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작품으로 게임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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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26 10:52
최근연재일 :
2024.09.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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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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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본격 차이고 시작하는 프롤로그

DUMMY

이제 때가 되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낙원하는여친구함’ 오빠, 이리 와서 저 석양 좀 봐! 정말 예쁘지 않아?”


그녀는 활짝 웃으며 나를 불렀다.

햇살에 붉게 물든 그녀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나는 왜 아이디를 이 따위로 지어가지고.’


‘낙원하는여친구함’이라니, 이 얼마나 구질구질한가. 조금 후회했다.


그렇지만 이 구차한 아이디도 잠시 후면 영원히 작별이다.


앞으로 5분, 서버가 종료되고 나면 최초의 리얼월드 가상현실 게임 ‘낙원 온라인 베타‘는 문을 닫게 되니까.


그리고 예상대로라면 내 아이디는 현실이 될 거니까.


“언제 봐도 저 석양은 예쁘다니까! 이걸 이제 못 보게 된다니 너무 아쉬워.”


그녀의 큰 눈에 아쉬움이 진하게 어렸다.


‘예쁜 건 그깟 가짜 석양이 아니라 바로 너야.’


나는 그리 생각하며 그녀 옆에 앉았다.


“아이는애기공듀.”

“응? 왜?”


크게 심호흡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을 하려니 긴장이 돼서.


언덕 아랫마을은 수많은 유저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섭종을 5분 앞둔 지금, 역사적인 베타 서비스 종료를 함께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경치가 좋아 둘이서 종종 오르곤 했던 이 언덕 위도 평소와 달리 우리 클랜원들로 가득했다.


꽉 막힌 클랜 하우스보다는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 편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날 이제 서준이라고 불러줄래?”


“뭐야, 여기서는 아이디로만 부르기로 했잖아.”


“그냥 듣고 싶어서 그래.”


그녀는 가볍게 눈을 흘겼지만 거부하지는 않았다.


“좋아, 서준 오빠.”


그녀는 나를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봤다. 내가 하려는 말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김미영.”


아이디 대신 그녀의 이름을 부른 건 우리의 만남이 게임 밖에서도 이어지길 바라서였다.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인벤토리에서 준비한 물건을 꺼냈다.


손이 떨려서 골드와 육포 같은 잡동사니 몇 가지를 좀 흘렸지만 아무도 거기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는 손에 쥔 반지 한 쌍을 조심스레 받쳐 들었다.


[영원한 맹약의 커플링]


이날을 위해 미친 듯이 보석 세공에 매달렸다.


애초에 기한이 정해진 베타 서비스, 그 기간이 사상 유례없이 긴 2년이라고는 하지만 전문 기술을 만렙 찍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도 이 순간을 위한 게 아니었다면 그런 미친 짓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


“너와 함께한 모든 날은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어.”


“고백 공격이다!”


“맙소사 저런 대사를 실제로 듣다니!”


“드디어···.”


클랜원은 모두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채고 있었다. 사귀자고 말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사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주변의 모든 시선이 우리 두 사람을 향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제 내 마음을 고백하려고 해.”


마지막 한 달은 둘이서 여행하듯 ‘낙원 온라인’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딱히 하는 것 없이도 마냥 즐거웠던 그 시간.


함께하는 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플 정도였다.


애기공듀의 이름이 김미영이라는 것을 안 것도 그때였다.


“미영아. 부디 내 마음을 받아주길 바라.”


반지를 내밀고 미영의 대답을 기다렸다. 미영이가 내 마음을 받아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준 오빠···.”


미영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세세하게 구현된 가상현실은 미영의 눈에 맺힌 눈물까지 충분한 해상도로 보여주었다.


이럴 때는 오빠로서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겠지.


“훗, 녀석. 울기는.”


내가 아는 ‘아이는애기공듀’, 김미영은 그렇게 쉽게 감동받는 여자였다.


나는 일어나서 그녀의 손가락에 두개의 커플링 중 하나를 끼워주었다. 혼신의 힘을 쏟아서 완성한 나의 역작 커플링이 반짝였다.


“나와 사귀어 줄래?”


햇살에 빛나는 반지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미영은 젖은 눈으로 대답했다.


“오빠.”

“그래, 미영아.”


나는 두 팔을 벌렸다.


그래. 내 품에 안겨서 울어도 좋아. 오빠의 품은 넓으니까.


“미안.”

“어···?”


나는 그렇게 차였다.


서버 종료 5분 전, 클랜원 전체가 쳐다보는 가운데.





작가의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새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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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정상을 향한 독주 24.09.14 28 1 12쪽
22 거슬려, 몹시 +1 24.09.13 32 1 12쪽
21 거슬려, 몹시 24.09.12 33 1 12쪽
20 거슬려, 몹시 24.09.11 3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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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어그로 24.09.09 36 2 13쪽
17 어그로 24.09.08 36 2 12쪽
16 어그로 24.09.07 38 2 12쪽
15 어그로 24.09.06 40 1 12쪽
14 어그로 24.09.05 40 1 13쪽
13 채굴러로 살겠다 24.09.04 42 1 13쪽
12 채굴러로 살겠다 24.09.03 45 1 13쪽
11 채굴러로 살겠다 24.09.02 46 1 12쪽
10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9.01 62 4 12쪽
9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1 67 3 12쪽
8 강타자가 배트를 숨김 24.08.30 72 2 13쪽
7 아는 NPC 24.08.30 80 3 12쪽
6 아는 NPC 24.08.29 88 3 12쪽
5 재접속 24.08.28 92 3 12쪽
4 재접속 24.08.27 105 2 13쪽
3 튜토리얼 퀘스트 24.08.26 108 4 12쪽
2 전 여친이 AI 24.08.26 12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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