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103,166
추천수 :
1,670
글자수 :
383,187

작성
16.07.16 11:01
조회
1,496
추천
21
글자
13쪽

방화

DUMMY

“빨리빨리 움직여, 미적거릴 시간이 없어.”


준우는 저항하는 우 신호를 거실로 거칠게 내몰았다. 우 신호는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준우를 향해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살살 좀 하라고. 무슨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거칠게 대할 필요는 없잖아? 살살 하자고. 엉? 내가 누군 줄 알고........ 컥 네가 왜 여기에?”


기세등등하던 우 신호는 드미트리를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드미트리는 우 신호의 태도를 보고는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네가 누구긴? 그것도 몰라? 좀 있음 시베리아로 갈 녀석이지.”


“.........”


우 신호는 드미트리가 KGB 요원인 것을 아는 눈치였다. 준우의 말에는 시시콜콜히 대꾸를 하던 우 신호는 드미트리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설설 기었다. 우 신호는 러시아로 추방될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것 같이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제부터 이 녀석은 네 소관이야. 한국 정부는 KGB와의 거래를 지켰어.”


준우는 우 신호를 드미트리에게 내던지며 말했다. 거래는 어디까지나 우 신호를 넘겨준다는 것이었지,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준우는 드미트리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었다.


“상황이 좀 안 좋긴 하지만 뭐, 약속을 어겼다고는 할 수 없으니, 알았어.”


드미트리는 불만이 없는 것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도 우 신호를 넘겨주는 것만이 거래의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불청객을 뚫고 러시아 정부에게 우 신호를 넘겨준다는 것이 아니라 우 신호를 넘겨만 주면 러시아가 한국에게 불만을 표시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우리와 함께 행동을 해도 되고, 아님 저 포위망을 뚫어도 되고....... 개인적으로는 저 포위망을 뚫어주길 원하지만 말이야.”


“사양하겠어. 저 정도 화력을 뚫고 가라는 건 자살행위지. 그리고 너희들이 나에게 무임승차 하는 꼴도 못 보겠고 말이야.”


포위망을 뚫고 나가라는 준우의 농담 섞인 진담을 드미트리는 웃으면서 받아쳤다.


준우들이 우 신호를 넘김으로 인해 한국과 KGB의 거래 관계는 종료되었기 때문에 드미트리는 안전 가옥을 언제든지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KGB 요원이라도 12명 이상의 인원이 RPG7과 같은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포위망을 돌파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가능성이 희박한 도박에 가까운 일이었다.


준우들로서는 드미트리가 미친 척하고 포위망을 돌파하는 시도를 해 준다고 한다면 나쁠 것은 없었다. 성공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지만, 준우들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시간을 벌어주고 적의 신경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드미트리의 무모한 행동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임을 잘 아는 드미트리가, 검은 속셈이 가득 담겨있는 준우의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만무했던 것이었다.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인데? 아마도 이 곳에 불을 지를 생각인 것 같다만....... 진짜로 자폭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표정 보면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이야.”


“잘 봤어. 나도 여기서 타 죽을 생각은 없어.”


콰아아아아아앙.......... 순간 안전 가옥 전체가 흔들리면서 큰 굉음이 들려왔다.


“시작된 건가? 정문은 어때?”


정문 쪽에서 큰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보아, 아마도 암살범들은 정문에 RPG7을 발사한 것 같았다. 정문이 돌파 당하면 암살범들이 순식간에 밀어닥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우의 표정은 아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안전 가옥의 외벽에 설치된 정문은 그래핀과 플라스틱을 결합한 복합소재로 보강한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다. 따라서 300mm 철판을 관통할 수 있는 RPG7이 정문에 직격을 하여도 쉽게 파괴될 리가 없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준우는 당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당황한 쪽은 오히려 암살범들 쪽이었다.


외형만 조금 변형되었을 뿐,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정문을 보며 암살범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RPG7을 정통으로 맞고도 건재하고 있는 문 따위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암살범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정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ADD 애들이 그리 쓸모없는 건 아닌 것 같지?”


문이 건재하자, 희수는 여유를 찾은 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 여유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 준우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음 작전은 뭐야? 대장?”


드미트리는 눈치 빠르게 준우가 생각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아무리 정문이 복합소재로 강화한 문이라고 하지만 그 방어력이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RPG7으로 계속 두드리다 보면 문은 결국 파괴될 수밖에 없음을 드미트리와 준우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빨리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았다.


“희수야. 여기 불을 놓는다면, 천장이 무너질 수도 있을까?”


“아니, 프레임이 전부 강철 소재에 방화 처리까지 해 두었으니까, 화재로 인해서 변형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확률로 따지면 한 80% 정도의 확률로 천장이 건재할 것이라고 봐.”


건물 천장이 안전할 것이라는 희수의 판단에 준우는 다소 안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스프링쿨러 시스템이라던가, 자동 소화 시스템은 수동으로 전환할 수 있지?”


“응. 네가 연료 뿌리라고 할 때 이미 꺼두었어. 불이 나도 자동 소화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을 거야.”


준우는 암살범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 안전 가옥에 불을 놓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큰 불이 나기도 전에 자동 소화 시스템에 의해서 불이 꺼진다면 말 그대로 헛수고를 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준우는 희수에게 안전 가옥의 자동 소화 시스템을 꺼 놓았는지에 대해서 확인을 했던 것이었다.


콰아아아아앙.......... 또 한 번의 굉음이 정문에서 들려왔다.


“한 번 더 직격하면 문이 파괴될 것 같은데, 문의 중심축에 변형이 왔어. 이대로라면 얼마 못 버텨.”


희수는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2번째 RPG7의 직격을 받은 정문은 심하게 변형을 일으켰다. 외관상으로 보기에도 원형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암살범들도, 준우들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진입하기 시작하면 불을 놓을 테니까 서둘러 사람들 데리고 지하 사격장으로 가.”


“지하 사격장?”


지하 사격장으로 사람들을 데려가라는 준우의 말에 드미트리는 반문했다.


제 2 안전 가옥에는 지하 사격장이 존재했다. 정보기관 요원들의 사격술을 유지 내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요원들에게 일정량 이상의 사격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사격 이론에 빠삭하다고 해서 실전에서 사격을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요원들의 실전 사격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했다. 이론으로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은 한계가 있고 결국 자신이 평상시에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하는가가 실전능력으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SST도 사격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사격 연습을 할 장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상층부는 SST 제 2 안전 가옥 지하에 사격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였다. 특히 안전 가옥 지하에 사격장을 만든 것은 사격 음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기 위해서였다. 안전 가옥이 주위 민가와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사격 음이 바깥으로 새어나가 다른 사람이 그것을 듣기라도 한다면, 안전 가옥의 정체가 탄로 날 가능성이 있었기에 지하에 사격장을 만든 것이었다.


“알았어. 하지만 괜찮을까?”


“천장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고립되지 않을 거야. 사격장에서 한 두 시간만 버티면 지원이 올 거니까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성공을 의심하는 희수에게, 준우는 애써 격려를 하였다. 준우가 계획을 짠 것이었지만, 솔직히 준우에게도 성공의 확신은 없었다. 항복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계획을 밀어붙인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격려를 하는 준우의 목소리에도 힘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계획이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도 준우가 특히 우려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천장이 무너져서 지하 사격장의 출입구가 매몰되는 것이었다. 만약 천정이 무너져서 무거운 구조물들로 인해 출입구가 봉쇄된다면, 준우들은 지하 사격장에 갇히게 된다.


특히 지하 사격장으로 통하는 출입구는 1층으로 끌어당기는 형태의 여닫이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출입구 위로 무거운 중량물이 쏟아지면 그것을 치우고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무너지지 않겠지? 그렇겠지?”


준우는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건물의 프레임을 방화 처리가 된 철강으로 세웠기 때문에, 단순 화재로 프레임이 변형될 확률은 극히 낮다. 그렇다면 화재가 난다고 해도 천장의 하중을 프레임이 지지해주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다.


즉 높은 확률로 천정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서 내려가. 여긴 내가 있을 테니까. 너는 사람들 데리고 사격장으로 가. 대신 사격장 출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줘. 내가 사격장에 가면 바로 문을 닫을 수 있게 말이야.”


“알았어. 그런데 괜찮겠어?”


희수는 준우의 말에 알았다고는 했지만, 준우가 걱정되어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콰아아아아앙.................. 하는 폭음과 함께 사람들의 함성 소리와 같은 소리가 정문에서 들렸다. 아마도 RPG7에 의해서 정문이 돌파당한 것 같았다.


“어서 가. 드라마 찍고 있을 시간 없어.”


준우는 지하 사격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희수의 등을 떠밀었다. 지금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암살범들에게 추격을 당할 것이 뻔했고, 그렇게 된다면 안전 가옥에 불을 지르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준우는 다소 야박할 정도로 세게 희수를 밀어 내었다.


“가라고, 나중에 지하 사격장에서 만나.”


준우는 희수가 지하 사격장으로 향하는지 돌아보지도 않고, 나머지 연료를 뿌리기 시작했다. 희수와 드미트리가 뿌린 연료만으로도 거실에는 불이 붙을 것이 확실하였다. 하지만 암살범들의 추격을 막기 위해서는, 거센 불길이 순식간에 붙어 주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준우는 꼼꼼하게 연료를 뿌렸다.


와 하는 함성소리가 준우의 귀에도 똑똑하게 들려왔다.


함성소리가 준우의 귀에도 들릴 정도라면 암살범들은 안전 가옥의 정원을 지나 건물의 진입로에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준우는 대만 고량주로 만든 화염병을 집어 들었다. 지민과 같이 먹으려고 샀던 고량주인데 이런 식으로 쓰게 되어 마음이 조금 씁쓸해지는 준우였다.


하지만 준우는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귀에 익숙한 AK47의 사격 음이 들리면서 안전 가옥 건물의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준우의 귀에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이제 복도에 있는 벽을 제외하고는 암살범들과 준우 사이를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준우는 망설이지 않고 화염병에 불을 붙여 바닥에 던졌다.


불이 붙은 화염병은 바닥에 닿자 산산조각이 났다. 화염병이 깨지자 그 안에서는 파란 불꽃들이 쏟아져 나왔다. 바닥의 잘 깔린 연료들을 따라 불꽃들은 순식간에 건물 곳곳을 채웠다.


준우는 불이 잘 붙은 것을 보고 서둘러 지하 사격장으로 향했다.


준우가 놓은 불은 삽시간에 번져, 연료를 뿌리지 않은 지하 사격장 근처에도 화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아직까지 지하 사격장 입구까지 불이 번진 것은 아니었지만 불의 기운만큼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준우였다.


준우는 뒤를 한 번 돌아보았다.


불길을 뚫고 준우를 추적하는 암살범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거실과 복도를 불길이 폭풍처럼 휘감고 지나갔기 때문에 암살범들은 준우들의 뒤를 추적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암살범들은 기겁을 하며 건물을 빠져나가기 바빴다.


뒤 따르는 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준우는 서둘러 지하 사격장의 출입구로 향했다.


“빨리 와. 뜨거워 죽겠다.”


지하 사격장의 출입구로 가자, 반가운 얼굴이 준우를 맞이해 주고 있었다. 무거운 철판으로 된 문이 닫히지 않게 자신의 몸으로 지탱하고 있는 희수를 보며, 준우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3 16.08.01 1,025 0 -
공지 연재주기 변경입니다. +1 16.08.01 453 0 -
공지 16화 까지 지적 받은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리뉴얼을 했습니다. 16.07.31 487 0 -
63 잠입 (2) +2 16.08.01 1,015 24 12쪽
62 잠입 (1) 16.07.30 997 17 13쪽
61 사필귀정 +10 16.07.30 1,011 21 15쪽
60 결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1 16.07.29 1,119 19 15쪽
59 강습 +4 16.07.29 1,012 22 13쪽
58 추적 +4 16.07.28 1,066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7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2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7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32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9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3 15 13쪽
51 참호전 16.07.25 1,055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63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8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5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9 21 13쪽
46 충격 16.07.21 1,300 18 15쪽
45 혼란 16.07.21 1,023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41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8 20 14쪽
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4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8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3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5 19 13쪽
38 대기 +2 16.07.16 1,177 18 13쪽
» 방화 16.07.16 1,497 2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