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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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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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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이 놈, 생각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DUMMY

027. 이 놈, 생각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회의가 끝나고 가벼운 차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회의의 주인공은 KG그룹, 성민철 부회장이 되어 가는 분위기다.

회의 주제부터 KG그룹이 배급권을 사 온 영화 ‘쥬라기 공원’ 이야기였다.


“이번에 정말 큰 일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KG그룹에서 영화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줄 이전엔 몰랐습니다.”

“둘째 아드님 역할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부럽습니다.”

“영화를 보는 눈이 대단하십니다. 노하우 좀 전수해 주시죠.”

“혹시 다음은 어떤 영화가 될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차담회가 시작되자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들이 성민철 부회장에게 몰려들어,

쥬라기 공원 수입에 관한 이야기와 향후 계획 등에 관해서 물었다.


“형님, 요새 속된 말로 기분 째지겠습니다.”


조금 한가해진 틈을 타 명현그룹 장상구 회장이 코를 벌름거리며 다가왔다.


“째지긴 뭐가 째져.”

“왜요? 아예 정부가 대놓고 형님네 비행기 태워줬구먼. 앞으로 영화나 문화 쪽으로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형님네를 밀어주려고 할 거 아니요? 좋겠수다.”

“좋기는. 이게 자동차처럼 돈이 되겠어? 빛 좋은 개살구다. 개살구.”

“개살구는 무슨... 아무튼 말 나온 김에. 이제라도 자동차 쪽은 손 떼시죠. 그게 뭡니까? 프랑스 놈들이랑 붙어 먹어가지고는.”

“왜! 니들도 처음 시작할 때 포드랑 손잡았잖아. 미국놈들 기술 끌어다 여기까지 온 거 아니야?”

“내 말이요. 왜 우리 명현 자동차를 따라 하느냔 말입니다.”


장상구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장난인 듯하지만, 장난이 아니다.


“허, 참...”


따지듯 묻는 장상구의 기세에 성민철은 그저 콧방귀를 낄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명현그룹이 자동차 산업에 첫발을 내디딜 때 미국 포드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기술이전을 위해 포드사에 꾀나 많은 공을 들였을 것이다.

결국 그것이 지금의 명현 자동차를 만들었다.

누가 봐도 지금 KG그룹이 하는 건 명현 자동차의 모델을 따라 하는 것이다.

기술력 있는 외국계 자동차 회사와 협약을 맺고 기술을 이전받는 것.


“남의 속도 모르면서 그렇게 몰아세우지 마.”

“왜요?”

“프랑스놈들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고 있어.”

“무슨 조건 말이요?”

“내수용으로만 만들라잖아, 차를. 이 새끼들 쫄아가지고는.”


장상구의 입꼬리가 그제야 올라갔다.

명현그룹이 포드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을 그 당시만 하더라도 포드사는 꿈에도 한국의 자동차가 자신들의 영업이익에 영향을 줄 정도로 성장할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아직 포드사에 견줄 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수출 시장까지 열어젖히면서 결국 포드사의 심기를 건들고 있는 명현 자동차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포드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한 역사 때문에 프랑스 르노는 아예 기술이전의 조건으로 해외 수출 금지 조건을 내건 것. 자신들의 파이를 감히 넘보지 말라는 것이다.


“거보슈, 형님.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에서 자동차 회사는 충분하다니깐. 그러지 말고 지금 이 기회를 제대로 잡을 생각을 하세요.”

“무슨 기회?”

“영화 말입니다. 크흠. 영화 한 편으로 자동차 150만대 수출하는 돈을 벌어들인다잖아요.”

“그거야 양키놈들 영화니깐 가능한 거지.”

“뭐, 그건 그렇지만서도...”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는 꼴이야.”


쥬라기 공원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성민철도 세 번이 넘게 이 영화를 관람했다.

컴퓨터 그래픽이란 걸 가지고 살아 있는 공룡을 만들어 내다니.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

성민철도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좋은 기회를 포기하시겠다?”

“이걸 키울지 말지, 솔직히 아직 모르겠어. 자동차 150만대? 말이 쉽지, 위험이 너무 많아.”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는 찢어질지 몰라도 죽진 않습디다.”

“뭐?”

“우리 명현 자동차, 그동안 황새, 포드사 따라가려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거 아니유? 다리는 찢어져도 죽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

“......”

“그러니깐 처음부터 겁먹지 말고 도전하시라고. 자동차는 명현에 맡기시고.”

“크흠.”


성민철은 장상구의 말에 부정도 동의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다물었다.

장상구는 그런 성민철의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


벤츠 안. 청와대에서 본사로 돌아가는 중이다.

현영관은 룸미러로 뒷좌석에 앉은 성민철 부회장의 표정을 살폈다.

오늘 청와대 회의에서도 줄곧 ‘쥬라기 공원’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렸다.

영화가 개봉하고 5개월 내내 그러더니, 상영이 종료되고 나서는 더 난리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기 하고, 운이 좋게 정부 정책 방향과도 들어맞았다.

덕분에 미래산업 TF와 성예준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여전히 성민철 부회장은 자동차 사업 진출에 의지가 강했지만,

르노사에서 기술이전 조건으로 한국 내수시장용으로만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항목을 걸자 그마저도 김이 새고 말았다.


“요새 영상사업단 분위기는 어때?”


대신에 영상사업단을 챙기는 일이 부쩍 많아진 성민철이다.


“그게 상황이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건 무슨 말이야.”

“영상사업단 창단이래 최대 성과이긴 한데, 결국 관객 200만 명 돌파엔 실패를 했잖습니까.”

“그래?”

“다들 부회장님 결정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영관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긴 성민철을 유심히 살폈다.

방금 보고한 것처럼 영상사업단이 쾌재를 올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관객 200만 달성 실패를 빌미로 언제든지 영상사업단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릴 수도 있는 성민철이다.


“스필버그, 그 친구는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도 못했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거야?”


성예석이 스필버그와 했다던 그 계약대로 200만 달성이 안 돼서 모든 수익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아마 영상사업단은 해체 수순을 밟았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빌미로 성예석을 기획실에 앉혀 놓을 수도 있다. 그것이 처음 성민철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계획대로 상황을 진행시킨다면?

여러모로 골치 아픈 상황이 될 것이다.


“비서실장.”

“네, 부회장님.”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네?...아, 그러니깐 그게...”


눈엣가시 같은 성예석이지만 현영관 그도 지금 상황에서 영상사업단을 해체하라고 조언할 수 없다. 충분한 성과도 냈고, 게다가 대통령이 주목하고 있다.


“자네도 답이 없구만.”

“죄송합니다.”

“예석이 한테 전화 한 통 넣게.”

“네?”

“간만에 국밥이나 한 그룻해야 겠어.”


***


“그래, 요새는 좀 어떠냐.”


한촌 도가니탕. 국밥을 서로 앞에 두고 두 부자, 성민철과 성예석이 마주 앉았다.


“모처럼 한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 그동안 많이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았다. 쉴 수 있을 때 잠시 쉬어 두는 것도 좋지.”

“다음 주부터는 다음 영화 준비로 또 바빠질 것 같습니다.”

“다음 영화? 그 스필버그 차기작, 유대인에 대한 영화를 말하는 거냐?”

“네, ‘쉰들러 리스트’라고, 아마 올해 겨울에는 극장에 걸릴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쉴 새 없이 영화를 찍어내는구먼. 일 년에 영화를 두 개나 개봉시키다니.”

“이번엔 예술영홥니다. 흥행과는 상관없이 의미 있는 영화가 될 겁니다.”

“돈이 안 된다는 소리구먼.”

“쥬라기 공원을 뛰어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의미 있는 영화가 될 겁니다. 분명히.”

“돈이 되지 않는데 의미가 있다라... 그런게 있을까?”


성민철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국밥을 떴다.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쩌다 보니 이 국밥집이 성민철과 성예석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머리를 맞대는 곳이 되었다.


“그래, 이제 정산을 해야지.”


성민철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속마음을 읽어 보려는 듯 성예석을 똑바로 쳐다봤다.

하지만 도무지 그 마음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런 건지.


“말해봐라. 앞으로 어쩔 생각이냐.”


속마음을 읽어 보려는 시도는 접고 성민철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글쎄요. 그 질문은 제가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

“영화가 돈이 된다는 건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0만 명 관객 달성은 하지 못했습니다.”

“......”

“스필버그측과 맺은 계약서 내용대로 이행되었다면 영화 개봉으로 얻은 수익을 모두 돌려줘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스필버그가 그건 원치 않아서 수익은 보전하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계약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지.”

“네. 그러니 내기에서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저는.”

“그래, 잘 알고 있구나.”


성민철은 입을 한일자로 다물고 다시 성예석의 표정을 살폈다.

지금 이 둘째 놈은 지금 묵묵히 자신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성적이 시원치 않았으면 당장이라도 영상사업단은 정리시키고, 기획실에 앉혔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영화 시장에 이제껏 없었던 기록을 몇 번이나 갈아치우며 그의 말대로 영화가 돈이 된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었다. 게다가 이제는 청와대가 지켜보는 형국이다. 영상사업단을 정리한다는 건 정부와 정면으로 싸우겠다는 거나 마찬가지.


‘저 자식도 지금 내가 오도 가도 못할 상황이란 걸 간파하고 있는 건가.’


성예석을 바라보는 성민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성예석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영상사업단 해체. 그것이 아버지 뜻이라면 저는 따르겠습니다.”

“뭐?”

성민철의 눈빛이 흔들렸다. 영상사업단은 이제 해체할 수 없을 만큼 KG그룹에서 중요한 부서가 되어 버렸다. 만약에라도 영상사업단을 해체라도 했다간 청와대와의 관계부터 금이 갈 것이다. 그것은 그룹 전체가 타격을 입는다는 의미다.


차라리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리며 이 정도 성과도 대단한 거라고 우기기라도 했으면 너털웃음을 지으며 못 이기는 척했을 것이다. 그것이 성민철이 성예석에게 오늘 바라던 바였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직접 영상사업단 해체가 거론되었다.


‘간파당했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놈에게 지금 자신의 상황과 생각이 모두 간파당하고 말았다.

성민철은 그렇게 판단했다.

그러니 저렇게 당당하게 해보라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할 수 없단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식이...”


성민철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나지막한 침음이 흘러나왔다.

망나니 짓만 일삼던 놈이 갑자기 공항에 배웅을 나와 그룹 제품 화형식 아이디어를 제시한 게 불과 1년 전이다.

일 년 이라는 그 시간, 성민철 자신과 그룹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있는 패를 손에 넣은 것이다.


‘이 놈... 생각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성민철은 눈에 힘을 주고 다시 성예석을 쳐다봤다.


끝.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틀후면 주말입니다. 힘냅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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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7. 이 놈, 생각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NEW 17시간 전 374 8 12쪽
27 026. 쥬라기 공원의 경제적 효과 24.09.18 690 12 12쪽
26 025. 스필버그, 한국에 오다 (7) 24.09.17 76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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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23. 스필버그, 한국오다 (5) 24.09.15 772 10 12쪽
23 022. 스필버그, 한국오다 (4) 24.09.14 797 9 11쪽
22 021. 스필버그, 한국오다 (3) 24.09.13 815 11 11쪽
21 20. 스필버그, 한국오다 (2) 24.09.12 853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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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1. 스티븐 스필버그(4) 24.09.03 934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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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09. 스티븐 스필버그(2) 24.09.01 947 12 12쪽
9 008. 스티븐 스필버그(1) 24.08.31 968 14 11쪽
8 007. 화형식(3) 24.08.30 995 14 12쪽
7 006. 화형식(2) 24.08.29 1,00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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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4. 첫 대면 24.08.27 1,048 15 10쪽
4 003. 재벌집 막내 아들이 아닌 재벌집 망나니라니! 24.08.26 1,101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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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01. 성도희가 죽었다 24.08.26 1,306 17 14쪽
1 000. 프롤로그 (수정) 24.08.26 1,340 1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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