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룡의 강호평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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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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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공
작품등록일 :
2024.08.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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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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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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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화 용호채

DUMMY

이튿날 동이 튼 직후에 전각을 나온 산룡은 성문 쪽으로 향했다.


작은 짐승의 기척이 느껴져 돌아보니 짙은 회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가와 빤히 바라보았다.


미소 지으며 바라보니

몸을 돌리며 달아났다.


돌아선 산룡은 성문을 나와 역로를 따라 개주 쪽으로 향했다.


반 시진이 지나도록 나타나는 자들이 없어 멈추었다.


- 전처럼 추적하려는 것일까?


확인해보기로 마음먹고는 개주를 지나서 좌편의 길로 들어섰다.


산들이 있는 곳에 이르고는 시야가 좋은 등성이에 올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그럴 리가 없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산을 돌아다니며 냄새가 강한 열매들을 찾기 시작했다. 고양이 밖에 본 적이 없기에 앞세워 추적하는 것일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볼 수 있어 많이 따고는 짓 이겨 옷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가 지켜보았다.


반각이 채 되지 않아 고양이가 나타났고 둘이 뒤를 따랐다. 하나는 여인이었다.


검음 옷을 입은 삼십 대 여인이 열매들이 짓 이긴 채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눈치 챘어요. 오라버니.”

“어린 놈이 완전히 여우네.”


잠시 후

사십 대 중반 정도가 나타났다.

“놓쳤나?”

“예”

“얼굴을 확인했으니 찾을 수 있을 거다. 돌아가자.”


“예”


멀리서 지켜보던 산룡이 돌아섰다.

죽이고 싶었지만 더 강한 자들을 보낼 것 같았다.


다음날 산채로 돌아왔다.


이튿날 조반 후

산룡은 탁우겸과 구삼을 동반하여 출발했다.


세 사람은 해가 중천에 이르기 전에 남쪽에 있는 용호채의 영역에 이르렀다.


민가 일곱 채가 있는 마을이 있어 한 집에 들어가니 칠순에 이른 것 같은 노인이 나왔다.


산룡이 말했다.

“위쪽의 산채에서 왔습니다. 용호채에서 얼마나 걷어갑니까?”


“풀칠 할 정도만 남겨놓고 있어. 아이들을 데려가기도 해. 살기 힘들 것 같아 떠나고 있어. 여기에서도 아이들이 있는 세 집이 떠났어.”


“알겠습니다.”


그 마을을 벗어나 구삼에게 말했다.

“산을 통해 용호채에 갈 수 있습니까?”

“예”

“얼마나 걸립니까?”

“산으로 가면 하루 이상은 가야 합니다.”

“안내해 주십시오.”

“예”


조금 더 가다가 산에 올랐다.

이날은 산중에서 노숙했다.


이튿날 신시 중반 즈음

산채가 보이는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등성이에 이르렀다.


“저기입니다. 망대가 두 개 있고, 봉우리에도 파수하는 자들이 있을 겁니다.”


탁우겸이 산룡에게 물었다.

“어찌하겠는가?”

“한밤중에 내려가 보겠습니다.”

“악한 놈들이니 망설이지 말고 해치워야 해. 고수들만 죽이면 졸개들은 덤비지 못해.”


“예”


세 사람은 반대편으로 약간 내려가 봉우리 쪽으로 이동하다가 멈추고 휴식을 취했다.


어둠이 깔리고도 한 시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올라왔다.


산룡이 말했다.

“봉우리 쪽으로 갔다가 내려가겠습니다. 소란스러워진 후에 살피며 내려오십시오.”


“알았네. 조심하게.”

“예”


산룡은 아래로 약간 내려갔다가 솟구쳐 날아가다가 한 나무에 내려 섰다. 봉우리 쪽에서 둘의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일류도 못 되는 자들이었고 호흡으로 보아 하나는 잠들어 있었다.


다시 솟아올라 봉우리로 향했다. 구름 때문에 별빛도 간간이 보일 뿐이었다.


공중에서 바라보고는 방향을 약간 틀어 앉아있는 자의 뒤로 살며시 내려 섰다. 곧바로 수혈을 짚고는 조금 아래에서 나무에 기대어 자고 있는 자의 수혈도 짚었다.


다시 솟구쳐 산채의 뒤쪽에 내려 섰다. 자지 않고 있는 자들이 있는 것 같아 조금 위로 올라가 앉아 소주천의 운공을 했다.


천천히 일어나 솟구치고는 뒤쪽에 있는 목채들 사이에 내려 섰다.


조금 앞쪽의 목채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와 다가갔다.


말로만 들었던 교합하는 소리 같았고, 하나는 아주 강한 고수였다.


잠시 후

음성이 들려왔다.


“어떠냐?”

“왜 번번이 물어요.”

“싫으냐?”

“전 두령이 더 잘했어요. 시원해요?”

“너를 납치한 놈 아니냐?”

“그렇기는 해도 아주 잘 해주었어요. 더욱이 내가 보는 앞에서 죽였잖아요.”


“덕분에 새 남자와 살고 있잖아.”

“그러니 젊고 잘 생긴 자가 당신을 죽이고 두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흐흐흐 그럴 일 없다.”

“그러기를 기원하고 있어요.”

“이 년이!”

“흥! 나 같은 조선 여인들을 납치해서 팔려고 하잖아요. 그런 꼴 보기 싫으니 죽여줘요.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나아요.”


울적해진 산룡이 그곳을 떠나 다른 목채들을 살폈다. 옆에 있는 목채에도 고수 둘이 있었지만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들 또한 여인들과 같이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목채들에는 고수들이 없었다.


강한 자가 있는 목채에서 다시 거친 호흡이 들려와 기다렸다. 두령이 틀림없었고, 여인을 보호하려면 잠들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윽고 고른 호흡이 들려왔다.

두령은 잠이 들었지만 여인은 자지 않고 있었다.


잠시 고민한 산룡은 목채의 앞으로 갔다. 옆에 있는 창문 사이로 은은한 불빛이 보였다. 문 앞에 이르니 여인의 한숨이 들려왔다.


왼 손을 품에 넣어 작은 칼을 꺼내고는 칼을 빼어 문 틈 사이로 집어넣어 고리를 잘랐다.


천천히 열고 들어갔지만 여인은 아무 소리 하지 않았다.


침상으로 다가가니 이십 대 초반 정도의 상당한 미모의 여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았다.


산룡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두령의 왼쪽 가슴 바로 위에 손을 대며 장력을 품어내었다.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돌아올 것이니 기다리오.”

조선 말이었다.


여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목채를 나간 산룡은 작은 칼을 품에 넣고 소리 없이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고수 둘이 있는 옆의 목채로 향했다. 그 목채는 더 컸다.


문 앞에 이르고는 발로 차 부수며 들어갔다. 곧바로 우측으로 가 작은 문을 다시 발로 찼다.


한 놈이 황급히 일어나고 있어 다가가서 베어버렸다.


“흐윽”

“아~악!”


여인의 비명을 뒤로 하고 나오니 하나가 칼을 빼들고 나오고 있었다.


산룡이 다가가 베어가니 막았다.


“챙”


휘청 거리며 물러서니 산룡이 한 발을 뻗으며 베어버렸다.


“흐악”


검을 든 채로 목채를 나온 산룡은 여인이 있는 목채로 갔다.


들어서니 여인이 서 있었다.


“두령이 될 건 가요?”

“아니요.”

“데려가 줘요.”

“준비하시오.”

“알았어요.”


목채를 나오니 여기저기에서 졸개들이 나오고 있었다.


산룡이 소리쳤다.

“나는 산룡채의 두령인 산룡이다. 악한 너희의 두령과 부두령들은 이미 죽었다. 데리고 온 아이들은 어디 있나?”


하나가 말했다.

“안에 있소.”

“몇인가?”

“넷이오.”

“데려와라.”


그때 구삼을 옆구리에 낀 탁우겸이 내려 섰다.


잠시 후

하나가 열 살 정도의 여아 넷을 데리고 왔다.


산룡이 구삼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사는 곳을 확인할 수 있겠어?”

“예 이쪽은 내가 잘 압니다.”


탁우겸이 소리쳤다.

“길이 잘 들은 말 한 필을 끌고 오고, 횃불 두 개를 만들어라!”


하나가 말을 끌고 왔고

다른 자가 횃불들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두령과 함께 있던 여인은 상당히 큰 짐을 안고 나오고 있었다.


탁우겸이 산룡에게 말했다.

“여인을 말에 태우게. 아이들은 잘 걸을 거네.”


산룡이 여인을 안아 말에 태우니

여인이 안고 있는 짐을 건넸다. 산룡이 받아 들었고, 구삼이 고삐를 잡았다.


횃불을 받아 든 탁우겸이 앞장섰고, 아이들이 따라갔다. 구삼이 한 손에 횃불을 들고 말의 고삐를 잡은 채 뒤를 따랐고, 산룡이 맨 뒤에서 걸었다.


산채를 내려와 이각 정도를 가다가 멈추었다.

모두 나무들에 기대어 앉았다. 고삐는 나무에 매어 놓았다.


일행은 날이 밝은 후에 출발했다.

하루 동안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 주고는 한 마을의 비어 있는 집에서 잤다.


이튿날 아침 일찍 출발해 산채로 돌아왔다.


석반 후에 여인이 말했다.

“혼인을 두 달 앞두고 전 두목에게 납치되었어요. 당시 열다섯 살이었어요.”


산룡이 물었다.

“어디에서 살았습니까?”

“조선의 평안도 영변에 살았어요. 전 왕조 때에는 큰 벼슬도 했지만 조선이 세워진 후로는 벼슬 길에 나가지 않았어요. 그래도 양반이었고 풍족하게 살았어요.”


“돌아가고 싶으십니까?”

“아뇨. 짐이 될 뿐이에요.”

“몇 년 되었습니까?”

“육 년이 되어가요. 전 두령이 아이를 낳지 못하도록 독한 약을 먹였어요.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했어요.”


그리고는 품에 안고 온 것을 풀었다. 안에는 금원보 여섯 개와 값이 상당할 것 같은 옥팔찌 두 개와 큰 전낭 두 개가 있었다.


“두령이 모아 놓은 것들이에요. 이곳에서 살게 해줘요.”


병서생이 물었다.

“이름이 어찌 되오?”

“성은 새로 짓고, 이름도 한 자만 따서 옥이로 살래요.”


병 서생이 옥팔찌 두 개와 전낭 하나를 여인에게 건네고는 나머지 것들을 산룡에게 밀었다.


“앞으로 필요하니 받아라. 이곳에 있는 모두가 너의 가족이고 옥이 또한 그러하다. 네가 가장이다.”


산룡이 묵묵히 받았다.


옥이는 전각의 이 층에 있는 비어 있는 방을 쓰기로 했다. 침구는 깔려 있었다.


***


안산의 성안에 있는 집

적환이 검붉은 옷을 입고 있는 의제와 함께 있었다.


“산룡이라는 놈이 용호채의 두령과 부두령들을 죽였습니다. 염우에게 들어갈 것이니 해주의 손가에 들어가게 하겠습니다.”


“싸울까?”

“어떤 식으로든지 보복하려 들 겁니다.”


적환이 씨익 웃었다.


***


요양의 북쪽에 있는 심양성 안에 있는 아담한 저택


자색 옷을 입은 큰 체구의 중년인이 사십 전후로 보이는 자와 함께 있었다.


“알아보았나?”

“예, 한 노인을 따라갔다가 봄에 돌아와 깊은 산중에 있는 산채의 두령이 된 것 같습니다.”


“개주나 탕참에 둘을 보내서 자세히 알아 봐.”


“예”


큰 얼굴에 눈이 약간 튀어나온 염우가 이를 갈았다.


“그냥 둘 수 없어!”

눈에서 불길이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


돌아온 지 사흘 째 되는 날


석반 후에 조빈이 말했다.

“동생과 한 집에서 살래.”

“예?”

“잠을 자지 못하겠어. 옆에 있어야 잘 수 있을 것 같아. 동생이 있는 집의 빈 방에서 살 게 해줘.”


“그렇게 하십시오.”


조빈이 활짝 웃으며 침구를 가지고 산룡이 혼자 있는 집의 빈 방으로 들어왔다. 작은 청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병서생과 탁우겸은 한 방에서 마주 앉아 있었다.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아?”

“왜 입니까?”

“아직 여자를 모르지?”


탁우겸의 얼굴이 붉어졌다.

“영단을 먹지 못해 서른이 될 때까지 수련에 매달렸습니다.”


“내상이 깊고 생의 의욕이 없어. 그런 조빈이 여덟 살이나 어린 용이에게 달라붙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탁우겸의 눈이 커졌다.

“가문의 후사를 맡기려는 거군요!”


“혼자이고, 성도 가지고 있지 않은 데다가 무예도 뛰어나니 그럴 수밖에. 더욱이 육척이 넘는 신장에 짝을 찾기 힘들 정도로 잘 생겼고.”


“아이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살려고 하겠지. 하지만 이 상태로는 일 년을 넘기기 힘들어.”


탁우겸이 한숨을 품어냈다.


한 집에 거한 지 사흘 째 되는 날


봉우리에서 운공을 마치고 눈을 뜬 산룡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옆에 앉는 조빈을 보고 미소 지었다.


조빈이 기대며 말했다.


“안아줘.”


팔을 둘러 감싸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한 집에 거한 날로부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 간밤에도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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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소년을 구출하다. 24.09.16 73 0 12쪽
22 21화 추적과 회피 24.09.14 88 1 12쪽
21 20화 담옥 24.09.13 87 1 12쪽
20 19화 응징 24.09.12 91 1 12쪽
19 18화 심가의 호위를 맡다. 24.09.11 95 1 11쪽
18 17화 중원으로 향하다. 24.09.10 98 1 11쪽
17 16화 조빈의 부탁 24.09.09 100 1 12쪽
16 15화 계속해서 노리는 왕만 24.09.07 100 1 12쪽
15 14화 초절정과의 첫 싸움 24.09.06 106 1 12쪽
14 13화 설원에서의 싸움 24.09.05 98 1 12쪽
13 12화 왕만 24.09.04 103 1 11쪽
12 11화 상행에 참여하다. 24.09.03 108 1 12쪽
11 10화 산채를 노리는 염우 24.09.02 116 1 12쪽
» 9화 용호채 24.09.01 118 1 12쪽
9 8화 조빈 24.08.31 122 1 12쪽
8 7화 망설임 24.08.30 131 1 11쪽
7 6화 야밤의 기습 24.08.29 158 1 12쪽
6 5화 진소천(陳小倩) 24.08.28 177 3 12쪽
5 4화 진가의 사연 24.08.27 197 2 12쪽
4 3화 산룡채(山龍寨) 24.08.26 214 3 12쪽
3 2화 은인을 찾아 나서다 24.08.25 259 3 13쪽
2 1화 두 소년 24.08.25 342 5 12쪽
1 24.08.25 349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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