추백과 비무할 때에도 지켜보았다.


사흘 후

말들을 이끌고 남쪽의 마을들에 갔던 장일과 양이가 돌아와 말했다.


“두령이 바뀐 용호채의 졸개들이 구역에 들어와 우리가 걷는 것의 배를 요구하여 뺏어갔습니다.”


산룡이 구일에게 물었다.

“용호채가 옛 구가채입니까?”

“예”

“산채들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탕참에 가서 구대랑을 만나보십시오. 술 맛이 좋아 많이 몰려듭니다.”


“돌아올 때까지 남쪽으로는 가지 마십시오.”


“예”


다음날 아침

산룡이 혼자 출발했다.


빠르게 이동한 산룡은 어두워진 이후에 탕참에 들어섰다.


칠성의 공력을 드러낸 채 대로를 천천히 지나다가 술 냄새가 풍겨오며 왁자지껄한 이 층으로 된 전각에 들어섰다.


열 개가 넘는 탁자 모두에 술을 마시는 자들이 있었고, 전과는 달리 고수들도 꽤 있었다.


술을 나르고 있던 구대랑이 활짝 웃었다.


“또 왔구나. 지금은 바쁘니 이 층에 올라가 전에 있던 방으로 들어가.”


“예”


안으로 들어가 이 층으로 올라가니 둘이 나가는 기척이 잡혀왔다.


구대랑은 한참 후에야 올라왔다.

“무슨 일로 왔어요?”

“알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해 봐요.”

“두령이 바뀐 용호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영역을 침범했나요?”

“예”

“그놈들 이곳의 불문율을 무시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것보다 배를 걷고 지역 내에 있는 집들에서 용모가 괜찮은 어린 여아들을 뺏어가고 있어요.”


“두령에 대해서 아십니까?”

“사십대 중반에 아주 강해요. 부 두령 둘도 강해 다른 산채들에서 두려워하고 있어요. 요즈음 조선인 졸개들을 구하고 있어요. 강을 넘어가 미모가 있는 여아들을 납치해오기 위해서 일 거예요.”


“그런 일들이 많았습니까?”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산발적이었어요. 용호채 놈들은 다를 거예요.”


산룡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자고 아침에 가요.”

“예”

“전에 노린 자들이 있었죠?”

“예”


“그 자들 적환에게 갔어요.”

“어떤 자입니까?”

“안산과 요양의 흑방을 장악하고 있는 초절정 고수예요. 요즈음 세력을 불리고 있어요. 기회만 되면 심양으로 들어갈 거예요. 조심해야 돼요.”


“알겠습니다.”

“다음에 올 때에는 동이 틀 무렵에 와요. 뒤쪽에 있는 이 층의 창문을 잠그지 않을 게요.”


“예”


***


탕참의 한 집

셋이 한 탁자에 앉아 있었다.


가장 연상으로 보이는 자가 말했다.

“문주가 뒤를 쫓아 있는 곳을 확인하라고 했네.”


“아주 약아 어렵습니다.”

“추적에 능한 셋이 있고, 후각이 뛰어난 영물 고양이도 있으니 충분히 쫓을 수 있어. 그들을 앞세우고 뒤를 따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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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소년을 구출하다. 24.09.16 73 0 12쪽
22 21화 추적과 회피 24.09.14 88 1 12쪽
21 20화 담옥 24.09.13 85 1 12쪽
20 19화 응징 24.09.12 91 1 12쪽
19 18화 심가의 호위를 맡다. 24.09.11 95 1 11쪽
18 17화 중원으로 향하다. 24.09.10 96 1 11쪽
17 16화 조빈의 부탁 24.09.09 99 1 12쪽
16 15화 계속해서 노리는 왕만 24.09.07 100 1 12쪽
15 14화 초절정과의 첫 싸움 24.09.06 105 1 12쪽
14 13화 설원에서의 싸움 24.09.05 98 1 12쪽
13 12화 왕만 24.09.04 103 1 11쪽
12 11화 상행에 참여하다. 24.09.03 106 1 12쪽
11 10화 산채를 노리는 염우 24.09.02 115 1 12쪽
10 9화 용호채 24.09.01 117 1 12쪽
» 8화 조빈 24.08.31 121 1 12쪽
8 7화 망설임 24.08.30 130 1 11쪽
7 6화 야밤의 기습 24.08.29 157 1 12쪽
6 5화 진소천(陳小倩) 24.08.28 177 3 12쪽
5 4화 진가의 사연 24.08.27 197 2 12쪽
4 3화 산룡채(山龍寨) 24.08.26 214 3 12쪽
3 2화 은인을 찾아 나서다 24.08.25 259 3 13쪽
2 1화 두 소년 24.08.25 341 5 12쪽
1 24.08.25 348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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