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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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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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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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안에서 (2)

DUMMY

“시간도 어느 정도 지난 것 같고, 소리도 더 이상 안 들리는 것 같으니까 문을 한 번 열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때 네 생각은?”


손목시계를 쳐다보던 드미트리는 조심스럽게 준우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드미트리의 말에 준우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쳐다보았다. 시계는 오전 7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드미트리의 말 대로 준우들이 사격장에 들어온 후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문 위에서 들리던 소리도 들리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문을 열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준우였다.


“다른 의견은 없어?”


준우는 의견을 구하는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참을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견을 표시하는 이는 없었다. 우 신호는 특유의 불평불만을 쏟아내었지만,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Ok, 열어볼 테니까, 주위에서 대기해줘. 지민, 드미트리 부탁한다.”


준우는 출입구로 향하면서 지민과 드미트리에게 출입구 근처에서 경계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암살범이 대기하고 있을 확률이 0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악의 경우, 준우 자신만의 희생으로 끝내면 된다고 생각한 준우는 말을 마친 후, 글록 19를 겨누며 천천히 출입구로 걸어갔다. 그런 준우의 어깨를 붙잡는 누구인가가 있었다. 준우는 흠칫 놀라며 자신의 어깨를 붙잡은 존재를 바라보았다.


“제가 여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준우를 제지한 것은 지민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지민에게 괜찮다는 듯이, 준우는 다소 장난기가 묻어 있는 말투로 말했다.


“웃기지 마, 오버하지 말고 뒤로 가 있어.”


지민이 제지해 준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던 준우는 조심스럽게 문에 접근하였다.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사격을 할 수 있을 수 있게, 준우는 글록 19를 문 쪽으로 조준하면서 문에 접근하였다.


마침내 문에 다다른 준우는 문을 열기 위해 조심스럽게 힘을 주었다.


“끄으으으응”


준우는 힘을 주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 손으로 문을 열려고 했기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생각한 준우는 글록 19를 권총 홀더에 꽂고는, 온 몸의 힘을 끌어올려 문을 열려고 하였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왜 그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느낀 드미트리는 준우에게 물었다. 준우는 아무 말 없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천장이 내려앉은 것 같아. 꼼짝도 안 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드미트리는 권총을 권총 홀더에 집어넣고는 빠른 걸음으로 준우가 있는 자리까지 올라갔다. 드미트리가 올라오자, 준우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드미트리는 온 힘을 다해 문을 열어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위로 열려져야 할 문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휴우...... 한 번 더 해보자.”


드미트리는 양 소매를 걷어붙이고 다시 한 번 문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야속한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중량이 나가는 무엇인가가 문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드미트리는 재차 온 몸으로 문을 밀어 보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어, 그때 구조를 요청해야 했었다고, 이젠 어떻게 할 거야? 엉?”


우 신호는 준우를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준우는 우 신호의 비난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를 보듯이 손짓을 한번 휘이 저었을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 거야? 물은 어느 정도 있고, 공기는 충분하다고 해도 며칠 지나면.........”


희수는 이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하였다. 지하 사격장은 방음 기능에 중심을 두고 건설하였기 때문에 완전 밀폐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즉 외부 공기와 지하 사격장의 공기는 서로 순환이 되지 않는다.


사람은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호흡이라는 것을 하는데, 체중이 6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1일에 300L정도의 산소가 필요하다. 즉 지하 사격장의 산소는 1일 기준으로 5명이 있으니 1500L에 달하는 산소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지하 사격장이 밀폐되어 외부 공기와 순환이 되지 않으니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1500L에 달하는 산소는 소모되고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늘어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 산소 농도 7%까지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산소 농도 12% 정도의 대기에 일시적으로 노출되어도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낭패군. 구조대나 지원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적어도 며칠은 견딜 수 있게끔 대책을 세워야 할 타이밍인 것 같은데........”


드미트리는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하 사격장 문은 중량이 무거운 물체로 꽉 눌려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물체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사격장 문을 열 수는 없었다. 즉 외부에서 문을 막고 있는 물체를 제거해주지 않는다면 준우들은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외부 인력의 도움이 없이는 지하 사격장을 나갈 수 없다면, 외부 인력이 올 때까지 지하 사격장에서 버텨야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 인력과 통신을 재개할 방법이 없으니 외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최장 며칠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거봐 구조대가 왔을 때 문을 열었어야 한다니까, 잘난 척 할 때부터 알아봤다. 반성을 해라, 반성을........”


상황이 악화된 것을 깨닫고 우 신호는 준우에게 악다구니를 해 대었다.


“어이, 너 점점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지금은 네 개소리를 참아주고 있지만, 네가 한계선을 넘으면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야.”


드미트리는 우 신호를 매섭게 노려보며 이야기 했다. 우 신호는 다시 한 번 꼬리를 내리며 한 쪽 구석으로 쳐 박힐 수밖에 없었다.


“이 안에서 폭발물을 설치해서 문을 날려 버릴 수는 없을까?”


준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희수에게 물었다.


“일단 사격장 내에 그만한 폭발력이 있는 물건이 없어, C4 정도의 폭약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 사격장에 있는 건 권총 탄정도가 다야. 권총 탄에서 화약만 분리한다고 해도 필요한 폭발력의 1/10에도 못 미칠 거라고 생각해.”


C4는 TNT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폭탄을 말한다. 안정성이 높아서 화재가 일어나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지만, 뇌관에 의해 폭발된 C4는 TNT의 1.34배의 폭발력을 가질 정도로 강한 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드미트리나 준우가 문을 밀어도 꼼짝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수백 kg의 중량물이 문 위에 얹혀 있다는 것이 된다. 이 수백 kg에 달하는 중량물을 권총 탄에서 추출해낸 화약만으로 제거하기에는, 계산을 하지 않아도 폭발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였다.


“게다가........”


희수는 무엇인가를 덧붙이려다 말을 멈추었다.


“게다가?”


“음 확실하지는 않지만 문 위에 있는 중량물의 상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아래에서 폭파시키면, 더 큰 중량물이 지하 사격장 안으로 쏟아져 내릴 수가 있어. 흙산을 쌓은 다음 서로 조금씩 떼어가는 놀이를 할 때, 상부에 있던 흙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경우가 있잖아? 그런 경우가 여기서 발생할 수 있어.”


희수가 걱정하는 것은 가용할 수 있는 화약의 폭발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중량물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데 있었다. 만약 아무런 조사 없이 밑에서 폭발을 시켰다가는 중량물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중량물을 불러들일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럼 어떻게 해? 손 놓고 기다려?”


“애석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봐. 외부와 통신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이상, 외부의 도움이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희수는 자신이 판단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냉정하게 준우에게 전달하였다. 준우도 현장 요원이긴 하지만 공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희수의 의견을 반박할 어떤 논거도 찾을 수가 없었다.


“잘 한다. 기껏 머리를 짜내어서 생각하는 것이 여기 처박혀서 외부의 지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라고? 풋 어이없어. 오만 잘난 척은....... 커억.”


기세등등하게 깐족거리던 우 신호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드미트리가 순식간에 그의 머리에 헤드락을 걸고 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숨이 막힌 우 신호는 발버둥치기 시작했지만 노련한 KGB 요원인 드미트리의 손을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커억....... 커억...... 살.... 려.....”


우 신호는 드미트리의 헤드락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우람한 드미트리의 팔을 풀기에 우 신호의 힘은 너무나도 미약했다. 헤드락에 완벽하게 걸린 우 신호는 컥컥 거리더니 정신을 잃었다.


우 신호가 정신을 잃은 것을 확인한 드미트리는 그제서야 우 신호의 목에 걸었던 팔을 풀어주었다.


“이제, 좀 조용하네. 어쩔 수 없이 살려는 놓고 있지만, 너무 시끄러워.”


드미트리는 축 늘어진 우 신호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준우는 드미트리에게 화가 다 풀린 것은 아니었지만, 우 신호를 침묵시켜준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옆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우 신호의 깐족댐이 사라지자 준우는 상쾌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그런데 그냥 막막하게 기다리는 건 나도 좀 불만이 있는데 말이야.”


“나도 뭔가 수를 내보고 싶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희수 말대로 괜히 건드렸다가 벌집 쑤신 격이 될 수도 있어. 지금 갖고 있는 화력으로는 어림도 없는데다가 중량물의 무게 중심이라도 잘못 건드리는 날에는 더 무거운 녀석이 문에 내려앉을 수도 있어.”


준우는 좀이 쑤셔하는 드미트리를 달래었다. 언제 지하 사격장 밖으로 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아껴 쓸 필요가 있었다.


준우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자원 중에 산소는 생명과 바로 직결되는 자원이기도 하였다. 며칠 정도야 문제없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전원 질식으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산소를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흥분하지 않고, 평안한 상태에서 몸의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준우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자리에 누웠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말이었다.


그 때였다.


통..... 통...... 통.......


꽉 막힌 출입문 쪽에서 다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미약했지만 분명히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였다. 소리를 들은 준우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할 거야?, 반응을 할 거야?”


희수도 소리를 들었는지, 어느 샌가 자리에서 일어나 준우의 옆에 서 있었다. 준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직 소리의 발신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즉 소리에 반응을 하는 것은 암살범들에게 준우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위험부담이 분명히 존재했다.


하지만 준우들은 지하 사격장에 갇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외부 조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력으로 지하 사격장을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다음 소리는 언제 들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준우는 고민에 빠졌다.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결정을 아주 쉽게 내려준 이가 있었다. 그건 바로 우 신호였다.


우 신호는 언제 깨었는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속력으로 문을 향해 내달았다. 드미트리와 준우가 우 신호를 저지하기 위해서 달려 나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탕.... 탕..... 탕.....


“여깄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우 신호는 지하 사격장 문을 시끄럽게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부에서 나는 소리에 반응을 하였다. 뒤늦게 문에 도착한 준우와 드미트리는 우 신호를 문에서 떼어놓으려고 하였지만 그가 발버둥을 쳐서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수밖에 없었다.


겨우 우 신호를 진정시킨 준우는 소리를 죽인 채로 바깥의 상황을 알려고 애썼다.


“휴우 지나간 건가?”


잠시 동안 기다려도 반응이 없자, 준우는 안심한 듯이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퉁.... 퉁...... 퉁.......


아까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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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추적 +4 16.07.28 1,066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8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2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8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32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9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3 15 13쪽
51 참호전 16.07.25 1,055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63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9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5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9 21 13쪽
46 충격 16.07.21 1,300 18 15쪽
45 혼란 16.07.21 1,024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41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8 20 14쪽
»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5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8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4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6 19 13쪽
38 대기 +2 16.07.16 1,177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7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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